호요랜드 후기: 원신을 중심으로

먼저 오늘 내일 호요랜드 가는 사람에게 전하는 팁!

1. 제발 씻고 와라.

2. 철야하는 거 아니면 굿즈는 살 생각 안 하는 게 낫다.

3. 어딜 가나 줄을 정말 오랫동안 서야 하므로 휴대용 의자 들고 가면 유용할 것이다.

4. 원신 부스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 무조건 먼저 들리자. 들어가면 최소 2시간 동안 못 나온다고 봐야 한다.

5. 안에 더운 편이다. 너무 껴입지 말 것.

6. 재입장이 가능하다. 축제 푸드존에서 먹을 음식 없으면 밖에 나가서 사 먹고 와라.

7. 행사 종료는 18시지만 약 20분 전부터 푸드존 포함 모든 체험부스는 다 마감한다. 근데 주말은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자세한 건 스탭한테 물어보자.

목요일에 호요랜드에 다녀왔다.

원래 오프라인 이벤트는 게임마다 따로 진행했고, 특히 이런 대규모 행사는 원신만 했던 걸로 아는데 아무래도 이제 한국서비스하는 호요버스 게임이 많아지다 보니 통합축제를 열기로 기획했나 보다.

호요랜드는 킨텍스에서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총 4일간 개최된다.

그렇게 킨텍스를 향해 열심히 기차로 달려갔다. 대화역 2번 출구에 내려서 바로 직진하면 킨텍스다.

가다 보면 호요랜드라고 써져있는 검은색 가방과 씹덕그림이 그려진 쇼핑백을 맨 채로 걸어오는 딱 봐도 호요버스 게임할 거 같이 생긴 분들이 걸어오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분들이 걸어온 길로 쭉 가면 된다.

2전시관으로 가면 위로 올라가는 길과 아래로 가는 길이 있는데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입구에 도착하면 소지품 검사를 하고 신분증과 티켓링크 모바일티켓을 대조한 뒤 팔찌를 채워준다.

팔찌는 아예 퇴장하기 전까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특정 부스에 참여할 때나 재입장할 때 필요하기 때문이다.

난 원래 굿즈에는 관심이 없었고 또 이미 다 털렸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뒤라 바로 원신 부스로 가려고 했는데....

이게 입장줄이다...

사람이 굉장히 많아서 그런지 후덥지근했고, 주변에선 폰타인 캐릭터들의 자기소개를 반복해서 틀어주는데 계속 듣다 보면 좀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리고 대기 줄에 폰타인 캐릭터의 코스프레 옷을 전시해놨는데, 이게 줄 서는 사람들 때문에 다 가려져 사진을 찍을 타임은 입장 직전뿐이다.

그런데 이게 계속 보이는 게 아니라 캐릭터 소개에 맞춰서 그 캐릭터의 옷이 드러나는 방식이다.

그래서 입장할 때가 됐는데 아직 캐릭터 소개가 나오지 않았으면 그 캐릭터의 의상은 못 찍는 거다.

그래서 난 클로린드와 시그윈의 옷을 찍지 못했다...

원신 부스는 연계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행자가 원신을 너무 사랑한 죄, 출석체크를 까먹은 죄, 티미의 비둘기를 몰살한 죄 중 하나의 죄를 지어 메로피드 요새로 수감되고,

요새에서 특별 허가 쿠폰을 벌고 누명을 벗기 위해 똥꼬쇼를 한 뒤 상고심을 걸어 느비예트에게 무죄를 판결 받는다는 스토리이다.

14000원 내고 2시간 걸려 도착한 곳에서 받는 게 죄수 취급이라니, 다른 곳 무슨 학당이니 꿈의 축제니 그러는데 뭔가 비참해진다.

제일 먼저 손 지문을 스캔해서 자신의 죄목을 알아낸다. 죄명은 위에서 말한 3개에서 랜덤으로 나온다.

나는 티미의 비둘기를 몰살한 죄로 수감되었다. 별로 안 했는데...

그렇게 머그샷을 찍은 다음, 특별 허가 쿠폰을 벌러 갔다.

특별 허가 쿠폰은 사진의 발판을 쿠폰 세 개에 전부 불이 들어올 때까지 열심히 밟으면 받을 수 있다.

인게임에서도 비슷하게 쿠폰을 버는데 거기서 따온 것 같다.

참고로 이거 남들 줄 서는 앞에서 하는데 좀 쪽팔린다.

(사진 까먹음)

다음은 출석체크를 까먹은 죄로 하늘에서 내려오는 출석 보상을 받는 게임을 한다.

다 받아내면 나비아가 그려진 스탬프를 받는데 난 하나 튕겨나가서 못 얻었다.

그다음은 원신을 너무 사랑한 죄로 원신을 사랑하는 게 죄는 아니잖아!!라고 사자후를 지르는 게임이다.

걍 거기 있는 수많은 사람들 다 하고 가는 거니까 쪽팔려 하지 말고 크게 외치도록 하자.

물론 안 그래도 조창난 원신 이미지 더 떨어지지 않게 제발 이는 닦고 소리 지르자.

(사진 또 까먹음)

마지막으로는 티미의 비둘기를 몰살한 죄인데 이게 제일 어려웠다.

둥둥 떠있는 공을 맞추는 건데, 비둘기가 그려진 공은 맞추면 안 되고 이상한 츄츄족이 그려진 공을 맞추면 샤를로트가 그려진 스탬프를 얻을 수 있다. 난 개같이 실패했다.

그렇게 두 시간에 걸쳐서 누명 벗기 똥꼬쇼를 마치고 무죄판결을 받으러 가는데... 5분가량 입장을 시켜주질 않는 것이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치고 아직 체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 수두룩한데 이렇게 막아세우니 기분이 점점 나빠졌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들어갔는데 무죄판결뿐만 아니라 무슨 노래랑 스토리 컷신 짜깁기한 영상을 틀어줬다... 이걸 위해 그렇게 기다린 거야?

그렇게 진짜 부스 체험이 끝이 났다... 나가서 유료 부스 쪽 봤는데 시1발 줄 보고 갈 엄두가 안 나서 그냥 호요네컷으로 튀었다.

근데 여기도 사람이 존나 많았다. 갤럭시 스토어 할인 쿠폰을 줘서 그런 거 같다. 한 20분 기다리고 찍었다.

겨우 찍고 푸드존으로 달려가는데 그때 한 행사 종료까지 15분가량 남았는데 마감했다고 한다... ㅋㅋㅋ

심지어 난 그냥 완제품만 사고 싶다고 했는데 안된대... 왜?

내가 폰타 냉장고에 쌓여있는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빠꾸먹은 뒤 허탈한 마음과 함께 공모받은 팬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주로 그림이 전시되어있었고 직접 만든 굿즈도 있었다. 일부는 통판도 한다고 한다.

하나같이 다 훌륭한 작품들이었다. 특히 타이나리 아버지에 대한 남다른 욕망이 담긴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나타 삼인방 코스프레도 보고

귀여운 용가리들도 본 뒤

그래도 가라앉지 않는 마음을 달래러 역전우동가서 우볶이 먹었다.

우동에 떡볶이국물 볶아먹는 맛이다. 국물이 튀김하고 정말 잘 어울린다.

폰타 1.2개 살 돈으로 이렇게 배를 채울 수 있다니 푸드존에 들리지 못한 아쉬움이 좀 가시는 듯 하다.

전반적인 문제점

축제가 그냥 하나의 거대한 짬통이 되었다.

인구수가 원신 최소 50% 스타레일 30% 그외 20%으로 나뉘어져있는데 이 구조는 원신 유저한테나 다른 게임 유저한테나 손해만 있는 구조다.

원신 유저들은 이전보다 더 좁아진 행사장 때문에 고통받고, 타 게임 유저들은 너무나도 많은 원신 유저들 때문에 통합 부스 이용이 어렵다.

호요버스 게임을 여러 개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통합해서 축제를 연 거 같은데, 회사 입장에서만 편한 거 아닌가 싶다.

특히 나처럼 하나의 게임만 하는 사람에겐 돈이 너무 아깝다... 14000원 내고 체험할 가치가 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미해결사건부 부스는 아예 별도로 만들어서 홀대 논란도 있었다는데 솔직히 난 그렇게 분리되서 하는게 더 나았을 거라고 본다.

굿즈쪽에도 엄청 심각한 문제점들이 많다고는 하는데 난 아예 눈길도 안돌려서 말을 못하겠고...

아무튼 계속 이렇게 통합 축제로 열 예정이라면, 그리고 그에 대한 대처를 이번처럼 제대로 하지 않을 거면 난 더이 갈 의향이 없다.

사료도 존나 짜 시발놈들아 랜덤 이지랄하네 미친새끼들이 사람 킨텍스까지 불러놓고 14000원 내고 죄수체험했으면 됐지 모험가의 경험 얻고 꺼지라고? 빵즈쉑 이러고도 오죠?ㅋㅋ 하고 보상 설계한게 눈에 보인다 이 (인종차별적 단어)새끼들 돈에 미친 새끼들

원신 부스 문제점

1. 너무나도 좁은 환경

원신은 세빛둥둥섬을 침몰시킬 뻔 하고 작년에 체조경기장을 3일동안 빌려서 축제를 하던 장르다.

킨텍스 홀 하나를 빌려도 될만한 장르인데 지정받은 크기는 너무 조그맣다.

이게 두번째 문제점과 결합되어 엄청난 혼잡함을 야기했다.

2. 부스 체험존 설계 미스

추리 컨셉을 위해 방탈출 카페처럼 연계식으로 했나본데 이게 혼잡함의 주 원인이었다.

게다가 게임들도 사자후 지르기 말고는 다 시간이 1분 이상 걸리니까 사람이 빠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게임의 몰입을 위해 연계형으로 하는 건데 1분 게임 찍 하고 30분 줄서고 1분 게임 찍 하고 30분 줄 서면 몰입은 커녕 분노만 늘어난다.

연계형으로 할 거면 방탈출 카페 운영하는 것처럼 시간을 나눠서 티켓을 판매하고 배분해서 입장시켰어야 했다. 당장 작년엔 그렇게 티켓 팔았다며...

3. 허접함

인게임에서 차용한 게임들도 있고 나름 컨셉을 살리려고 노력한 건 눈에 보인다.

하지만 퀄리티가 좋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리고 다른 게임은 밖에 마스코트도 거대하게 장식해놓고 그러던데 원신은 그럴 만한 상징물이 딱히 없었다. 워프 포인트라도 갖다 놓지...

그리고 게임 진행 스탭들이 페이몬에 빙의한듯이 전부 반말을 사용하는데, 문제는 이 스탭들이 8시간 동안 씹덕들 상대하느라 지쳐서 영혼 없이 반말을 하니 좋게 들리지가 않는다.

그리고 페이몬같이 귀여운 애가 반말해야 듣기 좋은 거지 다 큰 성인들이 반말하는건 한국 정서에 맞지가 않다. 불친절하거나 진행을 못한 건 아닌데 암튼 그렇다고...

오늘하고 내일이 축제의 절정일텐데, 다들 조심히 갔다오고 최대한 즐거운 경험을 쌓기 바란다.

그리고 개인사정으로 호요랜드 못가는 사람들을 위로해주자면, 이 포도는 먹어본 결과 존나게 신 포도니까 아쉬워할 필요 없다.

+아무나 쓰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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