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새로운 시대의 문> 관람 후

우마무스메는 게임만 하지 애니메이션 쪽에는 그렇게까지 흥미가 크진 않았지만, 여자친구가 보러가자고 해서 한 번 보러 갔습니다.

결과는 대박.

와,

만날 트레이너를 모르모트라고 부르는, 약간 괴짜인 우마무스메인줄 알았던 아그네스 타키온이 이렇게 무섭게 연출될 수도 있구나. 이토록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을 수도 있구나.

만날 오페라 부르는 티엠 오페라 오가 이렇게 정말 '패왕'으로 그려질 수도 있구나.

늘 연극투로 말하는 후지 키세키에게 이렇게 든든한 언니같은 면모가 있었구나.

오, 이번에 패치되면서 추가된 정글 포켓은 이런 우마무스메였구나.

이렇게 우마무스메들의 신선한 모습에 감탄하면서, 동시에 경기 장면 연출의 박진감을 넋을 잃고 바라만 보았습니다.

승리의 쾌감, 혹은 추격당하는 압박감, 처절하게 달리고 또 달리지만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때의 절망감.

승부욕과는 다르게 한계를 맞이한 근육이나, 숨에서 피냄새가 날 것만 같은 거친 호흡까지...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의 연출이 저를 객석에 내리누르더군요.

이야기 자체는 왕도적인 스포츠물입니다. 재능도 있고, 노력도 하고, 어느 정도 성공도 거두는 주인공이, 막막한 벽 앞에서 절망감과 함께 슬럼프를 겪습니다. 이 부분에서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속은 섬세한 정글 포켓의 내면이, 그녀가 느끼는 압박감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마음이 아프면서도 그 강렬한 연출에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더군요.

정글 포켓은 마침내 선배 후지 키세키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격려로 슬럼프를 떨쳐내고, 패왕 티엠 오페라 오도 무찌르고 승리를 거머쥡니다. 스포츠물은 결말이 어느 정도는 쉽게 예상이 되기에 정글 포켓이 오페라 오를 이기는 게 엄청난 반전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과정까지 얼마나 관객을 가슴뛰게 할 것인가, 그 노력, 땀과 눈물의 '과정'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려낼 것인가겠죠. 그 점에서 이 작품은 완벽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자각하고, 일종의 '전설'로서 남고자 했던 아그네스 타키온이 다시금 열정을 되찾고 포효하는 모습이, 마침내 한계를 깨뜨린 정글 포켓의 포효와 교차할 때 저는 전율하고 말았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네요.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 작품소개: 삼국지의 촉한 황제 유선에 빙의했다.* 일부 회차에는 작가님이 직접 작성하신 지도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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