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메가커피 콜라보 이벤트 후기 - 하이볼 에이드와 고양이 소다 컵빙수 먹고 방랑자 키링과 포토카드를 얻은 이야기
때는 오늘 점심 뭐 먹지를 고민하며 식당가를 돌아다니던 여느 날의 7월 말이었습니다.
공차에서 파이널판타지 14 콜라보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파판14 굿즈 주는 매장은 전국에서 딱 2곳밖에 없었고 나머지 매장은 인게임 아이템만 준다고 했으니 '아 콜라보 하는구나.' 하면서 그냥 사진 좀 찍은 순간이었는데요.
제가 커피를 안 마시다보니 그냥 지나칠 뻔도 했는데, 사진 찍으면서 살펴보니까 그 옆의 POP 스탠드가 눈에 들어와서 '아 맞다 원신 콜라보 시작하는 날이었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원신이 메가커피랑 콜라보한다는 거야 알고는 있었지만, 정확히 며칠에 시작하는지는 몰랐는데 근처에 메가커피 매장이 있던 게 운이 좋았습니다.
미니언즈 콜라보는 끝난 지 꽤 되었지만, 전시 용도로 남겨둔 것인지 방랑자 이미지 위로 미니언이 바글거리는 게 보이고요.
왠지 급한 마음으로 주문한다고 바깥의 키오스크를 촬영하니 사진 참 안 예쁘게 나옵니다.
그럼 실내로 들어와서 주문하죠 뭐.
원신을 알고 주문하는 건지 캐릭터·고양이가 귀여워서 주문하는 건지는 몰라도, 정말 앞뒤 사람들도 원신 콜라보 메뉴를 주문하고 그러더랍니다.
다른 이벤트이긴 하지만 지구인들아 힘내라는 멘트와 함께 웃으며 손 흔드는 방랑자, 즐겁게 스케이트보드 타는 방랑자 모습을 보니 기분이 묘합니다.
아무리 도토레 때문에 성격이 비뚫어졌다는 설정이라도 기억을 잃기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 우리가 아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방랑자는 저런 인상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상품을 팔아야 하니 자본주의 미소를 짓는 것이라고 이해합시다.
원신 굿즈를 취급하는 메가커피 매장에서는 이렇게 어떤 굿즈들이 얼마나 재고가 남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샘플 아닌 진짜로 파는 것들을 진열하고 있씁니다. 제가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자 직원이 계산대에서 나와 이곳으로 오더니 하나 건네주시더군요.
그리고 카테고리에 떡하니 "원신"이 적혀있으니 메뉴고 굿즈고 헤맬 것 없이 바로 선택이 가능합니다.
심지어 소소하게 키링 하나만 구매하려고 하자 더 많은 방랑자를 권유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죠.
그렇게 "방랑자! 하이볼 에이드랑 함 날아?"랑 원신 콜라보 아크릴 키링을 포장했을 땐 이런 느낌입니다.
콜라보 첫날 점심시간에 주문한 탓에 방랑자 컵홀더로 안 주고 지구인들아 힘내 이벤트 컵홀더로 준 줄 알았건만, 후술하겠지만 이 지점만 희한하게 방랑자 컵홀더를 안 주고 있었습니다.
여튼 이름에만 하이볼 들어간 거지 실제로는 무알콜이고, 샘플에서는 보라색 반 파란색 반으로 연출되었지만 실물은 포도맛 탄산음료 메인에 소다맛 시럽 넣은 것으로 추정되는 에이드입니다.
멋모르고 빨대 쪽 빨았다가 가라앉은 시럽만 호로록 입에 들어왔을 때 상당히 고통스러웠으니, 섞어서 마시거나 포도주스만 마시도록 합시다. 덧붙여서 공식홈페이지에 게시한 영양 성분표에 따르면 당류가 무려 52.5g이나 된다고 하는데, 이는 같이 판매하는 한정 메뉴는 물론 웬만한 스무디나 초코 아이스크림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다이어트 하는 사람이 이런 걸 마시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신경 쓰는 분이라면 차라리 "온 세상이 수메르! 초코젤라또 녹차라떼"를 마시는 게 낫겠습니다.
게다가 바람 속성 파란 시럽이 어찌나 진하게 들어갔는지, 원작 게임과 달리 확산이 잘 안 돼서 이렇게 완전히 보라색이 될 때까지 섞는 데 수십 번은 넘게 저었습니다.
어느 댓글 말마따나 인공적인 맛이 가득한 에이드라고 보는 게 딱 맞겠습니다.
여기까지가 7월 25일 점심시간의 모습이었고요.
8월에는 선임이 메가커피를 사준다고 하여 "구름 위 동화 고양이 소다 컵빙수"도 먹어보았습니다.
전술했듯 어찌 된 영문인지 이 직장 근처 매장은 방랑자 컵홀더를 제공하지 않는데, 제공할 재고가 없다는 걸 아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건지 컵홀더 자체를 아예 안 주었습니다 -0-;;
일단 포지티브하게 생각하자면 땡볕에서 시원한 컵을 쥔 채 다니는 것이니 시원시원합니다.
게다가 컵홀더가 없으니까 "구름 위 동화 고양이" 표현을 쉽게 확인할 수 있기에, 소다 하늘과 크림 구름으로 이루어진 음료수 위에 고양이 하나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팥빙수 아닌 컵빙수라고, 팥처럼 생긴 것은 팥이 아니라 떡 종류입니다.
하늘과 구름 위에 얹어진 토핑 재료는 투명한 떡, 검은 떡, 초코칩, 톡톡 터지는 소다 알갱이로 구성되어있고,
만우절 이벤트로 등장했던 방랑자 고양이는 종이 장식 같은 게 아니라 초콜릿이었습니다.
종이치고는 은근히 두께가 있는 게 보이죠.
종이 장식이었으면 주문 직후에 따로 달라고 이야기를 했을 텐데, 이렇게 실외로 노출된 초콜릿을 소장할 수는 없으니 먹어야겠습니다.
엣 이 귀여운 고양이를 어뜨케 머거용
이라는 생각 안 들게끔 얼굴부터 뜯어먹으면 된답니다.
이게 밀크초콜릿 계열이기도 하고, 소다랑 크림 때문에 초코맛이 잘 안 나서 맛보다는 식감으로 먹는 느낌이 드는 게 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다 컵빙수를 먹을 때에는 토핑을 위에서 다 떠먹지 않고 섞어먹는 걸 추천드리겠습니다.
처음엔 얼음 와작 소다 톡톡 하는 맛이 재밌었지만, 마지막에는 녹은 소다만 남으니까 뽕따 남은 걸 입에 털어넣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심심한 감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원신 콜라보 행사 첫날이었지만 크게 대기하는 일 없이 가져온 아크릴 키링 되겠습니다.
하이볼 에이드의 샘플 사진은 보라색 반 파란색 반 느낌이었지만, 의외로 아크릴 키링이 담겨있는 종이 케이스는 실물과 유사한 느낌으로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걸 볼 수 있습니다.
뒷면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 수입한 회사(판매원), 미호요 정품 홀로그램 스티커 등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고요.
개봉을 하면 마치 음료수 빨대가 튀어나오듯 재밌게 종이 케이스를 만든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컵에서 내용물을 꺼내면 아크릴 키링 보호용 완충재랑 은색 포장지 하나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완충재를 치우자 하이볼 에이드 아닌 커피 마시는 방랑자가 등장했습니다.
그러고보니 한정 메뉴에는 커피가 전혀 없던데 방랑자가 저렇게 다 마셨나보네요. 커피 안 좋아하는 저로서는 아주 칭찬합니다.
아크릴 키링의 뒷면은 원신(Genshin Impact)을 그래피티로 칠하는 듯한 로고 모양으로 완전히 통일되어있고, 앞면은 제가 뽑은 커피 마시는 방랑자,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메롱 하는 표정, 가소롭다고 어깨 으슥하는 방랑자 이렇게 세 종류가 있습니다.
피자알볼로 콜라보 때처럼 다른 캐릭터도 들어있거나 히든 아이템으로 만우절 방랑자 고양이를 한 종류 더 섞었다면 모으는 재미가 있었을 텐데, 사실상 표정만 바뀌는 셈이니 최애캐가 방랑자가 아닌 이상 키링 3종류를 다 모으는 사람은 딱히 없을 듯합니다.
저는 커피 콜라보에 맞게 커피 마시는 키링이 딱 나와줬다고 만족하면 되는 일이죠.
그리고 제일 저렴한 키링을 포함해 원신 메가커피 콜라보 굿즈를 구매하면 수메르 캐릭터 생일 일러스트가 들어간 포토카드가 랜덤으로 하나 제공되는데, 이 원신 로고가 적혀있는 뒷면은 포토카드 캐릭터의 속성에 맞는 색깔로 인쇄되어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번개 속성의 뒷면 컬러를 보는 순간 사이노 아니면 도리 둘 중 하나가 나올 거라는 걸 알 수 있다는 뜻이죠.
강호의 도리는 어디에 있는가!
으흐흑 뒷면에서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13분의 2 확률로 콜레이 아니면 닐루가 당첨되지 않고 전혀 관심 없는 캐릭터가 나온 건 좀 슬프군요.
그 와중에 홀로그램 처리를 해서 각도에 따라 무지개 컬러가 반짝반짝합니다.
여기서 뭘 더 늘린다면 상자에 귀여운 고양이가 그려지고 실용성도 제법 높은 머그컵을 살 수 있겠지만, 인게임에서도 방랑자 안 뽑고 차분하게 패스했던 저로서는 아마 살 일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도 그럴 게 제 캐릭터 애정도 목록에서 방랑자는, 벤티랑 동급 정도로 그냥 재밌게 싸가지 없는 캐릭터 느낌에 그칠 뿐이니까요.
컵빙수 먹은 날에 보았던 몇몇 굿즈 일시품절 현장.
다만 메가커피 역삼 GFC점 특별 이벤트는 방랑자 메인 테마라서 안 간 게 아니라 그냥 못 간 게 맞습니다. 예약에 성공했다면 구호는 방랑자의 궁 대사로 크게 외쳐볼 생각이었는데, 사전예약 시작 시간이었던 7월 19일 19시에 명조 팝업스토어 촬영한다고 정신없어서 예약 페이지 누르는 걸 깜빡했었거든요 -_-;;
행사 메인 캐릭터가 방랑자라서 예약자가 많지 않을 거라고 방심했던 까닭도 있었지만, 19시 20분쯤 시도했을 때에는 나흘 모두 마감된 터라 아쉽게도 역삼점 이벤트는 포스팅을 못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