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을 해 보자 (4) - LEGO TECHNIC Ducati Panigale V4 R #42107
오랜만에 뵙습니다. 중간고사 시험기간인데 공부가 하기 싫은 건지 아니면 뭔 바람이 들어 버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홀린 듯이 레고 25만원어치를 사 버렸습니다. 그 중에 첫 번째 놈인 오늘의 주인공은 Ducati Panigale V4 모터사이클입니다. 전동킥보드라던지... 오토바이라던지... 바퀴 두 개 달린 이동수단은 자전거 빼고는 위험해서 매우 싫어하긴 하지만 생김새만 보면 자동차의 그것과는 다르게 모터사이클만의 돌고래와 같은 곡선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뭐 타기에 위험한 거지 관상용으로는 괜찮잖아요? 바로 시작합니다.
박스부터 참 수려한 빨간색이 맞이해 주는 모습이 참 인상깊네요. 그런데 뭔가 기억에는 저번 호버크래프트 조립을 할 때부터 항상 레고 부품 봉투에 번호가 쓰여 있어 해당 번호에 맞는 봉투만 뜯어 조립하면 됐었는데, 이번에는 봉투에 아무 번호도 쓰여 있지 않더구요. 부품의 크기별로 나뉘어 담겨 있었는데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 이거 테크닉인데... 설마 다 까야 하나...?
네 다 깠습니다. 부품이 여기저기 필요해 모든 봉투를 다 까고 작업을 진행했는데, 실 조립 시간보다 부품 찾는 시간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여차저차해서 다 맞추긴 했으니 조립 과정을 살펴봅시다.
가장 먼저 맞춘 부분은 몸통과 엔진룸 부분입니다. (4기통 엔진은 까먹고 실 사진을 촬영하지 못해 설명서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몸체 프레임을 먼저 맞추는 것부터 시작이었는데, 톱니바퀴들의 유기적인 결합과 고무줄로 톱니를 이어 엔진이 상하 유압 운동을 하는 기믹까지 잘 표현되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내가 모터사이클 조립을 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은 썩 들지 않았는데, 여기까지만 봐서는 솔직히 직관적으로 결과물이 어떨 형태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앞바퀴를 결합하고, 뒷바퀴의 연결부 부분을 조립해 결합한 모습입니다. 앞바퀴를 결합하긴 했지만 아직 기믹은 확인해 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는데 이유인 즉 이륜차는 일반 자동차와 달라서 무게의 분포나 안정성에 더 민감합니다. 전륜 구동 방식을 채택하게 되면 엔진룸이 앞쪽으로 향하게 되고, 앞쪽이 무거워짐에 따라 핸들의 좌우 조향이 더 어려워집니다. 또한 전복사고의 치명률 문제도 존재하는데, 브레이크를 잡을 때 후륜구동은 아무리 브레이크를 세게 잡아도 사람이 앞으로 튀어나가는 등의 사고는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륜구동일 때는 이야기가 다른데, 구동부인 앞바퀴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그 자리에서 사람이 땅에 메다 꽂힙니다. 자전거를 탈 때 왼쪽 브레이크와 오른쪽 브레이크를 생각해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전륜구동이 되면, 왼쪽 브레이크가 디폴트가 됩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다시 조립으로 돌아가 봅시다.
뒷바퀴를 결합하고, 지지대를 결합해 넘어지지 않게 만든 모습입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이제서야 좀 멋이 사는군요. 하지만 체인을 걸지 않아 기믹을 활용할 수 없고, 앞유리를 아직 달지 않아 뭔가 2% 부족한 모습입니다. 여기서 체인을 걸고 앞유리를 결합하면,
그림과 같이 최종 완성본이 탄생합니다. 스티커가 좀 많아서 붙일 때 집중도를 많이 요했고, 부품이 난잡하게 봉투에 담겨 있는 점만 빼면 엔진과 조향 기믹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는 그 아름다움이 존재해 정말 만족했던 조립이었습니다. 모터사이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매우 추천드리는 작품입니다. 이것으로 오늘의 레고 조립, Ducati Panigale V4 R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