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원과 공동사냥 하다 나온 1억원짜리 아이템 먹튀한 '리니지M' 유저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게임 리니지 이용자가 길드(게임 내 공동체)원과 함께 싸워 얻은 시각 1억 원에 달하는 게임 아이템을 혼자 독차지한 사건이 발생했다.

31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지난 30일 법조계는 모바일게임 '리니지M' 이용자 A씨가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에 게임 운영사인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약관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리니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 중 '아이템 단체 사냥 시 사전 합의를 위반하고 부당한 이익을 취하면 안 된다', '콘텐츠의 저작권 및 지식재산권은 회사 소유이며 회원에겐 이용권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법률에 저촉돼 부당하다는 것이다.

사건은 지난 4월 29일 리니지M에서 진행된 이벤트에서 발생했다.

Instagram 'ncsoft.official'

게임에서 특정 보스를 죽이면 '에오딘의 혼'이란 아이템이 나오도록 진행된 행사였다. 이는 현금 1억 원의 가치가 있는 아이템으로, 리니지M 이용자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당시 A씨는 길드원과 함께 사냥을 하다 '에오딘의 혼'이 나왔고 A씨가 이를 잽싸게 낚아챘다.

일반적으로 길드원과 아이템 이용방식을 논의해야 하는 게 맞지만 A씨는 길드를 탈퇴하며 아이템을 혼자 차지하기로 생각을 바꿨다.

문제는 이 사건에 대해 엔씨가 직접 개입한 것이다. 길드 구성원들의 신고를 접수한 엔씨는 A씨의 계정을 정지시키고 아이템을 회수해 길드원들에게 건넸다.

엔씨소프트 CEO 김택진 / 사진=인사이트

이런 과정에서 '아이템 먹튀'에 대한 인과응보라는 반응과 과잉 개입이라는 반응이 나오며 팽팽하게 맞섰다.

일각에서는 "아이템 입수 과정에서 불법이 없었는데도 관례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게임사가 이를 강제로 빼앗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엔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는 자사 운영정책을 근거로 아이템에 대한 개입이 합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영정책 3조와 6조에는 '단체 사냥에서 아이템 분배에 대한 사전 합의를 위반하고 부당이익을 취한 사람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Youtube '엔씨소프트'

반면 A씨와 그의 변호사는 "길드 내에서 사전에 어떻게 아이템을 나눌지 합의한 적도 없었다. 아이템을 팔지 않고 소유만 하고 있어 운영정책에서 말하는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아이템 소유권 문제에서도 양측 입장은 달랐다. 엔씨는 이용 약관에 따라 아이템 소유권 역시 전적으로 회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엔씨 이용약관 17조에는 '회사가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회사 소유'라고 적시됐다. 이용자가 회사로부터 아이템 이용권을 빌리는 것일 뿐 소유권은 없기 때문에 해당 아이템을 A씨에게 돌려줄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 A씨 측은 게임 이용자도 소유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사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데이트를 쌓는 주체인 이용자도 제작자의 일원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리니지M 간담회 / 사진=인사이트

소유권이 회사에 있다고 하더라도, 사측이 마음대로 이용자의 아이템 이용권을 침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이용자들의 권리를 억압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약관과 법리를 따져 봤을 때는 게임사가 유리해 보인다"면서도 "아이템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없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강지원 기자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