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이벤트 기간 내에 볼 수 있는 편지들로 알 수 있는 다이루크의 과거사

2022년 7월 27일 ~ 8월 15일까지 진행된 이벤트 <잔상 속 암투>를 플레이하다 보면 다운 와이너리 내부와 페보니우스 기사단 건물, 그리고 드래곤 스파인에 위치한 알베도의 실험실에서 다이루크와 관련된 편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몇몇 편지는 해당 이벤트 스토리 내에서 일어난 이상 지맥 현상과 관련된 내용이지만, 대부분의 편지들은 다이루크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1. 투박한 필체의 편지

발신인: 바르카

편지의 발신인은 바르카로, 본편 시점에서 3~4년 전 다이루크가 몬드를 떠나 여행을 하던 도중에 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편지를 보낸 시기를 아무리 늦게 잡아도 마신 임무 0장에서 6개월 전 바르카가 켄리아 유적으로 대원정을 떠나기 전에 보낸 걸로 보이네요.

공식 프리퀼 웹툰 <동행>에서 묘사된 클립스의 죽음.

원래 다이루크는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기사였으며, 무려 18살에 기병대장 자리를 꿰찰 정도로 뛰어난 유망주였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 마룡 우르사가 몬드를 습격했는데, 이때 습격 현장에 있었던 그의 아버지 클립스가 정체불명의 힘을 사용해 주변에 있던 시민들을 지켜냈지만 정작 본인은 그 힘을 사용한 댓가로 몸이 망가져 뒤늦게 도착한 아들 앞에서 쓰려저 죽고 마는 비극이 발생했죠.

사실 클립스가 사용한 힘의 출처는 우인단이 죽은 마신들의 잔재를 이용해 만들어낸 도구 <사안>으로, 아들처럼 기사단에 입단하지 못하고 신의 눈도 없다는 것에 내심 열등감을 품고 있던 클립스는 모종의 경로로 우인단의 사안 중 하나를 입수했던 겁니다. 그러나 사안은 그 힘을 제대로 통제할 자질이 없는 사용자들의 몸에 큰 악영향을 끼치는 위험한 물건이었고, 결국 우르사에 맞서 사안을 과도하게 사용한 클립스는 몸이 망가져 죽어버린 거죠.

공식 프리퀼 웹툰 <동행>에서 등장한 일록의 모습.

이 사건의 뒷처리를 맡게 된 기사단 감찰장 일록은 클립스의 죽음을 우르사에 의한 것으로 위장하고 대외적으론 기사단이 마룡을 쫓아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록은 이에 대해 항의하는 다이루크에게 '몬드에서 명망이 높은 사업가이자 현직 기병대장인 자네의 아버지가 정체불명의 힘으로 마룡을 쫓아냈다는 게 밝혀진다면 라겐펜더 가문의 명성이 더럽혀지는 건 몰론 기사단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며 둘러댔지만, 아버지의 희생을 기사단의 공으로 돌리는 일록의 비겁한 태도에 격노한 다이루크는 기사단을 탈퇴하고 세계 여행을 시작합니다.

사실 일록은 우인단의 내통자로, 그가 우르사 습격 사건의 진실을 은폐한 진짜 이유는 사안의 정체가 외부에 폭로되는 걸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7개국 전체에서 평판이 나쁘지만 대외적으론 티바트 대륙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우인단이 마신의 잔해를 이용해 신의 눈과 유사한 기능을 지닌 사안을 만든다는 게 밝혀지면 안 그래도 나쁜 평판이 완전히 나락까지 떨어지게 될테고, 최악의 경우엔 스네즈나야를 제외한 7개국 전체가 우인단을 적대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다이루크가 몬드를 떠난 지 약 4년 만에 몬드로 돌아왔을 무렵 진에 의해 일록이 우인단의 내통자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막 부단장에 취임한 진은 당연히 일록을 자진 사임 형식으로 추방시켰고, 결국 일록은 기사단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현재 일록의 행방은 불명이지만, 차후 인게임 스토리에 등장할 경우 우인단 소속으로 등장할 것 같네요.

바르카의 편지를 읽으면 바르카 본인도 일록이 어딘가 수상쩍은 구석이 있다는 건 알아챈 지 오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기에 진을 통해 일록을 처벌할 증거를 찾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클립스의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며, 다이루크에게 원한다면 언제든 기사단으로 복귀하라며 은근슬쩍 기사단 복귀를 제안하고 있네요.

페보니우스 기시단 본부 내로 들어가면 단장실의 서재에서 바르카의 편지에 대한 다이루크의 답장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보면 다이루크가 기사단을 불신하고 있긴 하지만 바르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 역동적인 필체의 편지

발신인: 앨리스

편지의 내용 상 본편 시점에서 약 4~5년 전 즈음 다이루크가 몬드를 떠나 세계 여행을 시작할 즈음 앨리스가 이 편지를 보냈을 거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 편지를 통해 클레는 사오년 전부터 다이루크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부르고 있었다는 것과, 온갖 기상천외한 만행으로 티바트 대륙을 뒤흔들고 다니는 괴짜 앨리스의 친절하고 상냥한 일면을 알 수 있습니다.

드래곤 스파인에 위치한 알베도의 실험실으로 가면 다이루크가 앨리스에게 보낸 답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시원한 필체의 편지

발신인: 엘저

편지의 발신인은 엘저로, 다이루크의 세계 여행 도중 보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편지의 내용을 보면 엘저는 케이아를 도련님이란 존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는 케이아가 라겐펜더 가문의 양자이기 때문입니다. 즉 케이아는 다이루크의 의붓동생이죠. 정작 마신 임무나 전설 임무 등에서 둘의 케미를 보면 형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티격태격하는데, 그 이유는 둘의 아버지인 클립스가 사망한 이후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입니다.

클립스의 장례식 날 케이아는 사실 자신이 오래전 멸망한 켄리아의 스파이로서 몬드에 파견되었다고 고백했고, 가뜩이나 아버지의 부고로 속상한데 의동생이 오랫동안 자기랑 아버지를 속이고 있었단 사실에 격노한 다이루크는 검을 뽑아들었습니다. 이 결투의 승자가 누군지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결투 도중 케이아는 얼음 속성 신의 눈을 각성했죠. 당사자인 케이아랑 다이루크를 빼면 이 결투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베일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와 더불어 다이루크의 답장이 없는 편지 중 하나입니다.

4. 수려한 필체의 편지

발신인: 진

편지에서 다이루크를 선배로 부르는 것만 봐도 다수의 플레이어들은 누가 이 편지를 썼는지 알아차리셨겠지만, 해당 편지의 발신인은 진 간장입니다. 몬드에 돌아온 걸 환영한다는 구절로 미루어보아, 마신 임무 0장에서 반년 전 다이루크가 몬드로 돌아왔을 무렵에 편지가 온 것 같군요.

상술했듯 다이루크는 본편 시점에서 3~4년 전까지만 해도 페보니우스 기사단에 소속되어 있었으며, 18세에 기병대장이라는 중책을 맡을 정도의 유망주였습니다. 진은 다이루크의 기사단 후배로, 다이루크가 기사단을 탈퇴한 지금도 진만은 굳게 신뢰하는 걸 보면 기사단 시절부터 진과는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던 것 같네요.

한편 진이 편지에서 언급한 다크 히어로의 정체가 편지를 읽고 있는 다이루크 본인이란 걸 생각하면 이렇게나 웃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이루크는 밤만 되면 심연 교단과 우인단으로부터 몬드를 지키기 위해 자경단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는데, 몬드 시민들은 이 자경단원을 다크 히어로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시민들 사이에서 다크 히어로의 인기는 매우 높으며 그 중 도나라는 소녀는 다크 히어로에게 연심을 품고 있다는 묘사가 나올 정도죠.

하지만 그 의도나 결과가 좋다고 해도, 엄밀히 말해 다이루크의 다크 히어로 활동은 불법에 해당합니다. 페보니우스 기사단은 다크 히어로의 활동이 시민들에게 사적인 영웅심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경계하여 그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하는데, 다이루크가 사적인 영웅심 때문에 활동하진 않지만 본인의 전설 임무에서 기사단의 자신을 향한 수사망을 돌리기 위해 몬드성 근처에 대규모 슬라임 대군을 끌어모으는 만행?을 저지른 걸 보면 마냥 기사단이 틀린 건 아니죠.

페보니우스 기사단 본부로 들어가면 단장실 서재에서 진에게 보낸 다이루크의 답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깔끔한 필체의 편지

발신인: 알베도

편지의 수신인은 알베도로, 편지의 내용은 잔상 속 암투 스토리에서 매의 해안에 나타난 이상 지맥에 대한 알베도의 의견을 다루고 있습니다. 보아하니 다이루크가 알베도에게 매의 해안에 나타난 이상 지맥에 대한 의견을 문의한 것 같네요. 알베도 특유의 과학자 말투가 이 편지의 묘미입니다.

드래곤 스파인에 있는 알베도의 실험실으로 가면 알베도에게 보낸 다이루크의 답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방금 온 편지

발신인: 베일(추정)

편지를 보낸 시점은 해당 이벤트 초반부로, 이벤트 진행 후 몬드 천사의 몫 뒷편에 베일이 앉아있는 모습으로 보아하니 편지를 보낸 사람은 베일으로 추정됩니다.

베일은 몬드성에 위치한 NPC 중 한 명인데, 그녀의 직업은 정보 거래원입니다. 편지에 나온 내용으로 미루어보면 베일은 다이루크가 소속된 비밀 결사 조직의 정보원으로 보이네요.

7. 비밀 서랍 속 수수께끼의 상자

페보니우스 기사단 본부 옥상으로 가면 빛나는 벽돌 하나를 볼 수 있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조사하기를 누르면 해당 상자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케이아가 속한 알베리히 가문은 켄리아의 귀족 집안으로, 그것도 힘이 약해진 왕실을 대신해 섭정으로서 켄리아를 통치한 적이 있을 정도로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던 명문가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예상한 알베리히 가문 = 검은 태양 왕조라는 가설은 사실이 아니지만, 그래도 알베리히 가문이 켄리아 상류층의 일각이라는 추측은 맞았네요.

텍스트를 계속 읽다 보면 케이아가 직접 쓴 걸로 보이는 일기장 비스무리한 글과 다이루크가 케이아에게 보낸 걸로 보이는 편지 두 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케이아의 일기를 보면 안대에 가려진 오른쪽 눈은 멀쩡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오른쪽 눈을 실명한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케이아가 다이루크에게 그동안 속여온 것에 대해 죄책감을 품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죠.

『K』에게 보내는 편지·1

그러나 다이루크가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 나온 바에 의하면 다이루크는 케이아가 사실은 애꾸가 아니라는 사실을 진작에 알고 있었습니다.

『K』에게 보내는 편지·2

다이루크가 보낸 두 번째 편지의 내용은 기사단과 다크 히어로의 협업 문제에 대한 다이루크 본인의 의견입니다. 케이아가 혼자 다크 히어로 활동을 계속하는 건 위험하니 기사단과 협력해서 활동하면 되지 않냐는 투로 편지를 보낸 것 같은데, 이미 아버지 문제로 기사단에 불신이 생긴 다이루크는 이를 단칼에 거절했네요.

. 화려한 필체의 편지

편지의 내용, 다이루크를 대하는 태도나 말투를 보면 발신인은 전부 케이아로 추정됩니다.

첫 번째 편지를 보면 바르카가 본격적으로 일록과 그의 파벌을 축출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편지는 다이루크가 떠나기 직전에 온 것 같은데, 이 당시 다이루크가 떠난다는 걸 알고 있던 사람은 당사자인 다이루크와 진, 케이아 외에는 없던 것 같습니다. 진은 다이루크를 설득하려고 편지를 쓰려 했지만, 이미 다이루크를 잘 알고 있던 케이아는 그녀를 말렸습니다.

세 번째 편지의 내용에 의하면 바르카의 대대적인 내부 감찰에 의해 일록의 파벌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아직 일록이 완전히 몰락한 건 아니었습니다.

네 번째 편지입니다. 아마도 이 편지에 대한 다이루크의 답장은 기사단 건물 옥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편지 중 첫 번째 편지 같네요.

다섯 번째 편지는 비밀 서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첫 번째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보입니다. 이 편지가 쓰여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록이 사직 형식으로 기사단에서 쫓겨난 것 같네요.

여섯 번째 편지는 다이루크가 몬드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무렵에 보낸 것 같은데, 이미 이대부터 케이아는 다크 히어로의 정체를 어느 정도 눈치챈 모양입니다.

일곱 번째 편지를 보면 다크 히어로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기사단이 본격적으로 다크 히어로 수사에 착수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때 바르카는 케이아를 다운 와이너리에 조사관으로서 파견했는데, 사이가 나빠진 다이루크와 케이아의 화해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케이아를 다운 와이너리로 보냈네요.

정황상 기사단 본부 옥상에서 읽을 수 있는 두 번째 편지가 해당 편지의 답변으로 보입니다.

심연 교단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해당 편지가 쓰여진 시기는 심연 교단이 드발린을 전쟁병기로 만들기 위해 몬드에서 한바탕 난리를 친 마신 임무 0장 직전 시간대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