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유튜브 스타 (feat. 브롤스타즈 학교대항전 관람)

오늘은 얼마전에 예매했던 "브롤스타즈 학교대항전"을 보러 갔습니다. 아들 점수 딴다고 예매했던 그 행사입니다.

사춘기 접어들고 있는 우리 초등 고학년 아드님, 요즘 부쩍 짜증이 늘었습니다. 자타공인 다른 친구들에 비...

m.blog.koreamobilegame.com

게임대회 현장 중계를 보러가기는 진짜 오랜만입니다. 20년도 전에 임요한, 홍진호 등이 한창 이름을 높일 때 스타크래프트 대회 결승전에 친구 몇이랑 갔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현장관람이 200명이었는데요, 좌석은 진작 매진될 정도로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던 대로 역시 브롤스타즈 게임의 높은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저처럼 아이들이랑 함께 가족 단위로 오신 아버지분들이 특히 많은 걸 보면서, 역시 저 분들도 "가족 포인트" 쌓으러 오셨구나 하는 왠지 모를 동질감에 반가웠습니다.

배달의 민족, 동원F&B, 포케올데이, 스타필드에서 후원하는 행사라 입장료 15000원 넘게 배민 쿠폰, 여러 식음료, 각종 기념품 등이 제공되어서 입장료는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게임은 잘 못 하지만 게임 관련 사소한 내용은 잘 아는 아들 말로는 경기가 정말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실력이 대단하다고 하고 관중석에서도 탄성이 자주 터져 나오는데 저는 따라잡기도 벅차더군요.

나이가 문제인지. 아드님 왈 "아빠는 동체 시력이 왜 그렇게 안 좋아?" 제가 참아야 합니까?

오늘은 예선에서 올라온 8개 학교가 8강 토너먼트를 가졌습니다.

경기고등학교-대천고등학교, 동탄중앙고등학교-세곡중학교, 수원고등학교-경원중학교, 강신중학교-상일고등학교 이렇게 나이 관계없이 4경기가 치러줬고요,

각 경기별 승자는 경기고, 세곡중, 수원고, 상일고 이렇게 결정되었습니다. 내일(7월 28일) 4강전에서는 그래서 경기고-세곡중, 수원고-상일고가 대결하고 각조 승자가 결승전에서 맞붙어서 우승자가 결정됩니다.

내일도 아마 열기가 후끈할 것 같습니다. 그 유명한 경기고등학교에서는 고3 학생도 출전했더라고요. 아마 부모님도 대견해 하시겠지요?

각종 경품 추첨도 했는데 역시 태어나서 경품 한 번도 못 타 본 이력 어디 안 가고 이번에도 꽝이었습니다. 스타필드 워터파크 이용권이 탐났는데 말이죠.

그렇게 경기가 모두 끝나고, 마지막으로 어린이들이 제일 기다린 시간이 왔습니다.

어떤 시간일까요?

슈퍼스타K 방송처럼 다섯 줄 밑에 공개하겠습니다.

...

...

...

...

...

바로 인기 유튜버와 사진 찍는 시간!

오늘 경기가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되었고, 경기 해설을 평소 브롤스타즈 게임방송 콘텐츠로 인기 높은 홀릿, 본이 라는 유튜버가 맡았는데요,

저는 전혀 존재 자체도 모르지만 브롤스타즈 즐기는 어린이들한테는 그야말로 인기스타더라고요.

이 유튜버들과 기념사진 찍는다고 어린이들 길게 줄 서서 기다리고, 또 이 분들도 친절하게 같이 사진 찍어주고 하는 것 보면서,

아, 정말 시대가 변했구나, 하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유튜브를 거의 안 보지만, 그렇다고 도외시하거나 이 흐름을 고집불통 연어처럼 거슬러 올라가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은 그런 감정 말이죠.

실제 통계에서도 확인이 되는데요, 최근 기사에 따르면 한국인 88%가 유튜브를 보고 있고, 전체 사용시간도 꾸준히 증가추세입니다. 특히 저희 아들 같은 10대 남성이 하루 평균 1.8시간으로 제일 길다네요.

한국인 88%가 유튜브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10대 이하 남성은 하루 평균 1.8시간 이상을 유튜브를 보는 데 쓰고 있었다. 27일 데이터

n.news.koreamobilegame.com

아래 칼럼 제목처럼 가히 "유튜브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한 지금 상황에서 과제도 적지 않겠습니다.

영상콘텐츠 편향으로 인한 문해력 부족, 조금씩이라도 더 자극적인 영상에 빠져드는 '토끼굴 효과', 특히 알고리즘에 따른 잘못된 정보 전달이나 특정 이념 편향 등이 적절히 조절되고 통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일반적으로 많이 제기되고 있죠.

사용자·시간 압도적 1위 혐오 편가르기 조장하고 광고·음악·쇼핑 등 시장 독점 갈수록 심화 국내 기업 역차별 불만도 거대 플랫폼 폐해 막을 최소한의 방어막은 있어야 한국인은 이제 유튜브로 뉴스를 본다. 글을 읽는 것

n.news.koreamobilegame.com

하지만 오늘 제가 목격한 것처럼 일부 유튜버들이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 유명인, 인기스타로 자리잡은 지금,

이미 유튜브를 적절히 규제하거나 문해력 저하 등을 논하며 이 흐름을 늦추려가나 되돌리는 건 어렵지 않을까, 임계점을 이미 지난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얼핏 해봤습니다. 차라리 유튜브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게 더 낫겠다 싶기도 하고요.

유튜버와 사진 찍고 하이파이브까지 하고 나서, 쌍팔년도 로맨스영화도 아니고 손 안 씻어야겠다는 아드님 보면서, 유튜브에 대해 여러 복잡한 감정이 드는 밤입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 asyfaul,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