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카이브] 카르노보그의 토끼 : 소대장의 책임감과 가휴 스테이션

이 게임이 오랜만에 이벤트가 아닌 메인 스토리를 업데이트했습니다.

<카르바노그의 토끼>의 2부입니다. 전체적으로 빠르게 요약하자면

노숙하는 특수부대

1부는 대충 학교가 사라져 무국적자 신분이 된 특수부대원들이 공원에서 노숙하다가 경찰의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였었죠.

이번 업데이트인 2부는 그 노숙자들이 더 큰 문제, 더 거대한 음모에 대면합니다.

바로 키보토스에 등장한 전두광이죠.

그 과정에서 노숙자 선배들을 오랜만에 만난 줄 알았는데

선배들이 하나회였습니다. 물론 특수부대 학교를 부활시키려는 계약관계가 맞는 말이지만.

하나회에 소속될 바에야 노숙자가 낫다 이거죠.

제발살려다오

그렇게 선배를 이겨먹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후속편인데요.

그런 의미로 이번 작품에서는 여러 가지로 1편이 떠오르는 구성이 많이 있습니다.

애초에 기본 골자도 1부인 '특수부대원인 RABBIT 소대가 사회 비리와 범죄를 아무도 모르게 잡아낸다'라는 이야기로 동일하죠.

기시감이 느껴지는 대사들로 같은 대사를 친 인물이 어떤 마음인지 대충 알 수 있죠. 이미 이렇게 말한 사람을 만나 봤으니까요. 전두광.. 그러니까 카야와 커넥션이 있다는 점도 동일하네요.

이건 그냥 SRT 학교의 전통인가 봅니다.

이런 유사점은 비단 캐릭터의 대사가 아니라 구성에서도 안티테제적인 느낌이 많아 보이기도 합니다.

안티테제는 비슷한데 다른 건데요. 기존의 인물과 비슷해 보이지만 어딘가 다른 그런 인물을 등장시켜서 기존 인물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겁니다.

대충 닌텐도 위와 가휴 스테이션이 있으면 닌텐도 위가 부각되는 거라고 이해하십시오. 근데 저 축구 그립은 어떻게 쓰는 걸까요?

아무튼 그런 안티테제들을 확인해 보자면

변질된 동경의 대상과 그럼에도 변질되지 않은 동경과

사라진 동경의 대상과 변질된 동경.

명령과 신념 사이의 갈등에서 찾을 수 있죠.

모두가 미야코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키워드는 아마 책임이겠죠.

이 게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책임에 관한 담론은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표현됩니다. 다른 등장인물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분신이라는 선생이 이렇게 말하는 거는 학생에게 교훈을 주는 위치이기도 하고, 작가가 결국 우리 모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생각하면 좋겠다는 뜻이죠.

어려운 이야기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흥이 깨진 디오니소스님이 맡기기만 하는 일이 아닌 거 정도는 알겠습니다.

저희는 여러 책임지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책임을 입에 올리는 상황은 그리 좋은 기억이 없네요.

예를 들면 이런 원치 않는 책임이나

이런 눈물의 사퇴쇼를 보는 등

대체로 책임이 아닌 배임의 형태로 만날 수 있죠.

그에 비해 오르페우스님은 즐겁게 책임을 다하고 주변을 더 좋게 만들었으니, 올바른 책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책임은 사과의 의미도 도망쳐야 할 공포의 대상도 아니라고 하니까요.

미야코의 책임감은 소대원의 능력발휘를 위해

이번 에피소드에서 미야코는 소대원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소대장. 책임을 지는 위치이기 때문인데요. 초 중반까지 미야코의 행동 이유는 소대원들을 위함이기도 합니다.

유키노의 책임감은 그런 후배들이 있는 학교 그 자체를 향한다

그래서 미야코와 같은 소대장의 직책을 가진 선배 유키노를 보고 '어른이 되었다'라고 표현을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어른'이라 함은 책임지는 위치고, 거기서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유키노도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안티테제다 이거죠.

과도한 책임의식 혹은 책임감이 사람을 잡아먹은 사례라고 보겠습니다.

그래도 최종적으로는 미야코와 선생의 설득으로 잘 마무리되니까 나중에 또 나오겠네요. 원래 만화에서는 이런 애들이 아군이 되곤 합니다.

그렇게 SRT특수학원(없음)은 감옥생활 혹은 노숙생활을 하며 특수부대로써 시민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큰 힘을 가졌으니 큰 책임을 가진 것도 같네요. 둘 다 가난하니까 비슷합니다.

그리 길지도 않고, 깔끔하게 잘 끊겨서 재밌었습니다.

근데 꽤 편리한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짱큰 기업이라 이것저것 함". 여러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카이저 회사는 언젠가 다시 문제로 떠오르지 않을까 싶네요. 대충 사회의 병폐, 나쁜 어른의 표본처럼 등장하니까 계속 나올 것 같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