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마을의 정마담

이 이야기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중세 유럽의 어느 양치기 마을에서 벌어진 일을 재구성 한 것입니다

양치기 소년의 엄마로 추정되나 역사적 근거가 모두 불에 타 사라져 현재는 '아마 그럴 것이다'라고 추측만 할 뿐입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중세 유럽의 작은 마을,

그곳에 위치한 술집은 마을의 중심이었다.

술집의 여주인 정마담은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손님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손님들에 비해 매상은 그다지 늘지 않아 고민 많았다.

그러나 곧 무슨 묘안이라도 생각난 듯 정마담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어머, 박 사장님, 저예요, 정마담이에요~"

콧소리를 잔뜩 내며 애교를 부린다.

"어, 웬일이야?"

"요새 왜 이리 뜸하세요? 보고 싶어 죽겠어요."

"나도 보고 싶지. 하지만 알다시피 너무 바빠서..."

정마담의 목소리에 실망감이 묻어났다.

"자꾸 이러시면 어떡해요? 이러다 다른 사장님들한테 저 뺏기면 어쩌실 거예요~"

“이해 좀 해줘 조금 있으면 큰 돈이 들어온다고 조금만 참아”

그때, 마치 타이밍을 맞춘 듯 정마담이 외쳤다.

"아이고, 마침 김 사장님이 나타났네~"

전화기 너머로 박 사장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뭐야? 김 사장이? 그놈이 이 시간에 왜?? 가만 있어, 금방 간다고!"

박 사장은 허겁지겁 술집으로 달려왔다.

"이놈의 김 사장, 어딨어?"

정마담은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좀 전에 금방 가셨어요. 좀 빨리 오시지 않고..."

"진짜 왔어?"

"어머나, 그럼 제가 거짓말이라도 했단 말이에요?"

정마담은 흥!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리고 토라졌다.

그녀는 왼손을 오른손으로 잡고 흔들며 말했다.

"이렇게 이렇게 막 만지고 갔단 말이에요. 박 사장님 걸음이 느린 걸 제 탓으로 하면 어떡해요. 저 너무 서운해요."

박 사장은 당황한 듯 사과했다.

"아이 미안해, 미안해. 내 정마담 의심하는 게 아니라 나도 뛴다고 뛰었는데 김 사장이 그리 빠를 줄 몰랐네."

정마담은 능숙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요즘 김 사장님은 저희 집에 오실 때마다 십전대보탕을 꾸준히 드셨어요. 그래서 걸음이 빨라지고 하체가 좋아지셨나 봐요. 걷는 거 보면 완전 축지법이라니까요~"

은근 김 사장을 띄워 주는 정마담은 박 사장의 경쟁심을 자극했다.

"그래? 그럼 나도 십전대보탕 하나 주고 아니 두 개 줘 계란도 띄워주고."

"알았어요. 그럼 술은 뭘루 하실래요?"

"양주 가져와. 안주는 알아서 하고."

그 후로도 정마담은 계속해서 외쳤다.

"장 사장님이 나타났다~"

"임 사장님이 나타났다~"

"안사장님이 나타났다~"

박 사장은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어디? 어디? 이것들이 나 두고 몰래 우리 정마담을..."

술집의 매상은 급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정마담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마를 날이 없었다.

중세의 작은 양치기 마을 술집에서 벌어진 이야기는 우리나라 설정에 맞게 살짝 각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