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인기에 ‘포켓몬고’ 제2전성기…빅데이터로 본 요즘 뜨는 앱

2017년 한때 강원도 속초가 게임 하나 때문에 들썩였던 사건을 기억하는지.

포켓몬고 얘기다. 포켓몬고는 일본 닌텐도 ‘포켓몬스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나이언틱이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포켓몬고는 위치 기반 게임으로 특정 지역에 출몰하는 포켓몬을 잡기 위해 실제 장소에 가야 하도록 설계됐다. 당시 속초 지역부터 게임을 시작하도록 설계돼 많은 외지인이 이곳을 찾았다. 그렇게 그해 떠오르는 게임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후 여타 게임이 계속 출시되면서 소수 마니아만 즐기는 게임으로 전락했다. 그러던 것이 올해 양상이 달라졌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의 올해 7월 게임 앱 MAU(월 이용자 수)를 살펴보니 200만을 넘기며 게임 분야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11위 대비 10계단이나 뛰어오른 수치다.

포켓몬고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배경에는 동종 IP ‘포켓몬’을 활용해 내놓은 삼립의 ‘포켓몬빵’ 덕분이라는 시각이 업계 정설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이 빵을 수집하려는 열풍이 불면서 덩달아 다시 추억의 게임이 소환된 것.

이런 식으로 트렌드는 계속 돌고 돈다. 각 분야 앱 역시 이런 흥망성쇠 드라마를 쓰고 있다. 매경이코노미가 모바일인덱스와 손잡고 지난해 7월 대비 올해 7월(안드로이드, iOS 통합) 각 분야 별 어떤 앱이 뜨고 지는지 분석한 배경이다.

포켓몬고는 삼립 ‘포켓몬빵’ 열풍 등에 힘입어 올 7월 게임 부문 MAU 1위로 나타났다. (구글 제공), 신한라이프의 사내벤처에서 시작된 AI 홈트레이닝 앱 하우핏은 AI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한 운동 코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우핏 홈페이지 갈무리)

▶패션·의류

▷크림, 29CM, 발란 급성장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로 패션 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워낙 유행에 민감하고 세대별, 소득별 선호도가 다 다르기 때문. 그만큼 앱 순위도 손바뀜이 심했다. 지난해 7월만 해도 MAU 순위는 지그재그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에이블리, 브랜디, 무신사, 퀸잇, 하이버, LF몰, 유니클로 등이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올해는 패션 분야 앱이 모두 MAU가 늘어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외출 빈도가 많아진 결과다. 다만 순위 바뀜은 치열했다. 일단 1위가 에이블리로 바뀌었다. 이어 지그재그가 2위, 지난해 4위였던 무신사가 3위를 기록, 브랜디를 밀어냈다. 중고 명품 리셀로 유명한 ‘크림(6위)’, 감각 있는 제품 편집숍 ‘29CM(7위)’, 명품 플랫폼 ‘발란(9위)’ 등이 10위 이내로 약진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29CM는 올 1분기 처음으로 거래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고 상반기 누적으로도 거래액 2500억원을 돌파, 전년 동기 대비 82%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경쟁 앱 W컨셉을 뛰어넘은 수치다.

20위 이내로 범위를 넓혀봤을 때 요즘 뜨는 브랜드 혹은 플랫폼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멜리즈(14위), 포스티(17위) 등이다. 멜리즈는 에이블리 자회사 에이블리블랙에서 출시한 패션 전문 검색 포털 플랫폼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브랜드와 상품을 검색하면 검색 시점별 가격과 재고 확인을 통해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포스티는 지난해 카카오스타일에서 내놓은 신규 사업으로 4050세대를 겨냥한 패션 앱이다. 카카오스타일은 MZ세대 대표 패션 플랫폼이 된 지그재그를 인수한 후 그 운영 노하우를 포스티에 집대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앱 출시 1년 만에 MAU가 뚜렷하게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김석집 네모파트너즈POC 대표는 “40대 이상이 디지털 전환에 눈을 뜨면서 퀸잇 등 중년층 겨냥 앱이 선전했다. 또 구매력이 있는 고객층도 디지털 앱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명품 앱 약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플레이는 ‘SNL코리아’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큰 폭의 MAU 상승을 기록했다. (쿠팡플레이 제공)

▶엔터테인먼트

▷주 기자 무섭네…‘쿠팡플레이’ OTT 2위

한 해 동안 콘텐츠 업계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가장 큰 화두는 ‘OTT 전쟁’이었다.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해외 OTT의 국내 진출부터 쿠팡플레이의 활약, 티빙-시즌의 합병 발표 등이 이어지며 ‘넷플릭스 독주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콘텐츠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집콕족’이 줄었고, 콘텐츠 기업의 ‘코로나 특수’가 끝났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앱 순위에도 이런 상황이 반영되면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전반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앱의 MAU는 대체로 줄었는데, 이 와중에 오히려 MAU 순위도 상승한 ‘뜨는 앱’이 두드러졌다.

쿠팡플레이의 상승세가 가장 눈에 띈다. 쿠팡플레이의 지난해 7월 MAU는 172만명, 순위는 15위에 불과했다. 올 7월 쿠팡플레이의 순위는 무려 4위로 11계단 뛰어올랐다. MAU도 482만명에 달해, 증가율이 3배에 달했다. 올 7월 MAU 기준으로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에 이어 ‘2위 OTT’ 자리를 차지했다. 티빙, 디즈니플러스, 시즌, 왓챠 등을 모두 제쳤다.

쿠팡이 지난 1년간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9월 선보였던 ‘SNL코리아 시리즈’를 시작으로 지난 7월 수지 주연의 드라마 ‘안나’, 8월 초 손흥민 소속의 영국 ‘토트넘 홋스퍼’ 경기 단독 중계 등을 선보이면서 호평을 받았다.

초기의 ‘로켓배송 끼워 팔기’라는 오명을 벗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춘 OTT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쿠팡플레이는 월 4990원 쿠팡 와우 멤버십의 부수 서비스로, 진입장벽이 다른 OTT보다 현저히 낮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중에서는 유튜브뮤직의 약진이 눈에 띈다. 유튜브뮤직 MAU는 지난해 7월 382만명에서 1년 새 457만명으로 늘었다. 전체 순위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한 6위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중에서는 2위다. 여전히 멜론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중 1위(전체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멜론은 지난해보다 MAU 수치 자체는 100만명 이상 빠졌다. 지니뮤직, 플로 등도 비슷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오프라인 공연과 관련된 앱도 크게 성장했다. 영화관 앱이 대표적이다. 롯데시네마는 MAU가 1년 사이에 무려 58% 늘면서 순위도 19위에서 14위로 올라섰다. 메가박스 역시 MAU가 약 59% 늘어 17위를 기록, 20위권에 진입했다.

▶식음료

▷‘자체 앱’ ‘가성비 커피’의 부활

‘배달 앱 천하’.

지난 2~3년간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식음료 업계 판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 앱의 영향력과 거래액이 크게 늘었고, 외식업 소상공인부터 주요 프랜차이즈까지 배달 앱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7월과 올해 7월의 식음료 부문 앱 MAU를 비교해보면, 달라지기 시작한 상황이 감지된다.

배달 앱의 성장 둔화가 포착된 한편, 프랜차이즈 각 사의 ‘자체 앱’은 성장한 곳이 많았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앱은 여전히 식음료 부문 앱 MAU 순위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숫자 자체는 모두 줄었다. 다만 땡겨요, 위메프오 등의 후발 주자들은 새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한편 프랜차이즈 ‘자체 앱’ 중 성장한 곳이 다수 보였다. 버거킹은 MAU가 약 148만명에서 181만명으로 33만여명이 늘었고, 맥도날드 역시 82만명에서 110만명으로 30만명 늘었다. 투썸플레이스의 멤버십 앱인 투썸하트는 MAU가 무려 두 배 이상 뛰면서, 이전보다 여섯 계단 오른 12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파리바게뜨, KFC, 써브웨이, 피자헛 등의 MAU가 상승했다.

이와 함께 ‘가성비 카페’의 성장이 눈에 띈다. 메가커피는 1년 전보다 MAU가 약 35% 오른 120만명을 기록했다. 컴포즈커피 역시 약 34% 상승한 51만명의 MAU를 기록했고, 24위였던 순위도 16위로 뛰어올랐다. 두 브랜드 모두 기본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판매하는 등 ‘저가 커피’의 대명사인 곳이다. 두 앱 모두 카페 방문 전 미리 주문해 바로 커피를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오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마디로 ‘싸고 빠르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앱인 셈이다. 이런 MAU의 상승은 두 브랜드 자체의 성장에 따른 것이다. 특히 메가커피는 커피 프랜차이즈 중 두드러지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8월 25일 기준 1999호점의 가맹점이 문을 열었고, 가맹점 수는 연간 약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맛집이라면 어디든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을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도 앱 순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식당 웨이팅 앱 테이블링은 올 7월 MAU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올랐고, 순위도 34위에서 15위로 껑충 뛰었다. 실시간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은 43만4000여명의 MAU로 지난해 순위권 밖이었다가 23위까지 올랐다.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올 들어 매달 MAU가 증가세다. 론칭 1년 반 동안 초기 대비 7107%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용

▷잼페이스·하우핏…뷰티테크 대세

뷰티 앱을 찾는 이용자에게는 기술을 접목한 ‘뷰티테크’가 선택받았다.

AI와 AR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뷰티 앱 잼페이스가 대표적이다. 잼페이스는 지난해 7월 8만5000여명의 MAU로 미용 부문 19위를 기록했는데, 올 7월에는 22만여명까지 오르면서 순위도 7위로 뛰었다. 잼페이스는 카메라로 얼굴을 비추면 이에 맞는 퍼스널컬러나 화장법을 알려준다. 증강현실로 다양한 립스틱 색상을 내 입술 위에 입혀볼 수도 있다.

신한라이프가 운영하는 하우핏 약진도 눈에 띈다. 하우핏은 1년 새 MAU가 3배 이상 뛰었고, 미용 부문에서 순위도 24계단 오른 14위를 기록했다.

하우핏은 휴대폰으로 카메라를 켜고 운동을 하면 코칭 기능을 제공하는 앱이다. 별도 장치를 착용하지 않아도 AI 동작인식 기술을 통해 운동 코칭이 가능하다. 하우핏 출시 전에도 시장에는 이미 홈트레이닝 앱이 많았지만, 일방적으로 영상을 제공하거나 줌을 통한 비대면 강의 정도가 전부였다.

하우핏은 2020년 1월 신한라이프(당시 신한생명) 최초로 출범한 사내벤처에서 출발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운동 콘텐츠의 일방적인 시청으로는 자세를 제대로 교정하고 운동의 효율을 올리기 힘든 것은 물론, 부상의 위험도 있다고 봤다”면서 “AI 동작인식 기술을 토대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보며 코칭을 해주는 방식의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아모레몰은 MAU가 약 40% 상승해, 미용 부문 앱 8위를 기록했다. 역시 앱 내 스마트뷰티 탭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스킨파인더’ ‘컬러파인더’ 등의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카메라로 ‘셀카’를 찍으면 다크서클, 홍조, 주름, 잡티 등 부문별로 분석한 진단 결과를 제공하거나 아모레퍼시픽의 새로운 립 제품을 입술 위에 얹어볼 수 있는 방식이다.

▶그 밖의 분야 누가 떴나

▷포켓몬고 급등세, 아파트 앱 ‘선전’

게임 분야도 순위 바뀜이 많았다. 다만 전반적으로 MAU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지난해 1위였던 구글플레이게임즈의 MAU는 439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1위 포켓몬고 MAU는 200만명 정도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10위 이내 앱은 대부분 100만명 이상의 MAU를 기록했다면 올해 10위에 오른 ‘OP.GG’는 90만명대에 그쳤다.

그사이 게임 선호도도 확실히 변했다. 지난해만 해도 쿠키런 킹덤(2위), 브롤스타즈, 무한의 계단, 로블룩스, 넥슨플레이, 배틀그라운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올해는 포켓몬고가 지난해 11위에서 1위로 껑충 뛰어오른 가운데 ‘리그 오브 레전드’ ‘OP.GG’ 등 새로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가정생활 편의 앱 부문에서는 아파트 관리 앱이 선전했다. 지난해까지는 20위 밖이었던 이들 앱이 치고 올라오면서 아파트 주민 편의 분야도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요 앱으로는 GAYO(10위), 아파트너(12위), 아파트아이(21위) 등이 있다.

< b>인터뷰 | 박준모 29CM 사업대표

女 패션 강화했더니 급성장…오프라인서도 새롭게

40만명(12위) → 69만명(7위).

지난해 7월 대비 올해 7월 MAU다. 올 상반기 거래액 2500억원을 돌파,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9CM의 최근 성과다. 무신사가 인수한 뒤 29CM가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매출 성장의 주역, 박준모 대표를 만나봤다.

Q 지난 1년 사이 MAU가 급증했는데.

A 올해 4월 실시한 브랜드 캠페인 ‘당신2 9하던 삶’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이 대폭 늘었다. 새롭게 선보인 콘텐츠들이 고객 호응을 얻은 것 역시 MAU 상승 요인이 됐다. 특히 브랜드 비하인드 스토리를 3분으로 압축해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 ‘브랜드 코멘터리’는 1년 만에 29CM의 간판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더 넓은 연령대 고객 유입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주효했다.

Q 무신사와 한 식구가 됐는데 시너지 효과는.

A 29CM와는 브랜드 전략과 타깃군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강점을 살려 독립적으로 서비스를 전개한다. 다만 무신사와 한 식구가 된 이후 무신사의 기존 전략처럼 입점 브랜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했는데, 이 전략이 주효해 거래액이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무신사처럼 파트너사 생산 자금 지원 제도도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또한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요인이 되리라 기대한다.

Q 29CM는 앞으로 어떤 성장 모델을 그리고 있나.

A 하반기에 웹드라마 형식의 ‘미스터이구씨’, 브랜드 쇼룸 탐방 형식의 ‘어라운드쇼룸’ 등 29CM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살린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8월 초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29CM 입점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이구갤러리’를 오픈했다. 조만간 29CM 브랜드 공식 매장을 성수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출처 ; 매경이코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