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가벼운 콘솔 게임처럼 이용해 먹기
1. 나선 비경 금지
처음부터 웨이포인트 자체를 개방하지 않는다.
2. 창세의 결정 구매 금지
공월과 기행만 선택적으로 허용한다.
단 두 개의 규칙 중 하나라도 어길시 자진 계정 탈퇴
손가락 자른다는 각오.
이 두 가지가 가장 직관적인 마지노선입니다. 유튜브 음모론자들이 주장하길 접근성이 중독의 기반이자 토양이라고 합니다.
나선 비경 금지 -> 캐릭터 4개 충분 -> 기행 불필요 -> 가챠 불필요
필요하지 않게 되었을 때, 과몰입 또는 정신을 빼앗기는 현상이 감소하는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과몰입, 헨젤과 그레텔 빵조각 현상
일상 생활 도중, 일을 하는 중간에도 식사 시간, 휴식 시간에도 아무때고 머릿속을 점거하면서 게임 생각에 조바심이 나는 현상.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넋이 나간 듯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함. 게임의 보상이 헨젤과 그레텔을 유인하는 빵조각처럼 조금씩 조금씩 새모이를 주듯 다음 빵조각까지 기다리도록 계속해서 훈련시킴. 하나의 빵조각을 줍는 동안, 주위를 의식하지 못하고 빵조각만을 바라보는데, 크던 작던 반갑고 달콤한 보상에는 몰입하는 경향이 있음. 어린이를 상대로 한 번에 줄 사탕을 하나씩 하나씩 나누어주는 격. 조삼모사는 원숭이의 멍청함보다는 이렇듯 보상에 시야가 어두워지고 차차 길들여지는 현상을 지적하는 것 같음. 도토리가 몇 개인지는 별 상관이 없고, 꾸준히 지급했던 도토리를 앞으로도 지속한다면 오케이다. 원숭이로 빙자한 이는 눈 앞 또는 머릿속에 도토리에만 과몰입하도록 오랜 시간 동안 훈련을 받았다. 보상을 조금씩 조금씩 지급하고, 그가 보상을 받기까지 그것만 생각하도록, 그 보상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도록, 오랜 시간에 걸쳐 훈련시킨다. 과몰입이란, 언제까지고 계속해서 지급될 것만 같았던 보상이 갑자기 중단되었을 때에 느끼는 공황 상태인 것 같음. 그러니까 한 사람을 과몰입 또는 원숭이처럼 훈련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전술로 보상을 빵조각을 조금씩 떼어서 그를 유인하듯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조금씩 지급하는 것임. 모든 게임 플레이 자체가 빵조각 같은 보상으로 조금씩 조금씩 유인하는 형태임. 모든 보상은 하루 하루 나누어 지급되어야만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음.
과몰입, 헨젤과 그레텔 빵조각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선 마녀의 꾀임을 인지하고, 땅에 떨어진 빵조각들을 적당히 먹어치우고 다른 길로 가버리거나, 빵조각을 아예 발로 짓밟아 버리거나.. 저는 닐루 2돌전무, 라이덴 3돌, 알하이탐 2돌전무 등 대충 2년치 게임 진행 상황을 탈퇴하고 완전히 삭제했습니다만. 폰타인이 나왔는지 검색조차 하지 않았지만, 예정대로라면 지금쯤 당연히 나왔겠지 하는 작은 기대에 다시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일 년을 끊은 사람이라기에는 중독 증세가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12시간 게임하고, 일하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게임 생각만 났는데. 가끔 계단을 내려가다 발을 헛디딜 정도로 넋이 나가곤 합니다. 대체할 게임을 많이 찾아봤지만, 좋던 싫던 원신만큼 할 게 많은 게임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캐릭터가 한 방에 죽는 소울라이크 게임이거나 1초보다 작은 프레임 안에 막타를 넣어야 한다거나, 모두가 일반 인간이 못 하는 단계로까지 미친듯이 난이도가 어려웠습니다. 본격적으로 게임의 진행 상황이 극에 달아올라 고조감, 긴장감, 조바심이 느껴질 때에 그런 긴장감 넋 나간 좀비를 일으켜 세워주는 주사처럼 느껴집니다. 일상에 긴장감을 유발하는 보상 체계가 전혀 없다. 사회와 차단된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잘 빠지는 유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긴장감을 유발하는 보상 체계나 인간 관계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저는 땅에 떨어진 빵조각을 적당히 먹어치우고 빠지는 식으로 타협했습니다. 나 자신이 전혀 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에, 나를 억지로 잡아끌어 산책을 시키는 것처럼, 내가 못 할 것 같다면, 그런 나 자신을 한번쯤은 억지로 끌고나가는 식으로 생각해보는 것, 중독 증세가 만연하는 순간에 곧장 다른 취미로 연계해보는 것, 이것이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저의 발버둥입니다. 저는 최소한 이 글을 게재하는 동안 규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사실 고백이거나 선언문 같은 성격의 글로, 저는 글을 쓰면서 변화하거나 무어라도 해본다거나 조금이라도 나아가는 듯한 힘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