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상황문답/종려] 당주대행은 피곤해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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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 “조금은 진정이 되었을까.” “...” 리월의 경치가 보이는 한 언덕 위까지 힘든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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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 때 제 마음을 읽었을 리 없다고 한 건!!!”
“일개 인간이었다면 읽을 수 없었을거라 했었지.”
당신은 어이가 없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단숨에,
그의 말 한마디로 믿을 수 있을 리가.
“이런 교묘한 말장난을 제가 믿을 것 같아요?
제군께서 돌아가셨는데 이런 발언을 하는 건...!”
“진실일지 아닐 지 자네의 판단은... 상관없어.
평범한 사람이라면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 자네에게 이런 말을 꺼낸 건
이런 말에도 자네는 이미 나를 신뢰하고 있고,
나 또한 자네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야.”
그의 담담한 태도에 당신의 혼란은
의외로 잠잠해졌다. 차분하면서도 생각은 복잡했다.
종려 선생님이 암왕제군이시라고?
“종려 씨가 평소에 농담을 자주, 아니.
아예 하지 않는 편이라는 건 잘 알겠어요.
하지만 당신이 정말... 암왕제군 이라는 건...”
그는 당신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 같았다.
여러모로 납득이 되지 않다가
오늘따라 가까이 보이는 망서객잔을 바라보며,
제군을 보좌했던 야차가
이 근방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당신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며,
그를 바라보고 말한다.
“이미 혀를 함부로 놀린 죄에 대해서는
아무런 형벌도 받지 않으셨음으로 입증하셨네요.
아마, 선생님의 말씀이 진실이라는 뜻이겠죠.
데려오신 이곳은... 제군님을 보좌하시던
호법야차님의 행정구역이니까요.”
만약 종려가 암왕제군을 사칭하는 것이었다면,
본인의 터전에서 중죄를 저지르는 모습을 본 야차가
분명 그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믿기 힘든 진실에, 당신은 입술을 한 번 꽉, 깨문다.
“부디 그대가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좋겠네.”
“...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지만,
몰라 뵈어서... 죄송했습니다, 제군이시여.”
“예의차리지 말아주면 좋겠는데.
설명하자면 길지만, 나는 이미 은퇴한 자리에 있어.
자네에게서 그런 호칭을 듣는 건...
왠지 마음이 좋지 않아. 삼가길 바라네, 부탁하네.”
“...적응이 안 되지만, 아무튼 이렇게까지 하면서
당신의 존함을 굳이 제게 보여야 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자네에게 내 본질을 말한다 한들,
리월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내 존재를 밝힐 필요성을 느꼈다는 거야.”
“어려운데요...”
당신의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표정을 짓자,
종려는 드물게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는 이내 눈을 또렷이 마주보며, 이야기한다.
“더욱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 같아 미안하군.
지금의 나는, 현재의 자네와...
완벽하게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
-다음 편에 계속-
종려식 고백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