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와 포켓몬고
6시가 되어서야 일정이 끝난 도담이..
두 어깨를 축 늘여뜨리고 들어와선
바로 욕실로 들어가 씻었다.
까~ 만 리무진 보며 꿈을 키웠지~
언젠간 나도 갖게 될 거야~?
저녁 시간에 연락 올 곳이 없는데
도담이 폰 벨 소리가 울렸다.
"응, oo아~ 뭐라고??
어, 어!! 그래서..?
7시에 시작한다고??!
오키~ 나도 맞춰 들어갈게!!"
'포켓몬 고'
<출처>
요즘 유유 두 녀석이
한참 빠져있는 게임이다.?
(엄마는 게임이 너무 싫어?)
지난 주말에도 전설을 잡는다고
둘이 나갔다가
솔이만 성공했다며
도담이의 얼굴이 울상이었다.
놀이터에서 만난 친구들은
다 성공했는데
혼자 실패했다며
삐죽대다 울먹이다 하길래
평일에 또 기회가 오면
게임 접속을 허락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원래 게임은 주말에만 하자 했는데..?)
약속한 그날이 온 것이다.
저녁밥을 먹다 말고
시간에 맞춰 접속을 했다.
둘이 뭐라 뭐라 대화를 하다가
'에이 C'도 뱉었다가..
포켓몬고의 'ㅍ'자도 모르는
나는 속이 터졌다.?
배고플 터인데 게임한다고
밥상머리서 저러고 있으니..
약속을 했기에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화를
누르고, 또 누르고..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아.. 나 또 놓였어!!"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쳐진 어깨가 춤을 추듯 으쓱대며
이제야 힘이 좀 난다던
도담이었는데..
또 실패했단다.. ....
그 말을 들은 내 속도
같이 타들어 간다.?
아니~
대신해 줄 수도 없고,
돈으로 사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애는 속이 상해
짜증을 내고, 울먹이고..
엄마로서 너무 속상한 상황이다.
오은영 박사님의 말씀을 새겨
화를 내지 말아야지 했는데..
짜증 내는 도담이 모습에
결국 큰소리를 내버렸다.
도담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더니
속상함과 서러움에
결국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내 마음도 찢어진다.?
울음이 터진 도담이?
그게 그렇게 주체하지 못하는
눈물을 흘릴 만큼
서러운 일인지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알 수가 없다.
엄마 입장에서
아이가 빨리 마음을 추스르고
이 상황이 마무리되길
바랄 뿐이다.
이놈의 게임은
왜 이렇게 만들어져서
아이들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ㅠ
올해, 갑자기 포켓몬이 유행하면서
카드에 빵에 띠부씰에
난리도 아니다, 진짜.
덕분에
문구점에 포켓몬 카드 입고 알림이 뜨거나
슈퍼에 포켓몬빵이 들어올 시간이면
그렇게 뛰쳐 다녔다.
가을이 오면서 좀 잠잠해지나 했더니
게임이 또 나를 이렇게 애먹인다.
엄마로서
내 아이가 원하는 건
어지간하면 다 들어주고 싶지만
프로집콕러인 나에겐
너무 버거운 일이다.?
소리 없이 눈물을 삼키는 도담이의
등을 다독이며
다음 기회를 잡아보자고
달래어 상황을 마무리했다.
어린 마음에
혼자 마음을 추스른다는 것이
참 어려울 텐데..
투정 한번 없이
눈물을 훔쳐내며
맘을 다독이는 모습에
내 마음이 더 아프다.?
이왕 눌러두었던 화를
끝까지 잘 눌러 담아놓고
큰소리치지 않고
처음부터 좀 잘 보듬어줄걸..
나는 또 후회를 한다.
얼마 뒤,
놀이터에서 또 기회가 온다기에
부랴부랴 저녁밥을 해치우고
유유들과 나갈 채비를 했다.
이번엔 꼭 성공해 보겠다는 도담이.
제발 성공하길..
기도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꼭 성공해서
오늘 밤은 즐거운 꿈을 꾸길 바란다.
우리 도담이 화이팅!!!
놀이터에 나간 도담이는
결국엔 포켓몬 잡는데 성공을 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하루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휴~
진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