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제2회 - 손오공이 보리의 진리를 깨닫고, 마장을 끊고, 본원에 돌아가 원신과 합하다
《悟徹菩提真妙理 斷魔歸本合元神》
(손오공이 菩提보리의 진리를 깨닫고, 魔障마장을 끊고, 本源본원에 돌아가 元神원신과 합하다.)
話表獼猴王得了姓名,怡然踴躍,對菩提前作禮啟謝。那祖師即命大眾引孫悟空出二門外,教他灑掃應對、進退周旋之節。眾仙奉行而出。悟空到門外,又拜了大眾師兄,就於廊廡之間,安排寢處。次早,與眾師兄學言語禮貌,講經論道,習字焚香,每自如此。閑時即掃地鋤園,養花修樹,尋柴燃火,挑水運漿。凡所用之物,無一不備。在洞中不覺倏六七年。一日,祖師登壇高坐,喚集諸仙,開講大道。真個是:天花亂墜,地湧金蓮。妙演三乘教,精微萬法全。慢搖麈尾噴珠玉,響振雷霆動九天。說一會道,講一會禪,三家配合本如然。開明一字歸誠理,指引無生了性玄。
이렇게 미후왕이 성명을 얻고서 기뻐 날뛰며 菩提보리 祖師조사 앞에 가서 절하고 고맙다고 하였다. 그러자 조사가 대중(제자들)에게 손오공을 中門중문 밖으로 데리고 나가 청소하고, 사람을 응대하고, 들고 나는 예절을 가르치게 하였다. 제자 신선들이 명을 받들어 밖으로 나왔다. 손오공은 중문 밖에 이르러 대중의 師兄사형들에게 절하고 행랑 구석에 잠자리를 마련하였다.
다음날 일찍이 사형들과 함께 언어와 예절을 배웠다. 그리고 道經도경을 듣고 토론하고, 글씨를 연습하고 焚香분향하는 등 매일 하는 일이 이러했다. 한가할 때에는 마당을 쓸고, 정원의 풀을 매고, 꽃을 가꾸고, 나무를 심고, 땔감을 해서 불을 피우고, 물을 깃고, 음식을 날랐다. 그리고 필요한 물건들을 빠짐없이 준비하였다. 洞天동천에 있은 지 어느덧 육칠 년이 지났다. 어느 날, 조사가 壇단에 올라 좌정하고 仙人선인들을 모두 소집하여 大道대도에 대하여 강설을 열었다. 그 모습은 이러했다.
하늘에선 꽃이 쏟아지고, 땅에선 황금 연꽃이 솟아올랐다. 儒유,佛불,仙선 三乘敎삼승교를 오묘하게 강설하니 심오한 萬法만법이 온전히 해명되었다. 총채를 가볍게 흔드니 주옥이 뿌려지고, 벽력같이 소리치니 九天구천(동천)이 움직였다. 한 번은 ‘道도’를 설하고, 한 번은 ‘禪선’을 강하고, 儒佛仙유불선 三敎삼교의 배합이 자연스러웠다. 한 字자로 진리를 깨우치게 하여 불생불멸하는 우주의 본성으로 인도하였다.
孫悟空在傍聞講,喜得他抓耳撓腮,眉花眼笑。 忍不住手之舞之,足之蹈之。忽被祖師看見,叫孫悟空道:“你在班中,怎麼顛狂躍舞,不聽我講?” 悟空道 “弟子誠心聽講,聽到老師父妙音處,喜不自勝,故不覺作此踴躍之狀。望師父恕罪!” 祖師道:“此既識妙音,我且問你,你到洞中多少時了?” 悟空道:“弟子本來懵懂,不知多少時節。只記得灶下無火,常去山後打柴,見一山好桃樹,我在那裏吃了七次飽桃矣。” 祖師道:“那山喚名爛桃山。你既吃七次,想是七年了。你今要從我學些甚麼道?” 悟空道:“但憑尊師教誨,只是有些道氣兒,弟子便就學了。”
손오공은 곁에서 그 강설을 듣다가 기뻐서 귀와 뺨을 긁적이며 눈웃음을 짓고, 손과 발을 꼼작거리는 것을 참지 못했다. 갑자기 조사가 손오공을 보고 호통을 쳤다. “너는 좌중에서 버릇없이 날뛰고 어찌 내 말을 듣지 않는 거냐?” 손오공이 말하였다. “제가 조사님 강설을 성심껏 들었는데, 조사님의 오묘한 말씀을 듣고 기쁨을 이길 수 없어 저도 모르게 이런 짓을 했습니다. 사부님,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조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이 妙音묘음을 알다니, 내가 다시 묻겠는데 네가 이 동천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느냐?”
손오공이 대답하기를 “제가 원래 우둔해서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기억나는 것은 아궁이에 불이 없어 땔나무하러 항상 산에 갔었는데 아주 좋은 봉숭아 나무를 보았고, 거기서 복숭아를 일곱 번 따먹은 적이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조사가 말하기를 “그 산은 爛桃山난도산이라고 한다. 네가 복숭아를 일곱 번 따먹었다니 칠년이 지난 것 같구나. 네가 지금 내게서 어떤 ‘道도’를 배우고자 하느냐?” 손오공이 말하였다. “단지 조사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지금은 道氣도기를 조금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곧 다 베울 것입니다.”
祖師道:“‘道’字門中有三百六十傍門,傍門皆有正果。不知你學那一門哩?” 悟空道:“憑尊師意思。弟子傾心聽從。” 祖師道:“我教你個‘術’字門中之道,如何?” 悟空道:“術門之道怎麼說?” 祖師道:“術字門中,乃是些請仙扶鸞,問蔔揲蓍,能知趨吉避凶之理。” 悟空道:“似這般可得長生麼?” 祖師道:“不能,不能。” 悟空道:“不學!不學!”
※ 傍門방문: 도교에서 內丹내단 수련 이외의 수행 방법.
精氣정기를 수련하는 것은 內丹내단이라 하고,
장생불로의 仙藥선약으로 수련하는 것은 外丹외단이라고 한다.
조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道도’자 문중에는 360傍門방문이 있는데, 각 방문은 모두 正果정과가 있다. 네가 그 중 한 방문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손오공이 말하기를 “조사님 뜻을 좇아서 이 제자 마음을 다해 듣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조사가 말하기를 “내가 네게 ‘術술’자 문중의 ‘도’를 가르쳐 주려는데 어떻겠느냐?” 손오공이 말하기를 “術門술문의 도라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조사가 말하기를 “術술자 문중에서는 신선 扶鸞부란을 불러서 算산가지 占卜점복을 쳐서 吉兆길조는 따르고 凶兆흉조는 피할 수 있는 이치를 알 수 있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이런 방법으로 장생법을 얻을 수도 있습니까?” 조사가 말하기를 “그럴 수는 없다. 불가능해!”라고 하였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그럼 배우지 않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祖師又道:“教你‘流’字門中之道,如何?” 悟空又問:“流字門中,是甚義理?” 祖師道:“流字門中,乃是 儒家,釋家,道家,陰陽家,墨家,醫家, 或看經,或念佛,並朝真降聖之類” 悟空道:“似這般可得長生麼?” 祖師道:“若要長生,也似‘壁裏安柱’。” 悟空道:“師父,我是個老實人,不曉得打市語。怎麼謂之‘壁裏安柱’?”
조사가 말하기를 “그럼 내가 너에게 ‘流유’자 문중의 道도를 가르치면 어떻겠느냐?” 손오공이 또 물었다. “流유자 문중이란 무슨 뜻입니까?” 조사가 말하기를 “流유자 문중은 儒家유가, 釋家석가, 道家도가, 陰陽家음양가, 墨家묵가, 醫家의가 등이고, 또 經典경전도 보고, 念佛염불도 하고, 眞人진인(신령)도 찾아뵙고, 신선이 강림하게 하는 등의 유파다.”라고 하였다. 손오공이 또 물었다. “그렇게 하면 장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조사가 말하기를 “장생하기를 바란다면 ‘壁裏安柱벽리안주’ 같은 것이 좋겠다.” 라고 하였다. 손오공이 말하였다. “사부님, 저는 곧이곧은 사람이라 比喩비유成語성어는 모릅니다. ‘벽리안주’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祖師道:“人家蓋房,欲圖堅固,將牆壁之間,立一頂柱,有日大廈將頹,他必朽矣。” 悟空道:“據此說,也不長久。不學!不學!” 祖師道:“教你‘靜’字門中之道,如何?” 悟空道:“靜字門中,是甚正果?” 祖師道:“此是休糧守穀,清靜無爲,參禪打坐,戒語持齋,或睡功,或立功,並入定坐關之,並入定坐關之類” 悟空道:“這般也能長生麼?” 祖師道:“也似‘窯頭土坯’。” 悟空笑道:“師父果有些滴澾。一行說我不會打市語。怎麼謂之‘窯頭土坯’?” 祖師道:“就如那窯頭上,造成磚瓦之坯。雖已成形,尚未經水火煆煉,一朝大雨滂沱,他必濫矣” 悟空道:“也不長遠? 不學!不學!” 祖師道:“教你‘動’字門中之道,如何?” 悟空道:“動門之道,卻又怎麼?” 祖師道:“此是有爲有作; 采陰補陽,攀弓踏弩,摩臍過氣,用方炮制,燒茅打鼎,進紅鉛,煉秋石,並服婦乳之類。” 悟空道:“似這等也得長生麼?”
※ 靜字門中정자문중 : 無爲무위. 動字門中동자문중: 有爲유위.
조사가 말하기를 “사람이 집을 지을 때 튼튼하게 하려고 벽 사이에 기둥을 세우는데 세월이 지나 집이 무너지면 그 기둥도 반드시 썩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사부님 말씀대로라면 한 가지 傍門방문을 공부해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럼 배우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조사가 말하기를 “그럼 너에게 ‘靜정’자 문중의 도를 가르쳐 주면 어떻겠느냐?” 손오공이 말하기를 “靜정자 문중은 어떤 수행 방법입니까?”라고 하였다. 조사가 말하기를 “絶食절식수행, 心神淸靜심신청정수행, 定座參禪정좌참선수행, 守戒謹身수계근신수행, 또는 자면서 하는 수행, 똑바로 서서 하는 수행 등, 함께 入定坐關입정좌관하는 수행이다. 손오공이 말하였다. “그런 수행으로 長生장생할 수 있습니까?”
조사가 말하기를 “‘窯頭土坯요두토배(불가마 앞에 놓인 질그릇)” 같다고나 할까. 손오공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사부님의 수행법들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비유성어는 모릅니다. ‘窯頭土坯요두토배’란 무슨 말입니까?”라고 하였다. 조사가 말하였다. “불가마에서 벽돌과 질그릇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비록 형상은 만들어졌지만 아직 불로 굽는 꼭 필요한 과정을 지나지 않았으니, 하루아침에 큰 비가 와서 물에 잠기면 못쓰게 되고 말 것이다.” 손오공이 말하였다. “그 수행방법으로도 오래 살지 못하지 않습니까? 배우지 않겠습니다.”
조사가 말하기를 “그럼 너에게 ‘動동’자 문중의 도를 가르쳐주면 어떻겠느냐?” 손오공이 묻기를 “‘動동’자 문중의 도란 또 어떤 것입니까?” 조사가 말하였다. “이것은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다. 陰음을 덜어 陽양을 보충하고, 활을 당기고 踏弩(쇠뇌:발로 밟아 쏘는 활)를 밟는 자세를 하고, 丹田단전을 문지르고, 독기를 빼서 약을 만들고, 솥으로 丹藥단약을 덖어, 紅鉛홍연, 秋丹石추단석 등 仙藥선약을 만들고, 그리고 부녀의 젖을 복용하는 유파이다.” 손오공이 또 물었다. “이런 수행방법으로 장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祖師道:“此欲長生,亦如‘水中撈月’。” 悟空道:“師父又來了!怎麼叫做‘水中撈月’?” 祖師道:“月在長空,水中有影,雖然看見,只是無撈摸處,到底只成空耳。” 悟空道:“也不學!”
祖師聞言,咄的一聲,跳下高台,手持戒尺,指定悟空道:“你這猢猻,這般不學,那般不學,卻待怎麼?” 走上前,將悟空頭上打了三下,倒背著手,走入裏面,將中門關了,撇下大眾而去。
唬得那一班聽講的,人人驚懼,皆怨悟空道:“你這潑猴,十分無狀!師父傳你道法,如何不學,卻與師父頂嘴? 這番沖撞了他,不知幾時才出來呵!” 此時俱甚報怨他,又鄙賤嫌惡他。悟空一些兒也不惱,只是 滿臉賠笑。原來那猴王,已打破盤中之謎,暗暗在心,所以不與眾人爭競,只是忍耐無言。祖師打他三下者,教他三更時分存心,倒背著手走入裏面,將中門關上者,教他從後門進步,秘處傳他道也。當日悟空與眾等,喜喜歡歡,在三星仙洞之前,盼望天色,急不能到晚。
※ 盤中之謎반중지미 : ‘盤中詩반중시’를 푸는 방법.
盤中詩반중시는 晉진나라 蘇伯玉소백옥의 처가 짓기 시작한 回文詩회문시이다.
쟁반 중앙에서부터 둘레로 돌려가며 詩句시구를 쓴 것이어서 볼 때에도
중앙부터 둘레로 돌려가며 보아야 한다.
그 반중시의 끝 구절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今時人,智不足,與其書,不能讀,當從中央周四角”
“금시인,지부족,여기서,불능독,당종중앙주사각”
지금 사람은 지혜가 부족하여 이 書翰서한 주어도 읽을 수 없겠지만,
당연히 가운데부터 둘레로 돌려가며 보아야 한다.
※ 여기서 조사와 손오공이 사용한 암호는 응당 脫胎탈태하여 弘忍홍인(禪宗五祖선종오조)에서
慧能혜능(禪宗六祖선종육조)으로 傳法전법하는 故事고사이다.
조사가 말하기를 “네가 장생하려는 것은 ‘水中撈月수중로월’과 같다.”라고 하였다. 손오공이 말하였다. “사부님, 또 비유성어가 나왔습니다. ‘水中撈月수중로월’이란 무엇입니까?” 조사가 말하였다. “달은 하늘에 있고 물속에는 그림자가 있는데 비록 달그림자는 볼 수 있을 뿐 건질 도리가 없으니 아무래도 헛수고일 뿐이다.” 손오공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배우지 않겠습니다.”
조사가 손오공의 말을 듣고는 큰소리고 꾸짖고 높은 대에서 뛰어내려 회초리를 쥐고 손오공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네 이놈 원숭이, 이것도 배우지 않고, 저것도 배우지 않는다면 무엇을 바란다는 것이냐?” 조사가 손오공 앞으로 가서 머리를 세 번 때리고는 뒷짐지고 대중(제자들)을 남겨두고 뒤쪽으로 중문을 지나서 나갔다.
조사의 강설을 듣던 대중이 깜짝 놀라고 모두들 두려워하고, 손오공을 원망하며 말하였다. “이 무지막지한 원숭이 놈! 너는 아주 버르장머리가 없어. 사부님께서 너에게 道法도법을 전수하려는데 어찌 배우지 않고 오히려 말대꾸만 하느냐? 이번에 사부님과 네가 부딪쳤으니 언제 다시 나오실지 모르겠다.” 이때 모두들 그를 원망하였고, 비천하다고 혐오했다. 손오공은 조금도 화내지 않고 만면에 미안하다는 웃음을 지었다. 실은 미후왕은 이미 ‘盤中之謎 반중지미’를 완전히 풀었는데, 마음속에만 두고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 참고 있었던 것이다.
조사가 손오공의 머리를 세 번 때린 것은 三更삼경을 기억해 두라는 것이고, 뒷짐지고 뒤쪽 중문으로 나간 것은 남모르게 후문으로 들어오면 신비한 곳에서 도법을 전수해 주겠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었다. 이날 손오공은 대중과 더불어 즐겁게 지냈고, 三星仙洞삼성선동 앞에서 三更삼경이 되기를 눈 빠지게 기다리며 늦지 않을까 조마조마하였다.
及黃昏時,卻與眾就寢,假合眼,定息存神。山中又沒支更傳箭,不知時分,只自家將鼻孔中出入之氣調定。約到子時前後,輕輕的起來,穿了衣服,偷開前門,躲離大眾,走出外,抬頭觀看。
正是那:月明清露冷,八極迥無塵。 深樹幽禽宿,源頭水溜汾。
飛螢光散影,過雁字排雲。 正直三更候,應該訪道真。
你看他從舊路徑至後門外,只見那門兒半開半掩。悟空喜道:“老師父果然注意與我傳道,故此開著門也。” 即曳步近前,側身進得門裏,只走到祖師寢榻之下。見祖師踡跼身軀,朝裏睡著了。悟空不敢驚動,即跪在榻前。那祖師不多時覺來,舒開兩足,口中自吟道:難!難!難!道最玄,莫把金丹作等閑。不遇至人傳妙訣,空言口困舌頭幹。
황혼이 되어 대중과 함께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산중이라 시각을 알려주는 물시계가 없어서 시각을 알 수 없으니 그저 콧구멍으로 드나드는 숨을 가다듬으며 기다릴 뿐이다. 子時자시쯤 되어 조심스럽게 일어나 옷을 입고, 살그머니 앞문을 열고 대중을 피해서 밖으로 나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그때 모습은 이러했다.
달은 밝고 맑은 이슬은 차갑고, 온 세상엔 먼지 하나 없네.
깊은 숲속엔 仙鳥선조 깃들고, 水源수원에선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나는 반딧불이 빛이 어둠에 뿌려지고, 人인자로 늘어서 나는 기러기가 구름을 밀어낸다.
정확히 삼경 때를 맞추어 반드시 참 도인을 찾아가리다.
손오공이 옛길을 따라 후문 밖에 이르러 보니 문이 반쯤 열려있었다. 손오공은 기뻐서 “사부님이 나에게 도를 전수해 주시려고 마음을 써서 이렇게 문을 열어놓으셨구나!” 라고 혼잣말을 하였다. 조심스럽게 문 앞에 가까이 가서 몸을 옆으로 하여 문 안으로 들어가 조사의 침상 아래에 이르렀다. 조사를 보니 몸을 웅크리고 아침 늦게까지 자고 있었다.
손오공은 조사가 놀라지 않게 조심하여 침상 앞에 꿇어앉았다. 조사는 오래토록 깨지 않았고, 두 발을 벌리고,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아, 어렵구나! 도는 가장 현묘한 것이니 함부로 金丹금단을 만들지 마라. 신묘한 비결을 전할 至人지인(聖人성인)을 만나지 못하니 헛말만 나오고, 혀를 놀리기 어렵구나.”
悟空應聲叫道:“師父,弟子在此跪候多時。” 祖師聞得聲音是悟空,即起披衣盤坐,喝道 “這猢猻!你不在前邊去睡,卻來我這後邊作甚?” 悟空道 “師父昨日壇前對眾相允,教弟子三更時候,從後門裏傳我道理,故此大膽徑拜老爺榻下” 祖師聽說,十分歡喜,暗自尋思道 “這廝果然是個天地生成的!不然,何就打破我盤中之謎也?” 悟空道:“此間更無六耳,止只弟子一人,望師父大舍慈悲,傳與我長生之道罷,永不忘恩” 祖師道:“你今有緣,我亦喜說。既識得盤中暗謎,你近前來,仔細聽之,當傳與你長生之妙道也” 悟空叩頭謝了,洗耳用心,跪於榻下。
※ 六耳육이= 여섯 귀 → 第三者제삼자. 비밀유지을 비유한 말.
“道也,唯金丹之秘。六耳不可言,坐立不可談。”
“도야,유금단지비。육이불가언,좌립불가담。”
(道도는 金丹秘法금단비법이니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된다.)
손오공이 큰소리로 말했다. “사부님, 제자 여기서 오랫동안 꿇고 있었습니다.” 조사가 소리 나는 쪽을 보니 손오공이었다. 바로 일어나 옷을 입고 가부좌로 앉아 호통을 쳤다. “이놈, 원숭이야! 너는 저 앞쪽에 가서 자지 않고 오히려 내 뒤에 와서 무엇을 한 거냐?” 손오공이 말하기를 “사부님이 어저께 대중 앞에서 윤허하시고, 저에게 삼경에 후문 뒤로 오면 도법을 전수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담대하게 여기에 와서 사부님 침상 아래서 경배하고 있습니다.” 조사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속으로 깊이 생각하더니 혼잣말을 하였다. “이놈이 과연 천지자연에서 생성된 놈이로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내 ‘반중지미’를 풀었단 말인가?
손오공이 말하기를 “여기에는 六耳육이(제삼자)는 없고, 저 한 사람만 있습니다. 사부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저에게 장생법을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그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그러자 조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너와 인연이 닿으니 나도 기꺼이 말해주겠다. 이미 ‘반중암미’를 알았으니 내 앞에 가까이 와서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네게 전수할 장생의 묘법이다.” 손오공이 머리를 조아리며 절을 올리고, 귀를 씻고 마음을 가다듬고 조사의 침상 아래 꿇어앉았다.
祖師云:
顯密圓通真妙訣,惜修性命無他說。 都來總是精氣神,謹固牢藏休漏泄。
休漏泄,體中藏,汝受吾傳道自昌。 口訣記來多有益,摒除邪欲得清涼。
得清涼,光皎潔,好向丹台賞明月。 月藏玉兔日藏烏,自有龜蛇相盤結。
相盤結,性命堅,卻能火裏種金蓮。 攢簇五行顛倒用,功完隨作佛和仙。
此時說破根源,悟空心靈福至,切切記了口訣,對祖師拜謝深恩,即出後門觀看。但見, 東方天色微舒白,西路金光大顯明。依舊路,轉到前門,輕輕的推開進去,坐在原寢之處,故將床鋪搖響道:“天光了,天光了,起耶!” 那大眾還正睡哩,不知悟空已得了好事。當日起來打混,暗暗維持,子前午後, 自己調息。
※ 顯敎현교: 經典경전(法文법문) 중심의 불교. 禪宗선종.
密敎밀교: 眞言진언(呪文주문) 중심의 불교. 眞言宗진언종,
祖師가 다음과 같이 읊었다.
顯敎현교와 密敎밀교에 두루 통하는 진정한 묘결은 性命성명(心神심신)을 아끼고 닦을 뿐 다른 설이 없느니라.
묘결은 모두 精정, 氣기, 神신에서 나오는 것이니, 몸속에 단단히 간직하고 누설하지 말아야 한다.
묘결을 누설하지 않고 몸속에 간직하면 내가 네게 전한 도가 저절로 창성할 것이다. 구전비결을 외워두면 많은 유익이 따라올 것이고, 삿된 욕심 버리면 심신이
청량할 것이다.
심신이 청량하면 밝고 깨끗하니, 신선 사는 丹臺단대에서 명월을 감상하리라.
달 속에 玉兎옥토 숨었고, 해 속엔 金烏금오 숨어 있고, 龜구와 蛇사는 저절로
서로 엉켜 있노라.
금단의 원료가 서로 결합하면 심신이 견실해지니 불 속에 金蓮금연도 심을 수 있다.
五行오행(五蘊오온)을 모아 거꾸로 쓸 수 있으면 內丹功내단공이 완성되고,
따라서 부처도 되고 신선도 되리라.
조사가 金丹금단의 비법을 설파하니 손오공의 마음이 탁 트여, 그 口訣구결(말로 전수하는 비법)을 깊이 외우고, 조사의 깊은 은혜에 감사하는 절을 하고 후문으로 나가 세상을 둘러보았다. 오직 보이는 것은 동쪽 하늘 희미하게 발아오고, 서쪽 길은 神佛신불의 광명이 뚜렷하였다.
앞문에 이르러 가볍게 문을 밀치고 들어가서 원래의 침소에 앉아서 대형의 침상을 흔들며 말하기를 “날이 밝았어요, 날이 밝았으니 일어나요!”라고 하였다. 대중은 아직도 자고 있어서 손오공에게 좋은 일이 생긴 줄을 모른다. 그날은 일어나서 그럭저럭 지내며 속으로 묘결을 유지하다가 子時자시와 午時오시에는 호흡조절과 심신안정을 취했다.
※ 玉兎옥토 金烏금오 龜구 蛇사 는 金丹금단의 원료.
卻早過了三年,祖師復登寶座,與眾說法。談的是公案比語,論的是外像包皮。 忽問:“悟空何在?” 悟空近前跪下:“弟子有。” 祖師道:“你這一向修些甚麼道來?” 悟空道:“弟子近來法性頗通,根源亦漸堅固矣。” 祖師道:“你既通法性,會得根源,已注神體,卻只是 防備著三災利害。” 悟空聽說,沉吟良久道:“師父之言謬矣。我嘗聞道高德隆,與天同壽,水火既濟,百病不生,卻怎麼有個三災利害?” 祖師道:“此乃非常之道:奪天地之造化,侵日月之玄機;丹成之後,鬼神難容。雖注顏益壽,但到了五百年後,天降雷災打你,須要見性明心,預先躲避。躲得過,壽與天齊,躲不過,就此絕命。再五百年後,天降火災燒你。這火不是天火,亦不是凡火,喚做‘陰火’。自本身湧泉穴下燒起,直透泥垣宮,五髒成灰,四肢皆朽,把千年苦行,俱爲虛幻。再五百年,又降風災吹你。這風不是東西南北風,不是和薰金朔風,亦不是花柳松竹風,喚做‘贔風’。自囟門中吹入六腑,過丹田,穿九竅,骨肉消疏,其身自解。所以都要躲過。
※ 外像包皮외상포피: ‘外像외상’=‘包皮포피’=겉모습; 껍질뿐이다 / 겉만 같고 속은 다르다.
陰火음화: 울화, 화병. 湧泉穴용천혈: 발바닥 중앙. 泥垣宮이원궁: 정수리.
贔風비풍: 風災풍재. 和風화풍: 동풍. 薰風훈풍: 남풍. 金風금풍: 서풍. 朔風삭풍: 북풍.
어느덧 삼년이 지나고 조사가 다시 寶座보좌에 올라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話頭화두로 내놓은 故事고사는 ‘外像包皮외상포피’였다. 조사가 갑자기 물었다. “손오공, 어디 있느냐?” 손오공이 조사 앞에 가까이 가서 무릎 꿇고 “제자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조사가 말하기를 “너 요즘 어떻게 수도하고 있느냐?” 라고 하였다. 손오공이 대답하였다. “제자는 근래 法性법성을 거의 통달하여 근원이 점점 견실해지고 있습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네가 이미 법성에 통달해서 근원을 터득했다니 이제는 신체에 집중하여 三災삼재의 災害재해를 방비해야 한다.”
손오공이 이 말을 듣고 한참 깊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하였다. “사부님 말씀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제가 일찍이 들은 바로는 ‘道도는 고상하고 德덕은 융성하여 天壽천수하게 되고, 재앙은 이미 구제되고, 만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삼재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조사가 말하였다. “이것은 특별한 ‘도’라서 천지조화를 탈취하고 일월의 오묘한 도리를 침범하면 연단술을 완성한 후라도 귀신도 용납하기 어렵다. 안색을 보니 비록 장수는 하겠지만 오백 년이 지나면 하늘에서 너에게 벼락을 칠 테니 반드시 본성을 깨닫고 마음을 맑게 하여 미리 피해야 한다. 雷災뇌재(벼락 맞는 재앙)을 피하게 되면 수명은 天壽천수 하게 되고, 피하지 못하면 절명하게 된다.
다시 오백 년 후에는 하늘에서 火災화재(불 재앙)가 내려와 너를 태운다. 이 화재는 天火천화(하늘의 불)도 아니고 凡火범화(속세의 불)도 아니고 ‘陰火음화’라고 한다. 네 몸의 湧泉穴용천혈에서 타기 시작하여 바로 泥垣宮이원궁(정수리)을 지나 五臟오장이 재가 되고, 四肢사지가 무두 썩고, 천 년의 고행이 모두 헛것이 되고 만다. 다시 오백 년이 지나면 風災풍재가 너에게 불어온다. 이 바람은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니고, 花柳場화류장(妓房기방)에서 이는 바람도 아니고, 贔風비픙(휩쓰는 바람)이라고 한다. 비풍이 정수리 숫구멍으로부터 五臟六腑오장육부로 들어와 丹田단저전을 지나서 九竅구규(아홉 구멍)를 뚫고 지나면 骨肉골육이 삭아서 몸이 저절로 해체된다. 이래서 三災삼재를 다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悟空聞說,毛骨竦然,叩頭禮拜道:“萬望老爺垂憫,傳與躲避三災之法,到底不敢忘恩。” 祖師道:“此亦無難,只是你比他人不同,故傳不得。” 悟空道:“我也頭圓頂天,足方履地,一般有九竅四肢,五髒六腑,何以比人不同?” 祖師道:“你雖然像人,卻比人少腮。” 原來那猴子孤拐面,凹臉尖嘴。悟空伸手一摸,笑道:“師父沒成算!我雖 少腮,卻比人多這個素袋,亦可准折過也。” 祖師說:“也罷,你要學那一般?有一般天罡數,該三十六般變化,有一般地煞數,該七十二般變化。” 悟空道:“弟子願多裏撈摸,學一個地煞變化罷。” 祖師道:“既如此,上前來,傳與你口訣。” 遂附耳低言,不知說了些甚麼妙法。這猴王也是他一竅通時百竅通,當時習了口訣,自修自煉,將七十二般變化,都學成了。
손오공이 이 말을 듣고 모골이 송연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절을 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사부님께서 저를 어여삐 여기시어 삼재를 피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시면 그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이 또한 어렵지 않지만 네 모습이 사람들과 다르니까 전법해도 습득하지 못할 것이다.” 손오공이 말하였다. “저도 머리가 둥글고 하늘로 향해 있고, 발은 땅을 딛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九竅구규와 사지와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는데, 어찌 사람들과 다르다고 하십니까?” 그러자 조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사람같이 생겼지만 사람에 비하면 볼이 아주 작다.”
본래 이 원숭이는 이마가 튀어나오고 뺨이 홀쭉하고 뾰쪽하였다. 손오공이 손을 뻗어 자기 얼굴을 한번 쓰다듬어 보더니 웃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사부님이 잘못 아셨습니다. 저는 비록 뺨은 작지만 사람들보다 嗉囊소낭(먹이주머니)가 많으니 삼재를 상쇄시켜 피해갈 것입니다.”
조사가 말하기를 “됐다. 그럼 한 가지 방법을 배우려느냐? 北斗북두(하늘)에는 삼십육 變化身변화신이 있고, 땅에는 칠십이 地煞神지살신이 있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이 제자는 많은 변화(재주)를 원합니다. 한 가지만 배우라면 地煞變化지살변화를 택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조사가 말하였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야 내 앞에 가까이 올라오너라. 너에게 구결을 전해주마.” 조사가 귓속말로 소곤거려서 어떤 묘법을 말했는지 모르겠다. 손오공은 하나에 통하면 백에 능통하니 그때 구결을 배워서 스스로 단련하여 칠십이 변화술을 다 배워버렸다.
忽一日,祖師與眾門人在三星洞前戲玩晚景。祖師道:“悟空,事成了未曾?” 悟空道:“多蒙師父海恩,弟子功果完備,已能霞舉飛升也。” 祖師說: “那你試飛吧, 我來看看。” 悟空弄本事,將身一聳,打了個連扯跟頭,跳離地有五六丈,踏雲霞去勾有頓飯之時,返複不上三裏遠近,落在面前,扠手道: “師父,這就是飛舉騰雲了。” 祖師笑道:“這個算不得騰雲,只算得爬雲而已。自古道‘神仙朝遊北海暮蒼梧’。似你這半日,去不上三裏,即爬雲也還算不得哩!” 悟空道:“怎麼爲‘朝遊北海暮蒼梧’?” 祖師道:“凡騰雲之輩,早辰起 自北海,遊過東海、西海、南海,複轉蒼梧, 蒼梧者,卻是北海零陵之語話也。將四海之外,一日都遊遍,方算得騰雲。” 悟空道:“這個卻難!卻難!” 祖師道:“世上無難事,只怕有心人。” 悟空聞得此言,叩頭禮拜,啟道:“師父,‘爲人須爲徹’,索性舍個大慈悲,將此騰雲之法,一發傳與我罷,決不敢忘恩。”
어느 날 조사가 대중과 함께 삼성동 앞에서 저녁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조사가 말하기를 “손오공, 일을 완성했느냐, 아직 못 했느냐?” 하고 물였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사부님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입어 이 제자는 공덕을 다 갖추었으니 구름을 타고 날 수 있습니다.” 라고 하였다. 조사가 말하였다. “그럼, 너 시험삼아 날아보아라. 내가 보겠다.”
손오공이 재주를 뽐내며 몸을 솟구쳐 재주넘기를 거듭하며 땅에서 오육 길 뛰어올라 구름을 밟고 한나절동안 있다가 三里삼리 되는 거리를 다시 돌아와 조사 앞에 떨어져 두 손을 공손이 모아잡고 말하기를 “사부님, 이것이 우름을 타고 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조사가 웃으며 말하였다. “그것은 구름을 타고 난 것이 아니고, 구름을 붙들고 있었을 뿐이다. 예부터 ‘神仙朝遊北海暮蒼梧신선조유북해모창오’라는 말이 있다. 너는 한나절동안에 三里삼리를 가지도 못하였고, 구름을 타고 날지도 못하였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어떻게 하면 朝遊北海暮蒼梧조유북해모창오가 되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다. 조사가 말하였다. “구름을 타는 신선들은 새벽에 일어나 북해에서부터 동해를 지나 서해, 남해를 갔다가 다시 蒼梧창오로 돌아간다. 창오는 북해 零陵영릉을 말하는 것인데 四海사해의 밖을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구름을 탄 셈이 된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그건 꽤 어렵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조사가 말하기를 “세상에는 어려운 일은 없다. 겁먹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손오공이 이 말을 듣고 꿇어 엎드려 절하고 말하였다. “사부님, ‘사람이 되려면 끝까지 해야 한다.’고 하는데 시원하게 큰 자비를 베푸시어, 저에게 騰雲法등운법(구름타는 법)을 단번에 전수해주시면 그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祖師道:“凡諸仙騰雲,皆跌足而起,你卻不是這般。我才見你去連扯方才跳上。我今只就你這個勢,傳你個‘筋斗雲’罷。” 悟空又禮拜懇求,祖師卻又傳個口訣道:“這朵雲,撚著訣,念動真言,攢緊了拳,將身一抖,跳將起來,一筋斗就有十萬八千里路哩!” 大眾聽說,一個個嘻嘻笑道 “悟空造化!若會這個法兒,與人家當鋪兵,送文書,遞報單,不管那裏都尋了飯吃!” 師徒們天昏各歸洞府。這一夜,悟空即運神煉法,會了筋斗雲。逐日家無拘無束,自在逍遙,此亦長生之美。一日,春歸夏至,大眾都在松樹下會講多時。大眾道:“悟空,你是那世修來的緣法? 前日老師父拊耳低言,傳與你的躲三災變化之法,可都會麼?” 悟空笑道:“不瞞諸兄長說,一則是師父傳授,二來 也是我晝夜殷勤,那幾般兒都會了。” 大眾道:“趁此良時,你試演演,讓我等看看。” 悟空聞說,抖擻精神,賣弄手段道:“眾師兄請出個題目。要我變化甚麼?” 大眾道:“就變棵松樹罷。” 悟空撚著訣,念動咒語,搖身一變,就變做一棵松樹。真個是:鬱鬱含煙貫四時,淩雲直上秀貞姿。全無一點妖猴像,盡是經霜耐雪枝。大眾見了,鼓掌呵呵大笑。都道:“好猴兒!好猴兒!” 不覺的嚷鬧,驚動了祖師。
※ 筋斗雲근두운: 요술 구름 (손오공이 타고 다니는 전용 Helicopter)
筋斗근두(도끼)는 머리가 무겁고, 자루(몸체)는 가벼워 거꾸로 선다.
‘물구나무’ / ‘요술’ / ‘재주부리기’ 등이 뜻으로 쓴다.
조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雲霞운하(오색구름)를 탄 仙人선인들은 모두 땅을 차고 일어섰는데 너는 겨우 이 정도에 지나지 않는구나. 나는 네가 깡충깡충 겨우 뛰어오르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네가 이런 기세이니 내가 지금 ‘筋斗雲근두운을 타는 비법’을 가르쳐주마.” 손오공이 다시 절하고 간절히 부탁하니 조사는 또 구결로 전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 구름은 손가락을 비틀어 꼬고, 구결 주문을 외우며 주먹을 꽉 쥐고, 몸을 한번 떨고 뛰어 오르면, 한 번에 108,000리를 가게 된다.” 대중이 이 말을 듣고 말하기를, “손오공이 조화를 부린단다. 만약 이 방법을 알면 우편배달부가 되어 어디든지 찾아가서 집집마다 우편물을 전해주고 편히 밥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
대중이 황혼에 각기 자기 洞府동부로 돌아갔다. 그날 밤, 손오공은 바로 신령한 연단법을 써서 근두운을 타게 되었다. 날마다 집안에 걱정거리가 없으면 맘대로 소요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장생의 미덕이 아니겠는가? 봄이 가고 여름이 온 어느 날, 대중이 모두 소나무 아래서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중이 말하였다. “손오공, 너는 저세상에서 수련하고 온 인연(결과)이지? 전날, 사부님이 귓속말로 너에게 삼재의 재앙을 피하는 방법을 전수해주신 것이 모두 그런 인연 아닌가?”
손오공이 웃고서 말하였다. “형님들께 숨김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사부께서 방법을 전수해 주셨고, 둘째로는 제가 주야로 열심히 노력했으니 그 정도는 다 할 수 있습니다.” 대중이 말하기를 “이런 좋은 기회에 네가 시연을 해봐라, 우리들이 지켜볼 테니까.” 손오공이 그 말을 듣고 정신을 가다듬고, 자기 재주를 과시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형님들이 과제를 말해주십시오. 제가 무엇을 하길 바라십니까?” 대중이 말하였다. “소나무로 변해보아라.” 손오공이 도술대로 손가락을 꼬고, 주문을 외우고, 몸을 한 번 떠니 소나무로 변했다. 정말이구나! 향기 머금은 안개 소나무를 감싸고, 구름 타고 높이 오른 그 자태 뛰어나구나. 괴이한 원숭이 모습은 전혀 없고, 모진 서릿바람 견뎌낸 눈 덮인 나뭇가지뿐이다. 대중이 이 광경을 보고 손뼉을 치고 크게 웃었다. 모두들 말하기를 “멋진 원숭이다. 야! 멋지다.”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 시끄럽게 떠들어 조사를 놀라게 하였다.
祖師急拽杖出門來問道:“是何人在此喧嘩?” 大眾聞呼,慌忙檢束,整衣向前。悟空也現了本相,雜在叢中,道:“啟上尊師,我等在此會講,更無外姓喧嘩。” 祖師怒喝道:“你等大呼小叫,全不像個修行的體段! 修行的人,口開神氣散,舌動是非生。如何在此嚷笑?” 大眾道:“不敢瞞師父,適才孫悟空演變化耍子。教他變棵松樹,果然是棵松樹,弟子每俱稱揚喝采,故高聲驚冒尊師,望乞恕罪。” 祖師道:“你等起去。” 叫:“悟空,過來。我問你,弄甚麼精神,變甚麼松樹? 這個工夫,可好在人前賣弄? 假如你見別人有,不要求他? 別人見你有,必然求你。你若畏禍,卻要傳他;若不傳他,必然加害:你之性命又不可保。
조사가 갑자기 지팡이를 끌고 문밖으로 나와 말하기를 “누가 이렇게 소란을 피우고 있느냐?”라고 하였다. 대중이 조사의 호통을 듣고 황망히 자세를 바로잡고, 옷을 가다듬고 조사 앞으로 갔다. 손오공이 본 모습으로 나타나 그들 속에 섞여 있으면서 말하였다. “사부님께 아룁니다. 저희들이 여기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다시는 소란을 피우지 않겠습니다.”
조사가 화를 내며 큰소리로 말하였다. “너희들이 큰소리로 떠들어대니 전혀 수행하는 체통이 아니다. 수행하는 사람이 입을 벌리면 神氣신기가 흩어지고, 혀를 놀리면 是非시비가 생길 수 있다. 여기서 어찌 웃고 떠드느냐?” 대중이 말하였다. “감히 사부님을 속이고 방금 손오공이 변신술을 보였습니다. 사부님이 그에게 소나무로 변신하는 술법을 가르치셨는데 과연 소나무로 변신했습니다. 제자들은 모두 그를 칭찬하고 갈채하고 떠들어 사부님을 놀라게 하였으니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너희들은 가라!” 그리로 손오공에게 호통을 쳤다. “손오공, 이리 오너라. 내가 너에게 묻겠다. 어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왜 소나무로 변신했느냐? 이런 재주로 사람들 앞에서 으쓱대는 것이 좋으냐? 만약 네가 다른 사람이 이런 짓을 하는 짓을 보았다면 그를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 다른 사람이 너의 그 모습을 보았으면 틀림없이 너를 구했을 것이다. 만약 네가 재앙을 두려워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전법을 해야 하고, 만약 다른 사람에게 전법하지 않으면 필연 해가 될 것이고, 네 性命성명 또한 보전할 수가 없다.”
悟空叩道:“只望師父恕罪!” 祖師道:“我也不罪你,但只是你去罷。” 悟空聞此言,滿眼墮淚道:“師父教我往那裏去?” 祖師道:“你從那裏來,便從那裏去就是了。” 悟空頓然醒悟道:“我自東勝神洲傲來國花果山水簾洞來的。” 祖師道:“你快回去,全你性命,若在此間,斷然不可!” 悟空領罪:“上告尊師,我也離家有二十年矣,雖是回顧舊日, 兒孫但念師父厚恩未報,不敢去。” 祖師道:“那裏甚麼恩義? 你只不惹禍,不牽帶我就罷了!” 悟空見沒奈何,只得拜辭,與眾相別。祖師道:“你這去,定生不良。憑你怎麼惹禍行凶,卻不許說是我的徒弟。你說出半個字來,我就知之,把你這猢猻剝皮̀剉,將神魂貶在九幽之處,教你萬劫不得翻身!” 悟空道:“決不敢題起師父一字,只說是我自家會的便罷。”
손오공이 叩頭拜禮고두배례(엎드려 절)하고 말하기를 “오직 사부님이 용서해주시길 바랄뿐입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나는 너에게 죄를 묻지 않을 테니 그냥 어서 가거라.” 손오공이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펄펄 흘리며 말하였다. “사부님, 저보고 어디로 가라는 말씀입니까?” 조사가 말하였다. “네가 왔던 데로 바로 가기만 하면 된다.”
손오공이 홀연히 깨닫고 말하기를 “저는 동승신주 오래국 화과산 수렴동에서 왔습니다.”
조사가 말하기를 “너는 서둘러 돌아가서 네 목숨을 보전하라. 만약 여기에 있으면 목숨을 보전할 수가 없다.” 손오공이 사죄하며 말하였다. “사부님께 아뢰옵니다. 제가 집을 떠나온 지 이십 년이 되었습니다. 지난날을 회고하니 이 제자는 사부님의 깊은 은혜를 갚지 못하고 감히 가지 못합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무슨 은혜란 말이냐? 네가 화근을 일으키지 않고, 나를 끌어들이지 않으면 나는 그것으로 됐다.” 손오공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사부께 절하고 대중과 작별하였다. 조사가 말하였다. “너 이번에 가면 반드시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다. 네가 어떤 화근을 일으키고 흉한 행동을 하면 더는 내 제자라고 하지마라. 네가 나를 안다고 한마디라도 하면 네 원숭이 가죽을 벗기고, 영혼을 지옥에 떨어뜨려 영겁토록 변신하지 못하게 하겠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사부님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고, 다만 저 혼자서만 알고 있겠습니다.”
悟空謝了。即抽身,撚著訣,丟個連扯,縱起筋鬥雲,徑回東勝。那裏消一個時辰,早看見花果山水簾洞。獼猴王自知快樂,暗暗的自稱道:“去時凡骨凡胎重,得道身輕體亦輕。舉世無人肯立志,立志修玄玄自明。當年過海波難進,今日回來甚易行。別語叮嚀還在耳,何期頃刻見東溟。” 悟空按下雲頭,直至花果山。找路而走,忽聽得鶴唳猿啼,鶴唳聲沖霄漢外,猿啼悲切甚傷情。即開口叫道:“孩兒們,我來了也!” 那崖下石坎邊,花草中,樹木裏,若大若小之猴,跳出千千萬萬,把個獼猴王圍在當中,叩頭叫道:“大王,你好寬心!怎麼一去許久? 把我們俱閃在這裏,望你誠如饑渴!近來被一妖魔在此欺虐,強要占我們水簾洞府,是我等舍死忘生,與他爭鬥。這些時,被那廝搶了我們家火,捉了許多子侄,教我們晝夜無眠,看守家業。幸得大王來了,大王若再年載不來,我等連山洞盡屬他人矣。”
손오공이 조사께 작별인사를 하였다. 그리로 바로 물러나서 구결대로 손가락을 꼬고 곤두박질을 거듭하여 근두운를 타고 동승신주로 돌아왔다. 한 시진이 지나니 화과산 수렴동이 훤히 보였다. 미후왕은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고 은근히 자기를 칭찬하며 말하기를 “내가 삼성동에 갔을 때는 몸이 무거웠는데 득도하고 나니 몸이 가벼워졌다. 세상에는 뜻을 세우려는 사람이 없는데, 뜻을 세워 현묘한 도를 닦으니 스스로 현명해졌다. 삼성동에 갈 때에는 파도를 지나서 어렵게 갔는데 지금은 아주 쉽게 돌아왔다. 사부님과 작별할 때 부탁한 말 귓가에 쟁쟁한데, 언제든 잠깐이라도 동승신주를 보러 오십시오.”
손오공이 구름 위에서 내려와 곧바로 화과산에 이르렀다. 길을 찾아 가는데, 홀연 학과 원숭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학 울음소리는 하늘 높이 은하 밖으로 퍼졌고, 원숭이 울음소리는 애절하여 심정을 상하게 하였다. 그때 손오공이 큰소리로 “얘들아, 내가 왔다!” 하고 소리쳤다. 절벽 아래 돌 구덩이 주변에서, 화초 가운데에서, 숲 속에서 대소 원숭이들이 수없이 뛰어나와 미후왕을 둘러싸고 엎드려 절하고 말하였다.
“대왕, 당신은 속도 좋으십니다. 어찌 한번 가서 그리 오래 되었습니까? 우리들을 여기서 깜짝 놀라게 하다니, 우리는 당신을 진심으로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요즘 어떤 요귀가 와서 협박하고, 우리들 수렴동을 뺏으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목숨을 다하여 그와 싸웠습니다. 이때 그놈에게 우리들 살림살이를 빼앗겨서, 새끼들을 붙잡고 잠을 자지 말고 우리 살림을 지키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대왕이 오셨는데, 만약 대왕이 오시지 않았다면 우리들 연산동은 그놈 것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悟空聞說,心中大怒道:“是甚麼妖魔,輒敢無狀!你且細細說來,待我尋他報仇。” 眾猴叩頭:“告上大王,那廝自稱混世魔王,住居在直北下。” 悟空道:“此間到他那裏,有多少路程?” 眾猴道:“他來時雲,去時霧,或風或雨,或電或雷,我等不知有多少路。” 悟空道:“既如此,你們休怕,且自頑耍, 等我尋他去來!” 獼猴王,將身一縱,跳起去,一路筋斗,直至北下觀看,見一座高山,真是十分險峻。好山:筆峰挺立透空霄,曲澗深沉通地戶。兩崖花木爭奇,幾處松篁鬥翠。左邊龍,熟熟馴馴;右邊虎,平平伏伏。每見鐵牛耕,常有金錢種。幽禽睍睆聲,丹鳳朝陽立。石磷磷,波淨淨,古怪蹺蹊真惡獰。世上名山無數多,花開花謝蘩還眾。爭如此景永長存,八節四時渾不動。誠爲三界坎源山,滋養五行水髒洞。獼猴王正默觀看景致,只聽得有人言語。徑自下山尋覓,原來那陡崖之前,乃是那水髒洞。洞門外有幾個小妖跳舞,見了悟空就走。悟空道:“休走!借你口中言,傳我心內事。我乃正南方花果山水簾洞洞主。你家甚麼混世魔王,屢次欺我兒孫,我特尋來,要與他見個上下!”
※ 坎源山감원산, 水髒洞수장동 : 혼세마왕의 소굴.↔손오공의 화과산, 수렴동과 대응.
坎卦감괘: 오행의 水수. 髒장 = 臟장: 생육기관.
감원산 수장동: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하는 원천.
손오공이 이 말을 듣고 크게 분노하여 말하기를 “어떤 요귀인데 감히 버릇없이 구는 거냐? 더 자세히 말해봐라. 내가 그놈을 찾아서 복수해 줄 테니 기다려라.” 원숭이들이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기를 “대왕께 아룁니다. 그놈은 混世魔王혼세마왕이라 자칭하고 저 북쪽에 살고 있습니다.” 손오공이 “여기서 거기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원숭이들이 마하기를 “그가 올 때는 구름이 끼고, 갈 때는 안개가 끼고, 때로는 비바람이 불고 천둥 벼락을 치니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너희들은 걱정 말고 그냥 놀면서 내가 그놈을 찾으러 갔다 올 때까지 기다려라.”
미후왕이 몸을 한번 솟구쳐 뛰어올라 손가락을 꼬고 곧바로 북쪽을 살펴보니 한 고산이 보였는데 아주 험준하였다. 멋진 산이다. 뾰쪽뾰쪽한 필봉은 우뚝 솟아 하늘 끝까지 뚫었고, 골짜기는 깊고 깊어 지옥까지 통했다. 두 절벽에는 꽃과 나무가 기교를 겨루고, 여기저기 소나무와 대숲이 푸르름을 다툰다.
鐵牛철우가 농사지을 때마다 항상 돈 씨앗이 있고, 幽禽유금(신선 새)은 구성진 소리 내고, 붉은 鳳봉새는 아침 햇살에 서 있다. 돌들은 뾰쪽뾰쪽하고, 물결은 맑고 깨끗한데 기괴하고 수상쩍은 것은 참으로 악랄하다. 세상에는 명산이 무수히 많고, 꽃은 피고 지는데 부평초는 오히려 무리 짓는다. 이런 풍경 영원하지 못하리니 어찌하랴! 시절은 완전히 멈춰버렸다. 실로 윤회하는 三界삼계의 감원산이요, 五蘊오온(인간)을 양육하는 수장동이다.
미후왕이 말없이 경치를 보다가 사람의 말소리를 들었다. 미후왕이 직접 산을 내려가 말소리 나는 곳을 찾아보니 깎아지른 절벽 앞인데 바로 거기가 수장동이었다. 수장동 문밖에서 어린 요귀 몇이 춤을 추고 놀다가 손오공을 보고 달아난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달아나지 마라. 네가 나를 대신해서 말을 전해다오. 나는 남쪽 화과산 수렴동의 우두머리다. 너희 가문이 어찌 혼세마왕인가? 여러 차례 내 아이들을 괴롭혀서 내가 일부러 찾아왔으니 그를 만나보겠다고 말해라.”라고 하였다.
那小妖聽說,疾忙跑入洞裏,報道:“大王!禍事了!” 魔王道:“有甚禍事?” 小妖道:“洞外有猴頭稱爲花果山水簾洞洞主。他說你屢次欺他兒孫,特來尋你,見個上下哩。” 魔王笑道:“我常聞得那些猴精說,他有個大王,出家修行去,想是今番來了。你們見他怎生打扮,有甚器械?” 小妖道:“他也沒甚麼器械,光著個頭,穿一領紅色衣,勒一條黃絲絛,足下踏一對烏靴,不僧不俗,又不像道士神仙,赤手空拳,在門外叫哩。” 魔王聞說:“取我披掛兵器來!” 那小妖即時取出。那魔王穿了甲胄,綽刀在手,與眾妖出得門來,即高聲叫道:“那個是水簾洞洞主?” 悟空急睜睛觀看,只見那魔王:頭戴烏金盔,映日光明;身掛皂羅袍,迎風飄蕩。下穿著黑鐵甲,緊勒皮條;足踏著花褶靴,雄如上將。腰廣十圍,身高三丈。手執一口刀,鋒刃多明亮。稱為混世魔王,磊落兇模樣。
꼬마 요귀가 이 말을 듣고 황급히 동굴 속으로 뛰어 들어가서 “대왕님, 큰일 났습니다.”라고 보고하였다. 마왕이 “무슨 큰일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꼬마 요귀가 말하였다. “동구 밖에 원숭이 두목이 와서 화과산 수렴동 왕이라고 합니다.” 마왕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늘 그 원숭이 왕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대왕이 출가하여 수행하러 갔다던데 이번에 돌아온 모양이구나. 너희들이 보기에 그가 어떤 모양을 꾸미고 어떤 기구를 가졌더냐?” 꼬마 요귀가 말하였다. “그는 아무런 기구를 갖지 않았고, 머리는 반짝거렸고, 붉은 옷을 걸쳤고, 노란 명주 끈을 매었고, 검은 신을 신었고, 승려도 아니고, 속인도 아니고, 또 도사나 신선 같지도 않았고, 맨주먹으로 동문 밖에서 소리쳤습니다.”
마왕이 이 말을 듣고는 “내 갑옷과 병기를 가져오너라.”라고 하였다. 그러자 졸개 요괴가 즉시 갑옷과 병기를 가지고 나왔다. 마왕이 갑옷을 걸치고, 왼손에 칼을 들고, 여러 요귀들과 동문 밖으로 나와서 큰소리로 말하였다. “거기가 수렴동 두목인가?” 손오공이 눈을 부릅뜨고 그 마왕을 보니 머리에는 검은 쇠 투구를 썼는데 햇빛에 번쩍이고, 몸에는 비단 도포를 걸쳤는데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아래에는 검은 철갑을 걸치고, 가죽 끈을 바짝 조이고, 꽃무늬 놓은 장화를 신었고, 장수와 같이 웅장하였다. 허리둘레는 열 아름이고, 키는 세 길이나 되었다. 손에는 칼 한 자루를 쥐고 있는데 날카로운 칼날이 아주 빛났다. 혼세마왕이라고 칭하였는데 늠름했지만 얼굴은 흉측했다.
猴王喝道:“這潑魔這般眼大,看不見老孫!” 魔王見了,笑道:“你身不滿四尺,年不過三旬,手內又無兵器, 怎麼大膽猖狂,要尋我見甚麼上下?” 悟空罵道:“你這潑魔,原來沒眼!你量我小,要大卻也不難。你量我無兵器,我兩只手勾著天邊月哩!你不要怕,只吃老孫一拳!” 縱一縱,跳上去,劈臉就打。那魔王伸手架住道:“你這般矬矮,我這般高長,你要使拳,我要使刀,使刀就殺了你,也吃人笑,待我放下刀,與你使路拳看。” 悟空道:“說得是。好漢子走來!” 那魔王丟開架手便打,這悟空鑽進去相撞相迎。他兩個拳搥腳踢,一沖一撞。原來長拳空大,短簇堅牢。那魔王被悟空掏短脅,撞了襠,幾下筋節,把他打重了。他閃過,拿起那板大的鋼刀,望悟空劈頭就砍。悟空急撤身,他砍了一個空。悟空見他凶猛,即使身外身法,拔一把毫毛,丟在口中嚼碎,望空中噴去,叫一聲:“變!” 即變做二三百個小猴,周圍攢簇。
미후왕이 큰소리쳤다. “이 발칙한 마귀놈아! 눈은 그렇게 큰데 어른 아이 분간도 못 하느냐?”
마왕이 미후왕을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네 키는 네 자도 안 되고, 나이는 한 달도 못 되고, 손에는 병기도 없으면서 어찌 대담하게 날뛰며 나를 찾아와 무슨 위아래를 알아보라고 하느냐?” 손오공이 욕설을 퍼부었다. “네 이놈, 발칙한 마귀야, 눈이 멀었구나! 네가 나를 작다고 생각하는데 크기를 원한다면 어렵지 않다. 또 내가 병기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두 손으로 하늘 끝에 있는 달도 딸 수 있다. 너는 겁낼 것 없이 한 대 얻어먹기만 하면 돼!” 그리고는 훌쩍 뛰어올라 마왕의 뺨을 갈겼다.
마왕이 손을 뻗어 막으며 말하였다. “너는 이렇게 작고 나는 이렇게 키가 크고, 또 너는 맨주먹이고 나는 칼을 쓰는데, 내가 칼을 쓰면 네가 죽게 되니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다. 내가 칼을 내려놓고 너와 맨주먹으로 겨뤄보겠다.” 손오공이 말하였다. “하긴 그렇구나. 잘난 척 하는 놈, 한번 덤벼라!” 마왕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치고 들어오니 손오공이 뚫고 들어가 서로 치고받고 엉켰는데, 손오공이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고 하였다. 원래 팔을 길게 뻗으면 허점이 많고, 짧게 치면 단단한 것이다.
손오공은 마왕의 옆구리 갈비뼈를 치고, 가랑이를 몇 대 차서 큰 타격을 주었다. 마왕이 번개같이 비키더니 넓적한 강철 칼을 들고 손오공을 노려보고 머리를 내리쳤다. 손오공이 급히 몸을 피하니 그가 허탕을 쳤다. 손오공은 그가 사나운 것을 알고 바로 변신술을 써서 털을 한 움큼 뽑아 입속에 넣고 씹었다. 그리로 허공에 뿜으면서 큰소리고 “변해라, 얏!”하고 외쳤다. 그랬더니 꼬마 원숭이 이삼백 마리가 되어서 손오공 주위에 떼를 지었다.
原來人得仙體,出神變化無方。不知這猴王自從了道之後,身上有八萬四千毛羽,根根能變,應物隨心。那些小猴,眼乖會跳,刀來砍不著,槍去不能傷。你看他前踴後躍,鑽上去,把個魔王圍繞,抱的抱,扯的扯,鑽襠的鑽襠,扳腳的扳腳,踢打撏毛,摳眼睛,撚鼻子,抬鼓弄,直打做一個攢盤。這悟空才去奪得他的刀來,分開小猴,照頂門一下,砍爲兩段。領眾殺進洞中,將那大小妖精,盡皆剿滅。卻把毫毛一抖,收上身來。又見那收不上身者,卻是那魔王在水簾洞擒去的小猴。悟空道:“汝等何爲到此?” 約有三十個,都含淚道:“我等因大王修仙去後,這兩年被他爭吵,把我們都攝將來,那不是我們洞中的家火、石盆、石碗? 都被這廝拿來也。” 悟空道:“既是我們的家火,你們都搬出外去。” 隨即洞裏放起火來,把那水髒洞燒得枯幹,盡歸了一體。對眾道:“汝等跟我回去。”
원래 사람이 仙人선인이 되면 神氣신기가 나와 변화무쌍하다. 손오공은 부지불식간에 도술을 부려 자기 몸에 있는 84,000 터럭이 뿌리마다 맘먹는 대로 다른 물체로 변하게 하였다. 그 꼬마 원숭이들은 시력이 좋고 뛸 수 있어서 칼로 벨 수도 없고, 창으로도 다치게 할 수도 없었다. 꼬마 원숭이들이 앞뒤로 뛰고, 위로 파고들어 마왕을 에워싸고, 끌어안고, 집어 뜯고, 바지를 끌어내리고, 다리를 당기고, 터럭을 뽑고, 눈을 쑤시고, 코를 비틀고, 두들겨 넘어뜨리고, 마구 두들겨 쟁반같이 납작하게 만들었다.
손오공이 마왕의 칼을 뺏고 꼬마 원숭이들을 풀어놓고는 마왕 정수리를 향하여 내리쳐서 두 동강을 냈다. 손오공이 원숭이 무리를 이끌고 동굴 속으로 돌진하여 요괴들을 다 박살을 냈다.
손오공이 비로소 털을 한번 털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주위를 쳐다보니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놈이 있는데 그 놈은 마왕이 수렴동에서 잡아간 꼬마 원숭이였다. 손오공이 “너희들은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느냐?”하고 물었다. 서른 마리 쯤 되는데 모두 눈물을 머금고 말하기를 “우리들은 대왕이 수도하러 가신 후 이태 동안 그 마왕한테서 핍박받다가 붙들려 왔습니다. 저 살림들이 다 우리 수렴동 것이 아닙니까? 모두 그놈이 가져온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손오공이 말하기를 “원래 우리 살림이었으니까 이제 너희들이 도로 가져가거라.”라고 하였다. 그리고 곧 수장동에 불을 질러 다 태워버리고 돌아왔다. 손오공이 원숭이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나를 따라 돌아가자.”고 하였다.
眾猴道:“大王,我們來時,只聽得耳邊風響,虛飄飄到於此地,更不識路徑,今怎得回鄉?” 悟空道:“這是他弄的個術法兒,有何難也。我如今一竅通,百竅通,我也會弄。你們都合了眼,休怕!” 好猴王,念聲咒語,駕陣狂風,雲頭落下。叫:“孩兒們,睜眼。” 眾猴腳屣實地,認得是家鄉,個個歡喜,都奔洞門舊路。那在洞眾猴,都一齊簇擁同入,分班序齒,禮拜猴王。安排酒果,接風賀喜,啟問降魔救子之事。悟空備細言了一遍,眾猴稱揚不盡道:“大王去到那方,不意學得這般手段!”
원숭이들이 말하기를 “대왕님, 우리가 올 때는 귓가에 스치는 소리만 들렸고, 회오리바람을 타고 여기에 도착하여서 온 길을 알 수 없으니 어떻게 돌아갑니까?” 손오공이 말하기를 “마왕이 잔재주를 부렸을 뿐인데 무엇이 어렵겠느냐? 나는 한 가지에 통달하면 백 가지에 통할 수 있다. 너희들은 모두 눈을 감고, 두려워하지 마라.”
미후왕이 주문을 외우고 광풍을 타고 와서 근두운에서 내려와 소리 질렀다. “얘들아, 눈을 떠라.” 원숭이들은 발이 땅에 닿자 고향에 온 것을 알고는 모두들 기뻐하고 수렴동 앞 옛길로 달려갔다. 그 동굴에 있던 원숭이들이 일제히 대왕을 에워싸고 들어가서 서열대로 대왕께 절하였다.술과 과실을 차려놓고 축하의 말을 나누며 마왕을 치고 어린 원숭이들을 구한 일에 대하여 물었다. 손오공이 바로 자세히 말해주자 원숭이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은 수도하러 가셔서 생각지도 못했던 그런 재주를 배우셨군요!”
悟空又道:“我當年別汝等,隨波逐流,飄過東洋大海,徑至南贍部洲學成人像,著此衣,穿此履,擺擺搖搖,雲遊了八九年餘,更不曾有道;又渡西洋大海,到西牛賀洲地界,訪問多時,幸遇一老祖,傳了我與天同壽的真功果,不死長生的大法門。” 眾猴稱賀。都道:“萬劫難逢也!” 悟空又笑道:“小的們,又喜我這一門皆有姓氏。” 眾猴道:“大王姓甚?” 悟空道:“我今姓孫,法名悟空。” 眾猴聞說,鼓掌忻然道:“大王是老孫,我們都是 二孫、三孫、細孫、小孫,一窩孫矣!” 都來奉承老孫,大盆小碗的椰子酒、葡萄酒、仙花、仙果,真個是合家歡樂!咦! 貫通一姓(性)身歸本,只待榮遷仙籙名。
畢竟不知怎生結果,居此界終始如何,且聽下回分解。
손오공은 또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그때 너희들과 작별하고 물결 따라 가다가 표류하여 동양대해를 지나 남섬부주에 도착하여 사람모습으로 되는 방법을 배워서 이렇게 옷을 입고 신을 신고, 흔들흔들 구름을 타고 팔구 년 돌아다녔으나 득도하지 못하여 다시 서양대해를 건너 서우하주에 도착하여 여기저기 다니며 물어서 다행히 훌륭한 조사를 만났다. 그 조사가 나에게 天壽천수하는 참 공덕을 전수해 주셨는데 그것이 불사장생하는 대법문이다.”
원숭이들이 축하하며 말하였다. “천재일우입니다!” 그러자 손오공이 웃으며 말하였다. “얘들아, 또 한 가지 우리 가문에 姓氏성씨를 갖게 된 것을 기뻐해라.” 원숭이들이 “대왕님, 성씨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손오공이 말하였다. “내 성은 ‘손’이고 법명은 ‘오공’이다.” 원숭이들이 이 말을 듣고 손뼉치고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대왕님은 손씨 시조이고 우리들은 二世孫이세손, 三世孫삼세손, 曾孫증손, 高孫고손, 우리 집안이 다 ‘손’이네요.”
원숭이들이 모두 시조 손오공을 받들고 그릇들을 다 내다가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놓고 한 집안이 다 모여 잔치를 벌이고 ‘파이팅!’하고 외쳤다.
몸에 ‘姓성’을 얻었으니 마음이 본성으로 돌아가서 仙人선인명부에 등재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필경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고, 이승에서 시종 어떻게 살게 될는지도 모르니, 다음 회에서 알아보자.
< 제2회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