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응원상영 후기

안녕하세요.

자몽쥐입니다.

블로글 첫 글부터 이런 오타쿠 글이라니 참 당황스럽죠?

저 또한 그렇습니다.

적당히 제 일상이나 공유하려고 시작한 블로그인데, 하필이면 최근 있었던 이벤트가 이런 성격의 이벤트네요.

하지만 누구에게 돈 받고 쓰는 것도 아니고 제 블로그니까 무얼 쓰느냐도 제 마음이겠죠 호호.

여러분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아십니까?

제가 우마무스메라는 존재를 처음 인지하게 된 것은 아마 몇 년 전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가물가물하지만, "일본의 경주마들을 모에화한 무언가의 애니메이션이 존재한다!"라는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일본은 정말 별걸 다하는구만~'같은 생각을 하고 별다른 관심은 갖지 않았더랬죠.

다시금 그 존재를 접하게 된 것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게임이 출시된 후였습니다.

저는 딱히 게임을 플레이하진 않았다만,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제 특성상 그 게임의 흥행에는 어느 정도 이목이 끌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 흥행 덕분일까요?

우마무스메는 3기까지 추진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이어,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개봉될 예정이라는 소식까지 들려로더군요.

그렇게 제작된 극장판 애니메이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 새로운 시대의 문]이 올해 5월 일본 현지에서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 개봉했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우마무스메 시리즈에 큰 관심은 없었으니까요.

제가 이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은 다른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커뮤니티에서였습니다.

일본 현지에서 들려오는 우마무스메 극장판에 대한 엄청난 호평들을, 해당 커뮤니티에서 엿들을 수 있었습니다.

모 평론가가 무어라고 평을 했다거니, 모 평점 사이트에서 몇 점의 평점을 기록했다거니 하는 등의 소식을 말이죠.

그러한 소식을 접하자 제 안에선 이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피어났습니다.

한창 애니메이션 시청에 재미가 들렸던 시기이기도 했으니까요.

모 애니메이션에 버금가는 명작이라고? 모 애니메이션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우오오옷 이건 안 볼 수가 없잖아~ 젠장~~

이런 오타쿠적 동기가 크게 작용하며 기다리던 7월, 드디어 영화가 국내에도 개봉해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개봉일 당일에 가서 관람하진 못했지만, 과연 기대 이상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감상이 있지만 오늘 적을 것은 영화 관람후기 같은 것이 아닌 관계로 영화평은 적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영화를 보고 나서 또 보고 싶어지기도 했던 어느 날... X(옛날 트위터)에서 이런 광고를 접하게 됐습니다.

!!!

응원상영이라고~?!

여기서 잠깐, 응원상영이란 무어일까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영화 속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장면에 소리를 지르거나, 등장인물을 응원하거나 등등...

말 그대로 영화를 실시간으로 응원할 수 있는 특별 상영회를 말합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알라딘', '겨울왕국'과 같은 영화에서는 '싱어롱'이라는 이름으로 개최하기도 하였지요.

위의 예와 더불어, '러브라이브' 시리즈와 '킹 오브 프리즘', '슬램덩크' 등 애니메이션들도 응원상영으로 유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위 영화들의 소식을 통해, 한국 내에서도 응원상영회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큰 관심은 없었고, 영화는 조용히 감상하고 싶다는 마음에 응원상영회는 딱히 염두에 두지 않아 왔습니다.

그런데...

마침 내가 2회차를 할까말까 고민되는 영화가, 마침 내가 관람할 수 있는 날에 응원상영회를 연다...?

흐음~~~????~?~?~?~~??

예.

그렇게 저의 인생 첫 응원상영회 영화는 우마무스메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처음 영화를 볼때도 내심 그런 생각은 해왔거든요.

'이 영화, 응원상영회 같은 거 하면서 보면 꽤 재밌겠는걸?'

나름 열혈 스포츠물에, 실제 레이스와 같은 긴박감도 있고, 엔딩곡 역시 따라 부를 수 있을 법한 류의 음악이었으니 말입니다.

같은 영화를 본다면, 이왕 보는 거 새로운 경험과 색다른 재미를 느끼면서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렇게 스스로를 변호하며 최대한 좋은 자리를 골라 표를 예매했습니다.

신촌 메가박스는 건물 유치권 분쟁으로 이러한 모습을 하던 과거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이러진 않아요

시간이 흘러 7월 26일 금요일, 지긋지긋하던 장마가 조금 꺾이며 살벌한 무더위를 보이는 그 날이 밝았습니다.

신촌 메가박스 건물에 들어서자, 영화관 라운지는 저와 함께하실 관람객 여러분으로 가득 했었습니다.

티켓 박스에서 예매표를 보여주고 특전을 받으며 영화 시작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당 주의 특전은 응원 팜플렛, 그리고 캐릭터 색지였습니다.

영화의 주연으로 구성된 랜덤 색지로, 총 5종의 색지 중 하나가 랜덤하게 나오는 구성이었습니다.

저의 색지는 두구두구두구두구...

후지 키세키&타나베 트레이너!

이번 영화에서 참된 멋진 선배로 나오는 후지 키세키의 색지였습니다!!

그런 후지 키세키, 그리고 주인공인 정글 포켓의 전담 트레이너인 타나베 트레니어 역시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등장인물입니다.

1회차에서 꽤나 인상 깊었던 두 등장인물인지라 좋았습니다.

다만 저보다 우마무스메 시리즈의 팬 여러분들이 더 소중히 해주지 않을까란 생각에, 관람 후 다른 관람객분께 특전을 양도해 드렸습니다.

후지 키세키의 원본마는 이렇게 생겼다고 합니다. 음~ 멋있어라~

그렇게 화장실도 들다가 상영관에 들어서자 이미 모든 좌석이 꽉꽉 들어찼더군요.

당일 3회의 응원상영회의 매진이 실감 나는 부분이었습니다.

아무튼 상영 전 광고도 시청한 후 메가박스 로고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주변에서 다들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는 기색이 느껴졌는데...

과연, 다들 응원봉을 준비해오셨더군요.

'블레이드'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아이돌 및 오타쿠 컬쳐 전반으로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그 물건입니다.

사실 저도 블레이드가 하나 있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범용 블레이드가 아닌, 특정 미디어 믹스 시리즈의 블레이드일 뿐더러 제대로 작동을 안 하기에 챙겨오진 않았지만요.

하지만 상영관 불이 꺼지고, 다른 관람객 분들의 블레이드에서 하나 둘 빛이 들어오자 저는 챙겨오지 않은 것에 후회막시무스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참여한 응원상영회는.................

광란!!!

모든 것이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었습니다.

오프닝부터 다들 캐릭터 색에 맞는 응원봉을 흔들고...

레이스 팡파레에 맞춰 손뼉을 치고...

우마무스메가 골인하면 환호성을 내지르는 등.

"응원상영이란 이런 것이다, 애송이!"를 제게 전력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다들 작품에 몰입하는 정도가 저의 그것과 비교가 불허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작중 캐릭터가 우울한 이야기를 하면 탄식하며 "안 돼...", "힘내!!" 등의 응원을 아끼지 않으시더군요.

레이스 장면은 더욱 그러했습니다.

다들 캐릭터 이름을 연신 외치고 전력으로 응원하시는 모습을 보며, 작품을 즐긴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스스로 반추하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마무스메 시리즈를 잘 모를뿐더러, 이런 응원상영회는 처음이었던 저는 전력으로 즐기지 못하였습니다.

기껏해야 박수치는 정도로 그쳤었죠.

카페에선 일어서서 방방 뛰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지만, 콘서트장에선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듯

아무런 준비도 없이 좌석에 가만히 앉아 관람하는 영화관에서의 저는 '이상한 사람'이었습니다.

응원상영회에서만큼은 스스로를 놓아주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던, 그러한 경험이었습니다.

응원상영과는 별개로, 2회차를 하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도 하더군요.

1회차에선 중간에 이해가 되지 않는 씬이 하나 있었는데, 2회차에선 왜 그러한 연출을 사용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화와 미장셴, 음향 등의 요소을 더욱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보니 이 작품은 정말 빛의 연출을 잘 사용했더군요.

작중 후반부 아그네스 타키온과 정글 포켓의 대담 장면에선 정말 감탄이 나왔습니다.

애니메이션 연출 교보재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되는 시퀀스였습니다.

하나 하나 세밀하고 정밀하게 연출하며, 이 작품은 단순한 미소녀 모에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낸 장면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1회차에서 감동받았던 장면에서 다시 눈물 찔끔 흘리고 대망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말 가면과 코스튬을 착용하신 한 관객분께서 엔딩곡에 맞춰 콜을 유도하시더군요.

그리고 미리 연습하고 아주 익숙하다는 듯이 콜을 열창하시는 다른 관객분들의 열정...

2시간 채 되지 않은 짧은 상영회였지만, 제 내면의 무언가를 자극하기도 하는,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감상을 가진 채 합정역 애니플러스에서 열리는 콜라보 카페까지 갔다면 참으로 좋았으려만,

콜라보 카페는 1회차에 갔다 왔고 당일 다른 일정도 있던 탓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물론 100% 즐거운 경험이라고 하긴 어려웠습니다.

일단 제가 전력으로 즐기지 못한 점이 아직도 마음에 걸리고, 우마무스메라는 IP에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다른 관람객분들의 응원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중간 다들 무언가를 외치고 꺄르륵 웃으시던데 저로선 그저 물음표만 띄울 뿐이었죠.

그리고 이 영화는 음향이 정말 뛰어난 영화라고 생각되는데, 응원에 의해 음향이 많이 묻히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건 응원상영회라는 특성때문인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아무튼 응원상영회라는 것을 너무 만만하게 본 저 자신의 패착으로 인해, 나름의 아쉬움도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다가오는 8월 첫째 주 주말, 코엑스와 수원 AK몰 메가박스 점에서 또다시 응원상영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이번 응원상영회는 콘솔 응원상영회로, 응원봉의 색깔을 중앙제어하는 종류의 상영회라고 하더군요.

해당 응원상영회를 참여하실 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는 범하지 않도록, 충분히 100% 즐기시고 오시기 바랍니다.

맥락 없고 마구잡이로 쓰여진 후기 글을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