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카이브] 도주

도주

도망자와 추적자

이오리: 서~언~새~앵~!

선생이 이오리를 피해서 거리를 할개치면서 도망갔다.

이오리: 거기 안 서!

이오리가 크랙 샷을 선생을 향해 겨누었다.

선생: 이오리! 그러다가 선생님 진짜로 죽어!

이오리: 그냥 죽어!

이오리가 크랙 샷의 방아쇠를 당겼다.

선생: (진짜로 쐈네!)

선생이 도망가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의 왼 발이 있던 곳에 총알이 박히였다.

선생: 히이익!

선생이 다리를 건너서 골목 안으로 도망가다가 멈췄다.

선생: (막다른 골목이네...)

이오리가 뒤에서 쫓아오고 있었다.

선생: (어쩌지?)

이오리: (후후, 항상 게헨나 자치구의 대부분 문제아들을 체포하던 내게서 도망을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내가 그동안 어떻게 도주하던 녀석들을 잡았을까? 막다른 길로 유인해서 잡았지. 바로!)

이오리가 골목 안으로 돌아가면서 크랙 샷을 겨누었다.

이오리: 이런 곳에서!

이오리가 크랙 샷의 가늠자 사이로 아무 것도 보지 못하였다.

이오리: 뭐... 뭐야?

이오리가 주변을 둘러 보았다.

이오리: 이 변태 선생! 어디로 간 거야?

이오리가 벽을 주먹으로 치다가 우연히 벽 위로 시선이 향하였다.

이오리: 아?

선생: 음...

벽 위로 조용히 도망가던 선생이 이오리랑 눈이 마주쳤다.

이오리: ...............

선생: ........... 이오리도 살짝 밑에서 올려보는 그런 취향?

이오리: 으아아아아아!

이오리가 소리 지르자 선생이 빠르게 뛰어가기 시작하였다.

이오리: 그런 취향!

이오리가 크랙 샷의 개머리판을 바닥에 찍었다.

이오리: 있을 리가!

이오리가 뛰어오르면서 벽을 발로 딛었다.

이오리: 없잖아!

이오리가 벽에 딛은 발로 벽을 차면서 벽 위로 올라왔다.

이오리: 이 변태 선생아.

이오리가 크랙 샷을 선생을 향해 조준하였다.

선생: (어떻게 올라왔냐? 키 때문에 못 올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총성과 함께 선생의 옆 머리카락 사이로 총알이 날아갔다.

선생: 이오리, 선생님 진짜로 맞을 뻔했어.

이오리: 그냥 맞아 죽어!

선생: 진짜로? 네가 내게 상해를 입히기만 해도 중립을 선언한 샬레에 대해서 선전포고를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이오리: 어...

선생: (지금이다!)

선생이 벽에서 옆으로 뛰어내렸다.

이오리: 아 몰라! 이번에도 그냥 반성문 500장 쓰고 말지!

이오리가 빠른 속도로 선생의 뒤를 쫓아갔다.

선생: (그걸로 해결될 일인가?)

선생이 골목을 이리저리 돌면서 도망갔다.

이오리: 선생! 거기 안 서!

선생: (너 같으면 총든 사람이 쫓아오는데 서겠냐?)

선생이 잠시 생각하였다.

선생: (아, 키보토스의 일상이었지. 참.)

선생이 낮은 벽을 빠르게 넘어갔다. 이오리가 크랙 샷의 방아쇠를 연달아 당겼다.

선생: (역시 일정 이상 거리를 벌리면 제대로 못 맞추네. 그리고 굳이 총 쏘겠다고 달리는 속도도 느려졌네.)

선생이 앞의 다리를 보았다.

선생: (좋아, 이 정도면 이제 조금 더 가면 되겠지? 슬슬 숨도 차오르는데, 따돌려야겠다.)

선생이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였다.

선생: (키차이가 나는 편이니까 기본적인 보폭 차이를 이용해서 벌릴 거리가 있으니...)

선생이 순간 섬찍해서 옆을 보았다. 옆에는 눈을 부릇 뜨고 자신을 노려보던 이오리가 있었다.

선생: (아, 맞다.)

이오리가 크랙 샷을 반대로 잡고 휘둘렀다.

선생: (키보토스에서 내가 달리기로 이길 수 있는 학생이...)

선생이 이오리가 휘두른 크랙 샷에 맞았다.

선생: (없지...) 으윽...

선생이 이오리에게 맞은 충격으로 몸이 떠올랐다가 하천으로 빠졌다.

이오리: 헥... 헥... 드디어 잡았다... 이 변태 자식...

이오리가 선생이 빠진 하천을 보았다. 물에 빠진 채로 흐느적거리는 선생의 모습은 마치 물귀신 같았다.

이오리: 달리기로 나를 따돌릴 생각을 하다니. 내가 그동안 잡은 문제아들이 몇 명인데. 그것도 달리기가 느린 사람이.

이오리가 크랙 샷의 레버를 당겼다.

이오리: 덕분에 총알 낭비 자~알 했네.

이오리가 크랙 샷을 재장전하였다.

이오리: (설마 진짜로 상해를 입혔다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겠지?)

이오리가 크랙 샷의 레버를 원위치 시켰다.

이오리: (에이, 그냥 선생이 나 겁주려고 한 이야기일 거야.)

이오리가 하천을 보았다. 하천에서는 계속 기포가 올라왔다.

이오리: (그나저나 슬슬 올라올 때가 되었는데, 왜 안 나오지?)

이오리가 크랙 샷의 개머리판에 달린 스파이크를 보았다.

이오리: (설마... 의식 불명인 건가?)

이오리가 고개를 저었다.

이오리: (에이, 아무리 선생이라도 뭐 그 정도로 기절하겠어?)

이오리가 크랙 샷을 어깨에 매고 말하였다.

이오리: 자업자득이야. 난 잘못한 거 없어.

이오리가 몸을 돌려서 애써 무시하고 가던 길을 갔다. 하천에서 올라오던 기포가 사라졌다.

이오리: !!!

이오리가 놀라서 바로 돌아보았다.

이오리: 선생! 정신 차려!

이오리가 망설임 없이 하천으로 뛰어들었다.

선생: 아이고 머리야...

선생이 머리를 짚었다.

선생: 그나마 스파이크는 피해서 다행이다. 그거 아니었으면 난 평생 눈을 못 뜰 뻔했어.

선생이 눈을 살짝 비볐다.

선생: 아니면 평생을 애꾸눈으로 살 뻔했어.

선생이 우스꽝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가면을 흔들었다.

선생: 그나저나 이것도 젖어버렸네. 대강 말려서 다시 쓸 수 밖에 없나?

선생이 물을 뚝뚝 흘리면서 거리를 배회하였다.

선생: 가면이 문제가 아니지. 일단은 어디에 가서 몸 좀 말리고 갈아입을 걸 조금 찾아야겠다.

선생이 머리를 대강 짜내었다.

선생: ... 머리를 말리는 건 덤이고.

선생이 몸을 덜덜 떨었다.

선생: 젖어서 그런지 춥네... 최대한 빨리 말려야지.

길 거리에는 선생이 지나간 자리에 물길이 남았다.

선생: ... 그래도 이오리만큼 반응이 좋은 학생은 없으니, 포기할 수는 없다니까.

선생이 낮게 웃다가 이내 웃음이 멈추었다.

선생: 물론 하나코같은 학생에게는 오히려 내가 당하기 쉬우니...끼에취!

선생이 재채기를 하였다.

선생: 으... 춥다... 빨리 돌아가야겠다.

선생이 터벅터벅 걸어서 샬레로 돌아갔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