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무과금 유저의 캐릭터 기원 기록 上 - 리세마라 없이 진행하다가 각청, 다이루크 얻은 이야기
제가 원신을 처음 시작했었던 때는 3.0 버전 특별 방송이 나온 날, 그러니까 게임이 2.8 버전일 때였습니다.
원석이라는 것이 얻기 힘든 재화라는데 뭐 코드만 입력해도 300개씩이나 준다고 하니까, 일단 방송에서 나왔던 리딤코드 사용만 해두고 게임을 할지 말지 고민해보자는 느낌으로 시작했던 거였죠.
그러나 작년에 잠깐 밝혔듯, 최소한의 레벨 제한을 충족해야 리딤코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기한 내에 사용하는 데 실패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 시작했던 2.8 버전에서 건진 것이라고는 이 PS Plus 회원 전용 추가 콘텐츠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건 버전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티바트 법칙 배송 물자"라고 보급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와서 보면 원석이 포함되어있지 않아도, 매 버전 보급품 받는 거 은근히 쏠쏠한 편이네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요이미야 배너를 봤을 땐 문신 때문에 악역인 줄 알았습니다.
여튼 그때는 뭐가 뭔지 모르니 캐릭터 이벤트 기원 쪽은 아예 돌려볼 생각을 못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며 시작한 지 24시간도 안 지난 뉴비는 만남의 인연과 뒤얽힌 인연 구분도 전혀 할 줄 몰랐고, 가챠 게임에서는 뭐 함부로 잘못 건드리면 눈물 흘릴 수도 있으니 얌전히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초보자 추천 기원 정도는 돌려도 괜찮지 않을까 하면서 한 번 돌려보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게 리세마라 용도로 쓰기에 괜찮다고 들었습니다.
이 초심자 기원에서 노란색 유성이 안 떨어지면 데이터를 삭제하고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한다고 하는데, 제가 원신을 모바일게임으로 플레이하는 거였다면 몰라도 플스로 하기에는 이게 굉장히 번거로운 작업이기도 하고, 5성 확률이 워낙 낮아서 리세마라를 하기보다는 그냥 계정을 구매하는 게 더 낫다고들 합니다.
저는 보안 문제 같은 게 염려되어서 계정 거래는 안 하고 이대로 쭉 밀어보기로 했지만요.
그리하여 가챠에서 제일 처음으로 보게 된 4성 캐릭터 실루엣은 바바라 함 봐바라였고,
노엘은 확정적으로 주는 거라고 했으니까 그러려니 했습니다.
5성 캐릭터가 나올 확률은 1%도 안 된다고 하니 결과 자체는 만족 못할 거야 없었지만, 돌파라는 개념을 몰랐던 뉴비는 "힝 바바라는 상시 캐릭터라는데 이러면 중복 뽑기 아냐?ㅠ" 하면서 잠깐 원신을 접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힐러랑 탱커를 일찍 획득했으니까 초반부를 큰 고비 없이 넘길 수 있었던 듯합니다.
이 상태 그대로 접었다가, 이벤트를 통해 콜레이라는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듣고 9월 1일에 복귀했었습니다.
3.0 버전 캐릭터 기원은 타이나리와 종려였죠.
일단 복귀 기념 선물 느낌으로 5성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면서 초보자 추천 기원을 다시 돌려보기로 했습니다.
여담으로 초심자 기원은 안 돌리는 게 이득이다, 돌리는 게 낫다 논의가 좀 있습니다.
초심자 기원은 스택이 쌓이지 않고 20연챠가 그대로 증발하는 가챠 시스템이기 때문에, 여기에 사용할 만남의 인연을 상시 기원 스택에 조금이라도 보태는 게 이득이라는 게 전자의 의견이죠. 하지만 이 의견은 "나중 되면 노엘 안 쓴다"는 과금러나 충분히 성장한 고인물의 결과론적인 말에 가까우므로, 제 경우엔 무과금 + 게임 이해도(피지컬)가 낮음 + 플레이 타임이 적은 초보라면 '한 번이라도' 돌려서 캐릭터 한 명이라도 추가로 얻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
두루미도 청소하는 노엘
요컨대 절충하자면, 초심자 기원을 두 번 돌리는 건 아까운 게 맞을 수도 있지만 처음 한 번은 필수에 가깝습니다.
그도 그럴 게 여기서 만남의 인연 16개 아낀다고 해도, 핵과금러라서 엠버 풀돌 같은 거라도 만들겠다고 잔뜩 돌리는 게 아니고서야 어차피 상시 기원에서 천장 치는 일이 많지 않거든요. 초반부의 뉴비는 광물도 잘 캐고 쉴드랑 힐도 가능한 노엘 확보해서 딱히 손해 볼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두 번째 초심자 기원에서 향릉도 획득했었죠.
이 정도면 5성 캐릭터는 안 나왔지만 충분히 이득이라 할 만합니다.
바바라 두 번 봐바라
비록 이날 이후로는 향릉이 가챠에서 두 번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여태까지 1돌 상태에 머무르고 있지만요.
이제 뒤얽힌 인연과 만남의 인연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 쌓였으니, 9월 4일에 처음으로 한정 기원을 돌려보았습니다.
한두 번 연챠 돌려서 종려 나오면 그건 소위 말하는 비틱이라 기대도 안 했으니, 종려 노리고 돌리는 건 부차적인 거였고 캐릭터풀 늘리게 원석 쌓이는 족족 돌리자는 느낌이 강했죠.
요컨대 원신을 무과금으로 플레이하기로 했다면 초반부에는 스택 쌓을 겸 4성 캐릭터 얻는 데에만 집중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종려가 나오면 좋다고 비명 질러도 되는 거 맞는데, 종려 안 나오고 피슬 나왔다고 해서 실망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것이죠.
그러고 열심히 모아서 9월 5일에 다시 한 번 연챠를 돌렸는데, 콜레이 공짜로 준다니까 복귀한 거였건만 가챠에서 콜레이를 처음으로 얻으니까 이건 피슬 이상으로 기분이 묘했습니다.
9월 8일에는 만남의 인연이 모였길래 일반 기원을 돌려서 응광을 처음으로 획득했습니다.
한 가지 웃픈 사실이 있다면 저는 현재까지도 전투에서 응광을 써본 적이 딱히 없습니다 -0-;;
황금 늑대왕과의 전투 때문에 캐릭터 레벨을 어느 정도 높여두긴 했지만, 저렙 때에나 고렙 때에나 어째 다른 딜러한테 밀려서 황금 늑대왕이나 리월에서 기믹 깰 때 아니면 꺼낼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바바라로 그로기 상태 만들기 쉬운 폭염 나무를 때려잡거나,
피슬과 게이야, 아니 케이아가 활약할 수 있는 로데이아를 많이 잡는 편이었죠.
이 파티 구성으로 콜레이 얻으려고 수메르에 갔을 때 모험레벨은 23인가 24였을 겁니다.
플탐으로 따지면 보름도 안 된 뉴비라서 이때 "신규 캐릭터"를 획득할 거라 생각했는데 중복 캐릭터 전환으로 처리된 게 유머.
9월 9일부터는 3.0 버전 후반부 가챠로 감우와 코코미가 등장했습니다.
당시에는 산고노미야 코코미는 어떤 캐릭터인지 전혀 몰랐던 반면, 감우는 원신 시작 전부터도 익히 알고 있던 캐릭터였으니 이번엔 캐릭터풀 확보 반, 감우가 너무 갖고 싶어 반 느낌으로 이렇게 60스택까지 쌓았습니다. 행추를 포함해서 당시 4성 픽업은 각각 한 명씩 얻은 셈이었죠.
이때는 또 마침 수메르 업데이트 기념이라고 보스 때려잡으면서 도전과제 달성하면 원석도 많이 주고 그랬으니,
대망의 70스택까지 돌려서 행추 1돌을 달성했었습니다.
스샷 날짜를 보니까 이게 9월 23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감우를 얻을 수 있는 기한은 사나흘밖에 안 남았고, 수메르 이벤트는 다 클리어해서 "이끼"라는 이름의 작은 선령 펫까지 얻었으니 이벤트로 얻을 수 있는 원석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창세의 결정을 결제하지 않는 유저는 못 뚫어둔 워프포인트도 다 가보고 보물상자도 수색하면서 티끌 모아 태산을 실천하는 수밖에 없었고,
왜 단챠를 돌리면 유성이 하나가 아니라 둘 떨어지는 걸까요.
하루종일 원신을 플레이하는 게 아닌 이상 9월 27일까지 10연챠를 모으는 건 불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와서 모이는 족족 단챠만 돌렸습니다.
여기까지가 74스택이었고요.
어떻게든 최대한 끌어모은다면 76번째까지 가능했는데 75번째에서 5성의 찬란한 불빛이 떨어졌습니다!
"???"으로 표시되고 있지만 나 당신 알아요! 감우 맞죠!?
읭 이상하다 감우가 뿔 달린 건 맞는데 저렇게 뾰족했었습니까.
"이름하여 각루베로스!"
한계까지 끌어모은 걸로 픽뚫을 경험하니까 뒤통수 세게 맞은 느낌이었지만, 우연히 각청의 4성 종결 무기인 용의 포효도 나왔었으니까 침착하게 각청에게 칼을 건넵니다.
뽑았던 당시에는 감우를 밀어내고 나온 셈이라서 각청에 대한 이미지가 움짤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만, 사용해보니까 의외로 각청은 초보자에게 좋은 캐릭터였습니다.
어디 절벽에서 떨어지면서 먹거나 벤티나 바위행자로 올라가야 먹기 편한 신의 눈도 잘 수집하고요.
고양이처럼 높은 지붕 같은 곳도 잘 올라가서 기믹 풀거나 상자 모으는 것도 잘합니다.
버그 걸리면 한 번의 낙하공격으로 바위를 뚫어서 부수는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고요.
3.0부터 추가된 풀 속성 덕분에 활성·촉진 조합으로 화력까지 아주 강해졌답니다.
감우 못 얻었던 이야기를 풀다보니까 각청을 먼저 서술하게 되었는데, 사실 제가 처음으로 얻었던 5성 캐릭터는 각청이 아니라 다이루크였습니다.
초심자 기원은 스택 누적 없이 증발하는 거였으니까 20스택에서 피슬 1돌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한창 모험레벨 쑥쑥 올릴 때라서 만남의 인연이 은근히 빨리 쌓이니 이게 30연챠였는데,
이때 운을 써서 감우가 안 나왔거나, 반대로 미래에 픽뚫당할 걸 가엾게 여겨서 먼저 다이루크를 주었나봅니다.
각청은 풀 원소 덕분에 날아올랐지만, 다이루크는 세간의 인식에 의하면 은퇴한 어르신이라고들 하죠. 아무래도 파워 인플레이션에서 밀리는 게 있고, 실제로도 적들이 점점 강해지는 연월 나선에서는 다이루크가 힘 쓰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9월 17일에 얻었으니까 각청 얻기 약 열흘 전쯤 상황이네요.
하지만 저는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좋든 싫든 다이루크를 써서 나쁠 게 없었습니다.
일단 캐릭터 자체만 놓고 봐도 장신 남캐 + 광석 잘 캐는 대검 + 메이저한 불 속성이라 필드 탐험 최적화 캐릭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허나 기행이라도 결제했었으면 이무기 검을 줬을 텐데 못난 무과금 유저를 만나서 훌륭한 대화수단이나 휘둘렀고,
고용인한테서 술 마시다가 열쇠 잃어버렸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다이루크가 있었던 덕분에 드래곤스파인을 상당히 빨리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 없었으면 얼음 란란루 때문에 깡딜로 때려눕힐 레벨 되거나 연비 얻기 전까진 이곳 타임어택을 못했겠죠.
덤으로 시뇨라나 불 내성 주간의 야타용왕 빼면 주간보스에서도 쓸 만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저는 싱글이든 다인모드든 스카라무슈 보스전을 뛸 때면 어지간해선 다이루크를 사용하는 편인데,
다이루크가 있으면 공중에 떠 있는 파멸 엔진을 깨부술 파티원이 없어도 여명 한 방으로 정리가 가능합니다.
여명의 Z축 공격 판정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 모래 벌레의 바람 침식탄도 파괴가 가능하거든요.
그렇게 쭉 애용하다보니 특성도 제일 먼저 999 찍어준 캐릭터가 되었기에, 아직까지도 연월 나선에서 굴리는 캐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하반부 파티 구성까지 완성되면 나선 36별은 어려워도 33별까지는 가능하다는 견적이 뜨더랍니다.
진짜 이쁜 다이루크를 끝으로 캐릭터 가챠 기록 상편을 마치고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