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231111 원신 콘서트 후기

지난 토요일에 원신 콘서트를 다녀왔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의 음악을 실제 오케스트라로 들을 생각에 며칠 전부터 많은 기대가 되더라.

다른 일정을 소화하고 14:30 즈음 경희대에 도착했다. 경희대는 캠퍼스가 참 예쁜 것 같다. 고딕 풍의 건물이 외국 대학교 같다는 느낌도 든다.

공연이 열리는 평화의전당으로 가는 길은 극심한 오르막이다. 사람들 여기 올라갈 때 다들 죽으려하더라 ㅋㅋㅋㅋ

평화의전당 도착! 옛날에 슈스케 생방송 여기서 한다고 할 때 엄청 가고 싶어했었는데 이렇게 오네..

공연을 맞아 여러 부스와 장식으로 꾸며진 평화의전당

15시부터 1시간 기다려서 특전 받고 굿즈 구입까지 완료! 일찍 특전 받길 잘한게 저녁 먹고 오니까 사람 엄~~~청 많더라. 굿즈 사러 달려가다가 특전 리딤코드 잃어버렸었는데 직원 분이 잘 주워서 보관해주신 덕에 바로 찾았다. 세상은 아직 살만합니다..

특전으로 받은 티켓. 이거 말고 리딤코드도 있는데 원석 980개나 주더라. 19000원 어치 ㄷㄷ..

그리고 굿즈는 깔끔하게 종려 아크릴 스탠드만 샀다.

입구 앞에 있던 이번 콘서트의 주인공 캐릭터 일러스트들

굿즈 사고 나니 평화의전당 안에서 코스어 분들 포토타임이 시작됐다. 저렇게 1시간 가까이 서있어야한다니 힘들 것 같은데.. 이게 프로인가 생각이 들었다.

코스어 분들 보고 나서 근처 식당에서 저녁 먹었다. 그전 일정에서 밥 제대로 못 먹다가 드디어 제대로 된 첫 끼니 먹으니 살 것 같더라..

저녁 먹고 와서 17:20 즈음 공연장에 들어갔다. 1층 C구역 270번대였는데 시야 나쁘지 않았다. 연예인 보는 건 아니었어서 뭐 가깝지 않아도 괜찮았다. 다음엔 이런 오케스트라 공연은 2층에서 봐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평화의전당 내부 모습. 진짜 1층 뒤쪽에 앉으면 저 천장이 되게 거슬릴 것 같다. 다행히 내가 앉은 자리까진 천장이 거슬리지는 않았다. 아! 콘서트 가기 전에 강남 원신 프리미엄 라운지에 잠시 들렀는데 거기서 나히다 캔뱃지 주신 분이 나랑 같은 줄에 앉아계셔서 신기했다. 복 받으세요.. ㅠㅠㅠ 공연 때는 사진 영상 촬영을 하지 않아 다음부터는 텍스트 고봉밥 예정 ~.~

18:00 드디어 콘서트 시작! 사실 5~6분 늦게 시작하긴 했다. 오케스트라 분들이 먼저 입장해서 조율을 하시고, 그후 로아 메플 콘서트 때도 지휘를 하셨던 안두현 지휘자님이 들어오셨다. 이쯤 되면 게임 전문 지휘자이실지도..?

이번 콘서트가 필드 노래보다는 스토리 & PV 노래가 많이 나온 느낌인데, 클레 나올 땐 좀 웃겼고, 종려 땐 감탄하고, 백출 땐 난감했다. 백출 PV 안 봤어서..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Tender Strength, Clear Sky Over Liyue(리월 밤 브금), myriad of lights(해등절 브금) 나와서 좋았다. 좋았는데... 늦게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중간중간 몰입이 깨져서 짜증났다. 다른 노래도 아니고 최애 브금할 때 그러니까.. 후.. 내 옆자리 분이 쌍욕하실 때 속으로 얼마나 공감을 했는지 모른다. 뭐 조심히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겁나 요란스럽게 자리를 찾는데 겁내 킹받음..

하지만 화내면 나만 손해지.. 최대한 몰입하려 노력했다. 해등절 브금은 들을 때마다 왜인지 모르게 눈물이 난다. 바쁘게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명절 때 오랜만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고 추억을 나눈다는게 뭔가 감동적이고 뭉클하게 느껴진다. 조명 연출도 좋았는데 해등절 컷신 도중 불꽃이 터질 때 조명도 형형색색으로 연출되는 게 인상적이었다. 좀 눈뽕이긴 했지만 ㅋㅋ..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브금은 대부분 몬드 리월 쪽에 있었어서 전반부 끝나고 쉬는 시간에 후반부 이나즈마 수메르 공연이 재밌을지 걱정을 했다.

하지만 후반부 공연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던 과거의 나에게 머리 박게 해야겠다 생각했다. 사실 이나즈마 때는 전반부보다 심심했다. 타르탈리아랑 아야카만 PV 캐플 두개 다 나온 것 같은데 역시 호요버스의 자식들인가 생각했다 ㅋㅋ 요이미야 캐릭터 플레이 브금 안 나온 게 아쉽더라.

그리고 대망의 수메르.. 닐루 화신축제 브금 때는 유일하게 세션 안 보고 홀린 듯이 영상만 봤다. 닐루 너무 예뻐.. 아란나라 브금 시작할 때 내 주변 사람들 다 빵 터졌다. 시작이 뭔가 헐랭해 ㅋㅋㅋㅋ 그러다 스카라무슈 보스전 브금 때 남성 보컬 분 등장하셔서 열창하시는데 진짜 가슴이 웅장해졌다... 그리고 룩카데바타 소멸 브금 나올 땐 눈물났다. 뒷자리에서도 흐읍.. 소리 나더라. 수메르가 진짜 Goat인듯..

수메르까지 끝나고 지휘자 님께서 인사하고 들어가셨는데 원래 이때 앙코르를 외쳐야하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아무도 안 외쳐서 나도 그냥 조용히 있었는데 지휘자 님께서 좀 이따 머쓱하게 다시 나와서 앙코르 시작하셨다 ㅋㅋㅋ.. 머쓱.. 앙코르 때는 폰타인 브금 3곡 정도 들을 수 있었다. 폰타인 브금 진짜 좋아하는데 제일 최근 지역이라 곡 몇개 안 나와서 아쉬웠다. 나중에 스네즈나야까지 나오면 곡 좀 쌓일테니 그때 콘서트 다시 오면 좋을 것 같다!

원신 콘서트 정말 재밌고 좋은 경험이었다. 우선 지각러들 제외하면 원신 오프라인 행사 중 잡음이 제일 적어서 만족스러웠다 ㅋㅋ..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의 음악을 실제 오케스트라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실제 연주로 들으니 각각의 악기들이 좀더 선명하게 잘 들리더라. 오케스트라를 처음 들어서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몸이 된듯 선율을 만들어내는게 대단하다고 느껴지더라. 오케스트라로 이렇게 다양한 노래를 할 수 있다니.. 그리고 이 모든 노래를 작곡한 유펑첸 호요믹스는 그저 음악의 신인듯.. 그외에도 몬드 리월 이나즈마 수메르 등 각 나라마다 음악이나 맵의 콘셉트가 확실히 있다는 게 재밌기도 했고, 갈수록 퀄이 발전함을 느끼기도 했다. 원신하는 유튜버 분들 많이 오셨던데 한분도 못 뵌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진짜 게임 진심으로 오래 했을수록 감동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콘서트였다. 다음에 콘서트 또 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