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4.0 폰타인 플레이 소감

오픈때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각종 음해와 논란을 실시간으로 받고있는 게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이거 말고 이바닥에 뭐가 있느냐?'라는 말에는 답을 할 수 없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게 원신 이지요.

게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또 끝도 없어지는고로, 오늘은 원신 4.0 신규지역 폰타인에 대한 감상을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폰타인 지방은 근대 영국-프랑스 를 모티브로 하는 지역이며 물의 신 푸리나의 영향하에 법과 정의를 추구하는 어쩌구저쩌구...가 표면적 설명이였고 PV등을 통해 이런저런 추측이 있었습니다만, 실제 이게 딱 나오고나서 모두가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든건 기가막힌 맵디자인이나 도시미관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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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였죠. 간 보는거 없이 스토리 극초반부터 바로 튀어나오는데 정말 굉장히 굉장합니다

간접설명이나 찌라시는 물론 짧게 등장한 PV에서 보여준 이미지만 보면 뭔가 고압적이거나 변덕스럽다거나 완고하다거나 정의에 집착한다거나 대충 그렇고 그런 유형의 잘난척 캐릭터겠구나 다들 생각했었는데

물피슬 럭키피슬 블루피슬 워터피슬 권력을 잡은 피슬 신의 힘을 얻은 피슬 등 별별 소리 다 들을 정도로 뭔가 중2병 넘치는 피슬이랑 캐릭터가 겹쳐지는 것 같지만

좀 밀리거나 불리해지면 바로 후에엥~ 히이잉~ 거리는게 요즘 호요버스가 두창버스니 남캐밭이라 초심을 잃었다느니 하는 말들을 싹 사라지게 하는 허당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PV 때에 비해 좀 통통하게 나온 클로린드가 앵글빨 희생양인가 진짜 마카롱을 많이 먹어서 얼굴이 부은건가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만, 분량이 적을 뿐 잘뽑힌 캐릭터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며 4장 2막의 핵심캐릭터인 가시장미회 나비아 모델링이 굉~장히 잘 뽑혀서 벌써부터 이후 픽업을 기대하게 만들어주네요

그리고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은 분들이 침투한건지 시대의 흐름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스타레일에 폼폼이에 이어 원신에도 당당하게 퍼리 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퍼리가또...

종족의 정식명칭은 멜뤼진(=멜루진) 으로 이름에서 느껴지듯 모티브는 유럽에 흔히 있는 물의 요정, 정령에서 따왔습니다만 아무튼 귀여운 신규 수인종족. 외모도 귀엽고 모션도 귀엽고 생각하는 것도 귀엽고 의상도 귀엽고 아 저 원래 이런거에 별 관심없었는데 얘들보고 좀 생각이 많이 바뀐 어어어어? 이게 맞나?

맵디자인은 무시무시하다 못해 놀라운 수준입니다

높은 성벽을 중심으로 각 지역에 연결된 수로가 인상적인 폰타인 성도 그렇고 단두대가 연상될 수 밖에 되는 오페라하우스 건물, 지상 뿐 아니라 수중으로 연결된 2중 맵 구성이라거나 하늘을 나는 비공정 등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가 도처에 널려있습니다. 신규 기계 몹디자인도 멋지게 잘 뽑힌 것 같아요

기대반 우려반 넘쳤었던 수중 파트는 이동 등 행동부분에는 편의를 주어 쾌적함을 제공해주는 대신 '전투' 관련 액션은 크게 제한하여 수중에서 흔히 생겨나는 부조리한 부분들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

몇몇 나름 고난이도 수중전투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기믹 기반 업적용 도전콘텐츠

초반 메인시나리오는 유출대로 법정추리물을 기반으로 하고있습니다만,

정통파 추리게임의 구성이라기 보다는 역전재판 라이크, 유사추리물의 느낌으로 보시는게 맞다고 봐요

다양한 장르를 적당히 찍어먹을 수 있다는 점이 참으로 원신 답지만 그래서 '결국 그거만 못하네 짱깨표절겜이 그렇지 뭐' 라는 소리를 듣기 좋은 것 또한 어떤 의미에서 보면 참으로 원신 다운 부분.

그런고로,

깊이있는 추리물을 기대하시기 보다는 바보멍청이푸리나의 버라이어티 자폭쇼에 주목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사실 역전재판이나 단간론파 시리즈도 특정 카타르시스에 재미를 얻는 게임이지 진중한 추리물은 아니잖슴까...

죄인에 대한 애매한 결말이라거나 지나칠정도로 집정관 스럽지 않은 푸리나의 행실 등 이거 나중에 수습 가능한가? 하는 부분들은 일단 메인시나리오 부분은 [이야기가 더 풀릴때까지 두고보자] 의 시선으로 보고 싶네요

그 외 월드퀘스트 내용들의 퀄리티를 보면 얘들 스토리텔링에 힘 빡 주는 방향으로 잡았구나 하는 기대감이 들게 하는데, 가벼운 농담은 가볍게, 깊이있는 스토리는 그거대로 깊게 펼쳐지는 완급조절은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공무원 행정뺑뺑이퀘스트.

연관부서라는 말은 그 일에 책임소재가 없는 부서라는 뜻이다 라는 명언을 보고 진짜 캬~ 소리 나왔슴다

근데 뭐 장점만 있는건 아니고 단점도 슬슬 말하라면...

일단 이거저거 다 잘 만들어놓고 오픈빨 픽업 캐릭터가 [이딴거] 라는게 가장 큰 문제겠지요.

우리는 월클이라서 이런걸 내걸고 장사해도 팔릴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인 걸까요? 아 얘만큼은 진짜 포장이 안되네 생긴 것도 그렇고 의상도 그렇고 스킬셋도 그렇고 설정도 뭔가 억지감성팔이 최적화 모순덩어리 주제에 정작 본인전설퀘는 그냥저냥 볼만하다는건 대체...

거의 광대취급 받는 바보멍청이푸리나의 명랑한 분위기에 압도되서 그렇지 냉정하게 보면 상당히 무겁고 자칫 불쾌할 수도 있는 잔혹스토리라는 점도 좀 신경쓰입니다.

푸리나가 그렇게 빡통으로 나와서 분위기를 밝게 전환하려는 이유가 사실 여기에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될 정도로, 폰타인 지방은 보이는 것과 달리 어둡고 암울하고 잔혹한 부분이 있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조금만 삐끗하면 진짜 개판나기 좋은 각인데 진짜 나히다 때 한번 성공했다고 너무 자만하는거 아닙니까? 라는 말을 또 할 수밖에 없어요. 그조차 지금 기준으로 다시 생각해보면 나히다를 축으로 한 메인스토리는 매우 괜찮게 뽑혔지만 이후 사후처리는 좀 많이 개판이라 오히려 감점이였잖습니까. 방랑자 세탁기는 진짜 무리수였음..

그런 의미에서 시작때 나온 이런 대사가 결국 복선이 될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거죠

하여간, 새로운 맵은 예쁘고 새로운 지역은 놀랍고 새로운 성유물 파밍은 두고봐야 겠지만 새로운 놀거리는 풍성하며 폰타인의 마스코트 슈퍼스타 푸리나님은 오늘도 가엾고도 귀여우십니다. 뭐 이정도면 할 말은 다 한 것 같네요

주말에 적당히 원신 새로나온걸로 깨작깨작 놀다가 발더스3로 넘어갈까 했는데 삘받아서 원신만 풀로 땡긴 김에 블로그에 메모하나 적어둡니다

원신 4.0 1줄 요약 - 푸리나

잡담 끗-

by 이제 발더스 하러 갈 생각인 제로기랑

P.S :

이거 연퀘 상당히 괜찮았는데 월드퀘 순서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좀 들더라요

아란나라 월드퀘처럼 이것도 이후 메인스토리 방향성에 대한 복선인가? 하는 생각도 파파팍 들고. 아무튼 좋았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