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여름 원신 축제 후기, 예쁜 굿즈와 볼거리까지 다양하게 즐겨봤어
오랜만에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껴봤다. 어릴 적 소풍 가기 전날 두근대며 잠 못 이루던 나날이 있었는데, 그때와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다 큰 30대 아저씨가 돼서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게 솔직히 좀 웃기긴 했다. 좋아하는 게임의 행사를 직접 참여한다는 게 이렇게 설레는 일인가 싶기도 하고.
두근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결국 4시간만 잠을 자고 목적지인 올림픽 공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하필 그날 폭우가 내려서, 아쉽게도 100% 관람은 불가능했다. 아쉬웠지만, 실내에서도 충분히 관람할 수 있게 준비를 해줘서 즐겁게 즐기고 올 수 있었다.
다양한 볼거리가 한 곳에, 여행자들 모여라
야외에는 하필 비가 내려서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실내에서 감상을 해야만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입장했는데 입이 쩍 벌어졌다. 야시장을 방불케하는 광경과 중앙에는 대형 스크린에 띄워진 원신 영상을 틀어주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로 반가웠다.
그런데 그런 반응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같이 입장하는 사람들도 '와아' 소리를 지르면서 연신 감탄을 자아냈으니까 말이지. 일단 함께 온 와이프와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부터 구경하자고 제안했다. 뭔가 몰린다는 건 탐나는 아이템이나 체험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게 구경을 하다 보니, 전문 코스프레어들이 와서 포징을 잡고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중에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어 준비한 DSLR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 연신 찍어댔다. 솔직히 참여하게 된 목적 중 하나라,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줄을 서면 사진을 찍어준다고 해서 코뿔소의 마음으로 밀쳐내고 2등으로 줄을 섰다. 최애 나히다 짱의 옆에 서서 사진을 찍었는데 세상 행복했다. 같이 온 와이프도 자기도 찍겠다며 그들과 셀카를 찍는데 좋아 보여서 내심 안심했다. 나만 즐거우면 어쩌지 싶었는데 말이다.
작년보다 훨씬 나아진 퀄리티, 칭찬 일색이야
1년 전에도 같은 행사를 했었다. 당시에는 한강 근처의 새빛 둥둥 섬에서 진행을 했는데, 어찌나 유명했는지 뉴스에도 나올 정도였다. 사람이 많이 몰려서 섬이 가라앉을 위기라는 주제로 말이다. 그때도 굉장한 인기였지만, 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올해가 훨씬 더 발전됐다고 칭찬 일색이었다.
가장 크게 언급한 건 질서. 1년 전에도 질서를 나름 지켜서 들어갔다고 하지만, 올해처럼 자연스럽게 들어간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다만 그 점은 솔직히 의아했다. 내가 겪은 건 뭔가 친절하게 알려준다기보다는 당신들이 알아서 줄 찾아서 서세요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 더군다나 눈을 막 부라리면서 안내를 하는데 싸우자는 건가? 싶었다.
더군다나 그냥 새치기로 들어가라는 건지, 아니면 번호에 맞게 줄을 서라는 건지 확실하게 대답을 해주지 않아서 짜증이 났었다. 물어도 알아서 가세요라는 식으로 대꾸를 해서, 성질을 조금 내니까 쫄아서 알려주던데 좀 확실하게 알려줬으면 어땠나 싶었다. 오타쿠를 자극하지 말라고.
두 번째는 2차 창작물의 퀄리티. 작년에도 유명했던 업체들이 많이 왔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이름 있는 곳은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퀄리티가 좋은 제품이 많았다. 나도 보고 놀랄 정도였으니까. 결국 줄을 서서 사 올 정도였는데 정식 굿즈보다 예쁜 친구들도 참 많았다.
예쁜 굿즈까지 노려볼 기회, 어디에서 구할 수 없어
여태 말하지 않았지만, 원신을 시작한 이유는 나히다 때문이다. 작년 11월에 첫 출시 때 얼마나 생각이 나던지, 1주일 동안 머릿속에 아른아른할 정도였다. 결국 픽업 1주일을 남겨두고 못 참고 지갑을 열긴 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그만큼 예뻤으니까.
어쨌든 이번 행사에 온 목적도 크게 두 가지였다. 코스프레 한 사람과 사진 찍기, 나히다 굿즈 구입하기. 정말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도 많았지만, 생각보다 고퀄리티가 많아 고민이 많이 됐다. 살까 말까 같은 가게를 3번이나 들락날락할 지경이었는데, 꾹 참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 이곳저곳 둘러봤다.
결국 고른 건 나히다와 호두가 그려진 안경닦이. 요즘 안 그래도 안경이 닦이지 않아 스트레스였는데, 예쁜 피규어 보다는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컴퓨터 두 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패드도 하나 구입했다. 다만 장패드는 정식 굿즈라 축제를 나와서 살 수 있었다.
내가 A 타임 즉 오픈 시간에 간 셈인데도 줄이 엄청났다. 결국 목적은 다 비슷한가 보다 생각하고 줄을 서서 원하는 장패드를 가져왔다. 예쁜 종이 백에 넣어줬는데, 마지막까지 만족스러운 쇼핑을 했구나 뿌듯해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만 원의 행복, 내년에도 예매해서 참가할 거야
입장권 가격은 놀랍게도 만 원이다. 다만 부가적으로 미션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금액을 지불해야 하지만, 굳이 안 해도 실내에서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다. 오히려 나 같은 경우에는 참여하고 싶었지만 비 때문에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는 게 아쉬웠다.
다만 빠른 입장을 위해서는 미리 예매가 필요한데, 인기 있는 요일은 인원이 어찌나 몰리던지 예약하기도 힘들었다. 결국 일요일 오전으로만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마저도 늦었으면 꽤나 줄을 선 다음 입장했을지도 모른다. 참고로 난 그때 대기번호 1220번 정도였는데, 30분 만에 들어갔다.
솔직히 어디 가서 만 원에 이만큼 재미난 이벤트를 즐길 수 있을까 싶다. 다양한 2차 창작물과 굿즈, 그리고 재미난 코스프레까지 다채롭게 즐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주고 봤던 축제보다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2023 원신 여름 축제에 다녀온 후기를 적어봤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알차게 즐기고 왔던 터라, 1주일이 지난 지금도 여운이 남는 이벤트였다. 특히 가족, 연인과 즐기기 딱 좋은 주제라 이번에 놓쳤다면 내년에는 꼭 참여해 즐겨보시길 바란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