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김택진의 ‘리니지W’ 다음 카드는?
엔씨소프트(대표김택진)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리니지W’가 오는 11월 4일 출시 1주년을 맞는다.
‘리니지W’는 출시 전부터 유저들 관심을 모았다.
김택진 대표도 리니지W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24년간 쌓인 리니지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마지막 작품”이라고 언급해 유저들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기대감은 출시 하루 만에 국내·대만에서 매출 ‘1위’라는 기록으로 허상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매출도 만만치 않다. 출시 9일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겼고, 올해 2분기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지 IP는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엔씨소프트를 지탱하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77%가 리니지 IP에서 발생했다. 엔씨소프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리니지 IP 모바일 게임 매출만 1조775억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59.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말 출시된 리니지W의 영향이 컸다. 리니지M과 리니지2M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6.2%, 39.6%씩 감소했지만, 리니지W는 상반기에만 5968억원 매출을 올렸다.
두 게임의 매출을 합쳐도 리니지W 매출이 1000억원 이상 높다. 내년에 리니지W가 북미·유럽 등 제2권역에 출시되면, 매출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업계에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에서도 리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등 다양한 라인업을 내놓고 있지만, 리니지 IP만큼 흥행을 뒷받침하진 못하고 있다.
그마저도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고무적이다. 대형 시장인 북미·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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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TL’. 사진 = 엔씨소프트
앞서 김 대표는 올 초 열린 정기 주총에서 “현재 엔씨소프트 최우선 목표는 글로벌 게임 회사로의 더 확고한 도약”이라고 언급했다. 내수시장에서 강한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으로 글로벌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높은 리니지 의존도에서 벗어나고자 올해 2월 TL을 포함한 ▲프로젝트E ▲프로젝트R ▲프로젝트M ▲BSS 등 개발 중인 신규 IP 5종을 소개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엔씨 주력 장르인 MMORPG부터 배틀 로얄,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수집형 RPG까지 장르가 다양하다. 사실상 엔씨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글로벌 진출을 책임질 ‘포스트 리니지’ IP 들이다.
현재 출시 막바지에 돌입한 작품으로는 ▲TL(Throne and Liberty) ▲아이온2가 있다. 두 작품 모두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작품은 ‘TL’이다. 엔씨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규 IP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내부에선 ‘더 리니지’로 불렸지만, 사실상 리니지 세계관이 완전히 빠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콘솔, PC 타이틀로 개발 중이며,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국내는 물론 콘솔 시장이 주력인 북미 유저까지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L과 세계관이 연결되는 ‘프로젝트E’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하나의 세계관이지만, TL이 서양 중세 콘셉트 ‘솔리시움’ 대륙이 중심이라면, 프로젝트E는 동양 중세 콘셉트 라이작(가칭) 대륙이 중심이 된다. 다만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 만큼 출시는 빨라야 내년 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온2’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원작인 ‘아이온’의 정식 후속 작품이다. 2008년 출시 당시 동시접속자 20만 명을 돌파한 역작이다.
2012년 PC방 점유율 160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을 이어갔다. 신작은 핵심 개발자인 백승욱 본부장과 김남준 PD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아이온과 ‘리니지2M’을 성공시킨 흥행 보증수표로 평가받고 있어, 유저들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