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주 | 쓰는 습관, 미니게임천국 광고, 여자월드컵, 일상

쓰는 습관 만들기

지난 글을 어떻게 맺었나 봤더니, '자주 써야지' 이러고 '두 달 후에 돌아오겠지' 라고 썼더라. 나는 이제 나를 참 잘 안다. 나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도 잘 알고 있어서 새로운 방식으로 습관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회사에서 습관 만들기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일상에서 내가 지키고 싶은 1-2가지의 습관을 정하고, 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동료들과 공유한다. 사람들이 정한 습관은 다양한데, 몸 관리를 할 수 있는 운동 종류가 대부분이다. '주 3회 운동하기' '일주일에 20km 달리기' '매일 어떤 운동이라도 하기' 등.

나는 3월부터 '하루 15분 책 읽기'를 첫 번째 습관으로 만들어왔다. 여전히 바빠지면 조금 어렵긴 하지만, 시간이 쌓이다보니 이제 자기 전에 '책 읽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종이책 뿐만 아니라 ebook도 활용해서 읽다보니 올해 벌써 15권을 완독했다. 이제 진짜 책 읽는게 습관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7월 캘린더. 오 좀 잘 지켰는데? 주말은 왜 안함? ㅋ

그래서 결론은. 쓰는 습관을 만들고자 두 번째 습관을 등록했다. '주 1회 내 생각 기록하기' 이러다보면 블로그도 꾸준히 쓰고, 내 일상도 흘려보내지 않게 기록하지 않을까 싶어서. 내 특성상 혼자서 하는 걸 잘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인증'의 방식으로라도 습관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참고로 블챌 이런것도 혼자서 하면 잘 못하는 스타일. 돈이 걸려있으면 돈을 내고 말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는 거면 왜 그런지 모르게 지키게 됨. 사회적 동물이다..)

이렇게까지 했으니 더 자주 기록하겠지. 8월 1주부터 시작~

여기 있어 너의 어린 시절 | 미니게임천국

아직도 유튜브 프리미엄이 아닌 나는 영상 하나를 볼 때 두 세개의 광고를 본다. 마케팅 하니까 광고 봐야된다는 소리 하면서 돈 아끼고 있지만 진짜로 광고 보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그러다 만난 광고는 바로 사내뷰공업 황은정의 <미니게임천국> 광고.

유튜브 '사내뷰공업'은 일명 인류학자 콘텐츠로 유명한 채널이다. 신지유, 김민지 등 현실에서 진짜 있을법한 인기 캐릭터를 만들어내면서 인기를 끌었다. 사내뷰공업 채널에서 20대의 추억을 자극한 캐릭터는 '황은정' 이다. 1996년생 일진을 모티브로 해 만들어낸 <다큐 황은정> 시리즈는 그시절 완벽한 현실 고증을 해내며 수많은 20대들의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컴투스는 이번에 '미니게임천국'을 재출시하면서 황은정을 광고 모델로 썼다. 평상시 같으면 광고를 넘겼을텐데, 시청자의 반응을 담은 '댓글모음'형 광고에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학창시절을 그대로 재현한 영상에 SKIP을 누르지 못하고 멍하니 봤다.

폴더폰, 렌즈통, 일진 친구들이 그리던 아이라인(ㅋㅋㅋ), 선생님 몰래 게임하다 걸리는 모습, 교과서 이름 매직으로 바꾸기. 추억속으로 돌아간 은정이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직장인이 되어 스마트폰으로 미니게임천국을 하는 은정이의 모습으로 광고는 끝이 난다.

지금처럼 자유롭게 인터넷을 하지도 못하던 시절. 카카오톡도 없어서 알, 팅 요금제로 문자하다가 다 떨어지면 콜렉트콜 전화를 썼던 시절이다. 요금의 압박을 느끼면서도 저 미니게임천국은 안해본 사람이 없었다. 미니게임천국이 사라졌던 8년이라는 시간동안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수많은 게임이 출시됐으며, 게임 시장은 엄청나게 커졌다.

재출시하는 게임만을 강조한 광고였다면 바로 SKIP을 눌렀을 것이다. 게임 그 자체보다는 게임을 했던 사람들의 어린 시절에 집중한 광고, 찰떡같은 모델 캐스팅이 나를 멈추게 만들었다.

제품이 아니라 제품을 쓰는 사람에 집중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광고가 딱 그 예시가 아닐지. 물론 미니게임천국 마케팅팀이 잘한 것도 있지만, 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이 연기한 사내뷰공업의 덕도 크다.

여자 월드컵 조별예선 끝, 여러가지 생각들

여자 월드컵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 독일전을 봤다. 얼마나 열심히 뛰었으면 70분 됐는데 쥐가나는지, 몸을 내던지면서 마지막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고 마음 한켠이 뭉클했다. 1, 2차전 결과는 참 아쉬웠지만 마지막 경기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았나 싶다.

성적만 기대하지말고 근본적으로 어디부터 바뀌어야 하는지 냉정하게 봐야한다. 예전에는 '축구는 남자가 하는 운동' 이었고, 지금은 조금 달라져 '축구는 여자도 할 수 있는 운동' 이 됐다. 다음은 '축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 원하는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도록. 어린 시절 한번쯤 편견 없이 경험해보고, 나에게 맞는 운동인지 아닌지 알 수 있도록.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알고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월드컵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쉬운 결과를 들고, 이만하면 잘했다고 말하고, 스포츠의 누리꾼들은 잘했다는 기사에도 '화나요' '싫어요'를 찍고,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상처받고.

여자 축구 등록 선수들은 충분치 않다. 골때녀가 인기를 끌었다고 하지만 축구를 시작한건 성인 여성들이다. 축구를 취미로 하는 여자들이 많아질수록 '축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에 가까워지겠지만,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을 갖추는데까지 닿기에는 충분치 않다. 무작정 지원 지원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발전 시키고 싶은지 계획을 세우고 추진이라는 걸 해봤으면 좋겠다. 2015년도, 2019년도, 매번 이렇게 바뀌어야된다고 말만 하고 여전히 그대로다.

중고대 축구팀들은 해체와 창단을 반복하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2019년부터 시작해 테스트시즌을 거쳤지만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 여전히 중-고-대 등록 선수들 수준은 비슷하다. 그래도 좀 바뀐 게 있다면, 수원FC가 운영 방식을 바꾸었고 (남녀 통합 팀), 지소연 선수가 오고 나서 경기 시간을 드디어 팬들이 올 수 있는 18시에서 19시로 바꾸었으며 공휴일 편성도 하기 시작했다. 리그 경쟁력, 선수 경쟁력, 유소년 선수 육성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더미인데 연맹 직원은 3-5명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 때 우리의 수준을 확인했다. 두 번의 월드컵 동안 강해진 세계 모든 팀들과 비교했을 때 개선해야할 부분이 너무 많다. 일회성 정책들 말고 큰 그림을 그리고 꾸준히 밀고 나가면 좋겠다. 일본이 그래왔고, 그래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팀이다.

FIFA가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맞아 윤덕여 전 한국 여자 대표팀 감독을 만났다. 윤덕여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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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민의 penaty magazine 인터뷰

Ahead of the 2023 FIFA Women’s World Cup, our pals at Goal Click worked alongside a series of international players to tell the stories of their lives, communities, club seasons, and training camps whilst preparing for the tournament. From Australia and the US Women’s National Team to South Korea an...

penalty.online

Koreans are more interested in women's football than ever before, and more women are playing football. Overseas clubs are also more interested in Korean women's football players. I hope more Korean players will advance to Europe and challenge themselves through international competitions.

이금민, <penalty magazine> 인터뷰

2023년 8월 1주 일상

수요일) 멕시코로 9개월 동안 파견 근무 가는 친구 배웅해줬다. 오랜만에 아웃백을 갔는데 아웃백 직원분들 정말 친절하시다고 느꼈다. 가족단위로 온 손님들이 많았다. 고터 오랜만에 갔는데 여전히 길은 어려웠다.

목요일) 흉흉한 요즘이다. 사람 많은데 다니기 더 무서워졌다. 나의 동선 안에서 예고 글이 올라오고, 가뜩이나 익명/모르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한국인들은 이제 길거리 지나다니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를 느끼게 됐다. 이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문득 궁금해졌다. 정부는, 사법부는, 경찰은, 사회는 어떻게 대처할까. 어쨌든 날씨 뿐만 아니라 사람 때문에 돌아다니기 무서운 세상이 됐다.

한 주를 돌아보니 기분이 그닥 좋지 않은 상태로 보낸 것 같다. 감정이 휘몰아치고 다시 잡으려고 노력하고의 반복. 계속 좋지 않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들었던 말들이 머리에 맴돌았다. 회사 일은 바빴고 다른 일들도 바빠서 정신 없이 일주일을 보냈는데,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평소보다 더 많은 힘이 들었다.

이런 걸 보면 꽤나 통제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 잘못이 아닌 다른 요인 때문에 상황이 틀어지면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고쳐놓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는데, 고칠 수 없으면 더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지는 것 같다. 그런데 매일 마주쳐야한다면 그건 또 그만한 고통이 없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마다 초코 영상을 보는 게 도움이 됐다. 봤던 영상 또 보고 또 봐도 웃음이 나더라. 엄마한테 초코 인스타그램 계정 만들어줬더니 꾸준히 올려주고 있다. 덕분에 거의 매일 초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귀여워...

화를 내면 똑같은 사람이 된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그냥 듣고 말도 안되는 소리면 귀를 닫으면 된다.

합리와 비합리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때때로 판단하지 못해도 그러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부정적인 소리들, 나를 생각한다면서 나를 해치는 소리에 대응하지 말자. 무대응이 제일 어렵다. 근데 그냥 그렇게 하자. 헛소리 들어봤자 내 인생에 그닥 도움이 안 되니까. 진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것. 타인의 말을 수용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논리 없는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말 것.

다음 주는 이번 주보단 좋은 기분으로 글을 쓰면 좋겠다. 한 주 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