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29] 원신 2022 여름 축제 2일차 다녀온 후기

고속터미널에서 잠수교를 지나 올라오자마자 저 멀리 보이는 클레와 요이미야!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일주일간 개최되는 "원신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저는 그다지 갈 생각이 없었는데, 기자 친구가 취재 간다니까 한 친구가 "나도 감"하는 걸로 시작해서 "그럼 나도 감", "너도? 그럼 나도" 하는 식으로 이어져서 ㅋㅋㅋ 얼떨결에 4명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됐습니다.

4명 모두 원신 오픈 첫날부터 지금까지도 계속하는 고인물팟이죠.

정말 오랜만에 멀리 사는 친구들 얼굴도 봤겠다, 코스프레 구경하고 굿즈도 샀겠다, 결과적으로 좋은 하루가 되긴 했습니다만... 사실 오늘 하루 여러 이슈가 있었죠.

우선 장소 문제인데, 이번 행사는 한강 세빛섬이라는 인공섬에서 개최됐습니다. 저는 지나다니며 본 적은 있어도 직접 올라가본 건 오늘이 처음인 곳입니다.

얼핏 듣기로는 오늘 하루동안 원신 축제에 모인 인구수가 세빛섬 수용인원의 5배에 달했다는 모양이라... 점차 섬이 침수되고 있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던 모양인지 주최측에서 운영 관계자를 제외한 모든 인원을 섬 밖으로 퇴거조치 했습니다. 잠수교까지 뻗칠 만큼 길고 긴 대기열을 이룬 사람들이 낮 최고기온이 36도에 달하고 사방이 한강물로 둘러싸여 습도까지 하늘을 찌를 듯 높은 날씨에 뙤약볕 아래서 방치되다시피 한 거죠.

아니 뭐, 섬 침수라는 너무나도 예상 밖의 사태였고, 한강이라는 넓게 탁 트인 공간에 그 많은 사람이 몰려 있으니 제아무리 운영측이라도 일일이 천막을 세워줄 수도 없고 기다리는 것 외엔 별다른 방도가 없었을 거란 걸 충분히 알고는 있습니다만, 최소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뭐가 어떻게 됐다 어떻게 할 거다 공식적으로 언질이라도 좀 줬으면 좋았을 거란 얘깁니다.

이미 몇 시간 째 하염없이 기다리던 사람들까지 일방적으로 퇴출 당한 뒤 세빛섬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막고 공지 없이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정말 죽을 듯이 힘들어서 짜증이 머리 끝까지 치솟았거든요. 기다리는 내내 누군지도 모를 운영진 욕을 얼마나 했는지...

정확한 사유는 모르겠지만 앰뷸런스가 두세 차례 세빛섬과 한강공원을 드나들어서 분위기도 좀 뒤숭숭했고...

마스크로 가렸으니 괜찮겠죠? 사진에 문제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바로 삭제조치하겠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중간에 빠져나올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혼자서라도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친구 때문에 다 같이 남아서 이를 악물고 마지막까지 버텼습니다 ㅋㅋㅋ

너무 덥고 어지러워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감도 안 잡히는 상태였는데, 대충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 정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수용인원 문제로 전체 인원을 300명씩 끊어서 20분씩만 입장시키기로 결정이 났고, 저와 제 친구들은 2번째로 입장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기약 없는 대기시간 동안 앞에서 이탈한 사람이 엄청 많아서 운 좋게 빨리 입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아직 2차 창작 판매부스에 굿즈도 꽤 많이 남아있었고요.

다들 원하던 굿즈 대부분을 손에 넣을 수 있어서 기다린 시간을 조금이나마 보상 받은 기분이었네요. 정말 가장 원했던 것들은 소량 한정이라 못 구했지만...

어쩌다 보니 공식 굿즈까지 획득 성공. 장패드 재질이 참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은 코스프레 퍼레이드로 마무리 했습니다.

하루종일 운영 개판이라고 욕했으니까 ㅋㅋㅋ 퍼레이드도 끽해야 코스어들 몇 줄지어 지나가고 끝인 거 아냐? 하고 기대 반 의심 반으로 힘없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더라고요. BGM 빵빵하게 틀고 코스어 수백 명이 줄지어 지나가는 게 참 장관이었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그렇게 개고생을 했는데, 코스프레 퍼레이드가 시작하자마자 뽕이 겁나게 차서 화가 사르르 녹고 불만없이 귀가하고 말았읍니다... 하루종일 욕한 게 무색하게도 좋은 추억이라고 세뇌 당한 기분...

정말 큰 기대 안 하고 갔는데 꽤 재밌게 즐겼습니다.

이번에는 퍼레이드 뽕 덕분에 유야무야 좋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언젠고 다음 행사가 또 열린다면 주최측이 좀 더 스마트한 운영을 해주면 좋겠네요.

그리고 세빛섬 너무 좁아터져서 불편했어요.

자연 속에서 코스프레 사진 찍는 거 참 좋긴 한데, 그딴 곳 쓸 바엔 그냥 한강공원 대절해.

다른 행사들이 괜히 코엑스 킨텍스 이런 곳 빌리는 거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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