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시아 전기 일주일 해 본 후기

프라시아 전기가 출시된지 일주일이 지났다. 나는 현재 레벨 39 주문각인사를 키우고 있다.

일주일 해보면서 느낀 프라시아 전기의 장점은 모바일 최적화가 아주 잘 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기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나는 일단 튕김 현상이 한 번도 없었고, 오딘에서조차 존재하는 버벅임도 없었다.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사냥터에 가도 쾌적함 그 자체다. 폰 자체 발열은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섬세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검은사막 모바일도 섬세한 커스터마이징으로 잘 알려져있지만 커마에 한계치가 분명히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특정 직업마다 고정된 커마의 느낌이 존재한다.) 반면 프라시아 전기의 경우 자유도가 훨씬 높아서 자신이 원하는 커마를 무궁무진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 모델링도 정말 잘 뽑혔다.

끝이 보이지 않는 메인 스토리

하지만 위의 장점들 외에 프라시아 전기에 장점이라할 만한 점이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먼저 오픈부터 달린 유저들이라면 메인 스토리 지옥을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은 스킵 기능과 자동 넘기기 기능이 추가돼서 그나마 나아지긴 했지만 레벨 30까지 강제로 메인스토리를 밀어야 하는 건 매한가지다. 게임 스토리를 읽는 걸 좋아하는 나조차도 메인 스토리를 밀다가 자버릴 만큼 지루했다. 여기서 대부분의 유저들이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눈물의 빗나감

기나긴 메인 에피소드를 꿋꿋하게 참아내고 이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될 것 같지만 공격의 빈번한 빗나감으로 인해 몬스터 사냥이 안된다. 이 게임도 결국 타게임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명중 게임이라는 사실에 그나마 남아있던 의욕이 반 이상 날아간다.

명중 수집을 하려고 해도 강화 단계가 초반부터 너무 높은데다 강화주문서도 턱없이 부족해서 수집효과를 챙길 의욕마저 날아간다. 파티 사냥을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지만 파티원과 같은 타겟 지정이 안돼서 말로만 파티지 따로 떨어져 사냥하기 때문에 파티사냥의 메리트도 없다. 결국에는 초반부터 사냥 구간이 정체될 수 밖에 없어 게임에 대한 흥미 자체가 떨어진다.

아이템을 제작하려면 반드시 마을에 있는 제작 장인을 찾아가야 하는 것도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무게 시스템 때문에 사냥 중에 틈틈히 인벤 정리를 하고 싶지만 마을을 가지 않으면 제작이 안되니 물약이 떨어질 때까지 최대한 버텼다가 귀환할 수 밖에 없다. 마을로 귀환하면 밀린 제작을 한꺼번에 해야하기 때문에 작업이 길어지게 되고 여기서 또 지루해진다.

아이템들 외형은 왜 다 똑같이 생긴건지... 눌러보지 않으면 구별이 안된다.

사냥터로 텔레포트하는 기능이 없는 것도 아쉽다. 두 군데 정도만이라도 위치 저장 기능이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만약 사냥터와 가까운 마을에서 귀환 설정하는 것을 잊어버렸다면 먼 마을에서 사냥터까지 쌔빠지게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보스의 패턴을 피하면서 공략하는 재미도 존재하지 않는다. 선판정이라 보스의 공격을 열심히 피해봤자 데미지가 들어오고, 피하라고 만든 게 아닌가 싶은 공격도 해온다. 즉 이 게임에서 보스는 컨트롤이 아닌 템빨로 공략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중에 영웅 섞여 있음

마지막으로 캐릭터의 형상, 일명 아바타가 정말 못났다. 등급이 높은 영웅 형상조차 간지란 찾아볼 수 없고 뽑아도 입고 싶지 않게 생겼다... 형상만큼은 유저가 의욕을 갖고 소장하고 싶도록 신경써서 만들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맘에 드는 형상은 극소수고 그야말로 지뢰밭이 따로 없다. 차라리 능력치와 외형을 따로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면 좀 나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