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종합예술일까? - 디아블로 이모탈

흔히들 사람들은 게임을 종합예술이라고 말한다.

사실이다.

보는 것, 듣는 것에 더해 직접 플레이하는 것까지 경험한다.

흔히들 영화를 종합예술 이라고 하며 게임과 비교를 하는데 둘이 지향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보고 스스로 사색하게 만든다.

게임은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임의 설계목표는 사람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영화처럼 정신을 놓고 보는것만으로 게임은 흘러가지 않는다.

어떻게든 손가락을 직접 움직여 화면을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

많은 아트디렉터들이 공들여 만든 시네마틱은 스킵버튼이 없으면 1초도 견디지를 못하고 넘겨버린다.

버튼이 없으면 큰일이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지겨운 지옥에 갇힌것과 같은 느낌이다.

왜 이렇게 되는 걸까?

엄연히 영화와는 다른 경험을 사용자가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관객이 무슨짓을 하던 행위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이미 정해진 플롯과 스토리대로 흘러가면 주인공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 운명이라면 그 운명은 그대로 흘러갈뿐이다.

거역할 수 없다.

그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은 다르다.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캐릭터의 성능과 기술이 달라진다.

이미 결과가 뻔한 플레이는 사용자들이 거부한다.

늘 새로운 것들 직접 부딪혀 느끼고 싶어한다.

RPG라는 요소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자신의 노력을 무언가를 쌓아올린다는 것은 인류 역사에서 항상 존재해왔고 문명을 쌓아올린 원동력이었으니까

출처: 디아블로 이모탈 공식홈페이지

그런 의미에서 이번 디아블로 이모탈은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라고 평가하고 싶다.

'자동사냥'이라는 것을 없앤 시도를 감히 용기 있다고 말하고 싶다.

자동사냥의 본질적 가치는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게임에 잡아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4시간 신경쓰면서 사냥을 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굉장한 피로감을 준다.

이러한 피로감을 사냥하면서 얻게되는 득템과 레벨업을 통해 해결한다.

사냥과 노가다라는 과정이 곧 보상을 위한 행위이며 그것이 RPG에 본질이다.

그러나 이러한 RPG는 시간적 풍요로움이 있을때만 가능하다.

현실RPG가 무너져 가는데 다른 세계에 자신의 영혼을 보내는 미친짓을 할 수 있는 유저가 얼마나 있을까?

앞서 설명했듯 유저가 게임을 잊지않도록 지속적으로 신경쓰게 하면서 그 피로도를 최소화 시키기 위한 장치.

필자는 그것이 자동사냥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이것이 모바일게임을 '전자 수족관'화 시켰지만 어쩔 수 없다.

실제로 이러한 장치를 마음에 들어하며 사용자들은 플레이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디아블로 이모탈은 과감하게 빼버렸다.

자동사냥을 말이다.

거기에 블리자드가 자랑하는 시네마틱은 최소한으로 넣었다.

말 그대로 게임의 본질적 가치 플레이에 집중한 것이다.

어쩌면 너무 오랜만에 이런 '클래식'에 가까운 게임이 나와 반가운 마음 때문일 수도 있다.

다른 선택지가 적었던 유저들이 어쩔 수 없이 플레이한 것이라 반짝 떠오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미 스마트폰게임시장의 수명은 길지 않다.

그 짧은 시간이라도 사용자가 직접 플레이하여 유희를 즐길 수 있다면 게임은 그것으로 이미 자신의 목적을 성실히 수행한 것이다.

최근 던파모바일, 디아블로 이모탈처럼 기존 유명IP를 재활용하는 게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이 본질의 가치를 더욱 강화시키고 접근시키기 좋게 만들어 나오는 것은 어쩌면 이 게임을 그 당시 플레이하지 못했던

유저들에게 있어서 시간을 건너뛴 선물이라고도 생각한다.

그 순간만 느낄 수 있는 노스텔지어가 있는 것처럼 다른 이들도 재밌게 즐기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