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해 포켓몬고 게임을 다운받았다..

거의 한달을 고민하고 고민했던 포켓몬고 게임을 다운받아버렸다.

진짜 오랜만에 보는군...

내 계정은 아직도 살아있었다.

2017년 이후 오랜만이군..

게임이건 다른 유행하는 뭐건 나는 오래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다.

그래서 잠깐 유행했을때 해보곤 금방 질려 삭제해놓고 잊고있었던 이 게임

(근데 블로그는 참 오래하는군..신기하닷)

그러다 작년에 퇴사한 회사에서 다시 만나고 말았다.

유행을 돌고도는거라고..

코로나시국이라 그런지 회사내 포켓몬고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소모임까지 있었다.

그중 직급이 가장높은(임원급)분은 거의 광적으로 좋아해서 점심 시간때마다 휴대폰+패드를 들고 열심히 잡으러 다니길래, 근무시간에도 할것같은 합리적 의심까지 했었다.

포켓몬고에 빠진 그분을 보면서 나는 내가 게임을 좋아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포켓몬고와 나의 인연은 여기서 끝일줄 알았는데

이번엔 아들이 변수다.

5살때부터 유치원에서 포켓몬 색칠하기 놀이를 하면서 아들은 자연스레 포켓몬스터 이름까지 알게 되었고, 띠부실까지 유행..

유치원 하원후 친구들이 자랑하는걸 보고 부러워한 아드님..

버티다가 딱 한번 포켓몬빵 먹어보고 싶다는 아드님의 소원 때문에

마트 오픈런까지해서 포켓몬빵을 사오고..

(뭐.. 아들의 속셈은 빵이 아니라 띠부실..빵은 결국 내가 다 먹어야했다)

띠부실 모으는 앨범까지 사줬다.

아 그래 포켓몬 띠부실 우리 어릴때도 유행했지~하며 추억에 잠겼지만

(실은 난 어릴때 띠부실 모으는것도 싫어했다..그때도 빵이 너무 맛없었다ㅋ)

이번엔 더 큰 한방이 와버렸다.

포.켓.몬.고

그래..빵이 유행하니 포켓몬고 게임도 유행하는구나 ㅠㅠ

여누가 친해지고 싶어했던 동네친구들이 포켓몬고 게임을 하는걸 보고 자기도 하고 싶다는 아들..

휴대폰 게임을 아이에게 시켜주는게 맞는지 나혼자 결정할 수 없어

아이 아빠,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상담했고

그냥 내 식대로 아직은 오픈하지 말자고 굳게 다짐했는데

어제 아이를 보고 내 결심은 결국 흔들리고 말았다.

유치원 하원후 가방에서 뭔가 주섬주섬 꺼내더니

좋아하는 친구 옆에서 포켓몬고 게임하기 흉내를 낸다..

손가락으로 휙~날리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_-;;;;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화면에 피카츄가 있고...79라는 숫자는 몬스터 HP인가???

게임 상태창에, 포켓볼 종류까지 다양하게 그리고..디테일이 살아있다.

이번에 흔들리지 않는 엄마를 보니

더 말하고 싶어도 꾹참았나보다.

그림으로 마음을 달래는 모습이 마음이 아파 결국 게임을 다운받아 버린거다.

생각해보면 나도 십대시절

엄마가 보지 말라는 만화책도 몰래몰래 빌려보고

학교에서 만화책 보다가 걸려서 찢기고..

시험기간에 판타지소설 읽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등짝 스매싱도 당했는데

그때는 만화책, 소설책이었고

지금은 게임일 뿐 크게 바뀐게 없다.

게다가 요즘 패드학습지로도 공부하는데..

잠깐의 게임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

라고 괜찮을거라는 이유를 찾아본다..

있다 하원하는 아이에게 서프라이즈로 보여주면

처음 포켓몬빵을 줬던 그때처럼 아이는 신나서 나를 꼬옥 껴안아주겠지?

아이의 애정표현은 달달하지만

나에겐 가장 큰 문턱중 하나였기에 아직도 고민이다.

게임 규칙을 세워줘야 할거 같은데..

어떤방법이 좋을까??

고민 또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