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28 뉴비의 원신 일지(알하이탐 전설임무 스포 주의)

흠...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원신 시작 두 달 차 뉴비입니다?

오늘은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막상 실행에 옮기진 않은 원신 일지를 써보려고 합니다

드디어 용기를 냄 + 서이분(=고등학교 선배)께서 한 번 써보는 건 어떻냐는 의견을 주시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 제가 한 것은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 밖에 없으니 망하면 선배를 탓하면 됩니다

물론 농담입니다 망해도 상관 없습니다

이걸로 먹고 살 것도 아닐 뿐더러 그냥 단순한 일지니까요

아, 중간에 트롤링이 보이거든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원래 뉴비는 잘못된 길로 빠지면서 직접 심연에도 빠져보고 나락도 가면서 크는 겁니다

냅두면 알아서 심연에서 기어나오고 고인 채로 살아갑니다

근데 딱히 트롤링이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 차피 한 거라곤 주간보스 고래 잡이와 알하이탐 전설임무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극한의 효율러이기에 애초에 길을 잘못 갈 일도 없습니다

서론 너무 길어졌네요 이만 줄이고 본론으로 넘어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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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알하이탐 전설임무 후기

: 알하이탐 이 남자의 인성은 티바트 대륙에서 가히 독보적일 것입니다

아니, 독보적인 것이 맞습니다. 비슷한 인성의 방랑자는 사연이 있는 네가지라면 이 남자는 사연마저 없습니다.

그냥 모든 게 효율로 인해, 효율을 위해, 효율만 따지며 사사건건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줄이다 줄이다 최소한의 감정만 남겨둔 것이 분명합니다

어떻게 저기 나오는 신들보다 인간미가 없을 수가 있을까요. 역시 적왕의 윤회인가?

하다못해 그 느비예트도 슬플 때가 있는데

물론 느비예트가 보기보다 감성해달이긴 하지만요

아닙니다... 이 남자의 네가지에 의문을 품는 건 정말 시간을 낭비하는 짓일 겁니다

하지만 잘생겼으니 용서하도록 합시다.

알하이탐의 성격에 의문을 가질 시간에 저 말을 듣고도

이런 식으로 받아치는 이 남자의 멘탈을 탐구하는 것이 더 유익할 듯 싶습니다(역시 알하이탐의 룸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마신임무가 끝난 지금 도파민이 부족해 전설임무를 밀고 있습니다만, 전설임무를 여는 열쇠를 이틀에 한 번씩 주기에 전설 임무 미는 속도가 참 많이 느립니다

이 속도면 전설임무를 다 여는 것보다 셀레스티아에 걸어가는 것이 더 빠를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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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는 89학번 뉴비입니다.

이 뉴비, 오늘부로 50렙 찍고 캐릭터 레벨 90까지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 메인딜러 라이오슬리는 원신 시작 58일만에 90렙이 되었습니다

강해진 만큼 앞으로 조금 더 굴러주시길 바랍니다

조금 더? 조금이 아닙니다 실언을 했네요 조금 더 많이로 정정하겠습니다

1돌 전무에 들인 돈이 있으니 아직 은퇴는 이릅니다

뉴비가 무슨 1돌 전무냐 하실 수 있지만 저도 딱히 그렇게까지 열심히 스펙을 키우고 싶진 않았습니다

하... 이 사연을 설명하기 위해 시간은 바야흐로 57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합니다

초심자의 행운이 따른 것인지 라이오슬리가 준비도 안 된 뉴비에게 왔습니다

그것도 레벨 5일 때요

신상을 열지 않은 지역이 폰타인이라는 것도 모를 시절에 메로피드 요새로부터 몬드성까지 오셨단 말입니다 이 교도관님께서요

회사에서 뽑다가 소리지를 뻔 했습니다

첫 5성 비틱에 흥분한 나머지 저는 바로 자신을 원신에 끌어들인 스승에게 메세지를 보냈습니다(폰 바꿈 이슈로 인해 대화내용이 날아가 텍스트로 자료 대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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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라이오슬리? 뽑았는데 얘 좋음?

일단 성능 상관없고 잘생겨서 키우긴 할 건데

우선 얼굴만 보고 심장이 심히 뛰었던 저는 성능과는 관계 없이 이 아이를 키우려 하였습니다.

다만 스승님의 답변은 픽업 종료 8일 전 시작한 뉴비에게 제법 절망적이었습니다

> 걔? 쓸만하긴 한데

> 1돌 해줘야 좀 쓸만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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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이 녀석 호요버스가 내놓은 가장 고약한 1돌팔이 캐릭터였던 것이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대기업의 상술에 당한 뉴비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게임을 삭제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한 뉴비에게 1돌과 전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겠지만, 제 예상으로는 라이오슬리가 복각하면 저는 이미 제법 고인 상태일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라이오슬리 지나간 지 2개월도 지나지 않았건만... 마신임무가 끝났습니다.

보물을 찾고 신의 눈동자를 찾으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에게 있어 그런 작업들은 굳이? 싶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여 하지 않고 있습니다.

스테미나가 부족하다든가 그런 일은 아직까진 없었거든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저는 시작한 지 하루만에 결국 초회를 전부 깨버렸습니다

물론 제 통장도 깨졌고

할 수만 있다면 제 대가리도 깨고 싶었습니다

하... 저도 타르탈리아 같은 지갑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라이오슬리 1돌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기특하게도 반천에 픽뚫 없이 라이오슬리가 다시 한 번 나와줬으니까요

문제는 무기 뽑기였습니다

저는 그때 당시 무기 뽑기가 그렇게 극악무도한 가챠인 줄 몰랐습니다

스승님의 말을 조금 더 일찍 봤더라면 손도 안 댔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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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야 혹시 몰라서 말하는데

> 무기 뽑기는 손 대지 마라

그게 뭔데

설마 이거 말하는 거임?

> ㅇㅇ 그거

대박

좀만 더 빨리 말해주지

나 이미 종말 탄식의 노래? 뽑았는데

> 천리여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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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여 맙소사.

네, 그렇습니다 제 첫 5성 무기는

픽뚫 종탄이었던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뉴비이니 기원을 종탄으로 해놓은 거 아닌가 싶으시겠지만 활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현금 흐름 감독으로 기원을 선택했었습니다 참... 야무지게도...

이런 촉은 좋았는데 왜... 무기 뽑기가 위험한 것이라는 촉은 오지 않았는지...

스승님은 제자가 초장부터 심연으로 빠지려 한 것이 제법 속상하셨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제자는 생각보다 강인하다고 해야 될런지 생각이 없다... 라고 해야 될런지

그저 제 머릿속엔 1돌을 했으면 차라리 끝을 보자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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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뽑은 무과금이나 소과금인 사람들이 들어가서 좋을 게 없어...

그럼 과금러는 뽑아도 돼?

이미 질렀어

> 천리여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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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니 긍정적인 사고를 넘어 궁극적인 사고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정신이 아니네요

아마 무기 뽑기에 데이고 게임 접을까봐 걱정한 것 같은데... 인생이 지루했었던지라 딱히 접지 않았더니 그 뒤로 스승님께선 저를 딱히 걱정하지 않으셨습니다

요즘은 되려 픽뚫나도 뭐가 걱정이냐는 듯이 말씀하시는데

이제 저를 딱히 뉴비로 보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89학번이면 뉴비라고 거두더니 2달도 안 되어 하산이라니 이것 참...

아, 그리고 현금 흐름 감독은 결국 180연을 채웠습니다

잘 세팅된 라이오슬리 덕분에 온갖 뉴비 절단기는 큰 어려움 없이 잘 넘겼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긴 합니다

저야 언제든 스트레스를 받을 때를 대비하여 정신 건강 비상금을 털어 쓴 것이니 다행이지만 이 글을 보고 따라하시는 분이 없길 바랄 뿐입니다

정신 건강 비상금을 쓰는데 되려 정신병을 얻을 뻔 했으니까요 하하

다음 글은 아마 뉴비 절단기를 헤쳐나간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첫글 #원신 #게임 #라이오슬리 #알하이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