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폰타인 마신임무 5막까지 후기+푸리나에 대하여

※ 이 글은 폰타인 마신임무 5막 핵심 스포일러가 쓰여 있습니다. 폰타인 마신임무를 밀지 않고 여길 들어오다니 배짱 한번 두둑한데(농담)

폰타인 마신임무의 핵심은 [폰타인의 원죄, 멸망의 예언과 극복]입니다.

모든 이는 바다에 용해될 것이며, 오직 물의 신만이 신좌에 남아 눈물을 흘리리라. 그 때 비로소 폰타인 사람의 죄도 씻겨나갈 것이다.

언제부턴가 폰타인에 떠돌기 시작한 예언은 전대 물의 신 에게리아가 후임 포칼로스에게 남긴 예언입니다. 초반 스토리에서 허세 잉여신 모습을 보이던 푸리나도 이 예언에 대해서는 신경을 곤두세워 사방팔방 조사를 할 정도.

이 예언을 극복하냐 못하냐로 폰타인의 존망 여부가 결정되니까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폰타인 1,2막(소녀 연쇄 실종사건)에서 정말로 사람이 용해되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예언이 사실이었다고 동요를 하기 시작합니다.

우인단과 메로피드 요새와의 세력 충돌(결론은 오해였음)

3,4막에서는 죄인들의 유배지인 메로피드 요새에서 여행자는 우인단 벽난로의 집 리니,리넷,프레미네와 행동을 함께하게 됩니다.

우인단 측은 메로피드 요새의 비밀(푸리나에게 신의 심장이 없어서 혹시 메로피드 요새에라도 숨겼나 하고)을 파헤치기 위해서.

여행자 측은 우인단 집행관 아를레키노의 협상 내용을 느비예트에게 전달받아 수행하기 위해(소녀 연쇄 실종사건 용의자로 요새에 수감된 타르탈리아의 행방을 수소문해 보고).

요새에 신의 심장을 숨겼을거라는 우인단의 추측과는 달리, 메로피드 요새의 비밀은 [원시 모태 바다의 재앙으로부터 폰타인 사람들을 지키는 최종 방어선]이었죠. 정확히는 모태 바다가 역류하는 걸 막는 마개같은 역할을 메로피드 요새가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요새의 관리자인 라이오슬리가 예언에 대비해 방주 제작을 진행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우인단 삼남매와 행자 페이몬은 단체로 대가리를 박...지는 않았고 면목이 없어졌습니다.

리니 리넷 프레미네가 우인단 소속이긴 해도 고향인 폰타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협력해도 모자랄 판에 대립을 했으니 면목이 없겠죠.

라이오슬리+클로린드 측이 최대한 막아보려 했으나 결국 한계에 봉착해 결국 느비예트까지 출동하여 원시 모태 바다를 일시적으로 봉인합니다. 알고보니 느비예트의 정체는 고대 물의 용왕이라서 봉인이 가능했습니다.

(천리가 용왕 힘 뺏어서 일곱 집정관 시스템을 만든거라 이 때는 반쪽짜리 힘이었음)

반면 푸리나는

느비예트가 보여준 위엄과는 달리 푸리나는 잉여신, 무능함의 극치로 보였기에 이쯤되자 사람들 사이에서 진짜 물의 신은 느비예트 드립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를레키노까지 착각할 정도면 뭐 말 다했지요.

아무튼 게임 내적 외적으로도 푸리나의 신의 자질에 대해 의심이 나오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5막. 5막 초반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예언이 가까워지고 그로 인한 피해가 폰타인 내에서 급속도로 커집니다. 사망 피해자 중에서는 나비아가 총애했던 부하들(마르시악,실버)과 지인들도 있었죠.

사태가 심각해지는데도 여전히 조치도 취하지 않고 침묵하는 푸리나를 보고 답답해하던 사람들(행자,페이몬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한가지 묘안을 냅니다. 푸리나를 심판대에 세워서 본인이 아는 사실을 실토하도록 만드는 계획이었죠.

여행자는 푸리나를 유인하는 역할 겸 마지막으로 푸리나를 추궁하는 역할을 맡지만, 끝까지 침묵을 지킨 푸리나는 결국 피고인으로 심판대에 세워지게 됩니다.

여기서 밝혀지는 충격적인 사실은 푸리나가 신이 아닌 인간이라는 사실입니다. 인간의 신분으로 500년간 신의 역할을 어떻게 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실이 밝혀진 뒤로 더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졌는데

증거물로 가져온 [예언이 새겨진 석판]에 사람들이 푸리나를 심판하는 장면이 있었고

전례없는 [물의 신, 사형]판결이 나와버립니다. 자신이 신이라고 끝까지 항변했던 푸리나도 나중에는 체념한 듯 주저앉아서 눈물을 흘립니다. 마치 예언의 그 장면처럼요.

그리고 심판 중 차원이 갈라져 원시 모태 바다의 고래가 올라와 심판청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왕 무장 탈탈이가 고래와 일기토를 벌이며 둘은 다시 차원 틈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심판이 시작되려는 듯이 심판청으로 빛이 비춰지고 느비예트는 어느 공간에 서게 되는데..

그리고 등장하는 푸리나를 닮은 소녀. 그 정체는 진짜 물의 신인 마신 포칼로스였습니다.

분명 천리와 싸우지 않는다던 포칼로스. 이는 예언에서 폰타인을 구하기 위한 연막 작전이었습니다.

폰타인의 원죄는 전대 신 에게리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인간이 되고 싶었던 물의 정령들은 에게리아에게 간청을 하였고, 에게리아는 원시 모태 바다의 힘을 훔쳐 물의 정령들을 인간으로 만듭니다. 이것이 폰타인 사람의 기원이죠.

문제는 그것 때문에 천리의 눈 밖에 나게 되고, 폰타인 자체가 원죄 딱지가 붙어서 멸망해야 하는 운명에 놓이게 됩니다. 에게리아는 죽기 전 이 문제를 후임 포칼로스에게 짬때리고 세상을 떠납니다.

포칼로스는 한 계획을 위해 신격/인격을 분리해 인격에게 푸리나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포칼로스는 푸리나에게 폰타인 멸망의 예언과 그 예언을 극복하기 위해 푸리나가 희생할 것을 제안합니다. 순수한 푸리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죠.

그리고 저주를 걸어 계획이 진행되는 동안 푸리나가 나이를 먹지 않게 합니다. 아를레키노가 느낀 푸리나의 몸에 있는 저주의 기운의 정체가 이것.

포칼로스는 대외적으로 물의 신을 행세할 [배우]인 푸리나를 세웁니다. 뒤에서는 천리 몰래 500년간 계시 판결 장치에 에너지를 모으고 있었죠.

하지만 계획의 자세한 건 푸리나에게 알려주지 않아서 푸리나는 체감 상 500년 이상의 압박감을 인간의 정신력으로 버텨야 했습니다.

예언으로부터 폰타인을 구하기 위해 비밀을 지키며 외로이 물의 신을 연기해낸 푸리나. 이쯤 되자 유저들은 애한테 무슨 짓을 시키는 거냐, 대타로 십자가 지게하는거냐, 전임 에게리아랑 포칼로스 쌍으로 ㅆㄴ 등 욕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포칼로스의 진정한 계획에 유저들은 벙찌고 말았죠.

포칼로스의 500년 계획은 물의 신좌 자체를 없애 7신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었습니다. 정확히는 7신의 힘은 원래 주인인 7용왕에서 왔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을 죽임으로서 힘을 되찾은 물 용왕(느비예트)이 폰타인 예언에서 사람들을 구하게 하는게 포칼로스의 원대한 계획이었죠. 그 중에는 느비예트를 폰타인에 불러들여 사람들에게 정 붙이는 계획도 있었습니다. 이 순간을 위해서요.

포칼로스 요약: 푸리나야 나 ㅈ살 준비 해야하니까 천리한테 안 들키게 연기 잘해줘

그 후 포칼로스의 사형이 집행되고 힘을 되찾은 느비예트가 모든 폰타인 사람의 죄를 사하고, 폰타인 사람들은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 원시 모태 바다 홍수에도 용해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모태 바다의 역류 원인인 거대 고래도 제압하고 탈탈이 스승 스커크도 보고 이하 생략)

포칼로스는 소멸하기 전 푸리나에게 그동안 고생했다, 이제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사라집니다.

그 후 폰타인의 통치권은 느비예트에게 넘어가고, 푸리나는 500년간의 물의 신 배역에서 물러나 평범한 인간의 삶으로 돌아갑니다.

폰타인 마신임무 초기 푸리나: 이딴게... 신?

폰타인 마신임무 5막 푸리나: 진정한 정의의 신, 성녀 등등 갖은 찬사의 수식어

실제로 푸리나는 인간인데도 4신에게 극찬을 받습니다. 그야말로 인간찬가의 대명사가 되었죠.

근데 스토리 작가의 문제로 전임 이후 푸리나에 대한 페이몬, 행자의 배려 부족한 태도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제가 봐도 게임 안하고 설정집 대충 보고 쓴 듯해서 기분이 영 그렇더군요.

그래서 졸지에 주인공 듀오가 눈치없는 비호감, 싸패 듀오가 되어버린

게다가 폰타인 사람들이 푸리나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아서 폰타인은 나뭇잎 마을(헬뭇잎, 졸렬잎)급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대충 폰타인은 멸망했어야 맞다 등

사실 진짜 계획을 동네방네 다 말하고 다녔다간 훗날 천리가 강림해 폰타인에 한천의 못을 떨궈 멸망시킬지도 모르잖아요. 사람들이 자세한 계획을 모를법도 하지만 푸리나가 영웅으로 대접받았음 속이 후련했을텐데 아쉽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편으론 대부분 푸리나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푸리나의 숭고한 희생이 부각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푸리나가 폰타인 예언 알빠노? 하고 빤스런 쳤음 푸리나의 캐릭터성이 완성되지 않았겠죠.

전 푸리나 서사 초반에 걱정이 많았는데 신 다움이 이렇게 잘 뽑힐 줄은 몰랐습니다. 급이 나히다 룩카데바타와 맞먹을 정도.

암튼 라이오한테 원석 뺏겨서 담에 뽑아줄게 푸리나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