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게임 역사상 가장 최악의 게임 브롤스타즈 5년 동안 플레이 해보고 쓰는 최종 리뷰

일단 서론부터 이야기해야겠다. 이미 브롤스타즈에서 사실상 손 뗀지는 오래되었지만, 놓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끝이다. 5년을 넘게 한 모바일게임이기 때문에 그래도 마지막 기록용으로 최종 리뷰 남기고 끝내려 한다.

우선 내가 브롤스타즈를 잘한다는 얘기도 아니고 아래에서 써 내려갈 내용들에 대해 설득을 하려거나 그러는 것도 아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설명이 들어가는 내용들도 있겠지만 최대한 설명은 배제하면서 써 내려갈 것이다.

정말 내가 여태껏 해본 수많은 게임들 중에 가장 최악이었다. 독보적인 1등이다. 나는 초딩게임? 그런 거 구분 안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것들 구분 없이 다 해왔던 사람이다. 잼민이게임의 조상 격인 겟앰프드도 용발까지 찍었었다. 이미 겟앰프드도 주변에서 초딩겜이라고 손가락질 할 때 아랑곳 않고 게임은 재밌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근데 이제는 그러면 안 되겠다.

※브롤스타즈는 여전히 최상위 인기 게임이고 타게임들과 비교도 안되는 수준으로 유저수를 보유하며 최상위 인기게임 자리를 몇 년째 유지하는 게임이다. 그걸 부정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한 유저의 최종 리뷰 및 TMI, 에세이 정도로 봐주면 되겠다.

- 처음 브롤스타즈를 접했을 때

브롤스타즈가 처음 나왔을 때는 관심조차도 없었다. 아무리 구분 없이 게임을 해도 대충 보면 내 취향에 맞을지, 어떤 게임일지 구분이 되는데 브롤은 보자마자 이건 아무리 내가 잼민이게임도 구분 없이 해도 이건 좀 별로이겠다 싶어서 안 했었다.

물론 브롤은 처음에 극찬을 받았다. 그 당시에 이제 모바일게임이 양산형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서막 같은 시기였고 게임성이 박살난 게임들이 수없이 쏟아지던 때였다. 그 속에서 브롤스타즈는 그냥 '기본'은 하는 게임이었다. 즉, 게임성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소 가산점을 받은 게 있다고 본다. 이를 인정하든 안 하든 내가 판단하기로는 그렇다.

근데 당시에 내가 사정이 많이 안 좋았다. 하던 일도 그렇고 사업도 그렇고 사실상 모든 걸 다 잃었었는데 다시 힘내서 블로그 및 기타 플랫폼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에 사실 내키지 않으면 안 하던 사람인데 사정이 안 좋으니까 생전 눈길도 안 주던 주식도 눈길이 갈 정도로 그냥 닥치는 대로 해야겠단 생각부터 들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당시에 핫했던 '브롤스타즈'였다. 그렇게 브롤을 접하게 되었다. 왜냐면 지금도 그렇지만 브롤스타즈 관련이 조회수가 확실히 좋다. 거의 날먹 수준이다.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상대가 안 되지만 지금 조차도 여전히 브롤 관련으로는 가성비가 좋다. 아마 애들 브롤 영상 쥐어주는 부모들도 여전히 많을 거다.

통계를 보면 유아~10대와 40대가 가장 많다. 무슨 말이냐, 애들하고 애들 부모 또는 부모 스마트폰으로 하는 애들이 많다는 얘기다. 20대와 30대 초반은 거의 전멸 수준이다. 물론 내 플랫폼들 통계 기준.

몇 년 전에 알았던 직장 동료 후배가 그런 말을 한 게 기억난다. 어쩌다 보니 서로 브롤스타즈를 하고 있는 걸 알게 되어서 교류를 하는데 후배가 솔직히 편의점 앞에서 초딩들 브롤스타즈 하고 있는 거 보면 자괴감 느낀다고.

근데 나는 게임에 그런 게 어딨냐. 재미만 있으면 된다. 라고 말해줬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수십 년간 그랬던 내 사상을 브롤스타즈가 깨주었다.

- 처음 해봤을 때나 한창 빠져있을 때나 똑같은 생각

직접 해보니 그렇게까지 극찬 받을만한 이유는 없는 게임이었다. 내가 대전게임을 안 좋아하느냐? NO, 온라인게임 처음 나오던 시절부터 오히려 RPG보다 대전게임을 좋아했던 사람이다. 수십 년을 대전게임 위주로 해왔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때 나의 게임 실력은 천상계는 아니다. 비주류에서 전체 랭킹 1위도 몇 번 해봤지만 통상적으로 봐도 천상계는 절대로 아니고 상중하로 보면 '상'이다. 늘상 그래왔다.

요즘 어린 친구들이나 20대 친구들은 모를 수 있지만, 온라인게임의 실질적인 시초부터 온라인게임을 해본 우리 세대에서는 팀전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다. 왜냐면 게임을 해온 세월 자체도 다르고 게임 자체가 지금처럼 캐시템이 남발하고 팀전이 그냥 기생하고 생존만 우선시 되고 정치질이 하고 이렇지가 않았다. 게임이 직관적이고 게임사도 실력게임을 지향했어서 본인들의 실력이 그대로 까발려지는 구조였기 때문에 남탓이 많지 않았다. 승률 공개? 기본이었다. 다만 승률의 경우는 이것으로 인한 폐해가 많이 생겨서 지금은 바뀐거다. 브롤도 원래는 승수가 비공개였다.

어쨌거나 '브롤스타즈'는 그 모든 러프함의 결정체이다. 최악 중에도 최악이다. 물론 초창기에는 이렇지 않았다. 브롤스타즈 역시도 초창기에는 실력게임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게임이었다. 기어, 가젯 없고 트로피 500부터 패배하면 깎이는 트로피가 더 많았을 때 말이다. 그때가 가장 재밌었던 때이다.

- 실력 향상이 될 수 없는 구조

브롤스타즈는 게임을 아무리 많이 해도, 유저들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 실력 향상이 '될 수가 없는 구조이다.' 쿠세만 많이 늘어나고 게임은 많이 하니까 편법이 늘어나는 것뿐이고 게임을 배울 수가 없는 구조이다.

심지어 연령층도 어리다. 악재가 이중삼중사중오중으로 겹쳐져있다. 내 생전 이런 게임은 본 적이 없다. 남탓과 정치질로 도배되는 AOS장르에서도 이제 그들만의 리그가 급격히 빠르게 진행되는 하꼬 대전게임들에서도 이 정도는 본 적도 경험한 적도 없다.

이런 구조는 정말 브롤스타즈가 현재 유일하다. 트로피가 오를수록, 게임을 계속할수록 하나둘씩 배워야 하는데 1000판, 1만판, 2만판... 10만판을 해도 이건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다수도 아니고 사실상 90% 이상은 실력 향상이 안되는 구조이다.

거기다가 트로피는 초기화되니까 구조는 더 꼬여버린다. 말하자면 너무 많고 설명하자면 하루 종일 해당 글만 써야 하니까 부가 설명 최대한 패스하겠다. 하면 할 수 있지만 솔직히 하고 싶지도 않다. 의미 없으니까.

- 전국? 아니, 전세계

연령층이 낮고 '게임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꼬인다. 유저가 워낙 많아서? 아니, 이건 그냥 게임을 못하는 사람들이 꼬일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잼민이게임에다가 사실상 게임은 '매우 단순하고 쉽다.' 기어, 가젯이 나와도, 여러 모드들이 나와도 게임 자체가 아주 쉽다. 그러다 보니까 접근이 매우 쉽고 게임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충분하게 할 수 있다. 또, 안 풀리면 그냥 남탓해버리면 된다. 다른 게임에서는 처맞는데 브롤스타즈에선 할만하네? 이런 뉘앙스로 보면 된다.

그런 게임들이 있다. 그런 게임에 이제 브롤스타즈가 매우 적합하다는 얘기이다. 애초에 게임도 잼민이게임이니까. 물론 브롤스타즈가 애초에 그렇게 타게팅 한 건 아니었다고 본다. 하지만, 뭐 세부적인 건 알 수 없지만 분명 유저풀이 저연령층에 맞춰지는 것을 보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동안 패치되고 격변하는 것만 봐도 오히려 초창기보다 지금이 더 잼민이게임에 매우 적합하다. 계속해서 그렇게 게임성과 난이도를 뭉개뜨려 왔다. 그래서 지금의 브롤스타즈가 되었고 여전히 잼민이들의 사랑과 최상위 인기게임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앞서 말했듯이 구조 자체도 문제고 게임도 잼민이게임이고 게임 못하는 유저들과 온갖 비매너 유저들이 한가득 유입된다. '전세계의 모든 트롤과 비매너가 집합한다는 말이다.' 저연령대 유저들도 마찬가지다. 숱하게 봤다. 6~7살 되었나? 식당에서 아이한테 브롤스타즈 쥐여주고 밥 먹는 사람들 말이다.

엘리베이터 타고 가면서 서서 브롤스타즈를 하고 있는 초딩도. 모바일게임인 것도 한몫 크게 거들고 그냥 난제다.

- 처음부터 고정이벤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던 '브롤볼'

초창기 제일 좋아했던 모드는 '바운티'였다. 팀데스매치를 기반으로 하고 가장 클래식했던 것도 있지만, 으쌰으쌰해서 역전하는 맛이 좋았다. 하지만 그건 팀원들이 모두 '열심히 할 때' 이야기이다. 물론 초창기와 지금을 비교할 수는 없다. 초창기에는 앞서도 말했듯이 오히려 트롤이 적었다. 못해도 열심히 끝까지 하는 유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역전각도 매우 잘 나오는 게임이라 개개인의 피지컬을 우리팀이 낮아도 포기하지 않고 하면 역전도 밥 먹듯이 나왔다. 초기에는 그런 게임이었다.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못하지.

그러나 바운티의 경우,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유저들이 걸리게 되면 이제 답이 없어진다.

젬그랩은? 이거 여전히... 정말 무슨 30~35랭크 도배된 유저도 뭐도... 젬 들고 앞으로 튀어나가는 진짜... 이게 브롤스타즈 유저들 평균 수준이라니까? 젬그랩은 보석 10개 모이면 바로 아군 진영 끝선까지 붙는 게 '기본 중에도 그냥 기본도 아니고 당연한 거다.' 그게 승리하는 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본진으로 들어오는 적팀들을 못 막더라도, 아군 진영에서 젬이 터지는 것과 조금이라도 적군 진영에 가까워진 상태에서 젬이 터지는 것과는 다르다. 끝선에서 수비를 하는데 적팀이 젬을 터뜨렸다? 적팀이 잘한 거다.

앞에 수풀에 숨어서 대기타다가 기습하려고 하고 젬 들고 혼자 도망가 버리고... 젬 들고 있는 아군은 끝선에 붙고 젬 없는 아군은 앞에서 디펜스 해주면 되는 너무나도 쉬운 모드이다. 기본도 아니고 그냥 능지 문제다. 영유아만 그럴까? 초딩만 그럴까? 봐온 게 얼마나 많은데... 더 설명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젬그랩도 문제가 있고 쇼다운? 티밍 천국이고. 랭커들도 티밍하고 다니는데 뭔 말을 더할까. 듀오 쇼다운도 티밍하는데 뭐. "티밍하는 재미로 하는 거다."라고 하는데... 찌질하고 재미 더럽게 없는데 그걸 재밌어하고 트로피 작업으로 사용한다. 이런 트로피 작업? 너무 많다. 다 말하려면 또 한가득 글 써야한다.

다른 모드도 다 마찬가지고 유일한 게 '브롤볼'이다. 브롤볼이 꽤 오랫동안 고정이벤트가 아니었다. 근데 내가 볼 때는 브롤스타즈에 가장 잘 어울리고 팀이 마인드가 좋아 포기 안하고 열심히 하면 역전이 가능하고 혼자서라도 어떻게 할 수 있는, 하드캐리가 가능한 모드가 '브롤볼'이라고 봤다. 즉, 브롤스타즈의 게임성을 가장 잘 살려주는 모드라고 봤고 브롤볼이 고정 이벤트가 되는 것을 지속 기원했고 의미는 없지만 의견도 냈었다.

브롤볼? 처음에는 싫어했다. '대전게임인데 뭔 또 축구야...' 이런 조합 기본적으로 안 좋아한다. 근데 브롤볼은 사실상 축구가 아니라 '성물전' 같은 모드였다. 단지 성물을 날릴 수 있는 성물전 느낌이었다.

모든 모드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게 '브롤볼'이다. 피지컬도 가장 많이 필요로 한다. 하지만 게임 자체가 쉽기 때문에 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기본기는 익히게 되고 기본기만 알아도 브롤볼은 충분하게 즐길 수 있다.

내가 브롤스타즈를 5년 했지만 정말 거짓말 하나 없이 9할은 브롤볼만 해왔다. 근데 여러 격변들이 일어나고 하면서 브롤볼은 최악의 모드로 바뀌었다.

해야 할 이유가 점점 더 사라지고 실제로 가장 중요한 중간계 유저들이 아래 위로 치이며 혹사 당하고 박살 나버리면서 가운데가 뻥 뚫리게 되고 브롤스타즈의 생태계는 더 괴이해졌다.

지금이야 온갖 이벤트와 퍼주기, 패치 등으로 사실상 막장을 달리면서 복구를 했지만 게임성은 개박살난지 오래이다. 랭크? 의미 없다. 앞서 말했듯이 구조가 이미 빠개졌고 작업도 많고 그동안 트로피 푸시가 가능했던 브롤러, 맵이 여전히 계속 나오고 있고 유저맵이 트로피 이벤트로 나온 적도 있고 디테일하게 다 말할 수도 있지만 스킵하겠다. 그리고 슈퍼셀이 애초에 그걸 노리기도 했다고 본다.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 슈퍼셀이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건, 게임성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애초부터 게임성은 안중에도 없었고 오직 수익이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게임사 돈 벌어야지... 그런 얼라 같은 생각에 대해 설명하고 싶진 않으니 넘기고.

쓰다 보니까 그만하고 싶다. 바로 마무리하고 완전하게 떠나보내야겠다.

정말 솔직히 말해서 돈 때문에 시작한 게임인 건 맞다. 근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되겠구나... 앞으로 절대로 이렇게는 게임하지 않을 것이고 잼민이게임은 안 할 것이다.

그동안 놓지 못했다. 그래도 가성비가 좋은 주제여서 계속 놓지 못한 것도 있지만, 재밌게 했던 적도 있고 오래 하다 보니 역시 정든 게 컸다. 근데 더 이상은 정말로 아니다. 절대로 다시는 이런 게임은 안 할 것이다.

평생을 게임하면서 이렇게 게임을 접어본 적은 없다. 정말 이런 경우도 있구나... 이제서야 경험한다. 정말 너무 깊게 알게 된 것 같다. '브롤스타즈' 사실상 힘들었던 시기에 희망처럼 입문하게 되었는데 역시 사람은 힘들 때 정신을 더 바짝차려야 하는 것 같다. 너무 과대해석하는 것이라 할 수도 있지만 브롤과의 인연이 그러해서 그렇다.

브롤스타즈를 탓하는 게 아니라 내 자신을 탓하는 것이고 이제는 이러면 안되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다. 정말 근래는 조카들 노는 곳에 삼촌이 들어가서 놀아주는 기분을 느꼈다.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편견 없이 게임 한다는 건 나의 에고일 뿐이구나.

마지막으로 5년간 플레이해 본 '브롤스타즈'의 개인적인 최종 평점은 10점 만점에 '1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