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2022 여름 축제 세빛섬에 집결하는 주말과 평화로운 평일 후기
글 읽기 귀찮아서 세 줄 요약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결과적으로는 수요 예측에 실패해서 장소 선정을 잘못했습니다. = 원신을 좋아하는 유저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수요 예측에 실패해서 장소 선정을 잘못했습니다. = 원신을 좋아하는 유저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습니다.
여름 축제 한정 굿즈를 사려면 전날 밤이나 당일 새벽부터 대기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합니다. 제일 더운 낮에는 가봐야 공식 굿즈 구매는커녕 입장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여름 축제 한정 굿즈를 사려면 전날 밤이나 당일 새벽부터 대기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합니다. 제일 더운 낮에는 가봐야 공식 굿즈 구매는커녕 입장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체력이 없거나 굿즈가 필요하지 않다면 주말 저녁 또는 평일에 '산책 나가듯' 들르는 게 낫습니다.
체력이 없거나 굿즈가 필요하지 않다면 주말 저녁 또는 평일에 '산책 나가듯' 들르는 게 낫습니다.
요컨대 호요버스가 이번 여름축제에서 피드백을 수렴하고 훗날 오프라인 축제를 추가로 연다면, 심심하면 폭염 주의하라는 경보 뜨는 여름은 피하든 일산 킨텍스처럼 장소가 넓은 곳으로 행사를 주최하든 뭔가 변화가 있을 겁니다.
아니,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세빛섬에 입장하기까지
7월 30일 복잡한 토요일과 8월 1일 평화로운 월요일의 비교
토요일에 촬영했던 세빛섬 진입계단 사진은 원신과 관련없는 일반인이 많이 찍혔던 걸 수도 있으므로 생략
처음에 원신 축제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엔, 사람 모일 거 뻔히 예상되는 요일인 금토일은 피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름축제 첫날(목요일)에만 빠르게 후딱 갔다올 계획이었는데, 같이 갈 생각이 있냐고 불러주는 카톡이 와서 그에 응해 주말에 한 번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신 캐릭터를 좋아하긴 해도 원신 게임을 직접 하고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할 생각은 있는데 다른 게임에 밀려서 플레이 시간이 안 났습니다.― 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랑 동행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거였죠.
그렇게 토요일 주말에 와보니까 예상대로 사람이 많았고, 예상 이상으로 사람이 매우 많았습니다.
좌측의 조그만 화살표가 입구이며 우측의 화살표가 '입장표를 받는' 대기줄입니다. 입장 대기줄이 아니에요.
입장표를 받는 대기줄이었기 때문에 세빛섬으로 진입하지 않고 화살표 방향으로 꺾어서 입장표를 받았습니다.
사진만으로 감을 잡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지도도 첨부해드립니다.
반포대교를 지나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리를 촘촘히 채운 열이 얼마나 긴 대기줄이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줄도 줄이지만 아시다시피 폭염주의보였나 폭염경보가 발령된 기온이라는 게 사람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제 경우엔 몸이 힘든 것보다도 휴대폰 발열이 심해서 데레스테(리듬게임) 판정이 씹히는 현실이 더 힘들었죠. 라이브 퍼레이드 첫날이라서 스테미너 소모를 빨리 해줘야 했는데…
입장 시간이 되자 뛰어갔던 사람들
여튼 입장표를 받는 대기줄인데도, 줄이 줄어드는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아서 그 시간에 입장하고 있던 줄을 촬영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15시에 도착했었는데 1시간 조금 넘게 기다려서야 입장표를 받을 수 있었고, 우리 일행은 배정된 입장 시간인 6시 반까지 한강공원에서 돗자리를 편 채 주위를 구경하고 그랬습니다.
코스어들이 다수 지나가고 있었고, 근처 무대에서는 원신 PV가 한국어로 재생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18시에 예빛섬 쪽에서는 호요버스에서 초청한 음악가들이 공연을 하였습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18시 30분 이전 입장이었으면 못 봤을 공연이라 만족스럽게 감상했었습니다.
한편 평일에는 어땠을까요.
호요버스가 예측했던 수요 예측 희망편은 이런 느낌이었을 걸로 보입니다.
긴 대기줄도 아름다운 음악도 PV 영상 상영도 없었고, 고요한 천막만이 한강에 산책 나온 사람들의 눈에 밟혔죠. 주말에는 저 천막에서 입장표를 받았는데, 평일에는 굿즈샵에 들어가려고 오전부터 기다리던 사람들만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덧붙여서 앞서 보여드렸던 입장 대기줄은 유저 2차 창작 부스에 입장하는 줄이었으므로, 2차 창작 부스가 없었던 평일에는 프리 입장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커뮤니티에서 보았을 "세빛섬이 위험해!" 사진들은 평일엔 해당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행사장 안내도는 입구가 아니라 채빛섬 안쪽에 있어서 큰 효용성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세빛섬 입장
사람이 많은 사진이면 주말에 촬영한 사진이고 사람이 적은 사진이면 평일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본래 입장 시간은 18시 30분이었으나, 30분마다 400명씩 입장하고 퇴장하고 하려니까 통제 문제로 입장이 지연되었습니다.
총합 3천 명인가 4천 명 입장이 오고 갔으니 뒤에 입장하는 사람일수록 입장 시간은 점점 밀렸겠죠.
이렇게 약 20분 정도 지연된 끝에, 마침 정문을 지날 때 음악도 깔아주고 있으니 마치 놀이공원 입장하는 느낌으로 영상도 남겨봅니다.
세빛섬, 정확히는 채빛섬으로 이어지는 다리 쪽에는 이렇게 포토존이라 할 수 있는 배경이 두 곳 마련되어있었습니다.
평일에는 저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촬영해주기에 딱 좋았죠.
하지만 주말에는 입장한 다음에도 대기줄이 형성되기도 하였고, 일단 다리 자체가 협소한 편이라서 너무 복잡했습니다.
유저 2차 창작 부스는 앞서 보여드린 여름축제 행사장 안내도의 노란선대로 형성되어있었는데, 인기가 있는 부스라서 이렇게 사람이 몰린 것일 수도 있고,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부스라서 눈에 밟혀 대기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만큼 정문에서 상대적으로 먼 채빛섬 안쪽의 부스, 가빛섬으로 이어지는 다리 쪽의 부스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편이었지만요.
사람들이 입구에서 대기줄을 형성한 까닭도 있고, 이미 물건이 다 매진되었거나 토요일에는 참가하지 않은 부스라서 앞에 사람이 안 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2차 창작 부스 여부와 관련없이 푸드트럭은 평일 주말 모두 있었습니다.
메뉴는 트럭과 캐릭터별로 나열하면 다이루크의 흑돼지 스테이크와 스테이크 덮밥, 이토의 야키소바와 타코야키, 각청의 황금새우볼과 닭꼬치, 얼음 슬라임의 슬러시와 컵빙수가 판매되고 있었죠.
수요층이 수요층인지라 메뉴별로 해당 캐릭터 데코레이션 픽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었으나, 제가 저렇게 화살표로 표시해드렸듯 기름진 곳에 캐릭터 데코가 그대로 꽂혔습니다. 그래서 온전하게 캐릭터 종이를 소장하고 싶은 사람은 주문할 때 별도로 종이를 요청하는 게 좋았습니다.
이 사진만 예외적으로 주말 사진인데도 사람이 적게 촬영되었습니다.
그리고 푸드트럭과 마찬가지로 채빛섬에서는 7일 간 포토카드를 제공하는 미니 이벤트가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굿즈를 못 사더라도 이것만큼은 참여해서 기념품을 얻어가고 싶었으나, 이 미니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이벤트 팔찌를 구매해야 하는데 이벤트 팔찌는 기념품샵에서만 판매하고 있었고, 그 기념품샵에 입장하려면 최소한 오전부터 폭염 속에서 기다려야 했으니 저는 당연히 미니 이벤트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기념품샵에 입장한 사람치고 이벤트 팔찌를 안 구입하는 사람도 없을 터라 이벤트 팔찌 여분이 나올 리도 없었죠. 그렇다 보니 저는 다른 유명 게임 인플루언서들이, 소정의 원고료를 받았다고 기재한 사실보다 여기서 포토카드를 얻어갔다는 점이 더 부러웠습니다.
기념품샵과 콜라보 카페가 위치한 가빛섬은, 금토일에는 연결된 다리 두 곳 다 입장이 통제되었으나 그 외 평일에는 채빛섬과 마찬가지로 자유입장이었습니다.
물론 카페와 기념품샵 내부 입장은 영업 시간 동안 항상 제한되었지만요.
최근 애니플러스샵의 버튜버 콜라보 카페처럼, 이런 행사가 종종 그렇듯 전날 밤이나 당일 새벽부터 노숙을 해야 제일 먼저 입장을 할 수 있는 사실은 새삼스러울 게 없습니다. 다만 "일일 수량"으로 상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어떤 날에 가든 아무리 늦어도 아침에는 가야 겨우 샵에 입장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당연하다시피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 상품 수량이 많게 배정되고, 사람이 '상대적으로' 덜 몰리는 평일에는 상품 수량이 적게 배정되기 때문에 어느 날이든 12시 지나서 갔던 사람은 기념품샵에 입장할 수 없었으니까요.
이에 대해 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해주었던 스태프와, 8시부터 줄을 서고 19시쯤에 쇼핑을 마치고 나왔다가 저한테 붙잡혀서 정보를 주셨던 검은 옷의 행자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검은 옷의 행자분이 말씀해주시길, 기념품샵에서 판매되던 원신 축제 굿즈는 발표되었던 여름축제 오리지널 굿즈 9종과 이벤트 팔찌가 전부였고, 그 외 발표하지 않았거나 기존에 이미 출시되었던 굿즈 판매는 따로 없었다고 합니다.
영업 시간이 끝난 후에는 콜라보 카페가 아니라 평범한 카페로 돌아간다는 의미인지 원신 캐릭터는 어둠에 가려졌습니다.
그렇게 주말에는 30분밖에 안 되는 짧은 관람 시간 후 일행끼리 모여서 먹고 2차 창작 부스에서 무엇을 구매하였나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고,
평일에는 친구랑 둘이서 먹고 굿즈는 없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호요버스가 생각했던 원신 여름축제는 딱 이런 느낌이었을 거예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한강에 산책 나온 여러 사람들이 '무슨 축제가 열리고 있는 걸까?' 하면서 지나가다가 들르기에도 좋고,
정말 분위기 있게 조명 켜서 사람들이 입장하게 유도해서 게임도 홍보하고 저 가까이 분수쇼도 보고 여름 축제 분위기도 내고 좋지 좋아 이게 마케팅이다 희망편! 을 찍는 걸 바랐을 겁니다.
제가 만약 계획대로 평일에만 갔었다면 기념품샵에 못 들른 건 조금 아쉽다는 마음만 남겨두고, 호요버스의 의도대로 원신 축제를 덤덤하게 즐기며 만족했다는 말로 후기를 끝냈을 겁니다.
하지만 평일은 몰라도 주말은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 때문에 절망편에 가까웠습니다.
제가 이렇게 주말과 평일 모두 방문하여 분석해봤을 땐 전술했듯 축제 분위기로 게임 홍보를 하려고 세빛섬에서 행사를 주최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론에 가깝지만 종합적으로 말씀드리면 '(주말의) 수요 예측 실패'와 무더운 날씨가 겹치면서 스태프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가버렸습니다. 기념품샵에 입장하는 데 성공한 사람이라면 몰라도, 그 외에는 여기저기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오프라인 행사였던 셈이죠.
물론 최대한 긍정적으로 if를 말씀드리면, 날씨라도 괜찮았으면 불만이 절반은 줄었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봤을 땐 추후 원신 축제를 더 개최한다고 했을 때, 날씨가 괜찮다는 전제하에 또 세빛섬에서 연다고 하면 저는 전략상 그럴 수도 있다고 수긍할 겁니다. 오프라인에서 지나가던 일반인 다수까지 타겟으로 하면서 이렇게 게임 홍보를 하기 좋은 장소가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그러나 호요버스는 다음 오프라인 행사 장소를 신중하게 택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또 세빛섬에서 연다고" 발표한다면 금토일에 방문했던 사람들은 이때의 기억 때문에 고개를 저을 테니까요.
그 때문에 사람들이 유력하게 거론하는 게 장소라도 넓은 일산 킨텍스이며, 그 외 제가 기억으로 떠올릴 만한 곳은 동대문 DDP나 광나루 라이브홀 정도 있겠습니다. 어디가 되었든 주말 방문자들은 추후 행사가 실내 장소에서 개최되길 희망할 겁니다.
원신 2022 여름 축제 후기 前편은 이 정도로 마치고, 분량 문제상 코스프레 퍼레이드 관련 후기는 後편에서 잇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