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데인 여담.txt 2

2년 전 데인 여담을 텍스트화 한 적이 있는데요.

[원신] 데인 여담.txt

* 1.0 ~ 2.7 전반

* 2022.06.01 기준 * 데인슬레이프가 평가한 앞뒤 부분만 텍스트화 * 데.인.조.아 몬드 1. 벤티 최근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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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시간이 지나서 2로 돌아왔습니다.

* 2.7 후반 ~ 4.8 기준

* 데인슬레이프가 평가한 앞뒤 부분만 텍스트화

* 데.인.조.아

몬드

1. 미카

전선 측량사 미카가 원정대에서 몬드로 복귀한 건 페보니우스 기사단에게 아주 반가운 일이야. 원정대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 모두에게 안심이 되거든. 누군가 산이나 유적을 날려먹어도 미카만 있으면 금방 새 지도를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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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려면 앞길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해. 뻔한 말 같겠지만 이걸 정말 해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미카는 언변이 뛰어나진 않지만 예리한 관찰력을 가졌어. 그가 성장하며 강인한 마음까지 지니게 되면 곁에 있는 사람을 이끄는 사람이 되겠지. 능력에 비해 자신감이 부족해서 아마 쉽게 강인해지긴 어렵겠지만 미래의 일을 누가 알겠어? 어쩌면 훗날 바르카가 직접하기 귀찮은 일들을 떠넘기려 할 때 그걸 거절할 용기를 낼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

리월

1. 요요

요요는 가진낭시진군의 가잔 어린 제자야. 리월의 선인들도 참 특이하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길 꺼리면서도 마음에 드는 인간이 나타나면 우르르 몰려와 선법을 전수하거나 보물을 나눠주거든. 요요가 바로 그 중 하나야. 이 열정적인 어린 제자는 여러 선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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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비관적인 인간이라 모든 아이가 선하다고는 말하지 못해. 하지만 요요가 좋은 본보기인 건 확실하지. 곤경에 처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건 천성이 선하고 순수하다는 증거니까. 아직까진 본인이 도울 수 있을 정도의 사람만 만났던 모양인데 어린 나이에 좌절을 맛보지 않아서 다행이야. 워낙 긍정적인 데다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훗날 좌절을 겪는다 해도 쉽게 변하진 않겠지만 인간이 나약하다고는 해도 또 그렇게 쉽게 무너지진 않거든.

2. 백출

「병을 오래 앓다 보면 의사가 된다」는 말이 있지. 백출이 몸이 안 좋은 의사라는 점에서 제법 일리 있어 보이는 말이야. 하지만 자세히 파고들면... 그는 정반대의 상황이란 걸 알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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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단명하는 생물이라 영생을 좇는 이유도 다양해. 다만 대부분은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지. 그래서 백출처럼 「계속 고통받기」 위해 오래 살려고 하는 케이스는 나도 처음이었어. 의사란 고집스러운 직업이야. 의사 본인이 「삶」에 대한 희망을 고수하지 않는다면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사람을 살리겠어? 이러한 집념은 멈추게 하기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도 어렵겠지. 하지만 어찌 됐든 타인을 위해 생사의 짐을 짊어지는 이들은 언제나 존경받아 마땅해.

3. 한운

선인의 이웃이 되는 건 리월 사람에겐 상상도 못 할 일일 거야. 그래서 리월항 주민들은 「한운」이라는 이 고상한 여자를 그냥 특이한 새 이웃 정도로만 알고 있지. 본인은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자기가 인간들 사이에 잘 녹아들었다며 기뻐하고 있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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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이라 하면 보통은 속세를 초월한 존재를 떠올리지만 류운차풍진군은 꽤 인간미가 있어. 선인 사이에선 모임을 좋아하는 벗이고 속세에서는 주위를 잘 살피는 다정한 어른이지. 집에서 기관을 연구하지 않을 땐 비운 언덕의 상점이나 흘호암의 먹거리 노점에 나타나곤 해. 한운에게 익숙해진 주변 사람들은 무심코 튀어나오는 거만한 말은 흘려듣고 그녀를 집안의 장녀처럼 여겨. 「마음이 통하는데 말이 뭐가 중요하냐」던 한운의 말처럼 말이야.

4. 가명

표사는 힘들고 위험한 직업이야. 게다가 항상 경계심을 유지해야 하지. 그래서 가명처럼 고객과 잡담을 나누는 표사는 흔치 않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를 얕잡아 보는 도적이 있다면... 소위 말하는 리월의 속담처럼 「밑천도 못 건지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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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업가는 사업 기회를 잘 잡지만 그렇다고 안정적인 장기 투자를 마다하진 않아. 가명의 아버지에겐 아들에게 가업을 물려주는 게 가장 안전한 길이었겠지. 하지만 인간의 성장은 사업과 달리 통제할 수 없어. 가명이 꿈을 좇아 고향을 떠난 건 아버지의 계획 밖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잘못된 길은 아니야. 그래, 스스로 책임질 수만 있다면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이나즈마

1. 쿠키 시노부

다들 궁금해하겠지. 아라타키파처럼 혼란스러운 조직이 어떻게 지금까지 운영돼 왔는지 말이야. 크고 작은 일상 충돌과 그다지 일상적이지 않은 옥살이가 끝나고 남겨진 문제는 놀랍게도 잘 해결됐어. 보아하니 아라타키파에는 끝까지 믿을만한 사람이 한 명 있는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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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세상은 자유로워. 선택에 따르는 책임만 질 수 있다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지. 다행히도 쿠키 시노부는 능력이 출중해 아라타키파가 일으킨 문제는 「자유로운 일」을 위해서라면 감수할 수 있는 것들이야. 쿠키 시노부는 쿠죠 사라의 「소개」에 보답하기 위해 특별히 그녀를 오유정에서 대접했어. 그 텐료 봉행 대장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무심코 던졌던 말이 아라타키파를 여태까지 유지시켜서 큰 골칫거리로 돌아왔다는 걸 말이야.

2. 시카노인 헤이조

텐료 봉행에는 「탐정」이라는 직무가 따로 없어. 하지만 어린 나이에 봉행소의 수사 에이스가 된 시카노인 도신은 그가 만난 모든 동료와 범죄자로부터 [명탐정]이라고 불리지. 압도적인 재능 앞에선 고리타분한 규정도 한 수 접어야 하는 모양이군. 이 [천재 소년 탐정]의 명성은 더 널리 퍼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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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탐정들에게 있어 진실을 찾는 것이 최종 목표야. 보통 사건이 해결되고 범인이 응당한 처벌을 받는 것으로 만족하지. 하지만 시카노인 헤이조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진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원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떨치고 범죄자에게 경각심을 심어 범죄를 근절시키겠다니 다른 사람이 한 말이었다면 비웃었겠지만 시카노인 헤이조가 한 말이기에 놀랍게도 일말의 기대가 가는걸. 이쯤 되니 아쉽군. 이 천재 명탐정이 그때 「계약의 신이 살해된 사건」을 맡았다면 과연 어땠을까?

3. 키라라

이나즈마 택배회서 코마나야에는 유명한 배달부가 있어 처음엔 두 갈래로 나뉜 꼬리와 고양이 발로 주목받았지만 헌신적인 태도와 훌륭한 서비스로 더 유명해졌지. 역시 사람들은 능력을 더 중시하는 모양이야. 열정과 성실함으오 고객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키라라는 더 많은 지명응 받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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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소포를 배달하는 건 꽤 성취감 있는 일이야. 소포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배달할 때마다 키라라는 큰 업적을 이룬 것처럼 기뻐하지. 물론 모든 소포가 다 주인에게 안전하게 배달될 수 있는 건 아니야. 그래서 모든 여정에 완벽한 종지부를 찍겠다는 각오로 주인 없는 소포를 위해 사방을 누비는 그녀의 끈기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게 올바른 마음가짐이겠지. 시간만 충분하다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드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까.

4. 치오리

사람은 새로운 것에 끌리는 법이지. 타국 출신 디자이너 치오리는 폰타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치오리 부티크」도 모든 손님을 환대하지만 모두가 마음에 드는 옷을 살 수 있는 건 아니야. 너무 「제멋대로」 굴면 가게 주인이 문밖으로 「모시」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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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패션계를 「제국」이라는 단어로 묘사하더군. 좀 과장되긴 했지만, 엉뚱한 소리는 아니야. 모든 왕국엔 저마다의 규칙이 있고 그곳에 들어간 사람은 기존에 무엇을 믿었든 왕국의 주인이 정한 규칙을 따라야 하니까. 딴소리를 하는 거 같다고?그럴 리가, 패션 얘기 맞아. 아쉽게도 난 이 분야엔 문외한이라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면 「치오리 부티크」에 방문하는 걸 추천하지.

수메르

1. 타이나리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있는 동물에 비하면 식물은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지. 하지만 식물이 모여 숲이 되면 그 위험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 그러니 우림의 생태와 성장의 힘을 얕봐선 안 돼. 안전하게 아비디야 숲을 지나려면 숲의 순찰관의 쓴소리를 달게 듣는 게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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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메르성에서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타이나리는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진 못했지만 날카로운 직감 덕분에 휘말리지 않았지. 그는 지식은 심오하지만 고귀하진 않아서, 그에 따른 오만과 기만은 불행을 가져온다고 생각해. 우습게도 지식을 관리하는 아카데미아의 현자들은 지식의 의미는 커녕 사람의 마음조차 알지 못하더군. 수차례 그의 문전박대를 받고도 생각을 고쳐먹지 못했지. 그 완고한 고집이 어떤 미래를 초래할지 한번 지켜보자고.

2. 콜레이

언제부턴가 간다르바 성곽엔 도움을 청하는 이들을 찬란한 미소와 함께 돕는 숲의 견습 순찰자가 보이기 시작했어. 이 생기발랄한 소녀는 땅을 뚫고 나온 새싹처럼 어떤 고난에도 꺾이지 않을 듯한 모습을 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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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성장」에 대한 견해가 다른 법이지. 누군가는 평화로운 성장을 원하겠지만 콜레이는 더 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의 자신을 이겨내야만 해. 그것도 좋겠지. 「이겨낸다」는 건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니까. 하아... 애석하군. 내 옛 동료는 어린 콜레이보다도 그 이치를 깨닫지 못했어. ...어쩌면 상황이 너무 복잡한 탓에 선의와 열정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는 거겠지.

3. 도리 (앨리스 여담)

난 도리가 「없는 물건이 없는 대상인」이 되기 전부터 알았어. 도리는 그 시절부터 자신이 대상인이 될 것임을 확신했지. 그 열정적인 눈을 보고 있자니 어찌 위대한 마녀인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있겠어? 결과적으로 내 안목이 옳았다는 게 증명됐지. 약간의 투자가 가장 성공한 투자 중 하나가 되어 돌아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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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온 세계를 누비며 수많은 만남을 겪었고 수많은 도움을 줬지만 도리처럼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은 드물어. 나는 도리의 「보답」보단 그녀의 대단한 장사 수완에 더 관심 있어. 장사는 모험과 발명처럼 때로는 과감함이 필요하지. 그렇기 때문에 도리는 내 훌륭한 사업 파트너야. 난 내가 가장 아끼는 발명품을 기꺼이 내줄 수 있어. 별을 연구하는 한 친구는 또 「인과와 후환」 따위의 잔소리를 하겠지만 뭐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었으니 상관없지 않겠어~

4. 사이노

학자를 인생 목표로 하는 수메르인이 다 진심으로 진실과 진리를 좇는 건 아니야. 일부는 다른 꿍꿍이를 품고 있지. 프로젝트를 신청해서 연구하는 시늉만 하면 아카데미아의 경비를 받고 편하게 살 수 있거든. 물론 말로는 쉽지만 실제론 불가능해. 긴 역사를 가진 아카데미아와 아카데미아를 충실히 유지하는 자들은 절대로 지능범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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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티바트를 여행하다 「호기심은 인류의 원죄다」라는 말을 들어봤어. 세계의 비밀은 누구나 다 파헤치고 싶은 모양이야. 다만 학자들이 가장 실천할 능력이 있을 뿐아지. 그래서 사이노도 수수께끼에 대한 학자들의 호기심을 잘 이해해. 그건 마치 그가 「일곱 성인의 소환」의 용덱을 참을 수 없는 것처럼 치명적인 유혹이지. 어찌 보면, 아카데미아가 「풍기관」을 배치한 건 죄지은 학자를 징벌하기보단 보호하기 위함인 것 같군. 「지혜」로 범한 죄의 대가는 풍기관의 심판보다 먼저 닥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5. 닐루

항상 허공에서 정답을 찾는 수메르인들에게 예술이란 개념은 아주 모호하고 추상적이야. 좋은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에서 수량화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런 문제들은 아카데미아 최고의 학자들조차 어려워해. 하지만 닐루에게 예술은 가장 단순하고 순수한 것이지. 누구나 진입장벽 없이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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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인이라 춤과 노래 같은 예술은 잘 몰라. 나와 예술에 대해 토론하는 건 글쎄, 별로 영양가가 없을 것 같군. 하지만 나 같은 문외한이라도 훌륭한 공연을 볼 때면 감탄하곤 하지. 단지 이성을 추구하기 위해 지혜의 나라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예술에서 얻는 위로를 무시한다면 너무 오만한 거야. 집단 간의 갈등, 이상과 규칙 사이의 충돌... 세상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 건 아마 자신과 다른 것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6. 레일라

수메르인에게 꿈은 아직 낯설지만 누군가는 이미 몽유 증상으로 유명하지. 아카데미아에서 관측기가 옮겨졌다거나 논문이 하룻밤 만에 완성됐다던가 성에 있던 소녀가 갑자기 먼 카라반 수도원에 나타났다는 등의 「몽유 괴인」 기담이 퍼졌어... 하지만 정작 레일라 본인은 불면증에 시달려서 이 문제를 깊게 파고들 여력이 없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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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성이란 흔하지만 레일라처럼 확연하게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지. 학업 고민에 시달리는 평소와는 달리 몽유 중의 레일라는 쓸데없는 감정을 뒤로 하고 또렷한 사고로 많은 성과를 이뤄냈어. 물론 그건 이상적인 상태야. 명확한 목표를 갖는 건 어려운 일이고 전념하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니까. 그러니 아직 인생이 쉬울 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좋을 거야. 나이가 들면 더 복잡한 일을 마주해야 하니까.

7. 나히다

작은 쿠사나리 화신은 독특한 신이야. 「지혜의 신」으로서 진리를 꿰뚫고 있지만 직접 행하지는 못했지. 과연 경험이 없는 신이 어떻게 진정한 지혜를 얻었을까? 답은 꿈속에 있지. 그녀는 늘 함께 꿈꿀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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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은 위대한 신의 권능을 경외해서 신에게 과도한 기대를 품곤 해. 하지만 마신은 티바트의 지배자가 아닌 일개 생명체일 뿐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적지. 힘이 약하면 신이라고 할지라도 인간 앞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어. 그래서인지 나조차도 이런 약한 신 앞에서는 마음이 약해지는군. 오늘은 여기서 끝내도록 하지. 세계수가 존재하는 이상 초목의 신은 계속 성장하고 이어질 거야. 티바트에서 세계수의 의미는... 이 세계에 통제되지 않는 사람이 발견해야겠지.

8. 방랑자 (앨리스 여담)

옛날 옛적 어느 정원에 한 인형이 잠들어 있었어... 음... 아, 그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 안 나는 척 하면 평범한 이야기로 대충 마무리 지어도 되려나? 근데 평범한 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방랑자가 할 법한 일도 아니지. 그의 이야기는 단순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해. 어느 쪽일지는 화자에게 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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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바트 대륙엔 나름의 규칙이 있어. 완벽하지도 않고, 사람의 마음처럼 취약한 부분도 있지. 그렇기 때문에 나에겐 어떤 임무가 주어졌고 덕분에 특별한 권한도 갖게 됐어. 난 자유로운 삶을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이 일이 싫진 않아. 이 세상과 세상을 누비는 만물을 다른 시선에서 볼 수 있게 해주거든. 기억은 잊혀도 역사는 남는 법이지. 그 누구도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 그런 점에서 방랑자도 꽤 애먹었을 거야. 하지만 그 후에는? 바람이 어디로 흘러갈까? 예지 능력을 갈망하는 이는 많지만 방랑자는 그렇지 않을 거야.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건 아니건 그는 과거를 끌어안은 채 미래를 향해 나아갈 테니까.

9. 파루잔

아카데미아의 초기 장치 연구는 대량의 문서 해독이 필요했지. 그렇기 때문에 룬 문자에 조예가 깊은 파루잔은 지론파 학자임에도 고대 장치학의 초석을 닦았어. 하지만 백 년의 세월 동안 여러 학문은 끝없는 발전을 이뤘고 파루잔이 고수해 온 원칙은 그녀의 운명처럼 시대에 뒤쳐져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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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상대적인 개념이라 사람에 따라 다르게 비치지. 평범한 사람에게 백 년은 일생과도 같아. 누군가가 백 년 전 모습 그대로 돌아온다면 궁금증을 갖는 것도 당연한 거야. 파루잔에게 지난 백 년은 괴로운 시간이었어. 동정을 사거나 단순히 이야깃거리로 삼기엔 적절하지 않아. 신입생의 존경을 담은 「선배」라는 말만이 그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게 묻는다면 「나이」를 내세우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군. 오래된 지혜는 존중받을만하지만 시간이 멈춘 건 아니기에 그 지혜가 사라지는 것 역시 한순간이니까.

10. 알하이탐

서기관 알하이탐은 아카데미아에서 가장 잘 통하면서도 가장 안 통하는 사람이야. 무관한 요소와 아첨을 무시하고 논리와 원칙에 따라서 일 처리를 하지. 규칙만 지키면 같이 일하기 편하겠지만 다른 경우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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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은 서로 닮아있지만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은 다 달라. 뛰어난 두뇌와 강한 정신력은 알하이탐이 편안한 삶을 사는 데 큰 도움이 됐지. 남의 생활 방식을 더 논해봤자 질투처럼 보이겠군. 사실 나도 편안한 삶을 싫어하진 않아. 가끔은 그런 느낌이 그립기도 해. 하지만 애석하게도 세상 모든 게 다 합리적으로 작동하진 않아. 알하이탐의 삶의 방식은 단순한 삶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나 안성맞춤이겠지.

11. 데히야

편하고 안전하게 세상을 누비려면 믿음직한 동료가 필요해. 수메르 출신 용병 데히야가 바로 그런 인물이지. 그녀는 용병을 자처하지만 결코 평범한 전사는 아니야. 현명하고, 용감하며, 진솔하지... 그녀의 성품은 나무랄 데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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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의 의무는 대금을 받고 의뢰를 완수하는 것이지만 용병의 의뢰는 모험가의 의뢰와 달리 좀 더 상업적이고 포괄적이야. 그래서 많은 영웅과 범죄자 그리고 자만에 빠진 놈들이 탄생했지. 놈들은 힘과 성공에 취하지만 데히야는 그렇지 않아. 용병은 본분을 지켜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야. 사막 출신인 데히야도 한때 신앙 문제로 고민했지. 그녀의 눈빛은 날카롭지만 타인을 평등하고 너그럽게 대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 난 이 용병을 진정한 삶을 살고 온몸으로 세계를 느끼며 나아가는 자로 칭하고 싶군.

12. 카베

도리는 수메르성 외곽에 아늑하고 호화로운 저택을 지어서 산더미만한 재산을 보관하려 했지만 유명 건축 디자이너 카베의 손을 거친 알 카자르자레궁은 모두의 주목을 받는 랜드마크가 돼버렸지. 도리는 이를 운명의 장난으로 여기곤 하는데 카베에게 이 정도 삶의 굴곡은 흔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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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베처럼 지혜롭고 유명한 학자가 어째서 이런 굴곡진 삶을 살게 됐는지 평범한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 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대다수 문제의 원인은 카베 본인에게 있지만 그렇다고 난 그를 나무라고 싶진 않아. 카베가 당당하게 자신의 이상을 늘어놓을 때 같은 기대감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감명받을 수 밖에 없거든.

13. 세토스

수메르의 사막은 몇 번을 가봐도 신비롭더군. 누가 그곳에 더 잘 적응할까? 거기에 주둔하고 있는 도금 여단? 아니면 적왕 문명을 연구하는 아카데미아 학자?글쎄, 내 생각은 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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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마르에겐 여섯 명의 충실한 추종자가 있었어. 그러나 그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숫자는 일곱이었지. 아펩은 자신을 멋대로 그 안에 넣은 적왕이 불만이겠지만 나머지 여섯은 이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이제는 알 길이 없어. 이 일을 알게 되면 세토스는 분명 흥미로운 견해를 내놓겠지. 아니면 침묵의 신전은 이미 무언가를 알고 있지만 입장 때문에 입을 닫은 것일지도 모르겠군. 다행히도 세토스는 비밀을 잘 지키는 사람이야. 계승해야 하는 유지가 누구의 것이든 세토스는 그걸 부담이 아닌 나아갈 원동력으로 삼을 테지.

폰타인

1. 리니

마술은 일종의 진실한 환상이야. 그런 환상을 능숙하게 만들어 내는 사람은 최고의 마술사란 명성을 누릴 수 있지. 폰타인 오페라 하우스의 공연 포스터뿐 아니라 레스토랑 직원과 시민들의 추천을 통해서도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마술사」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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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속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그럼에도 사람들은 스스로 관중석에 앉아 「속이는 것이 목적인」 마술을 관람하지. 잠시나마 화려한 환상 속에 잠기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거짓을 간파하는 혜안을 갖길 바라서일까? 어느 쪽이든 깊이 파고들 필요는 없겠지. 아무리 사실적인 마술도 그저 연출된 공연일 뿐 변덕스러운 운명 속 작은 오락거리로 삼기엔 충분하잖아?

2. 리넷

스스로를 「다기능 마술 조수」라고 불러서인지 리넷은 종종 폰타인 장치 기술의 산물로 오해받곤 해. 이를 굳게 믿던 누군가는 결국 수차례 증명 끝에 「속았군. 이것도 마술의 일부인가?」라고 말하며 현실을 받아들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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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지 않는 건 쉽지만 화려한 불빛 아래서 자신을 감추는 건 뛰어난 재능이야. 상대가 민첩하고 발소리도 나지 않는다면... 눈을 떼지 않아도 그 행방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지. 과연 리넷을 말하는 걸까 고양이를 말하는 걸까? 리넷의 집엔 고양이가 많다고 들었는데 어쩌면 그들은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 털을 고르며 너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르지.

3. 프레미네

물속에서 작업해 줄 사람을 찾는다면 분명 폰타인 최고의 잠수부 중 한 명인 프레미네를 추천받게 될 거야.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잠수 전문가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그를 잘 아는 사람은 바닷속으로 가면 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곤 해. 참 아이러니하지. 드넓은 바다에서 그를 찾을 능력이 있다면 애초에 잠수부가 필요하지도 않을 텐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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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자라면 명령에 복종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 거야. 프레미네 역시 그 점을 알기에 스스로 감정을 봉인한 채 태엽 장치처럼 임무를 수행하거나 머리를 비우고 심해 속으로 뛰어드는 거겠지. 하지만 그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기에 주변의 사건과 사람들이 늘 그를 바다 밖으로 끌어내곤 해.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도 「명령」은 먹음직스럽게 담긴 만찬이 아닌 변화를 막는 차가운 벽이란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군.

4. 느비예트

모든 물이 모이는 폰타인에선 현실과 비현실의 연극이 평등하게 펼쳐지고 있어. 하지만 희극으로 가득 찬 무대 위엔 그곳과 어울리지 않는 엄숙한 이가 자리를 지키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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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비예트의 입장에서 현재 티바트에서 벌어지는 모든 분쟁은 무대 위의 희극과도 같을 거야. 자신들의 것이 아닌 영토를 쟁탈하고 자신들을 가둔 영주를 칭송하며 생명의 규칙을 무시한 죄악을 범하고 있으니 말이지. 하지만 그는 냉혹한 방관자가 아니기에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여태까지 본 적 없는 유형이지만 그렇다고 내 식견이 좁다고 단정 짓지는 말아줬으면 좋겠군. 이 세상에 폰타인 최고 심판관이란 존재는 단 하나뿐이니까.

5. 라이오슬리

메로피드 요새는 폰타인성조차 개입할 수 없는 해저에 위치한 유배지야. 혼란스러운 위험지대 같지만 이 황동의 요새는 의외로 질서정연해. 대체 누가 그곳을 관리하는지 궁금하군. 네가 그 관리자와 친해진다면 직접 가보는 것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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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수명은 짧고 기억은 계승되지 않아. 그래서 메로피드 요새의 기원은 밝혀낼 수 없게 됐지만 예언된 재앙에 대비하기 위해 흩어진 조각을 다시 모은 라이오슬리는 이 요새가 오랫동안 침묵해 온 비밀을 복원했지. 흥, 죄인은 죄책감 때문에 신을 섬기지만 신은 그들이 바라던 위안을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건 생각해 본 적 없는 모양이군...

6. 푸리나

「푸리나 님은 『극적 반전』에 있어서 단 한 번도 자기 백성을 실망하게 한 적이 없다. 이어질 그분의 노랫소리가 높을지 낮을지 그분의 왈츠가 관중들의 시선을 어디로 이끌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스팀버드》 최고 인기 특집 중 하나에 이런 내용이 실려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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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연극에 대해 잘 모르지만 듣자 하니 배우는 늘 큰 거울 앞에서 연습한다더군. 극중의 장면과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고 관객의 시점으로 자신의 연기를 바라보며 관객이 만족할지 고민하기 위해 말이야. 푸리나도 한때 홀로 구석에서 거울을 마주 보며 끊임없이 자세를 조정했겠지. 그런 그녀가 거울 속에서 마주한 자신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7. 샤를로트

극한의 진실을 추구한다면 기자는 상당히 위험한 직업이지. 이런 위험과 진실을 극한까지 「발휘」하는 사람이 바로 스팀버드사의 간판 기자 샤를로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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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은 정보 교환에서 비롯됐고 이는 결국 이익과 관련이 있지. 하지만 오늘날 기자에게는 이익과 상반되는 윤리관이 요구되곤 해. 사람은 올곧아야 하고 내용은 진실해야 하며 언어는 공정해야 한다는 거야. 내가 볼 때 절대적인 공정이란 없어. 사람들의 눈엔 저마다 다른 「진실」이 비치거든. 나도 말할 때 주관적인 생각을 많이 담는 편이라 다른 사람에겐 터무니없는 얘기처럼 들릴지도 모르지. 만약 샤를로트가 날 인터뷰하면 내 「주관」을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해지는군... 흥, 농담이야. 내 이야기는 그녀를 난감하게 만들 뿐이니 말하지 않는 편이 낫겠지.

8. 나비아

폰타인에선 법만 잘 지키면 신분과 입장을 막론하고 모두 가시 장미회의 열렬한 환대를 받을 수 있지. 그들의 호의를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어. 그건 현임 회장에겐 「친구가 되자」는 표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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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라고 하면 보통은 어른스럽고 차분하거나 성품이 뛰어난 자를 기대하는 법이니 젊고 활발한 나비아는 이런 리더상에 부합하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순수한 미소를 가볍게 봐선 안 돼. 수많은 일을 겪었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가시 장미회와 폰타인성 그리고 이 세상에 아름다운 기대를 품고 있거든. 그걸 위해 양산을 무기로 사용해야 할 때도 있지만 어쩌겠어? 피어날 장미를 지키려면 가시도 있어야 하는 법이지.

9. 슈브르즈

폰타인 법률 집행청 소속 특별 순찰대는 전력 강화를 위해 실력만큼은 확실한 여러 괴짜들을 수용했어. 원래 이런 인물들은 남과 쉽게 섞이지 않지만 다들 대장 슈브르즈의 명령만큼은 충실히 따르지. 말썽을 일으키려 해도 일단 슈브르즈의 훈련량부터 따라잡아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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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타인 법률의 기준은 통일되어 있지만 정의에 대한 관점은 저마다 달라. 가치관은 경험에 따라 달라지고 모두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없으니 슈브르즈도 타인에게 자신의 정의를 강요하진 않아. 그 대신 그녀도 다른 「정의」를 평가할 권리를 가지고 있어. 궁금하다면 튀김이라도 하나 사주면서 유행하는 소설이나 연극에 대해 물어보도록 해. 표정과 달리 한결 가벼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테니까.

10. 클로린드

폰타인 심판청에서 명예를 지킬 방법은 다양하지만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결투만큼은 피하는 게 좋아. 특히 상대가 결투 대리인 클로린드라면 말이지. 그래도 굳이 결투를 고집하겠다면, 명복을 빌어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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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사냥꾼」은 폰타인의 역사에 묵직한 한 획을 그은 존재야. 그들의 창시자와 물의 기사가 한때 갈등을 빚은 적도 있지만... 그 일은 이미 수많은 마물 사냥꾼의 영웅담 속에 흐릿해졌지. 오늘날 남겨진 건 검과 총뿐일지도 몰라. 그걸로 흐릿한 빛을 좇을지 아니면 새로운 질서를 지킬지 그 무기의 의미는 온전히 사용자에게 달렸어. 클로린드의 검은 길을 잃지 않아. 그녀의 정의는 단순하고도 견고하거든. 그러니 방황과 선택의 시간들은 세상의 변화를 겪어야만 하는 이들에게 남겨두도록 하지.

11. 에밀리

폰타인에서 기념품을 살 때 향수는 탁월한 선택지 중 하나야. 제대로 된 안내원만 만나면 나처럼 향수를 전혀 모르더라도 마음에 드는 향수를 고를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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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엔 참 다양한 냄새가 있어. 사람들은 그걸 조합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향으로 만들려 하지. 하지만 그 필요 역시 다양하기 그지없어. 누군가는 향기로 자신의 기척을 없애려 하고 또 누군가는 향기 속에서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려 하거든. 이런 필요를 충족시키는 향수는 더 잘 팔릴지도 몰라. 하지만 에밀리가 보기엔 똑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저마다의 경험에 따라 감상이 전부 달라지기 마련이야. 그러니 모든 걸 내려놓고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편이 낫지. 향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는, 사용자에게 맡기고 말이야.

우인단

1. 아를레키노

우인단 집행관 서열 4위. 능력 있는 스네즈나야 사절. 냉혹하고 무자비한 자객. 정보력이 뛰어나다면 아를레키노에 대해 이렇게 듣게 될 거야. 만약 운 좋게 「아이들」을 만난다면 「아버지」라는 그녀의 또 다른 신분도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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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의 이치대로라면 검은 태양도 붉은 달도 결코 좋은 징조는 아니야. 이것을 표식으로 삼은 왕조도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했지. 만약 붉은 달의 실루엣이 꿈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반드시 조심해야 해. 나는 운명에 저항하는 자를 수없이 봐왔어. 아를레키노는 거의 성공한 사례지. 핏빛 화염은 그녀의 몸을 파고들었지만 동시에 그녀를 옭아매던 감옥도 녹였으니까. 붉은 달빛은 누군가에겐 죽음의 표식이지만... 누군가에겐 안락한 지붕을 선사했어.

미구현 지역

※ 나타 온다 드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