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롤플레잉 게임 ‘원신’의 성공 요인 분석
최근 온라인 게임 산업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원신’은 2020년대에 와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게임 중 하나이다. 원신은 2020년 9월 HoYoverse가 출시한 판타지를 주제의 오픈 월드 기반의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다. PC, 모바일, PS4 등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출시되었으며, 출시 초기부터 다양한 플레이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오픈 월드 환경, 훌륭한 캐릭터 디자인 덕분에 폭넓은 관심을 받았으며, 현지화에 많은 신경을 쓴 덕분에 출시 몇 주 만에 여러 나라의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원신은 출시 30일 만에 2억 4,5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고, 출시 6개월 만에 총매출이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2023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2022년에는 누적 매출 70억 달러 이상을 달성했다. 당연하게도 현재까지 모바일 앱 시장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오랫동안 선두에 올라가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성공을 거둔 원신의 주요 요인들을 다양한 요소들로 나누어 분석하고, 여기에 더해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 보며 느낀 주관적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게임의 성공에 기여하는 내적인 요소에는 스토리, 콘텐츠, 디자인, 사운드 등의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원신의 성공 요소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세계관에 관한 내용이다. 우선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IP에 관한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려 한다. 2020년 원신의 출시 당시 게임시장은 배틀그라운드, 세븐나이츠2, 와일드리프트 등의 이미 성공한 IP를 사용한 게임들이 주로 출시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신은 해당 세계관에 대한 오리지널 스토리를 가지고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에 해당 세계관이나 게임의 팬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또한, 원신은 어드벤처 게임으로 다른 사용자와 상호교류하기보다는 혼자서 모험하는 것이 메인 콘텐츠인 게임이다. 그 때문에 경쟁 요소가 중점인 타 게임들에 비해 게임 내에서의 성장과 경쟁을 위해 게임에 과금하는 사용자들의 비중이 아주 작다. 제작사인 HoYoverse는 이러한 부분을 타파하기 위해 사용자들에게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알리고 ‘원신’을 하나의 거대한 IP로 성장시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 때문에 게임의 진행 대부분은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사인 HoYoverse는 각 세계관과 캐릭터들의 세부적인 설정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캐릭터와 세계관에 맞는 개별 테마곡을 따로 제작하여, 따로 음악회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 품질을 끌어올렸으며, 게임 내외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여 사용자들이 세계관에 대해 천천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해 두었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세계관에 대한 몰입과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을 불러일으켜, 팬층을 확보하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게임 외적으로도 IP를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IP에 대한 저작권 정책인데, 원신의 경우 굉장히 팬 친화적인 저작권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원신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한 2차 창작 콘텐츠는 개발사의 승인을 받으면 실제 상품으로 생산하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창작물들의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개발사에서 자체적으로 캐릭터들의 3D모델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창작자를 포함한 다양한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아이디어, 작업물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Hoyolab이라는 자체적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실제 플레이했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사이트에서는 게임 내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와 출석 체크 등의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어, 실제 게임 플레이 시 사이트에 최소 한번은 접속하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게임 이용자들이 커뮤니티로 유입될 수 있도록 개발사 측에서 큰 노력을 하는 듯 보였다.
이렇듯 원신은 게임의 스토리텔링과 IP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게임으로써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의 게임성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의 핵심 원동력은 크게 도전, 탐험, 창조, 커뮤니티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원신'의 핵심 원동력은 탐험이다. 실제 게임 플레이를 해보며 가장 크게 다가왔던 점은 탐험 중 보이는 넓은 오픈월드에 잘 녹아들어 있는 세계관과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기술력이었다. 플레이어의 공격으로 땅이 실제로 불타고, 내리는 비가 불을 끄고, 번개가 연못을 향해 떨어지면 물속의 작은 동물들에게 전기가 전달되고, 하늘의 구름은 바람에 따라 움직이고 변화하며 역동적인 하나의 세계를 그려냈다. 또한, 탐험 과정에서 다양한 퍼즐과 기믹들을 만나게 되며, 추리나 조작 요소를 통해 하나씩 해결해 내는 과정에서는 강한 기쁨과 성취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이 앞서 언급한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아름다운 그래픽과 어우러지면서 웅장한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듯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보상을 얻는 과정은 게임 플레이 중 다양한 감정의 변화와 몰입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여기에 더해 완전하게 현지화된 성우들의 더빙과 스토리에 집중하며 진행해가다 보면 입체적으로 설계된 캐릭터와 세계관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훌륭한 게임성과 스토리를 갖췄더라도 원신은 게임 내 결제를 통한 수익이 중요한 ‘부분 유료화’ 게임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과금 모델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누리지는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원신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를 얻으려면 “원석”이라는 유료 재화를 활용하여 매달 바뀌는 한정 뽑기를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뽑기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불확실성이다. 그러나 정규 분포에 따라 확률이 설정되다보면, 플레이어별로 행운과 불운에 대한 경험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완전한 무작위성은 일부 플레이어들에게 나쁜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원신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무리 운이 나쁜 사용자라도 적정 시도 횟수에서 확률을 보정해 주는 “천장”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원신의 유료 재화는 단순 과금이 아닌 앞서 언급한 게임 내의 여러 탐험 콘텐츠를 활용하여 플레이 도중 보물 상자 발견하거나 특정 기믹을 클리어하면 소량의 원석을 얻을 수 있게 하여 사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뽑을 수 있게 구성해 놓았다. 이는 실제 플레이 시 충분한 동기부여로 작용했으며, 앞서 언급한 입체적인 탐험경험은 캐릭터를 뽑고 싶은 욕구를 더욱 자극했다. 또한, 재화 수급처를 늘리기 위해 이벤트로 원석을 지급하기도 하여 사용자가 꾸준하게 플레이한다면 많은 돈을 소비하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덕분에 원신은 과금 요소가 있는 게임임에도 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콘텐츠의 지속적 업데이트와 기간 한정 프로모션들을 통해 신규 사용자들을 유입시키는 동시에 기존 사용자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는 이런 시스템이 원신을 지속해서 플레이하고 서비스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듯 원신 게임의 성공은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본문에서 언급된 내용은 원신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 요소들이었으며, 이에 더해 기술적인 측면과 마케팅 전략 역시 성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기술적인 혁신은 원신을 보다 차별화된 게임으로 만들어주었으며, 소비자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를 반영한 전략적인 기획과 마케팅 또한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이를 통해 원신은 이미 기존에 존재하는 IP가 아니라는 점을 극복하고, 자체적으로 강력한 브랜드로써 성장할 수 있었다. 따라서 원신 게임의 성공은 소비자들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과금 모델뿐 아니라, 개발사의 애정과 전략적인 마케팅 노력 등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접근과 과감한 재투자가 원신이 대형 IP로 거듭나고 성공을 거두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