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자의 하루 (포켓몬고의 시작)

이게 나오네...?

몇 년을 잘 막아오다가 이제서야...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유추할 수가 없다 ?

하필 교육 첫 날 두 줄이 떠서 교육도 날려먹고 ?

바로 근처 이비인후과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로 확진 판정 받았다.

아프기 시작하면 입맛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시켜 먹었다.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두자는 심정으로 우리할매떡볶이!

역시 짱맛!

이 때부터는 매 끼 마다 처방 받은 약을 챙겨 먹었다.

(소염진통제, 기침약, 가래제거제, 위점막보호제)

저녁에는 가든이가 퇴근하면서 도미노피자 포장을 해왔다.

내 입맛에 맞게 치즈크러스트까지 해서...??

맛있게 먹고;

일어나서는 주로 따뜻한 차를 많이 마셨다.

집에 뒤져보니 있었던 드립커피인데, 알고보니 비싼 아이더군... 그걸 알고나니 괜시리 마시고 싶어 내려먹었다.

따뜻한 음료를 마시기에 덥지 않은 날씨여서 감사했다.

사진은 없지만 커피 보다는 허브차를 많이 마셨다.

집에서 뉴진스 들으면서 쉬고..밀린 개인적인 일들도 하고..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거의 무증상 같았다;

딱 하루 열이 났는데 그때도 37~8도 사이였고, 그 이후엔 약효였는지 열도 뚝 떨어졌다.

다음날은 가든이도 출근 못하고 재택근무로 전환

저녁으로 김밥을 싸줬다. 집 김밥의 맛을 알아보렸...

와 갑자기 초인종이 울려서 뭐지 하고 나갔는데 과일이 놓여있었다. 배달이 잘못 왔구나 싶었는데 예린이가 보내준 것 ? 증말...

요즘 세상 좋구나.... 우리 둘 같이 고생하고 있었는데 혼자가 아니라서 덜 힘들었다!

그리고 넷플릭스를 켜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오빠가 추천해서 본 영화, OST가 좋다.

티모시 샬라메 이어보기로 드디어 콜바넴을 봤다.

사실 손이 선뜻 가지 않았던 4년...드디어...

왜 평이 좋은지 이해가 되는 영화

빵에 미쳐서 많은 빵들을 해치웠다; 특히 생크림이 너무 당기던...

간식도 잘 챙겨먹으며 다시 영화 보기?

오랜만에 다시 본 냉정과 열정 사이

피렌체의 추억들...?

어바웃타임 수십 번 본 사람으로 전부터 궁금했던 영화

레이첼 맥아담스는 어쩜 이렇게 이쁜지...

사실 내용은 그리 인상 깊지 않다.

유명한 영화지만 이번에 처음 봤다.

겨울을 기다리게 하는 영화

태풍 오니깐 며칠 전에 본 이 영화가 생각나더라 ?

흥미가 없어서 거의 요리하면서 곁눈질로 본 영화

가든이가 보내준 퇴근 길 하늘 ❤️‍?

머선 일이야...나도 구경 갈래 ?

한 덩이에 많은 조각이 붙어 있는 BBQ 치킨

그렇다..남들은 잃었다는 미각/후각/입맛을 나는 잃지 않았던 것이다.

낮에는 디저트가 생각나서 와플도 시켜 먹고 ?

(가지가지..)

출장 가서 늦게 온 가든이를 위해 멕시칸으로 저녁을 준비했다. (이때부터는 기력조차 회복하여 집안일도 웬만큼 했다)

또띠아에 싸 드세요~

천안 쪽에 가서 오는 길에 호두과자 사달라고 했다.

행복해...?

너무 일찍 말씀 드리면 걱정하실 것 같아서 며칠 뒤 시댁에 이실직고를 했다. 그랬더니 마켓컬리로 꽃을 보내주신 시어머니 ???

아티제 바스크 치즈케이크까지 같이 보내주셨다.

어머님 짱짱 ?

우리집에 와서 포켓몬에 미쳐있는 우릴 보고 생각나서 보냈다는 예린이; 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하나 포켓몬이 달라서 소진 시키기가 영 아깝다 ?

격리하면서 포켓몬고를 시작했다...

거울 닦으라는 잔소리 그만!

젤 몬생긴 포켓몬 (이름 모름) 하나 찝어서 마스크 사이쥬 맞는지 보고!

여긴 중형이 꽤나 크다. 알아서 중형 보내줬는데 대형은 너무 컸을 것 같은 느낌 ?

저녁은 코스트코에서 사온 스시로 간단하게 먹고

내 애완 파이리한테 간식도 주고 ?

아니 뭔데 벌써 주말이에요... 내 일주일 순삭 됐다.

회사에서는 그렇게 시간이 안가는데...

주말 아침으로 가든이가 해준 프렌치 토스트 ?

맛잘알 햇님 언니한테 배운 설탕 솔솔 뿌리기가 맛과 식감을 더한다.

격리 해제 하루 전에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했는데 벌써 음성이 뜨네...?

아무튼 난 정말 은혜로 열도 거의 없고 기침도 없고.. 입맛만 있는 코로나19였다.

이 편지는 영국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이름 모르는 포켓몬이지만 너무 귀여워서 캡처

가든이가 내가 한 것 중 젤 맛있었다고 해서 한 번 다시 만든 칠리포테이토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마지막 날은 김밥 재도전! 둘이서 같이 쌌다.

두 번째 김밥이라 그런지 훨씬 전문적이게 됐음 ?

이로써 자가격리 마지막 날의 달이 저뭅니다...엉엉...

이제 안 걸린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지만,

혹시나 아직 안걸리신 분들을 위한 상황과 증상 정리

0. 이제는 진짜 어디서 언제 걸린 건지 알 수 없다.

1.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 시 처방약 받을 수 있다.

검사 비용 5천원, 약도 5천원 대

(저는 이비인후과에서 7일치 처방해주셨습니다)

2. 증상이 가볍다면 하루 정도의 열과 이틀 정도의 기침,

비슷한 시기에 걸렸지만 고열에 후각까지 잃은 지인도 있다. 개인의 면역에 따라 같은 항원에 대해서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경중이 다른 듯 하다.

(심지어 가든이는 아직도 걸리지 않았다)

3. 회사 안가는 일주일은 너무 짧다.

격리해제 될 때부터 나는 아예 후유증이라고나 할까...흔적 조차 없었다. 가볍게 지나가게 되어 다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