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학교] 종려 대 타르탈리아 (3)

[ 종려 대 타르탈리아 (3) ]

에이는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타르탈리아는 이 교실에 나두고 벤티는 종려에게 어떻게 할지 묻기로 결정했다. 그래도 타르탈리아를 이 자세로 나두면 좀 불쌍하니까 교실의 구석에 앉혀놓기로 했다. 장신에 근육질인 타르탈리아를 들어서 옮기려니, 평소 무표정인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질 정도로 무거웠다.

에이는 벤티와 타르탈리아를 앉혀두고 종려를 기다렸다.

2분 후, 종려가 모든 마물을 처치하고 2층을 돌던 중, 마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분명 누군가 있다고 생각한 종려는 교실을 쭉 훑어보았다. 그러자 사람 3명이 안에 있는 교실을 발견했고, 에이와 기절한 두 남자를 보았다. 종려는 타르탈리아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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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타르탈리아는 눈을 뜨며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그러자 흐릿한 시야가 선명해지며 자신 앞에 무표정으로 서있는 두 사람을 보게 되었다.

‘에이하고...종려...하하...망했네.’

종려는 깨어난 타르탈리아를 슥 - 보더니 뚜벅뚜벅 타르탈리아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귓속말로 작게 몇 마디를 속삭이고 나서 종려는 유유히 교실을 빠져나갔다.

에이도 그 뒤를 따라 교실을 빠져나갔고, 타르탈리아는 옆에 있는 벤티를 잠깐 안절부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교실을 나갔다.

드륵 - 탁

‘....’

‘....’

‘내가 일부러 기절한 척 하고 있었는데, 진짜 아무도 안 깨워주는거야?’

타르탈리아와 종려의 귓속말을 몰래 엿들은 벤티는 생각했다.

‘그런데 이거, 오히려 재미있겠는데? 이렇게 하면...’

벤티는 눈을 감은 채로 씨익 - 하고 웃었다가 눈을 뜨고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먼지를 탁탁 털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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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점심시간 ]

‘내일, 학교 뒤편으로 와.’

종려는 작게 이렇게 속삭였다. 학교 뒤편? 공개처형이라도 할 생각인가? 아니, 그의 생각이라면 공개처형정도로 안 끝날 수도 있어. 듣자하니 그의 옛 성격은 지금의 평화로운 성격과는 다르다고 하던데...

“하아...” 타르탈리아는 걱정이 잔뜩 묻어있는 한숨을 쉬었다. 그 묵직한 바람은, 벤티가 느낄 수 있었으며, 그 바람을 느낀 벤티는 교실 책상에서 씨익 웃고선 밖으로 나갔다.

드륵 -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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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뭘 할 예정입니까?”

“....그건 너가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묵직한 공기. 고요한 침묵. 타르탈리아는 높은 목소리로 얕게 채찍질하는 것 보다 이런 무거운 목소리로 압박하는게 더 무서웠다. 자신이 우인단이고, 신의 심장을 수집하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살아 돌아갈 길이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깊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그럼 너의 처분은...”

“잠깐!”

어디서 활발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무거운 공기를 깨며 종려 뒤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마치 한줄기 바람처럼.

“신의 심장을 수집하는 우인단이 바로 너고, 어제 너가 나의 심장을 뺐어 갈 뻔했는데 에이가 구해줬다고 하네? 그리고 그때 나는 기절해있었고, 에이가 너를 쓰러트렸고, 종려는 너의 처분을 이미 결정한 상태일 거야.”

갑자기 나타난 그 남자아이, 그러니까, 밴드부 부장, 벤티는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어제 상황을 요약했다. 그 마지막 손가락 끝에는 당연히 타르탈리아가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 종려.”

벤티는 능글맞은 눈빛으로 종려에게 가까이 다가가 귓속말을 했다. 그리고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타르탈리아를 향해 싱긋 웃었다.

“ - ”

“좋군. 그렇게 하지.”

“인간행세를 해야하는 너에게는 좋을 거야.”

타르탈리아는 걱정되었다. 이 신의 눈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잔뜩 있는 이 학교에서, 자신의 처분이라면 어떤 처분이 내려질지. 온갖 수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고, 그 생각 중에는 당연히 자신의 동생인 테우세르도 포함되었다.

‘테우세르... 나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타르탈리아가 그렇게 생각하며 묵묵히 눈을 감았을 때,

벤티는 다시 어깨를 올리며 씨익 웃었고,

종려는 팔짱을 끼며 묵묵히 타르탈리아를 바라보았다.

“너의 처분이 내려졌어. 타르탈리아.” 벤티는 손가락으로 정확하게 타르탈리아의 심장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

“바로...”

“너가 종려의 지갑이 되는거야!”

“?????????”

타르탈리아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게...7명의 집정관. 다시 말해서 신들의 처분이 고작 이거라니. 실소가 다 나오네. 하하...그정도라면...

“네, 네. 그럼 구체적으로 뭘...”

“그냥 종려한테 모라를 조금만 공급해주면 되는거야! 어때, 간단하지?”

“....”

생각 없는 신. 생각이 없어도 너무 없어. 이것보다 더 한 처분도 곰곰이 생각하면 나올 수 있었을 텐데.

“그래! 그럼 내일부터다~!”

벤티는 종려와 함께 교실로 올라갔고, 타르탈리아는 어이가 없어서 벙쪄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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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인단 기지 안 ]

“집행관님, 이번에 돈을 좀 많이 쓰셨군요?”

띠링 -

5,426,000

[ 군옥각 재건 비용을 조금 보탰다네. ]

‘?’

타르탈리아는 자기가 손에 쥐고 있는 휴대폰을 무시무시한 악력으로 부숴버릴 뻔했다. 얼마나 놀랐는지 손이 막 부들부들 떨렸다.

“괜...찮으세요?”

“...아무것도 아니야.”

신의 처분이라...이런 거였나?

띠링 -

띠링 - 띠링 - 띠링 -

“....”

[ 종려 대 타르탈리아 완 ]

종려 대 타르탈리아 완결!

제 친구중에 종려하고 타르탈리아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지갑 엔딩으로 끝나면 어떨까? 제목도 어그로 끌고 말이야."

하면서 써본 개그 소설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오늘도 원신하며 좋은하루 되세요

2023.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