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20 게임 깃털 일기] 33. 내가 '디아블로 이모탈' 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디아블로 이모탈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3주가 지나가고 있다. 이 게임은 많은 유저들 사이에서 제법 박한 평가를 받고 있고, 특히 BM(비즈니스 모델) 의 접근 방식에서 많은 논란을 빚게 되면서 유저 메타크리틱 스코어가 0.4 점에 이르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을 각지의 게임 유튜버 / 블로거가 정리하고, 비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게임정보 받는 생활을 꾸준히 해왔던 나로선, 관련 글만 수십건을 보게 되는 것은 필연적. 그러함에도, 나는 디아블로 이모탈이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품었던 기대 심리가 그다지 꺼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일기로 남긴다.

나는 디아블로 1,2,3 를 모두 즐겨본 유저다. 플레이 시간이 기록되는 디아블로 3의 경우 약 300~400시간을 했다 표시 되어 있다. 그 정도 시간을 플레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후발 콘텐츠를 즐기지 않았다. 스토리 클리어 후, 나이트 메어 / 헬 난이도를 즐기는 것 정돈 했으나 그 이상 (앵벌, 대균열 등) 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 다른 유저들은 믿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나는 그 특유의 느리고 꼼꼼하게 즐기는 플레이로 인해 디아블로3 - 액트5 보스인 말티엘을 첫 토벌(노멀 난이도) 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300~400 시간이었다. 그런 플레이 스타일이었기에, 난 대부분의 게임 입문을 계획하는 시점부터 스토리 모드 이후의 무한 성장 콘텐츠를 처음부터 배제해왔다. 그다지 게임내 존재하는 모든 콘텐츠를 파려 하지 않아도 길게 / 재밌게 즐기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디아블로 이모탈의 BM 은 스토리 클리어 이후 즐기는 후발 콘텐츠 과정에서 유저들간의 불균형을 가져오는 주된 요소로 지목되고 있기에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유저들이 입문 단계에서 디아블로 이모탈의 후발 콘텐츠를 즐길 계획을 잡고 있었기에 박탈감을 느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관심 / 입문 단계에서 그런 계획을 잡지 않으면, 후발 콘텐츠를 즐길 일도 없고 / 그 과정을 방해할 BM 과 마주할 일도, 박탈감을 받을 일도 없다. 그랬기에, 유저들이 말하는 BM 문제를 듣고 "접근 방식을 저렇게까지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한 내 기존 인식이 낮아지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내가 게임 리뷰시 부정적으로 글을 쓰지 않게 된 배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내가 불편하다 생각한 점이, 다른 유저 입장에선 불편하지 않은 점일 수도 있다. 그러기는 커녕, 그 불편에 도달할 계기조차 없는 유저도 있다. 그렇다면, 굳이 솔선해서 스트레스 받을 만한 정보를 꺼내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어디까지나 추천 / 비추천의 정도로, 정보를 나열하고 불편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 만으로 충분하니까.

디아블로 이모탈 관련해 주변 유저분과 대화를 할 당시 인상 깊었던 기억이 하나 있다. 나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스토리에 주된 관심이 있었으나, 정작 그 분은 이모탈의 스토리는 커녕 과거 즐겼던 1 / 2 / 3 시리즈의 스토리 조차 주의깊게 안즐기고 고난이도 / 앵벌 위주의 플레이를 해왔던 것이다. 덕분에 이야기는 엇갈리고, 나는 그 분께 토닥토닥만 시전하고.. !

오늘의 일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