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uen Verithin V4
https://youtu.be/oNk9gK8RRmo
완료 후 영상 입니다.
100년전 그루엔 베리씬 회중시계 무브먼트를 활용한 커스텀 손목시계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회중시계는 최초로 상업적으로 성공한 얇은 무브먼트 입니다.
이전에도 얇고 작은 무브먼트는 많이 있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한 시계들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회중시계의 마지막 시대, 손목시계로 넘어가는 시기가 맞물리면서 성공한 것 같네요.
얇은 구조 덕분에 현재 생산중인 손목시계 케이스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불규칙적인 멈춤 증상으로 받았습니다.
앰플리튜드가 무척 작은 상태였기 때문에 태엽이 조금만 풀려도 멈추는것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오버홀 하면 괜찮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테스터기는 리프트앵글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없기때문에 직접 입력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 시계는 리프트앵글 정보가 없어서 직접 값을 찾았는데, 뒤집어서 밸런스휠의 움직임을 슬로우모션으로 촬영한 후에 진동각도를 확인하고 테스터기의 앰플리튜드가 촬영한 앰플리튜드와 같아질 따 까지 리프트앵글을 조작하여 기준을 맞춰줍니다. 리프트앵글 1도 당 앰플리튜드 4도 정도가 차이납니다.
오차를 측정 해 보니까 앰플리튜드는 180도 밖에 나오질 않고 오차는 보시는 바와 같이 의미가 없는 수준입니다.
일단 멈춤 증상을 먼저 해결하고자 원인을 찾아봤는데 무브먼트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시계가 흔들렸을 때 밸런스콕이 케이스백에 닿으면서 순간 멈출 수 있습니다.
동력부족으로 앰플리튜드도 작은데 가장 민감한 부품인 밸런스휠에 충격까지 가해지면 당연히 쉽게 멈추겠죠
직경을 잰 다음 원둘레를 구하고 피아노강선을 커팅합니다.
피아노강선을 잘라서 끄트머리를 부드럽게 갈아줍니다.
무브먼트 링이 완성되어 장착해보니 딱 맞네요.
케이스백의 나사선 부분이 저 링을 누르고
링이 무브먼트를 눌러서 고정하게됩니다.
크면 케이스백이 닫히지 않고 작으면 무브먼트가 흔들립니다.
오래된 시계들 대부분은 이렇게 오일때문에 번진 얼룩이 보입니다. 이 시계는 아무 표식이 없지만 스템위에 있는 와인딩휠을 고정하는 스크류는 왼손나사 입니다.
용두를 시계방향으로 감으면 저 와인딩 휠은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인데, 다른 대부분 시계도 같은 구조이기 때문에 구조에 따라서 늘 왼손나사가 있을것을 예측하고 있어야합니다.
다이얼은 최근에 만들어진 것으로 핏 없이 양면테잎으로 고정되어있습니다. 여름에 녹아서 센터가 틀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지만 고정 능력은 뜯을 때 다이얼이 휘어질 수도 있을만큼 강력합니다.
제거하는게 좀 짜증날 뿐.
좀 힘들어도 깔끔하게 떨어지면 잡아뜯는 느낌이 좋습니다.
요크 스프링과 레버가 아름다운 곡선으로 만들어져있습니다.
찌든 오일
우뚝 솟은..
크기에 비해서 케넌피니언의 직경이 얇습니다.
스크류 길이가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록해둡니다.
얼룩이 많지만 니켈도금과 위아래로 페를라쥐 장식이 되어있는것을 보면 상당히 고급 모델이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무척이나 익숙한 모습입니다.
현대에나 익숙하지 100년전 회중시계 까지는 대게 이렇게 익숙한 모습이 아닙니다.
이렇게 보니까 많이 더럽네요
떡진 오일.
옛날 천연오일은 동물성기름이라 오래되면 이렇게 덩어리집니다. 100년된 시계에서 자주 보입니다.
배럴 내부도 늘러붙어서 끈적합니다.
이런 경우는 태엽이 안풀릴수도 있습니다.
오일이 떡진부분은 세척 전에 페깅 해줍니다
작은 부품들은 모아서 세척
태엽은 세척하지 않고 그리스로 닦아내듯 주유합니다
수동시계 태엽은 배럴 내부에 걸리도록 쇳조각이 붙어있습니다. 더 오래전 태엽은 저부분을 접어서 만들었어요
팔렛포크가 제일 마음에 안드네요.
주얼이란 주얼에 오일이 떡지다 못해 모두 굳었습니다.
셸락 붙여 주시고
주얼이 투명하고 깨끗해졌습니다
닳은것은 어쩔 수 없지만, 피봇은 물론 이빨 사이사이 깨끗한 모습
아 너무 이쁩니다. 자주색의 투명하고 두꺼운 루비 너무 좋아요
엔틱시계는 밸런스 주얼을 세척하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부품을 분리해야합니다.
스프링도 변형이 있길래 가능한 바로잡아보고..
조립합니다.
조립 후에 테스터기에 올려보니 앰플리튜드가 좀 작습니다. 톱니바퀴도 닳았고 피봇들 상태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이상한 결과는 아니라서 오차를 수정하려고 자세별로 테스트를 하는데..
잘 가다가..
하루 뒤에 멈춥니다.
원인이 무엇인지는 바로 느낌이 왔습니다.
밸런스 스태프 피봇이 닳은것이죠.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정품은 아닙니다
분명 솜씨 좋은 장인이 만든것이겠죠.
오래된 시계는 이렇게 밸런스 스태프가 제작품인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만큼 밸런스휠의 피봇은 충격에 약합니다
고장 증상을 해결하려면 이걸 교환을 해야만 합니다.
솔직히 어렵고 별로 하고싶지 않은 작업이라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좀 했는데.. 찾아보니까 새부품도 없고 해서 만들기로 합니다.
일단 분해를 해야겠죠
롤러 테블은 면도칼을 이용해서 분해합니다.
밸런스콕 분해도 힘든데 밸런스 휠은 또 이렇게 또 분해가됩니다
분해를 했는데 역시 정품에 비해서 열처리가 약해서 그런지 뭉개집니다. 휘어진 피봇을 펴면 길이가 좀 늘어나니까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살짝 꺾어봤는데 부러졌네요. 현미경용 모눈자에 올려서 치수를 파악합니다.
피봇의 끝은 100분의 8미리 정도로 줄여야하는데
이건 선반에서 깎을 수 없는 수준이라 잘라낸 뒤에
갈아내야 합니다.
캐리어에 물려서 작업을 하려는데
무게중심이 안맞아서 부러지지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밸런스 휠을 먼저 조립합니다.
똥손이라서 피봇 갈아내는 작업을 하다가 부러먹을까봐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분명 제작한 도구는 좋은 느낌으로 작동했는데도
두번 부러먹고..
그 뒤로 건강이 나빠졌는데 코로나까지 걸려서 도저히 집중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오랫동안 묵혀두게됩니다.
이게 제가 도구를 잘 못 다뤄서 두번 부러먹은거라고 생각했는데 밸런스 스태프를 교환하고 포이징 하면서 원인을 알게됩니다.
밸런스 휠의 무게중심이 끔찍하게 안맞아서 고속으로 회전할 때 진동이 엄청 발생했던 것이죠.
https://youtu.be/4ChI1pDwbzo
밸런스 휠의 무게중심은 이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말 엄청 차이가 났습니다.
어지간히 꼼꼼한 와치메이커가 아닌 이상 포이징 까지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태라면 ( 새제품 출고상태 )이정도로 무게중심이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작업 후에 정밀타이밍을 위해서 미세한 수정을 위해 마지막에 한다고 생각하고있었기 때문에 이걸 먼저 해볼 생각을 못했네요.
한번에 다 쓰려니까 좀 힘드네요
다음편에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