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1배 리니지W 맵...사우디서도 안끊긴 비결
차세대 네트워크 모델·자체 개발 지형처리 시스템 등 기술력 집대성
리니지W 메인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리니지W는 출시한지 18개월 동안 전 세계 12개국에서 끊김없이 안정적인 서비스로 호평을 받았는데 그 비결이 공개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로운 통신모델과 가상화,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덕이다.
12일 엔씨에 따르면 리니지W는 12개 서비스국이 서로 다른 네트워크 인프라로 구성됐다.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서는 안정성 확보가 핵심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엔씨는 RIO(Registered I/O)라는 신기술을 도입했다. 데이터 통신을 작은 단위로 끊되, 높은 빈도로 전달하면서 안정적으로 연결해 주는 고성능 통신 모델이다. 그 결과 출시 첫날 190만명의 이용자가 몰렸지만, 전 세계 어디서나 문제없이 서비스를 할 수 있었다. 리니지W를 서비스하는 국가 중 한국에서 가장 거리가 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한국과 똑같은 서비스 경험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원빌드'를 지원하고자 해저망 및 해외 거점도 활용했다.
엔씨 관계자는 "당시 RIO 모델은 관한 한글화 자료나 국내 도입 사례가 거의 없었지만, 전례 없던 새로운 기술까지 사용하며 고품질 네트워크 제공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며 "최단거리의 빠른 통신을 위해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육지가 아닌 해저망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레벨 세그먼트 그래프. /사진=엔씨소프트
엔씨는 거대한 리니지W 맵을 전 세계 어디서나 빠르게 제공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했다. 리니지W의 전체 맵은 441㎢로 서울 강남구 면적의 11배에 달한다. 오픈 월드로 연결된 맵은 이용자에게 실제 지역을 탐험하는 몰입감을 주지만, 맵 전체 용량이 지나치게 큰 탓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큰 부하가 걸린다. 엔씨는 이같이 방대한 맵을 로딩 없이 심리스(Seamless)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레벨 세그먼트 그래프'라는 기술을 도입했다. 전체 맵을 가상 공간으로 분리해 관리하는 기술이다. 이용자가 이동하고자 하는 장소를 우선 로딩할 수 있어 관리 효율이 높다. 기존 심리스 월드에서 무작위 순간 이동할 경우 로딩에 2~5초가 소요됐지만, 레벨 세그먼트 적용 시 최대 0.1초까지 줄어든다.
엔씨는 전 세계 각국 이용자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실시간 AI(인공지능) 번역'도 제공한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특성상 플레이어 간 소통이 잦고 길드 등 끈끈한 관계도 맺게 되는데, 12개국 이용자가 이런 재미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리니지W의 AI 번역은 다른 번역 엔진이 인식하지 못하는 리니지 용어까지 번역해 준다. 아울러 문화적 차이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표현은 필터링하고 유사한 언어로 대체해 준다.
김제룡 엔씨 리니지W캠프 기술디렉터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그 연결을 최대한 많이, 안전하게,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게임사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플레이어가 제약 없는 환경에서 최상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준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