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수선화 십자원 월드퀘스트 내용 간단한 정리
수선화 십자원은 무려 폰타인 업데이트 이전인 3.6버전부터 언급이 시작된 집단이다.
4.0 폰타인 업데이트와 동시에 본격적으로 월드퀘스트가 추가되었으며
이후 버전을 거듭해 내용이 추가되며 이번 4.2 버전에서 끝을 맺은 수선화 십자원 퀘스트.
근데 스토리는 둘째치고 이야기 자체가 너무 어렵다.
더빙을 해야하는 마신퀘와는 달리 쓰는사람 마음대로 텍스트를 꾸겨넣어도 상관없는 월드퀘의 성질 덕분에
온갖 고유명사와 철학용어 등등을 남발하며
원신 역대 퀘스트중 한손에 꼽을 정도로 어려운 내용의 퀘스트가 됐다.
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수선화 십자원 : 500년 전 켄리아가 건재하던 시기 폰타인에 지어졌던 한 고아원
좌 : 알랭 기요틴
우 : 마리안 기요틴
좌 : 야코브
우 : 르네
원장 릴리스
부원장 바질 엘튼
이런 구성원이었지만 500년, 켄리아 하면 딱 떠오르는게 있듯
평화롭던 어느날 켄리아에 의해 티바트 전역에 재앙이 일어났고
고아원 역시 유지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원장과 부원장은 재앙에 대처하기 위해 전장에 나섰고
그에 앞서 네명의 아이들을 각각 다른 곳에 입양을 보냈다.
아래 서술되는 이야기 대부분은 켄리아에 의해 대재앙이 벌어진 시대에 일어났으며
황금의 라인도티르가 만든 엘리나스, 두린과 같은 초대형 마수들과 더불어
켄리아의 전쟁기계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던 말 그대로 대재앙의 시기다.
그러한 시대를 감안하고 봐야할 필요가 있다.
알랭과 마리안은 기요틴 가문에 입양되었고
마리안은 성장한 뒤 양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림자 수사청에,
알랭은 자연철학 학원에 들어간다.
알랭은 기계인형을 만드는데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었다.
현재 폰타인에서 사용되는 기계인형 대부분이 알랭에 의해 개발된 것들이며
후대에선 그를 '오토마톤 공' 이라는 존칭으로 부른다.
그가 만들었던 지혜적 사고가 가능한 기계가 바로 마메흐의 곁을 지키고 있던 시모어로
시모어는 알랭이 동생 마리안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 선물했던 경비견 로봇이다.
야코브와 르네는 카를 잉골드라는 사람에게 입양되었고
이후 성장해 수메르의 파라컬트 지방에 탐사를 갔으나
탐사 도중의 사고로 야코브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야코브를 죽게 놔둘 수 없던 르네는 그에게 '심연' 의 힘을 주입하게 되고
야코브는 이를 받아들이는데에 성공한다.
야코브에게 심연을 주입한 것을 계기로 르네는 심연을 연구하는데에 몰두했으며
그 과정에서 티바트가 반드시 멸망할 것이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류에게 심연을 주입해 더 높은 차원의 종족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후 이 둘은 자연철학 학원에 들어가 멸망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을 연구하는 집단,
수선화 십자 결사회를 창설한다.
심연이라는 꺼림칙한 힘은 둘째치고 티바트에 찾아올 멸망을 대비한다는 대의가 있었기에
알랭 역시 이들과 뜻을 함께했다.
대충 NPC 사진으로 대체
르네의 연구를 옆에서 돕는 조수, 카터라는 인물이 있다.
그 역시 수선화 십자원 출신의 고아였지만, 상술된 네 명과는 만난 적이 없었다.
네 명보다 연상이었던 그는 수선화 십자원 출신 인물들에게 마치 맏형과 같은 존재로 활약했으며
자연 철학 학원 소속이 아닌 마리안 역시 연구광인 셋에게 질색하여 카터와 함께 소풍을 하러 나가는 등
그는 십자원 출신 4인방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그에겐 정체를 알 수 없는 지병이 있었기에 잦은 입원을 반복해야 했고
연구광 르네조차 카터의 병문안을 까먹지 않기 위해 연구노트에 메모를 해놓기도 하는 등,
여러모로 인망이 두터웠다는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서서히 끝은 찾아왔고
결국 지병으로 인해 죽을 상황까지 가게 된다.
르네는 그런 그를 죽게 놔둘 수 없었다.
야코브에게 했던 것 처럼 심연의 힘을 주입해 그를 살리려고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심연을 주입받은 카터는 야코브처럼 더 강한 인류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어떤 덩어리로 변해버리고 만 것이다.
카터는 죽은것도, 살아있는 것도 아니었다.
카터가 내던것과 같은 목소리를 낼 때도 있었지만, 그것을 살아있다 보기엔 너무나도 끔찍했다.
소리를 내지 않게 하려고 여기저기 퍼져있는 발성기관을 제거해보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재생하곤 했다.
카터의 이런 변화는 그를 형처럼 따랐던 십자회 멤버들에게는 정신이 뒤흔들릴만한 사건이었다.
알랭은 이 사건을 기점으로 르네와 크게 다투기 시작했고
이윽고는 수선화 십자 결사회에서 탈퇴하고 만다.
르네와 야코브는 점점 더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어떻게든 카터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단을 찾기 시작했다.
그 연구 결과중 하나가 바로...
월드퀘 도중 합류하게 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츄츄족. 캐터필러다.
그는 이성을 잃은 생명체에게 카터의 잔여 의식을 주입한 결과물로
츄츄족도 아니었지만, 카터도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수선화 십자 결사회의 연구는 과격해져갔다.
그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룡 엘리나스의 사체로 위험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보를 이어나간다.
결국 알랭은 그림자 수사청에 이를 고발했고
그림자 수사청은 수선화 십자 결사회를 토벌하기로 결정한다.
그들의 행보가 더이상은 좌시할 수 없을 만큼 과격해졌기 때문이다.
큰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 그림자 수사청 소속이던 마리안과 야코브가 대치했고
갑작스레 엘리나스의 사체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수많은 이들이 희생됐다.
마리안과 야코브 역시 이 때의 폭발에 휘말렸다.
(이 폭발 이후 엘리나스의 사체에서 흘러나온 혈액으로부터 멜뤼진이 탄생한다.)
하지만 마리안은 죽지 않았다.
고아원장이자 물의 정령이었던 릴리스가 폭발로부터 마리안을 지키기 위해 그녀를 감쌌고
어떠한 알 수 없는 작용으로 인해 릴리스와 마리안이 섞이게 된 것.
그것이 월드퀘스트 도중 만날 수 있는 마리안이다.
야코브 역시 죽지 않았다.
수백년 가까이 멀쩡히 생존한데다
몰래 엘리나스의 피륙을 손에 넣어 심연의 힘을 강화하기까지 했다.
심연의 힘 덕택에 사실상 늙지 않는 육체를 지니게 되었고
르네의 유일한 성공작인 만큼 르네에 대한 존경심, 자부심이 넘친다.
게슈탈트 탑의 지하의 거대한 공동으로 향하면 나르치센크로이츠를 만날 수 있는데,
그가 바로 '르네' 다.
필드보스로 만날 수 있는 물의 환인간같은 형상으로 변해버렸다.
티바트의 인간들을 진화시켜 다가올 멸망에서 생존하려고 했지만 여행자에 의해 저지당한다.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수선화 십자 결사회가 막고자 하는건 '훗날 반드시 찾아올 멸망' 이다.
고래가 날뛰어서 폰타인 사람들이 용해되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건 이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또한 이 둘. 아니, 적어도 르네는 티바트의 진리를 거의 깨우친 인물이다.
그 사실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몰라도
다양한 유저들의 추측에 의하면 현 티바트는 윤회하는 세계이며, 무한한 윤회를 깰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여행자다.
천리는 인간의 승천을 막고 있으며 세상을 윤회하도록 만들어 유지하고있다.
결사회의 멤버들은 온 세상을 여행하며 얻어낸 지식들을 토대로 '세계식' 을 구축했으며
이 세계식을 기반으로 세계 멸망을 카운트하는 시계를 만들어냈다.
르네가 예측한 미래, 즉 세계의 멸망은 반드시 한번은 찾아온다.
하지만 세계는 이윽고 재구축되어 윤회할 것이며
인간이 자력으로 이 굴레를 벗어날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르네는 심연. 즉, 세상 밖으로부터 세상의 틀을 깨부술 힘을 얻고자 했다.
우린 세상 밖에서, 세상을 부정할 힘을 얻었어.
무언가가 떠오르지 않는가?
이토록 치밀한 계획을 짜올린 나르치센크로이츠가 자신의 계획을 포기한 것은
단순히 힘이 부족하다던가, 계획이 틀어졌다던가 하는 이유가 아니라
세상 밖에서 찾아와 자신의 힘으로 세상의 틀을 깨부술 수 있는
여행자의 존재를 인지했기 때문이다.
그가 짜올렸던 세계식이 계산한 멸망은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한 것.
하지만 지금의 역사엔 여행자가 개입했으며
그(그녀)의 존재로 인해 역사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나르치센크로이츠는 여행자의 존재로 자신의 세계식이 무용지물임을 깨달았고
이에 깔끔하게 자신의 계획을 포기한 것이다.
수선화 십자원이란 작은 고아원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가
결국 세계 멸망을 막니 마니 하는 수준의 이야기까지 발전되는데
이 내용이 난해하기는 할지언정 이야기로서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수선화 월퀘를 벗어난 한가지 떡밥도 존재하는데,
바로 집행관 산드로네의 정체에 관한 떡밥이다.
알렝 기요틴은 노후에 은둔하여 기계인형을 연구하는데에 몰두하다 사망했다고 나오는데
문제는 집행관 산드로네, 혹은 그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여성형 인형의 외형이
최근 공개된 마리안 기요틴의 어릴적 모습을 빼다박았기 때문에 많은 추측이 오가고 있다.
PV에선 거대한 로봇이 말을 하는 듯 하지만 상복은 여성형이 입고있다. 다만 이런 인형사 부류의 캐릭터가 으레 그렇듯 누가 본체인지 예측하긴 힘들다.
산드로네 = 알렝 기요틴 설부터
산드로네 = 알렝 기요틴이 남긴 마리안을 닮은 인형
혹은 그 인형을 손에 넣었을 뿐인 어떤 인형사
등등 많은 추측이 오가는 중이다.
퀘스트 자체가 꽤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는 터라
요약하겠답시고 적은 글조차 이만큼 길어졌지만
진짜 내용 많기로는 월퀘중 역대급인듯
이 이상 쓰자니 머리가 아프니 그냥 대충 마무리 해야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