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서울, 그리고 폭염... 원신 축제

1년 2개월만의 서울행...

원래는 한여름에는 스파 외에는 갈 일이 없건만.......

둘째 딸래미는 서울에서 개최되는 게임 원신 축제에 가고 싶다고 연신 노래를 불렀다.

게임하는 것도 못마땅한데 축제까지 같이 가달라고? 엄마를 얼마나 봉으로 알았으면 이럴까나

그러나 거의 은둔형 외톨이 수준의 집순이인 딸이 서울에 가고 싶다고 조르는 일도 극히 드문 일이라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필연인지 우연인지 교회 샘에게서 전화가 와서 하필 그 축제 첫날인 목요일, 청소년들과 함께 서울에 가서 워십을 듣자고 권하신다.

뭔가 너무 아다리가 맞는다는 생각에 결심하고

청소년들과 함께 교회 봉고에 올랐는데

1시간 반쯤 걸릴거라 생각한 나의 예상(지도에 의한 계산)을 뒤집어엎고

3시간 반의 대장정이 되버린 것.

밀려도 너~~~ 무 밀리더라

이것이 바로 교통지옥이구나, 하고 새삼 절감함...

그동안 한산한 충북의 신도시에 살며

교통지옥이 뭐더냐? 먹는 것이더냐?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살았던 것.

왜냐하면 애들 아빠는 휴가철엔 저얼대 안움직이시거든.

차 밀리는 걸 너무너무너무 싫어하셔서 휴일이며 연휴마다 늘 소파와 한몸이 되시는 덕분에 교통지옥을 맛볼 틈이 없었다.

늦는 바람에 워십은 본당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영상으로 시청해야만 했고

그래서 도중에 나왔다.

굳이 영상으로? 물론 음향이야 좋지만은..... 본당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애들이 넘 지쳐서 1시간 반 남짓되는 여동생네 집에 갈 기운도 없어서

급하게 남산 근처의 모텔을 예약했는데 가자마자 예약 중복이라며 쫓겨남. ;;;

뭥미?

[죄송합니다. 손님, 무료로(?) 취소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무슨 특혜라도 주듯이 무료라니? 택시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고, 택시비를 내놓던가!!!

간신히 다른 곳을 잡을 수가 있었지만.... 원래의 내 계획은 취소되고 - 늦은 밤의 남산 타워행, 담날 남대문 시장행 기타등등 - 담날은 국립중앙박물관을 갈까 했는데 애들 반응이 시큰둥하기에 친구의 권면으로 강남 교보문고를 갔다.

애들과 교보문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애들 초딩, 유딩일때 광화문 교보문고에 간적이 있었지만, 책에 관심이 1도 없어 밥만 먹고 나온 적이 있었던 것. (교보문고가 식당이냐???)

이번엔 중고딩이 된 딸래미들이 적극적으로 교보문고에 가겠다고 호응한 것이다.

근데 강남 교보문고에는 푸드코트가 없더라?

서점에 가서 푸드코트부터 찾은 나도 이상하지만 먹은게 없는터라 쩝...

교보문고에서 구매할 책을 찜해놓고 근처의 아주 이쁜 맛집을 찾아 600여미터를 뙤약볕 아래 걸어갔는데

자리가 없다 ㅠㅠ 기다려야 한단다.

인구밀도 높은 곳은 어쩔 수가 없구나...

딸래미는 기다릴 힘도 없대서 나와서 김밥집을 감.... ;;;

김밥집에서 나오자마자 뜬금없이 딸래미가 옆에 고양이카페가 있다며 들어가자고 함.....

그래서 고양이 카페에 들어가 비싼 1만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1시간쯤 쉼

그리고 원신 축제장인 한강 세빛섬엘 갔는데 세상에..........

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왔는지!!!

1200명이 몰렸단다.

늘어선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수백미터 장사진을 이루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다리가 휘었다며 사람들을 다 내보내고 안전점검인지 뭔지를 하는 바람에

2시간 이상을 땡볕에 고문당함....

둘째는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나와 큰딸래미는 답 없다고 가자고 난리고... 그러다가 이왕 기다린 김에 오기로 버팀.

하긴 새벽부터 나온 사람들도 있다는데........ 미쳤..

암튼 몇 명이 구급차에 실려갔다. 뭔가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정말 덕후노릇은 아무나 못하는거구나 싶다. 두번은 못할 짓이다. ㅜㅜㅜㅜ

나는 덕심이 아니라 모성애로 버텼다.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하는 모성애로.

마침내

끈적한 땀으로 목욕을 해가며 버틴 보람은 있었다.

결국 진행이 이루어졌고 아이들은 매우 신나했다.

기뻐하는 애들을 보면서 내 맘도 흡족~~~^^

아이들은 내 지갑에서 현금 7만원을 털어 굿즈를 샀다

여동생네서 하루 묵고 다음날은 이케아에 감

초딩땐 관심도 없던 애들이 가구에 관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구경한다

진짜 모던모던모던~~~ 내 취향의 이쁘고 심플한 가구들~~ 그림의 떡이고나~;;;

이케아에서 아무것도 안사긴 섭해서 굳이~ 수세미를 삼

이 파란 백은 재활용품 담으려고 삼. 2200원어치 ㅋ

이쁜건 많지만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서

이케아에서 나왔는데 밖은

활활 타고 있음 ㅠㅠㅠ

여기가 지옥인가 싶음. >.<

광명역까지 걸어가는데 타죽는 줄~~~;;; ?

35도인데 체감은 40도 느낌

7~800미터 걸은것만으로 초죽음 상태

애들도 얼굴이 벌개지고 땀이 송글송글

애매한 거리라 택시를 안잡은 건데 후회되었다.

왜 이케아를 가자고 해서는...

고생. 고생. 개고생한 기억이 될 것 같다.

앞으로 한여름엔 스파 말고는 안가기로.

집 나가면 고생이니~~~

더위와의 전쟁~~

집나가면 고생이니라~

남은 여름은 집콕할까나?

애들이 산 굿즈. 족자. 에코백. 엽서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