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X] 죽어가는 팔뚝만 한 쥐를 품에 안겼다.
당신 인생의 첫 기억은 무엇인가요?
아직도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그 기억은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당신의 기억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출처] 초사고 글쓰기 30일 챌린지 #2일차 - 과거의 기억 (황금지식[ 자청 역행자 경제적자유 무자본창업 마케팅 1인기업 ])
12살 때까지
나의 가장 큰 행운은, 12살 때까지 끝없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뛰어놀 수 있었다는 것이다. 12살 때까지 고향 시골에서 애들과 함께 잠자리도 잡고, 올챙이도 보고, 메뚜기도 찾고, 날이 어두울 때까지 숨바꼭질을 할 수 있었다. 도시생활을 하게 된 후부터, 그렇게 멋진 유년 시기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에 나는 자주 다행이고 감격스럽게 생각했다.
나는 여자여자 하지는 않다. 하지만 벌레를 무서워하고, 징그러운 것을 못 참는다. 어렸을 때는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땅 파서 벌레도 잡고 했는데... 참으로 세상 물정을 몰랐다는 생각이 든다.
그 세상 물정을 몰랐던 내가 왜 지금은 무서운 것이 많아졌을까?
쥐 이야기
시골의 겨울은 유난히 춥다. 애들이랑 놀다가 이른 저녁시간에 같이 집으로 가고 있었다. '악! 쥐야 쥐!'라는 고함소리와 함께 살펴보니, 두껍게 쌓인 눈길 옆 돌담 아래서 느릿느릿 몸을 힘들게 가누고 있는 팔뚝만 한 쥐를 봤다. 화들짝 놀랬지만, 평소 봐왔던 잽싸게 달아났던 쥐와 다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곧 죽을 것만 같았다.
'추워서 그런가?' 옷을 이렇게나 많이 입은 우리가 추운데, 맨몸인 이 쥐는 얼마나 더 추울까? 잠시 고민하고 주춤하다가, 나는 용기를 내어 쥐에게 다가갔다. 다행히 장갑을 꼈다. 나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내 팔뚝만 한 쥐를 품에 안았다. 조금이라도 따듯하게 해주고 싶었다.
애들은 처음에는 무서워했지만, 쥐가 무해하니 차츰 경계를 풀고, 함께 쥐를 보호하듯이 했다. 하지만 이 큰 쥐를 절대 집으로 가져갈 순 없는 일이다. (내가) 죽는다. 애들과 고민하다가, 나름 가장 따듯할 것 같은, 뉘 집 볏짚 더미에 조그마한 공간을 만들어서 쥐를 안착시켰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
그때가 10살 즈음이었을거다. 단순하기 짝이 없었겠다. 무지하고 무식하여 두려움보다 순수한 마음이 훨씬 컸겠다. 그때의 나는 더없이 용감할 수 있었고, 과분하게 많은 생각 없이 행동으로 바로 옮겨졌었다.
지금의 나는 생각이 많다. 막무가내의 순진함이 많이 빠졌고, 걱정과 두려움도 의도치 않게 스며들어온다. 어떤 행동을 실천하기 전에 수많은 클루지를 애써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내적 채움을 열심히 가꾸고, 성장하고 성취하려는 나 자신이 좋다. 어린애만큼의 순진함이 사라졌겠지만, 동심을 갖고 때로는 유치하고 까불게 살아가는 내가 좋다. 그리고 어른스러움이 조금씩 쌓어가는 내가 좋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만큼 좀 더 쉽게 용기를 가지고 좀 더 쉽게 실행하겠다. 계속 이타적이고 책임감 있게 살겠다. 따듯하고 똑똑하게 살겠다. 겸손하고 성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