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 번즈 레드 찍먹 후기
오픈했다는 소식만 듣고 손도 안대고 있다가
뭔가 새로운 겜을 해보고 싶어서 바로 리세계 이틀간 배럭돌려서 겨우 시작
마에다 준의 작품은 모두 애니로만 접해봤는데
이유는 Key의 키비주얼이 당시 내 기준으로도 너~무 낡았었기 때문에 겜은 손댈 생각도 못해봤음.
애니로 접한 작품은 클라나드, 리틀버스터즈, 엔젤비트, 샬롯.
앞의 세개는 정말 눈물을 좔좔 흘리면서 오열을 하면서 봤지만
샬롯에 이르러서는 뭔가 잘못되었다는걸 느끼고
이후 마에다 준의 작품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나온 마에다 준의 애니메이션인 신의 된 날 같은 경우는
마에다 준 이름이 들리자마자 그냥 관심을 껐음.
결과는 처참히 망했더라.
근데 헤븐 번즈 레드에서 마에다 준이 마지막 불꽃을 불살랐다는 말이 들리길래
이번에 플레이해봤다.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느껴지는 첫인상은 궤적 시리즈.
3D JRPG 특유의 싼맛나는 배경그래픽과 대조되는, 묘하게 디테일한 캐릭터 그래픽 때문인지
그간 해봤던 JRPG 여러개가 한번에 느껴지는 기분임.
핵심 컨텐츠는 '스토리'.
지금까지 겪어본 어떤 모바일게임보다도 스토리 진행의 비중이 큰 게임이다.
일반적인 모바일게임에선
스토리를 잔뜩 밀어서 더 많은 육성, 파밍처를 열어 캐릭터를 육성하고
그렇게 육성한 캐릭터를 사용해 각종 경쟁컨텐츠를 이용하는 식인데
헤번레는 스토리를 쭉 따라가다가
스토리 진행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파밍, 육성으로 보충하는 식이다.
비유하자면
RPG 게임에서 스토리 진행도중 레벨이나 템 부족으로 메인을 밀지 못하게 된 경우
서브퀘스트나 던전을 깨며 부족한 육성을 보충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다.
패키지 JRPG 게임이면 모를까, 요즘 가챠게임에선 보기 힘든 시스템이다.
스토리는 잘 만든 비주얼 노벨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고
모든 대사가 풀보이스다.
대사가 적은것도, 캐릭터가 적은것도 아닌데
그게 모두 풀보이스로 나오다보니 스토리 몰입도가 상당하다.
헤번레는 1년간 일본에서만 서비스 되다가
이번 글로벌 런칭과 함께 한국에서도 오픈하게 되었는데,
특이한점은 이번에 런칭한 글로벌 서버와 1년차 일본서버의 모든 컨텐츠가 동일하다는 점이다.
컨텐츠의 진행 시점이 똑같으며,
일본에서 그간 진행되었던 이벤트 스토리가 모두 아카이브에 들어가있고
일본에선 1년의 시간동안 천천히 추가되었던 크리스마스, 신년 캐릭들이 모두 가챠풀에 포함되어있다.
런칭과 동시에 1년차 서버에 있는 모든 컨텐츠를 신규서버에 때려박아두다니
참 특이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미래시 라고 부를 수 있는게 없다.
즉 일본 유저들 입장에선 이번 엔젤비트 콜라보가 1년동안 기다려 얻게된 첫 콜라보 이벤트인데
글로벌 서버 입장에선 겜 시작하자마자 뭔 콜라보가 진행중인 상황.
콜라보 스토리는.. 그냥 봐야한다.
엔젤비트를 보고 눈물 흘렸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억의 맛에 그리움을 느끼다가도
이걸 애니가 아니라 콜라보 스토리로 풀어버린 마에다에게 분노를 느낄수도 있겠다.
솔직히 길게 평가할 말이 없다.
스토리가 핵심인 게임이고
그 스토리가 재밌다.
이 이상 뭘 더 설명해봤자 의미가 없음.
스토리보다 전투, 공략에 더 재미를 느끼는 유저라면
취향에 맞지 않을것이라 본다.
찍먹 인상으론 진짜 스토리 원툴겜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