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스타필드 오픈, 브롤스타즈 마케팅의 성공

정말 이해할 수 없지만, 브롤스타즈에 흠뻑 빠진 집안 남정네들때문에 수원 스타필드 오픈 시간에 갔다가 기빨린 이야기 시작.

원래 이번주에는 캠핑을 갈 예정이었으나, 둘째가 지인네 가족(캠핑을 자주 같이 다니는) 아이와 통화하다가 이번주말 수원스타필드에 브롤스타즈 행사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브롤스타즈 커뮤니티 운영자(?) 대니도 온다고. 아이들 게임하는 행사도 있다고. 굿즈도 판다고.

전화로 이 정보를 듣는 둘째의 눈이 이미 광채를 내뿜고, 둘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를 듣는 첫째의 눈에도 광채가….

엄마는 이 광채를 이해할 수 없고, 보고 싶지도 않음.

결국 아이들은 아빠를 설득해 주말에 수원 스타필드에 가기로 했다.

나는 복합쇼핑몰을 좋아하지 않고, 특히 주말에 쇼핑몰은 더더욱 싫어하며, 사람 몰리는 곳은 정말정말 가기 싫었다.

나 : 나 빼고 셋이 다녀오면 안 될까?

남편 : (지인네) 가족도 같이 만나기로 했으니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오자.

아이들 : 엄마도 같이 갔으면 좋겠어.

하…

왜…

게임은 1도 관심없는 나까지 대동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무튼 가자고 하니 같이 다녀오기로. (나중에 가보니 엄마도 필요하긴 했다. 나눠서 줄서야 하니까. ㅡ.ㅡ;;)

수원 스타필드는 10시 오픈.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9시 50분.

이미 인파가…;;;;

인파를 보더니 세 남자의 걸음은 무척 빠르고(아니 왜 이럴때만 빠른가. 다른때는 내가 재촉해야 겨우 움직이는 남정네들인데…)

나는 이 인파를 보니 그냥 뒤돌아서 집에 가고 싶었다.

10시 오픈 전인데 이미 줄이 건물을 에워싸고 있었고, 브롤스타즈 게임 줄은 이미 끝.

아이들이 그럼 게임행사에 참여 못하는 거냐며, 무척 아쉬워하고 있는데, 다행히 지인가족네가 브롤스타즈 게임 예약이 가능했다. 4명분(그 가족 아이들 + 우리 아이들)을 예약해 주었다.

10시에 예약했는데, 게임참가시간은 오후 2시. 그들이 도착한 시간은 9시 20분 정도였는데, 그럼 11시에 게임참가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몇 시에 온 것인가.

들어가자마자 한 컷 찍어주고…

그리고 본격적으로 기다림의 시간이 돌아왔다. 들어갈 때의 줄은 애교였다. ㅜㅜ

우리가 입장한 시간은 10시였고, 게임은 2시이니 4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걱정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무엇을 하든 줄이…줄이…(하, 말을 말자)

아이들이 굿즈 사러 가자고 해서 갔는데…. 와…. 줄이 이거 실화임? 이건 애교다. 오픈 시간이니 그나마 줄이 짧았는데(그래서 200미터쯤?), 아이들 줄세워놓고 어른들은 커피마시러 갔다. (어차피 굿즈는 너네들이 원했던 것이니!)

아이들은 2시간 줄섰는데, 그 사이에 유명한 캐릭터 굿즈는 이미 솔드아웃. (다시 채워넣기는 했지만, 무섭게 솔드아웃)

겨우 들어왔나 싶었는데, 그 줄이 사는 줄이 아니란다.

예약하는 줄이었음. ㅎㅎ;;

그러니까 2시간 줄서서 예약 겨우 하고 왔다는 썰. 앞에 100명 정도 있다고. ;;;

그 사이 엄마들은 감지했다.

‘밥 먹는 것도 쉽지 않겠다!’

결국 그쪽 엄마와 나는 밥 먹는데 가서 줄 서기로. (역시나 밥줄도 만만치 않았음. ㅠㅠ 엄마들은 이래서 필요한 거였음)

그 사이 아이들은 2시간 줄서기 하고 와서 식당 앞에 주저 앉았다. (힘들긴 하겠지.)

얼굴을 가려서 그렇지, 정말 표정이…ㅋㅋㅋㅋㅋ

밥 줄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함성이… 무슨 유명 연예인이나 스타가 등장한 듯한 함성이 스타필드에 퍼졌다.

이 분이 오셨다고!

개발자인줄 알았는데, 커뮤니티 매니저라고.

커뮤니티 매니저가 이렇게 인기 있을 일인가. 게임의 세계를 전혀 알지 못하는 나는 이해할 수 없을 뿐이고. 아이들은 흥분의 도가니!

그러는 사이 굿즈 예약 문자가 와서 굿즈샾에 가서 굿즈 득템.

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엄청 뿌듯해 했다.

그러는 사이 게임행사 입장시간이 임박했고, 엄마들은 탑텐행사장과(1+1을 한다고해서) 별마당 도서관에 가보기로 했다.

브롤스타즈 게임행사는 1시간에 10명. 순위대로 상품도 있다. 게임시간은 대략 15분 내외라고.

지인네 가족 중 한 명은 3등.

나머지는 참가상을 받았다.

나 : 참가상은 뭐야?

아이들 : 스티커!

나 : 3등 상은 뭐야?

아이들 : 스티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겨우 스티커?

첫째가 참가상을 받지 못했다고 표정이 좋지 않아 다시 안내소로 가서 받아오겠다고 하는데… 그 인파를 뚫고 다시 가는 것도 얼마나 귀찮은 일인가.

나 : 그냥 스티커 안 받고 그냥 가면 안돼?

남편 : 안돼.

나 : 스티커정도 가지고 뭘…

남편 : 엄청 중요한 거야.

아이들 : 그걸로 아이템 받을 수 있단 말이야.

나 : 아…

결국 다시 가서 받아옴.

3등은 신화영웅이라나?

영웅과 신화영웅의 차이를 모르는 엄마는 이제 끝났으니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 ㅎㅎ;;

엄마가 그나마 관심있게 구경한 별마당 도서관.

웅장했다.

책을 거내서 읽을 수도 있지만, 별마당 도서관은 어차피 책으로 인테리어 한 곳 아니던가. 웅장함 만으로도 한번 와 볼만 했다. 하지만, 이곳도 사람 많기는 마찬가지. ㅜㅜ

얼른 영푼문고로 이동해 사고 싶은 책만 사고 얼른 나오려고 했으나…

3만원 이상이면 경품추첨할 수 있다고 해서 또 룰렛을 한바퀴 돌려봤다.

눈오리 집게 당첨! ㅎㅎ

***

수원 스타필드 오픈 행사 느낀점 몇 가지

- 브롤스타즈 행사는 신의 한수! (마케팅 성공!)

- 아이들을 움직이면 부모가 움직인다는 것을 간파한 마케팅 전략가의 승리!

- 거대한 자본으로 해 볼 수 있는 마케팅이었음

- 이날 하루 매출이 얼마였을까

- 이것을 기획한 사람(혹은 팀)은 얼마나 성공 뿜뿜한 느낌일까 (회사의 조직이 눈에 그려지는 나)

- 신세계 주식 사야하나

- 얘들아 다시는 가지말자, 엄마취향 아니다

- 별마당도서관은 한적한 평일에 한 번쯤 다시 가보고 싶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