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타인' 1막-2막, 역시 '원신' 걱정은 하는 게 아니었다
매력적인 카드 총집합, 3장 이상의 연출 기법으로 엮어낸 4장 초반
새 인물들 매력도 속속... 앞으로의 '원신'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
[게임플] 수메르의 호평은 우연이 아니었다.
8월 16일, 호요버스 대표작 '원신'이 4.0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티바트 대륙의 일곱 국가 중 다섯 번째로 '폰타인'이 등장한 날이다. 마신 임무 제4장 1막과 2막이 함께 추가되고, 수중 탐험 등 새롭게 즐길 거리가 생기면서 글로벌 팬들을 불러모았다.
초기 원신 내러티브는 탄탄하기보다는 화려했다. 리월은 시나리오만 따지면 무난하게 좋다고 할 수 있지만, 구성과 연출에서 굉장한 흡입력을 보였다. 원신 팬덤이 팽창한 시점이었다. 반면 이나즈마는 대체 개발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스토리에 수많은 구멍이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매력적인 연출과 캐릭터는 멈추지 않았다.
그 수준은 수메르에서 몇 단계 뛰어올랐다. 연출 능력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기본 시나리오 완성도가 흠 잡을 곳 없을 만큼 높았다. 이번 폰타인은 원신의 이야기 구성 능력이 우상향하는지, 수메르가 정점이었는지를 판별하는 시험대였다.
1막과 2막을 돌파한 결과, 스토리 몰입 곡선은 순조롭게 위를 향하고 있다.
수메르에서 폰타인으로 넘어가는 경계 지점
폰타인은 수메르 북쪽에 자리잡은 물과 정의의 나라다. 사막을 지나 다다른 바다 이슬 항구에서 마술사 남매 리니와 리넷을 처음 마주치며, 그들의 초대를 받아 공연을 보기 위해 오페라 하우스로 향한다. 공연에서 마주하게 된 뜻밖의 사건은 유저들을 폰타인 속 감춰진 비밀로 끌어들인다.
실패하기 어려운 카드만 꽉 채워넣은 지역이다. 화려한 19세기 서유럽풍 배경, 물의 도시, 공연 극장이라는 사건 무대, 추리 시스템까지. 아름다운 디자인을 뽑아내기 좋고 보편적으로 인기 많은 키워드와 클리셰가 총집합했다.
단순히 흥행하기 좋은 테마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수메르에서 조금씩 사용해 효과가 쏠쏠했던 조작 기법을 더욱 적극적으로 넣었다. '역전재판'을 오마주하면서 수사와 단서 추리로 이어지는 법정 대결, 뜻밖의 전개로 펼쳐지는 이야기 흐름이 메인 스토리에 해당하는 마신 임무를 풍성하게 채운다.
중요한 전환점에서 전개되는 분할 컷이나 카메라 앵글 회전도 갈수록 쌓여가는 연출 노하우를 실감하게 한다. 딱딱하고 단조로운 캐릭터 모션은 애니메이션 씬을 제외하면 여전히 가끔 거슬릴 때가 있지만.
사전에 4.0의 관전 포인트로 꼽았던 캐릭터 매력과 서사 역시 기대 이상이다. 여행자와 초반 중심 내용을 이끌어가는 나비아, 2막 도입에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클로린드는 향후 유저들의 수요를 이끌어내기에 손색이 없다.
물의 신보다 더 존재감이 큰 심판관 느비예트도 주목 대상이다. 멋진 외모와 함께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입체적인 면모가 부각되어 인기가 높다. 최근 신규 캐릭터 불만이 단순히 '남캐 연속'이어서가 아니라 디자인 문제였을 뿐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푸리나, 너... 신은 맞지?
앞으로가 가장 궁금해지는 캐릭터는 물의 신 푸리나다. 그동안 신 가운데 독특하게 폰타인에 입장하자마자 성대한 마중을 나오면서도, 가장 신 같지 않게 철부지 같은 모습을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이게 왜 신이냐"와 "고정관념을 깨는 귀여움"의 양쪽 평가로 나뉘는 분위기다.
폰타인 스토리가 이제부터 중반부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계시 판결 장치에 얽힌 비밀, 과거 사건부터 암약해온 의문의 세력 등 핵심 단서는 다음 업데이트부터 차례대로 풀려나간다. 여기서 푸리나가 어떤 역할을 해낼 것인지, 4장 스토리가 말하는 신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통해 매력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다.
원신의 마신 임무는 더 이상 단순 퀘스트를 수행하고 스페이스 바를 연타하면서 나아가지 않는다. 각종 미니게임 형태가 어우러지면서 더욱 볼 맛이 나게 만드는 구성이 빛난다. 3장에서 가능성을 보였고, 4장은 하나의 게임으로 더욱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수메르 지역이 호평을 받은 이유는 스토리뿐 아니라 전반적인 모든 콘텐츠에 있었다. 맵 탐험은 간편하고 합리적이었으며, 전설과 월드 임무 같은 서브 콘텐츠도 알찬 퀄리티를 자랑했다. 폰타인이 이런 분야에서도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다면 원신의 미래는 당분간 걱정이 없어 보인다.
아직도 원신 4.0에서 경험해볼 분야는 방대하다. 수중 모험은 더 살펴볼 여지가 있고, 다양한 월드 임무와 이벤트가 매일 접속할 때마다 찾아온다. 앞으로 더 많이 드러날 폰타인의 전체 모습이 기대된다. 물의 도시 속 여행은 예상보다 더 시작이 쾌적하다.
'폰타인' 1막-2막, 역시 '원신' 걱정은 하는 게 아니었다 < 취재·기획 < 기사본문 - 게임플 (gamep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