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상황문답/종려] 당주대행은 피곤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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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 ⬇️ “과업이 끝나면 흘호암에서 해물두부를 사오도록 하지. 식사는 제 때 해야하지 않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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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 날 이후로 많이 친해지긴 했죠?”

“그래. 술을 빌미로 친목을 다지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당주의 대행을 맡은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도

한 번 쯤 들어보고 싶었지.”

“허걱- 나는 종려씨 이야기 듣는 게 더 재밌던데요.”

그 때, 갑작스레 종려의 몸을 통과한

무언가가 나타나, 당신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봐, 할 일은 다 끝내고 잡담해!!!!

내 마지막 부탁은 아직도 안 끝난 거야?!”

“으아아아악 종려 선생님!!!

선생님 몸에서어억!!!!!! 아아악!!!”

...털썩.

“...이런”

... 종려마저 과로로 성불해버리는 줄 알고

충격을 받아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진 당신.

익숙하다는 듯 그런 당신이 다치지 않게,

빠른 속도로 부축하는 종려.

“대행을 맡게 된 후

그믐 달이 세 번째 뜨는 날인 오늘...

그녀가 15번째 정신을 잃었군.”

예삿일이라는 듯 한탄하는 종려와 달리,

조금 당황한 듯 보이는 유령이다.

“ㄱ, 기절시키려던 건 아니었는데.

이런 사람이 왕생당에 있어도 되는거야?!

일 먼저 빠릿빠릿하게 했으면

유령을 대하는 것도 익숙해졌겠지!!!”

유령의 말에, 종려의 표정은 드물게 인상을 썼다.

“영혼이여, 우리는 당신같은 망자들을 수도 없이 많이 만나왔네. 그녀가 정신을 여러 번 잃은 것도 방금 내가 말하였으니 알테고.”

“그,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또한, 멀리서 지켜보며 당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지 않았나?”

“그야 잘 알지만...나도 어서 가서 쉬고싶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가한 것이, 잘한 일은 아니란 걸

느끼고 있어야지. 만약 이에 반성이 없다면,

좋지 못한 일이 생길걸세.”

종려는 한번 더 경고의 눈빛을 보낸다.

“당신이 뭔데, 뭔데 망자에게 그런 말을 함부로 해?! 영혼을 협박하는 장례사라니, 제군께서 노하실 거야!!!”

유령은 조금은 머쓱해하는가 싶었더니,

도리어 적반하장으로 화를 낸다.

이 모습에 종려는 단단히 화가난 듯 하다.

당주 대행을 고의적으로 쓰러지게 한 데다가,

자신의 본래의 성품이 악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굳이 자존심을 위해 상대에게 탓을 돌리려는

유령의 모습이 6000년간 계약으로

평화를 유지해 온 리월의 모습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기 때문이었다.

“...협박? 당신의 무례함에 대한 사실을 말한 것이

두려웠다면 사과하지. 그보다, 자네는 내가 누군지 정말로 궁금한건가?”

그의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지고,

맑던 날씨가 급격하게 흐려진 듯 하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