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이모탈만의 뱀파이어, '혈기사'는 어떻게 탄생했나
타인을 위해 진심으로 싸우는 뱀파이어. 날카로운 송곳니가 없고 마늘을 싫어하지도 않는다. 피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갑옷을 입고 미늘창을 다루는 기사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이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뱀파이어 신규 클래스 '혈기사'의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뱀파이어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특히 혈기사는 디아블로4 등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디아블로 프랜차이즈에도 등장하지 않는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독자적인 클래스다.
'이모탈'만의 뱀파이어 '혈기사'의 탄생 배경은?
블리자드는 13일 디아블로 이모탈에 일곱 번째 직업 '혈기사(Blood Knight)'를 추가했다. 혈기사는 2014년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자' 확장팩의 '성전사' 이후 처음으로 디아블로 세계관에 등장한 신규 직업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에 추가된 일곱 번째 신규 직업 '혈기사'. (사진=블리자드코리아)
이를 위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지난 12일 '혈기사'를 소개하는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화상 인터뷰에는 라이언 퀸((Ryan Quinn) 선임 내러티브 디자이너(senior narrative designer)와 크리스 랴오(Chris Liao) 수석 UX(사용자 경험) 디자이너(lead UX designer)가 참석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지난해 6월 출시된 게임으로, 출시 1년 만에 신규 클래스가 공개됐다. 혈기사는 기존 디아블로 세계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규 직업이다.
특히 혈기사는 '저주에 걸린 기사'라는 콘셉트가 명확하다. 디아블로 직업은 △밝은 직업(성기사·수도사) △중립적 직업 △어두운 직업으로 나눠지는데, 혈기사는 어두운 쪽이다.
지난 12일 '디아블로 이모탈' 신규 직업 '혈기사'를 소개하기 위해 화상인터뷰에 참석한 디아블로 이모탕 개발팀 크리스 랴오 수석 UX(사용자 경험) 디자이너(왼쪽)와 라이언 퀸 선임 내러티브 디자이너(오른쪽). (사진=블리자드)
라이언은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독자적인 클래스인 혈기사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디아블로 이모탈의 배경적인 독창성에 대해 강조했다.
라이언은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 사이를 다룬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이는 성역 전체적으로 비밀스럽고 불확실한 일들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며 "디아블로 시리즈와 비교해 이모탈만이 가진 정체성으로, 이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이모탈만의 독자적인 배경은 이렇다. 세계석이 파괴되고 여러 요소들이 빠르게 변동하는 시기로, '혈기사의 결사단'이라는 작으면서도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조직이 나타나기에 적절한 시대상이라는 설명이다.
라이언에 따르면 디아블로 세계관 속 혈기사는 궁극적으로 저주의 노예가 되는 운명을 걷는다. 강령술사의 경우 망자를 되살리고 악마 사냥꾼은 악마를 향한 증오 콘셉트지만, 혈기사는 자아를 잃어가는 과정을 잘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 혈기사는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증표를 활용한 의식을 제 때 하지 않으면 저주에 의한 잠식이 빠르게 일어난다. 이런 운명은 5년이나 50년 또는 100년(한 세기) 등 혈기사마다 다르다.
혈기사는 미늘창을 사용해 근거리 전투를 펼치고, 피와 관련된 능력으로 상대의 생명력을 흡수할 수 있다. 또 어둠의 성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투하는 상대 주변에 구름 등을 흩뿌려 교란시키기도 한다.
게임 속 혈기사, 어떤 모습일까
혈기사의 저주는 게임 내 콘텐츠를 통해 알 수 있다. '지옥1' 난이도에 도달하면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다. 여기서 베테랑 혈기사와 저주를 살필 수 있는데, 의식이 이뤄지는 과정이나 혈기사의 결사단 구성 등을 시각적으로 접할 수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에 추가된 일곱 번째 신규 직업 '혈기사'. (사진=블리자드코리아)
혈기사 전용 전설 아이템에는 여러 다양한 단서를 얻어갈 수 있는 텍스트가 추가도됐다. 또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서는 혈기사와 '흉물(Abomination)'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도 확인할 수 있다.
흉물은 혈기사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혈기사의 핵심 기술은 '흉물 변신'이다. 혈기사의 변신이 궁극기가 아닌 별도의 빌드로 접근하도록 한 의도는 '이용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혈기사를 즐기게 하기 위함'이다.
라이언은 "변신 자체가 혈기사의 핵심"이라며 "모든 혈기사가 다양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플레이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는 "흉물은 궁극기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며 "적과 전투하면서 처치할 때, 게이지가 차오르게 돼 흉물로 변신하게 된다. 특히 흉물로 변신하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스킬도 흉물에 맞게 변한다"고 설명했다.
'디아블로 이모탈'에 추가된 일곱 번째 신규 직업 '혈기사'. (사진=블리자드코리아)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팀이 혈기사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다양한 시각 효과'다. 근거리 캐릭터로 설계됐지만 원거리에서도 피와 어둠 관련 능력을 활용해 전장을 장악할 수 있다. 크리스는 "초반에는 기동성이 낮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거리를 빠르게 좁히는 전설 효과 등도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혈기사가 사용할 수 있는 전설 아이템 효과는 '박쥐떼' 등이다. 크리스는 "여러 전설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며 "박쥐를 소환해 적을 공격하는 기술인 '박쥐떼'가 대표적이다. 박쥐떼가 오라처럼 변해 플레이어 주변을 맴돌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아이템 '꼬챙이'는 창을 사용해 상대를 찌르고 머리 위로 회전시킨 뒤에 내리꽂는 기술이다. 전설 아이템과 함께 사용하면 플레이어가 직접 공중으로 뛰어올라 상대를 공격할 수 있도록 바뀐다.
혈기사의 대표적인 주 공격 '어둠의 칼날(Shadow's Edge)'은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그간 디아블로 이모탈 캐릭터 빌드는 근거리나 원거리 둘 중 하나를 선택했던 것과 달리, 어둠의 칼날은 주변의 적이 있는 지 그 여부에 따라 근거리 또는 원거리 공격 형태가 바뀌기 때문이다.
크리스는 혈기사가 실험적인 시도를 한 캐릭터인 만큼, 주 공격 어둠의 칼날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혈기사라는 캐릭터가 여러 전설 속성이나 다양한 변수를 함께 활용했을 때 빌드가 나뉘는 직업"이라며 "어둠의 칼날은 기본 공격을 다양한 공격 범위를 가져가면 어떨지 살펴보다 탄생했다"고 전했다.
'디아블로 이모탈'에 추가된 일곱 번째 신규 직업 '혈기사'. (사진=블리자드코리아)
한편 디아블로 이모탈의 신규 클래스 공개 간격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라이언은 1년 간격으로 신규 클래스가 공개될 예정인지에 대해 묻자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알리기 어렵다"면서도 "개발진 모두가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걸 즐기고 있다. 새 직업 작업은 더 많이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혈기사는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신규 직업이다. 그럼에도 이날 화상 인터뷰에서는 디아블로4를 비롯한 타 디아블로 프랜차이즈에 등장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라이언은 이에 대해 "디아블로 이모탈은 독립적인 존재"라고 못박았다. 그는 "블리자드 내에서 디아블로4와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팀은 개별적인 존재다. 다른 팀에서 어떤 일을 하는 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혈기사가 (디아블로4 등에)나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안신혜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