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과 비교하면서 플레이한 명조 4일차 후기
명조 4일차
드디어 메인스 다 깨고 플레이어 레벨도 25를 찍었다
이런류의 게임은 원신 말고 비교 대상이 없어서 원신과 비교하면서 플레이했는데 일장일단은 있지만 개인적으론 명조의 손을 들어주고 싶음.
어디까지나 내 개인 생각이니 궁금하면 직접 해봐라
참고로 스포일러 많음
1. 스토리
대충 설명하자면 이 세계관은 '비명'이라는 대재앙으로 한번 10창이 되고 난 후 세계관 전체가 낙후된 기술력으로 생활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콜로니 물이다.
나무위키에선 데스 스트랜딩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 겜을 안해봐서 그나마 가장 비슷한 세계관의 작품인 RWBY 비스무리한 세상이라고 이해했다.
설정상 모든 생물은 고유의 소리를 지니고 있는데 그러한 소리가 없는 장소가 '무음지역'. 거기서 나오는 적들이 '잔상'이고 그 중에서 특히 강한 개체를 '명식'이라고 부른다.
솔직히 고유명사를 너무 떡칠하고 지들끼리만 아는 얘기를 해서 그뭔씹 상태로 3막까지 이어져왔으나...
4막에서 이 '스카'라는 빌런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제대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 빌런이 속해있는 집단인 '잔성회'는 명조판 심연교단으로 인류의 적인 잔상과 인류를 융합시켜 신인류를 만드는것을 목적으로 하는 미친 집단이다.
빌런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에게 호감도 MAX인 상태로 와서 회유를 시도하고 당연하게도 쫓겨나지만, 그래도 우화형식으로 이 10창 난 세계관의 비극을 설명해주는 부분에서 몰입도를 확 높였다.
그 전까진 중구난방하다가 빌런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방향성을 제대로 잡고 거기서부터 1장 끝날때까지 목표점을 제대로 세워둠으로서 이야기를 전개시킨건 잘 했다.
2. 중국풍인것에 관하여 + 자국문화 홍보
명조를 까는 사람들의 레퍼토리 중 하나가 '짱게겜인거 ㅈㄴ 티내고 다녀서 하기 싫음' 이다.
물론 그런 말을 하는 새끼들 대다수가 원붕이라는 자기모순은 넘어가고 중국풍이 과하다는 감상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나는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다.
우선 첫번째로 세계 전체가 중국풍이라고 나온게 아닌 1장은 태초마을이고, 두번째로 많은 한국인들이 가진 반중사상의 토대가 되는 '짱개'는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중국을 혐오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중국의 문화라기 보단 중국인들의 이기적인 행태나 오만함이 더 크다.
당장 같은 중국겜인 호요버스 겜들만 봐도 후카는 배신자 주제에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푸시받으면서 주연의 분량을 잡아먹는 자캐딸의 진수고, 리월은 기축통화를 생산한다는 헛웃음 나오는 설정과 메인스에서 주인공이 안했다는걸 알아도 수배령을 내리고, 선주 나부의 경우는 자기들의 이득을 위해 에이언즈와 계약했다가 그 부작용이 마음에 안든다고 다른 신과 협력해 통수를 친 주제에 본인들은 다른 종족들과 비교해서 우월하다며 내리까는 역겨운 종족이고 스토리상으로도 주인공 일행에게 누명을 씌워 득을 보려는 혐성족이다.
반면 명조 세계관의 중국 포지션인 황룡은 그러한 묘사가 없다.
물론 이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나름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는만큼 못사는건 절대 아니겠지만 일단 아직까지 타국가와의 관계에서 상하관계가 묘사된적은 없고, 등장인물들 절대 다수, 그 중에서도 특히 고위층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선량한 사람들이며, 1장 후반부에 나타난 대재앙에 '여기서 우리가 무너지면 다른 곳들도 같이 ㅈ된다. 반드시 막아내고 살아서 보자.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다 내 책임이니 망설임없이 질러라.'라는 뉘앙스로 말하는 등 지도자의 귀감스러운 모습들만 보여줬다. 이러한 전개로 이어지는 과정과 주인공이 이들에게 협력하게 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정도로 중혐스러운 모습은 없다.
심지어 작중 시점에선 잔상회라는 테러리스트들이 안팎으로 활개치고 다니는데 설상가상으로 금주의 수호신은 사라졌다는, 전대미문의 상황임에도 주인공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빵빵하게 지원해준다.
물론 이 세계관은 원신과 비교도 못할정도로 암울해서 안그래도 다같이 살기 힘든데 서로 피곤하게 하기 싫어서 이렇게 묘사된걸수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황룡은 호요버스의 중국과 달리 다소 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자국 문화 홍보측면에서도 명조가 압승이다.
원신은 해등절이라는 가상의 명절을 만들고 거기서 자기네 신캐릭들과 자국 문화를 홍보하는데,
첫타자인 운근은 그 역할을 잘 소화해냈지만 다음 타자인 가명은 오랜만에 등장한 무난한 디자인의 잼민이 캐릭에 뛰어난 성능을 달고 나왔음에도 정작 축제 전체와 캐릭터들을 자기 전설 임무로 써먹은 주제에 사자춤의 매력은 제대로 살리지도 못하고 본인의 캐릭터성도 밋밋하게 나왔다. 거짓말 안하고 이 축제 컷씬이 나왔을 때 얘가 춘 사자춤보다 한운의 서포팅이 더 기억에 남았을 정도.
참고로 얘 설정상 짐승춤 하겠다고 아빠 사업도 안물려받겠다고 하면서 나왔는데 얘가 왜 짐승춤에 빠졌는지는 몰?루
진짜 급조한티 팍팍나는 캐릭터였다.
내 명조의 첫 5성은 같은 사자춤이라는 컨셉에 쇼타+동물귀+겨드랑이/등 노출이라는 최악의 디자인에 성능도 그저 그런 능양이다.
나도 얘를 처음 뽑았을 땐 욕을 박았지만 그래도 이 캐릭터의 전설임무를 하면서 얘가 가명보다 훨 낫다고 느꼈다.
단순히 사자춤이라는 컨셉을 홍보용으로 사용하는게 아니라 사자춤이 어떤 형태로 그 사회에 녹아들었는지-결혼식에서 손을 맞잡은 두 부부의 손을 사자탈이 물면 백년해로한다라던지-를 잘 설명해줬고 능양에게 있어서 사자춤이 단순히 본인이 좋아하는 일인것을 넘어 한때 짐승이었던 자신이 인간세계에 섞여들어가기 위해 만든 매개체임을 암시하면서 사자춤이 이 캐리터의 핵심 설정이라는것을 못박는다.
비록 명조가 디자인을 제외하면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데는 원신보다 딸리지만, 매력은 딸릴지라도 캐릭터의 설정과 캐릭터성간의 괴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그 부분은 원신보다 나았다고 생각한다.
3. 주인공의 대우
주인공은 기억상실로 현 명조 세계관에 떨어진 구인류라는 설정이다.
일반적으로 이런류의 캐릭터들은 초반부에 빌빌거리다가 자신의 기억과 힘을 되찾아가면서 서서히 강해진다는 설정이 대다수다.
당장 기억은 없지만 힘은 다 잃은 행자는 5원소나 처먹어놓고서 아직도 본인이 제대로 활약한게 시뇨라전과 타탈전 말곤 없으며, 개척자는 설정상 스텔라론이라는 물체가 체내에 있는 유일한 인간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이지만 그래도 네임드에겐 다 처맞고 다닌다.
반면 명조의 방랑자는 기억을 잃었음에도 존나 쎄게 묘사된다.
당장 방랑자가 튜토리얼부터 회친 보스인 크라운리스는 잔상 중 가장 등급이 높은 '명식'종이다.
기억을 잃은지 하루도 안되서 후들겨팬게 이 명식이고, 이 명식의 잔향은 거기 있던 캐릭터들이 흡수할 권한이 없었기에 그냥 가려다가 결국 주인공이 본인 몸으로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이해가 안가서 설명하자면 이 잔상들을 잡을때 일정 확률로 잔향이 남는데 이걸 흡수안하면 얘네들이 또 나타나게 되고, 더 강한 잔상일수록 잡는데 필요한 권한이 높아진다.
포켓몬으로 비유하면 잔상들을 포획하려면 최소 슈퍼볼과 체육관뱃지들이 필요한데 이 전설 포켓몬인 명식은 마스터볼과 8뱃지가 있어야 될까 말까한 상황이라 포기하고 가던 와중에 볼도 없는 주인공이 얘를 문신으로 잡아서 스타팅으로 겟또한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무력적인 부분에서도 후달리는 묘사가 없다.
당장 인게임에서도 약해서 고생하는 면이 없으며 얘보다 강하다고 확실히 명시된 캐릭터도 지금까지 없으며
위와 같이 주인공을 몰래 호위하던 카멜리아라는 캐릭터는 전력이 아니었다곤 해도 능력까지 써놓고도 원소도 안쓰는 랑자한테 제압당했다.
1장 최종전에서도 아군측 최강자로 묘사되던 기염이랑 동격으로 묘사되었다가 최종보스전에서 두번째 원소인 인멸을 각성한 시점에서 전투가 끝나고 기염을 부축해서 나오는 등 기염보다 명백히 강하게 묘사된다.
그러한 설정에 맞게 랑자는 인게임으로도 강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기본속성인 회절 랑자는 고만고만하지만 현시점 교체시 유일하게 타임스탑을 걸어주며
인멸 랑자는 다른 5성캐들이랑 비비는게 가능할 정도로 강한 딜성능을 가지고 나왔다.
출시된지 얼마 안됬기에 인플레에 밀리는건 당연하겠지만 옆동네 행자만 봐도 통상이라도 5성캐들이랑 비빈다는게 존나 엄청나다는걸 알 수 있다.
인게임 내에서도 랑자에 대한 대우는 적아군 할것 없이 '네가 이 세상의 핵심 인물이다'라고 밀어주면서 친해지려고 하는 점에서 호요버스 주인공들의 대우랑은 차원이 다르다.
4. 단점
번역이 구어체라서 자꾸 ~네 말투가 튀어나오니까 거슬린다.
하다못해 ~다네, ~라네, ~일세라는 식으로 번역하던가 뭐만 하면 네네 거리니까 몰입이 깨짐.
결론-나한테 있어서 이제 명조가 본진이고 원신이 서브가 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