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스타레일, 01 스텔라론 운반체 999호

우주 정거장 헤르타가 불시에 [반물질 군단]의 공격을 받고 있다.

카프카가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의 전원이 나갔다.

카프카:

내가 올 때가 아닌 것 같네.

???:

아니, 때마침 잘 온 것 같아.

시스템 시간 23시 47분 15초, 딱 맞췄네, 카프카.

엘리오(스텔라론 헌터)께서 보신 미래가 틀릴 리 없지. 조금 전 폭발은 어떻게 된 거야? 그것도 그분의 [각본]에 있었어?

응, [시스템 시간 23시 44분 59초, 폭발로 생긴 펄스로 인해 메인 컨트롤 시스템의 대규모 마비가 일어난다.]

네가 한 거야?

[반물질 군단]이 했어. 시스템 시간으로 2시간 전, 우주정거장을 완벽하게 침공했지.

그 군단과 싸워야 하나?

몰라, 엘리오께서 언급하지 않으셨으니 그건 중요치 않아.

알았어~ 그럼 이제부터 작전은 내게 맡겨.

롸져, 이번엔 좀 재밌게 해줄래? 그동안은 너무 지루했어.

미안하지만, 이번 임무도 꽤 지루할 거야. 목표물 [삽입]이 전부거든

하지만 재밋거리를 찾고 싶다면 말리진 않을게. 결국엔......

카프카가 문 안쪽에 반물질 군단을 손쉽게 처치했다.

결국엔 엘리오께서 각본에 적지 않으셨으니까.

반물질 군단이 언제 이렇게 약해진 걸까?

내가 유인할 수 있는 병력은 이쯤이야. 너도 군단의 중심 세력이 이곳에 눈독 들이는 건 원치 않지?

이걸로 은하열차 녀석들을 당해내긴 무리야.

안심해, 종말 괴수도 올 테니.

카프카가 긴 연결통로를 통해 우주정거장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

통로 양 옆으로는 지니어스 클럽 주요 멤버들의 홀로그램 영상이 있다.

바쁜 와중에도 카프카가 주위 홀로그램들을 둘러 본다.

< 폴카 초상화 >

이 사람 알아, [적막의 영주], 폴카·카카몬드. 봐, 얼굴 부분이 비어있지? 예전에 온 우주에 있는 자신의 초상화와 조각상을 없애버렸어......

관심 없으니까 빨리 일이나 보자.

< 잔다르 초상화 >

이 사람은 잔다르·원·쿠와바라, 역사상 첫 번째 천재야.

그 전설 속 누스를 만든 사람?

맞아... 전실이 사실이라면 에이언즈를 창조한 사람이지.

< 스크루룸 초상화 >

호오! 은랑, 봐, 스크루룸이야! 네 오랜 라이벌이잖아!

하... 내가 말했지, 그땐 그 사람인지 몰랐다고......

바로 그 싸움으로 엘리오께서 널 눈여겨보셨어. 우주에 스크루룸의 프로세스를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스크루룸에 헤르타까지, 이 세상에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두 천재를 연달아 건드린 사람은 없을 걸, 운명인가 봐.

휴... 보아하니 나야말로 [운명의 노예]인가 보네.

카프카의 뒤를 공격하는 반물질 군단을 ???이 어딘가로 워프시켰다.

뒷바라지는 내일이 아니야.

어떻게 생각해 카프카.

오케이. 어디로 간거야, 은랑?

은랑:

좌표는 그냥 막 친 거니까 무시해. 그 허졸이 어디 간 건지 신경 쓰여?

신경 쓰이긴~ 그냥 매번 느끼는 건데 네 솜씨는 정말 대단하다니까~

기존의 데이터를 수정하는 어쭙잖은 잔재주일 뿐이야.

뭔데 그렇게 재밌게 봐? 나도 좀 보여줘.

헤르타의 장난감, 우주정거장에 소장된 [기물]의 목록이지. 재밌는 게 꽤 많더라고.

예를 들어?

총 한 자루가 있는데, 그걸로 별에 출현한 생물을 맞추면 0부터 100까지 다양한 점수를 매겨준대.

... 그게 뭐가 재밌어?

몇 점을 받을지 안 궁금해? ... 난 너무 궁금한데.

알았어, 기회 되면 한번 해 보자~ 목적지는 어디지?

왼쪽 문 뒤의 회랑을 딸라 깊은 곳으로 쭉 들어가면 [기물]이 있는 방이 있어.

[스텔라론(만계의 암)]이 거기에 있는 건가?

[스텔라론]이 어디에 있는 지 알려줄 거야.

은랑과 카프카는 은랑은 계획한 루트대로 정거장 내부를 이동 중이다.

앞쪽이 우주정거장의 핵심 구역이야. 반물질 군단의 허졸이 많네.

오케이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카프카가 말했다.

멈춰. 앞에 뭔가 있어.

보아하니 매복 당한 건 우리 같군.

하지만 포위당하고 있는 건 저들이지.

둘은 복도에 있던 반물질 군단 병사들을 처치하고 복도 끝에 있는 감시실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어. 대피를 꽤 제대로 했네? 헤르타가 직접 지시한 건가?

방문 기록을 보니 그 여자가 이곳에 등록한진 반년이 넘었어. 대피는 정거장 책임자 대행--아스타라는 사람이 지휘한 것 같아.

생소한 이름이야... 아, 엘리오께서 헤르타는 못 만날 거라고 하신 것 같은데 정말 여기 없나 보네.

[스텔라론(만계의 암)]은 어딨지?

엘리오의 각본에 [스텔라론]의 구체적인 위치는 언급되어 있지 않아. 즉 그가 본 미래엔......

--[스텔라론]은 물리적 이동 수단으로 찾는 게 아니란 거겠지

이 우주정거장에는 생각지도 못한 물건이 엄청 많아서 그런 [기물]이 나온대도 놀랍지 않을 것 같아.

[기물]로 [기물]을 숨기는 건 그 여자 솜씨일 텐데... 목록을 그렇게 오래 뒤졌으니 단서는 있겠지?

필요한 단서는 다 찾았으니 약간의 요령만 있으면 돼.

날 도와 방에 있는 단말 장치를 조사해 줘, [기물]이 이 안에 있을지도 몰라.

알았어, 네 무대 잘 볼게~

카프카는 은랑을 도와 감시실 안의 단말 장치들을 조사했다.

우주 정거장 전체가 감시 화면에 비추는데... [스텔라론]은 보이질 않네

보여도 함정일 거야. 헤르타의 소장품이 밖에 전시돼 있을 리 없지.

어? 이 단말 장치엔 메모리가 안 보여......

여긴 감시실이야. 기록을 지우고 도망가는 건 업계 전통이지.

그냥 여기로 와. 이렇게 조사하는 거 비효율적인 거 같아.

카프카는 조사를 멈추고 은랑의 옆으로 왔다.

그래서 어쩔 생각인데? 귀담아 들을게.

직접 감시 시스템을 다운 시키려고.

아, 그래. 헤르타의 소장품은 분명 시스템과 독립되어 있을 테니까 영향을 받지 않는 게 우리의 목표인 거지.

은랑이 해킹으로 감시 시스템을 다운 시켰다.

모든 단말기에 해킹 화면이 떴지만, 하나의 단말 장치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단순하고 거칠지만, 효과는 있을 거야. 봐, 찾았잖아.

이게 뭐지?

기물 일련번호 211 [사각지대]: 간단한 굴절 라이트 필드로 구역 안의 사물이 쉽게 눈에 띄지 않게 하지만, 다른 물체가 눈에 띄지 않게 됐을 땐 모습이 드러나지.

헤르타는 이렇게 간단한 걸로 보물을 숨긴 거야?

간단한 방법일수록 간파하기 어렵다. 이거 우리 좌우명 아니었어?

카프카는 은랑이 발견한 비밀통로로 이동했다.

이상한 게 또 하나 있네.

데이터 상으론 그냥 홀로그램이지만, 한 겹이 더 있어...

지나가보자. 괜찮아, 여기가 우리 무덤은 아닐 테니까.

재밌네, 역시 지니어스 클럽 사람다워.

[스텔라론]이 코앞에 있어. 서두르자.

「 이것이 바로 [스텔라론]-- 스텔라론 헌터들이 우주 곳곳에서 사냥하고 있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건 단지 껍데기일 뿐. 엘리오도, 블레이드도, 당신도 스텔라론 헌터에게는 더욱 중요한 목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헤르타가 봉인한 스텔라론에는 다른 용도가 있다. 은랑이 봉인을 해제하면 그걸 꺼내 오래전부터 준비해 놓은 [수용체] 안에 넣어야 한다...... 」

자체 보호 시스템이 있어... 헤르타에게도 [스텔라론]은 특별한 소장품인가 봐.

꺼낼 수 있겠어?

물론, 해킹에 있어선 천재 헤르타라도 내 적수가 못 되지.

좋아, 그럼 운반체 준비도 부탁할게~

운반체는 준비됐어. 결정해.

엘리오께서 이 선택은 많은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말씀하셨지.

또 있어. 꼭 네가 선택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

은랑은 카프카가 선택한 운반체를 활성화시켰고,

카프카는 그 운반체의 몸에 스텔라론을 집어 넣었다.

얼마나 기억할까?

적어도 네 이름은 기억할 거야.

일어날 시간이야.

999호(운반체):

여... 기가... 어디지?

카프카:

여기? 우주정거장인데, 그게 뭐가 중요해?

잘 들어, 지금은 머릿속이 뒤죽박죽 할 거야. 네가 누군지, 왜 여기 있는 건지,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낯익은 것 같으면서도 믿을만한 사람인지 모를 테지--

그래도 괜찮아. 중요한 건 널 이 우주정거장에 두고 난 이만 가봐야 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지금부턴 과거를 생각한다거나 자신을 의심할 필요 없어.

들어봐, 앞으로 넌 수많은 위험과 끔찍한 곤경에 처하겠지만, 아름다운 일들도 마주할 거야. 가족 같은 동료를 만나서 상상치도 못한 모험을 시작할 거고...

또 여행이 끝나면 널 괴롭혔던 수수께끼는 모두 풀리겠지.

이게 바로 엘리오께서 예견하시고 네가 다다를 미래란다... 맘에 들어?

맘에 안들어요...

그것도 좋은 대답이야.

들어와, 엘리오께서 미래를 내다보실 순 있지만, 네 선택엔 간섭할 수 없으시거든.

네 의지로 결말에 도달해 봐, 난 네 이런 점이 맘에 들더라~

은랑:

얼마나 더 걸려? 각본대로라면 은하열차([개척]의 여행자) 사람들이 곧 온다고. 그들과 마주치면 안 돼

알았어, 은랑. 잠깐 조금만 더.

시간이 다 돼서 가봐야겠네... 잘 들어, 누군가 널 곧 찾을 테니 안심하고 그들을 따라가. 넌 나 말고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할 거야.

카프... 카...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면 후회할 짓은 하지 말렴......

마지막 충고를 끝으로

카프카와 은랑은 운반체 999호를 남겨 둔 채,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