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방향성과 완성도, 원신 폰타인 마신임무 (3막, 4막)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와 화제를 끌었고, 현재로서도 그 위상은 건재한 원신.

그러한 원신의 새로운 지역인 폰타인과 폰타인에서 진행되는 마신임무, ACT.IV 죄인의 원무곡이 공개됐으며 1막, 2막이 대호평을 받은 이후 최근 3막, 4막이 공개됐다.

1막과 2막에서 크게 발전한 스토리텔링과 연출로 기대를 많이 받았으나... 다소 평이 박한 상태이며 필자 또한 3막과 4막에서는 실망을 많이했다.

이후부터는 스포일러가 있다. 혹여 마신임무를 전부 플레이한 것이 아니라면 정독에 주의를 요한다.

작품에 대해

재판을 위주로 하는 스토리로, 모티브는 역전재판인 듯 하다.

1막에서는 폰타인에 온 여행자가 새로 사귄 친구이자 마술사인 리니의 누명을 풀어주고, 2막에서는 나비아와 함께 연쇄 소녀 실종사건의 진상을 밝혀, 가시 장미회의 전 수장이자 나비아의 아버지인 칼라스의 명예를 되찾았는데 이 과정에서 리니 다음으로 소녀 연쇄 실종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고발된 우인단 11집행관의 일원 중 하나인 귀공자 타르탈리아가 판결 장치에 의해서 유죄가 선고돼, 메로피드 요새로 보내졌다.

3막에선 메로피드 요새에서 타르탈리아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들려와, 같은 집행관의 일원인 하인 아를레키노가 푸리나, 느비예트와 이와 관련하여 협상을 하였다.

끝내 느비예트는 여행자에게 가짜 죄명을 씌워주어 메로피드 요새로 파견을 보냈으며 이곳에서 타르탈리아의 행방을 조사하는 것으로 3막과 4막의 내용이 시작된다.

평가

상술했듯이 평가는 꽤나 박한 편이다.

몰론 이 블로그가 그렇듯 필자의 주관적 생각을 위주로 평가를 서술할 것이나 필자의 느낀점과 다른 네티즌들이 느낀점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평가 - 장점

3막의 경우 재미로서는 최악의 평가를 받으나 내용 자체는 딱히 크게 이상한 부분은 없었다.

메로피드 요새에서의 숨겨진 규칙과 이 숨겨진 규칙을 어긴 자들의 결말을 생각해, 타르탈리아의 행방과 관련있다고 여기는 부분도 자연스러웠다.

이 숨겨진 규칙에 대해서는 이후 4막에서 진상을 밝히며 유저들을 잘 납득시켜주었다.

컷신 또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액션이 본격적으로 나왔던 2막에서도 클로린드, 나비아와 경비장치의 격돌, 오페라하우스에서의 타르탈리아의 난동 등 모두 역대급 액션이라 대호평을 받으며 이 게임이 얼마나 진보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는데 이는 이번 스토리에서도 여전하다.

3막에서는 따로 컷신이 안나왔으나 4막에서는 컷신이 총 2개가 나오는데 (1막에서는 1개, 2막에서는 2개가 나왔다.) 라이오슬리와 클로린드가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의 봉인이 풀려 엄습해오는걸 막는 장면, 결국 막지 못하고 엄습해오는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을 느비예트가 나서서 다시 재봉인 시켜놓는 장면 모두 2막 못지않은 연출을 보여주었다.

캐릭터들의 완성도와 활용 또한 전적으로 좋았다. 기존에 칼라스의 유언에 따라 나비아를 끝까지 지켜주려하는 명예롭고 정의로운 모습과 동시에 느비예트를 제외하면 폰타인의 최강자라는 위상에 걸맞는 임팩트를 보여준 액션신을 보여준 클로린드, 융통성있고 선량하며 동시에 엄청난 위압감과 포스로 이미 엄청난 인기를 끌던 느비예트는 이번에도 강렬한 인상을 주어 멋있다는 반응이며 라이오슬리 또한 느긋하면서도 진중할 땐 매우 진중한 모습과 심리전에 있어 대단히 능통한 지능캐로서의 모습과 동시에 컷신에서 무력을 간접적으로 곧잘 보여줘, 상당한 간지를 뽐냈으며 아를레키노도 앞에서는 예의바르고 고풍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뒤에서는 신을 습격하고 자기 고아원의 아이들을 매우 위험한 범죄에 투입시키는 등 위선자적인 면모를 확실히 보여줘, 역시나 멋있고 완성도있는 캐릭으로 등장했다. 이외에도 침착하게 페이몬과 여행자를 완벽히 속여먹어, 적잖은 충격을 준 시그윈과 직접적인 등장은 마지막에 딱 한번이나 엄청난 떡밥을 뿌려 기대를 높여준 타르탈리아 등 캐릭터의 활용과 완성도 면에서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훌륭했다.

몰론 리니의 경우 갑자기 급발진을 한다는 점에서 혹평받기도 하나 사실 이는 딱히 문제될게 아니다. 이미 어떤 대가도 치르겠다는 등 자기 가족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는 묘사와 대사를 여러차례 보여줬으며 되려 뛰어난 첩자로서의 능력과 판단력을 보여주면서도 가족 앞에 그러한 점이 흐려진다는 입체적인 모습으로 필자는 리니 또한 호평을 내리는 편이다. (사실 리니 자체가 워낙 노출이 많고 가터벨트, 스타킹 등 여성 캐릭터가 입고왔어도 파격적이었을 의상을 남캐가 입고옴으로 인해 큰 논란이 일었고, 따라서 불호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필요 이상으로 욕먹는 경향도 있다.)

평가 - 단점

허나 단점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4막에서 개연성이 다소 무너진 경향이 있다. 여행자는 고마운 친한 친구로 여겼던 리니가 자신이 우인단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접근했다는 사실에 적잖이 실망했고 이에 선을 긋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리니의 전설임무에서도, 2막에서도, 하물며 3막 중에서도 리니와 다시금 사이가 가까워지는 묘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4막에서 첩보행위를 하던 리넷과 프레미네가 붙잡히고 이에 리니가 라이오슬리에게 달려드려다 시그윈에게 마취탄을 맞고 제압당하자, 여행자와 페이몬이 라이오슬리와 시그윈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어처구니없는 전개가 펼쳐졌다.

상식적으로 리니와 리넷, 프레미네는 메로피드 요새에서 첩보행위를 하다가 들킨 입장이며 때문에 이 셋은 제압이 아니라 사살을 당했어도 별로 문제가 될게 없으며 실제로도 이미 기존에 활동하던 여러 첩자들이 메로피드 요새에서 활동하다가 걸려, 라이오슬리에게 사살당했다. 즉, 라이오슬리와 시그윈은 자신들의 할일을 했을 뿐이며 심지어 이마줘도 엄청나게 봐준 것인데 갑자기 페이몬은 얘네도 메로피드 요새에서 돌봐야할 죄순데 돌봐주지 않느냐거나 여행자가 시그윈을 보고 느비예트에게 그 행실은 배우지 못한거냐며 인신공격을 하는 등 리니를 변호한다는 것이다. 하물며 리니는 여행자와 그렇게 친하지도 않다. 리니쪽에선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최소한 여행자쪽에선 리니가 우인단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이후로 실망했고, 그리고 쭉 경계해왔다. 애초부터 리니와 여행자가 협력한 것도 친해서가 아니라 서로 도움이 되기에 협력한 것이므로 상호 이용의 관계였다. 이전까지 합류한 것은 몰라도 리니가 급발진을 한 이상 이용가치를 상실한 리니는 여행자에게 버려져 이상할게 없다. 아니, 그러는게 정상이다.

몰론 여행자가 리니와 같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정들어서 변호해줬을 수도, 쌍둥이 남매가 있는 여행자로서는 가족이 인질로 잡힌 상황에 민감히 받아들여서 변호해준걸 수도 있다.

근데 그런 상황이면 최소한 정들어가는 묘사를 넣던가, 자기 가족에 대입하는 묘사를 넣던가 했어야했다.

이렇듯 4막의 내용은 빈약한 부분이 존재하며 묘사만 제대로 했어도 납득됐을 부분을 묘사부족으로 인해 망쳐버려,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번 스토리의 평가가 나쁜 결정적인 이유로 꼽히는 요인인 3막의 스토리 진행방식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3막에서는 메로피드 요새에 잠입해 타르탈리아의 행방을 조사하는데, 정말 재미가 더럽게 없다.

내내 조사하고, 먹고, 자고 하는게 반복되는데, 안그래도 계속 반복만 해가며 노가다를 하는게 재미가 전혀 없는데 메로피드 요새의 구조가 복잡하기까지 해, 짜증까지 난다.

몰론 장면의 반복은 원신 최고의 스토리라고 불리는 수메르에서도 나온 바 있다. (2막에서 나왔다.) 다만 수메르때에서는 계속해서 루프물의 전개를 이용해, 똑같은 시점으로 돌아가면서도 계속해서 내용에 변화를 줘, 같은 시점인데도 각기 다른 상황이 계속해서 연출돼왔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지루해하긴 커녕 오히려 최고라 평가받는 수메르 스토리 내에서도 2막은 최고의 파트라고 평가받는다. 반면, 폰타인 3막에서는 변화라고 해봐야 조사에 진전이 있다는거랑 노가다의 유형이 바뀐다는 것 외에는 딱히 내용의 흐름에 있어서 큰 변화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지루하게 진행한 스토리에 엄청난 내용이 있었나? 하면 그렇지도 않다. 내용 자체에 두드러지는 문제점은 없었지만, 이렇게 진행에 있어서 재미가 더럽게 없는 와중에 분량도 길고, 심지어 이중에서도 빌드업을 오히려 너무 많이 한 탓에 안했어도 될 빌드업까지 해버렸다.

때문에 3막은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을지언정 스토리의 진행이 너무 지루해, 오락성 측면에서는 역대 최악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그렇게 혹평받던 이나즈마도 오락성은 있었는데 이번 3막은 그런것도 없으니 어떤 면에서는 이쪽이 더 못한 셈. (당연히 이나즈마는 오락성과는 별개로 내용이 심각할 정도로 망했기 때문에 퀄리티 면에선 폰타인쪽이 더 우수하다.)

평가 - 결론

1막과 2막에서 내용과 연출 양면으로 대호평을 받으며 큰 기대를 샀으나 3막과 4막은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물이었다.

3막은 내용의 완성도를 어느정도 챙겼으나 역대급으로 지루해, 재미가 더럽게 없었던 스토리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오락성으로 인해 이번 마신임무의 평가를 떨군 장본인으로 거듭났고 4막은 뛰어난 연출, 여러 등장인물들의 간지나는 어필로 오락성을 확실하게 챙겨, 상당히 재밌었으나 여행자의 이상한 행동으로 인해 개연성에 문제가 생겨서 완성도 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그렇기에 종합적으로는 각 파트마다 하자가 하나씩은 존재해, 아쉽다는게 결론.

다만 현재 시점에서 많은 인물이 얽혔고, 타르탈리아에 대한 대형 떡밥이 존재하며 애당초 3막은 워낙 지루했기 때문이지 내용 자체는 괜찮다는 평가를 받으며 4막에서도 개연성이 좀 떨어지기는 하나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직 5막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으며 이 5막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서 용두사미 졸작이 될지, 수메르에 이어서 원신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확실하게 입증한 수작이 될지가 결정될 운명에 놓여져있다.

다만, 현재로서 전망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지금으로서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막은 5막인데, 느비예트의 정체에 대한 떡밥은 회수했으나 현재 루키나 분수의 푸리나 관련 떡밥, 계시 판결장치의 판결이 제멋대로였던 이유, 예언 등 아직까지 풀어야할 떡밥이 많다. 문제는 이 떡밥들을 단 1막에서 풀어내려면 이 1막을 엄청나게 늘려놔야한다는 것이다. 당장에 이나즈마에서도 거대한 볼륨의 이야기를 다루려다가 처참하게 망했고, 조카겜인 붕괴: 스타레일에서도 분량조절에 실패해, 개연성 문제와 미회수 떡밥들이 많아 호요버스 역대 최악의 스토리라는 엄청난 악평을 듣는다.

이처럼 사실상 5막의 분량을 엄청 늘려놓지 않는 이상은 이러한 악습이 반복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

그래도 나와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니 아직 희망을 걸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사실 이러한 평가는 3막으로 재미와 기대를 떨군 탓이 크다. 개연성에 대한 지적은 1막에서도 없지는 않았다. 갑자기 물풍선으로 연계해 추리하는 페이몬, 느비예트의 범인 지목과 같이 개연성에 있어 문제가 생기는 부분은 분명하게 존재했다.

다만 이것이 이야기의 흐름을 망쳐버릴 만큼 심하지도 않았고 이런 단점을 커버해버릴 정도로 장점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1막과 2막은 대호평을 받았으나 정작 3막에서는 진행은 심각하게 재미가 없는데 그렇다고 엄청난 스토리가 있는것도 아니고, 이렇다할 떡밥 회수가 있던 것도 아니었기에 재미는 몰론이고 아예 전망까지 어둡게 만든 장본인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