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하고 애매한 게임 에버소울

에버소울이 1월 5일 출시되었고 어느 정도 게임을 해보고 남기는 리뷰 같습니다.

주변에 아시는 분도 해당 게임에 관심이 많아 도움이 되는 차원에서 작성한 리뷰가 맞습니다. 순전히 주관적인 의견과 취향이 담겨 있어 해당 리뷰는 전혀 객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미리 명시합니다.

에버소울은 사물에 깃든 정령을 조종하여 적을 물리치고 스테이지를 나아가는 게임입니다. 큰 시스템과 BM의 개념은 저희가 익히 알고 있는 한때 크게 성공하고 유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AFK 아레나를 떠올리면 시스템을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습니다.

[AFK 아레나가 시스템의 뼈대라 느껴질 정도 비슷한] 또한 에버소울을 해보면서 거의 모든 부분이 과거 제가 했던 AFK 아레나와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떻게든 강한 유닛을 육성하지 않으면 즐길 수 있는 재미는 한계에 도달한다] 덕분에 해당 게임의 주요 BM은 유닛의 소환이며, 강한 유닛을 소환해서 갈수록 강한 적을 물리치는 방식을 게임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뽑기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얼마나 좋은 캐릭터를 뽑아 적을 효과적으로 물리치는 것에 목표를 둡니다.

소환 외에도 기억의 조각이나, 확정권 등 다양한 형태로 유닛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유닛은 게임의 재화를 통해서 레벨 업하고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위에 언급된 돌파를 통해 유닛의 최대 상한 레벨을 늘려주는 형태입니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유닛이나, 고성능 캐릭터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은 해당 유닛의 풀을 여유 있게 소지하는 것에 있습니다.

물론 AFK 아레나와 거의 똑같이 레벨 동기화 시스템이 있어 동기화 풀을 늘리는 방법도 있으나, 최초의 5인은 어떻게든 최대 레벨인 오리진의 등급에 도달해야 합니다. 반대로 그 최초의 유닛은 가장 성능이 좋거나, 최애캐라거나, 혹은 가장 여유가 많이 있는 유닛일 겁니다.

그 외에는 성좌 시스템을 통해 부가적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성좌는 유저의 레벨에 따라 1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초기에는 자원에 도움이 되는 쌍어궁을 시작으로 성좌를 찍어야 합니다.

또한 AFK 아레나와 다르게 광고한 대로 연애 시뮬과 영지를 통한 부가 요소가 있으나, 이 부부는 완전한 방치를 좋아하는 유저와 수동적인 유저가 많이 갈리는 요소입니다. 저도 이 부분은 그다지 재밌게 느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프커나 다른 십덕겜처럼 로비의 형태가 익숙해서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결국 유저가 한계에 다다르면 해당 게임은 방치형 게임으로 변한다] 자원=레벨 업이라는 개념이기에, 결국 유저는 적이 더 강해진다면 2가지 선택지가 존재합니다. "과금을 하여 유닛을 강하게 만든다." "방치형으로 대기하며, 잔존하는 자원을 활용해 적을 쓰러트린다." 흡사 보기에는 그럴듯한 선택지 같지만, 유저에 따라 이 부분은 크게 와닿는 느낌이 다릅니다.

이 게임을 서브 게임으로 여기는 유저는 가볍게 즐기고 가볍게 방치하겠지만, 이 게임에 애착을 가진 유저라면 과금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혹은 게임에 대한 애정이 식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AFK류를 해봤는 녀석이 아무런 감정은 없었지만, 잘 놀다가 아무것도 놀지 못해요란 말을 들었을 때... 과연 유저는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아레나가 있긴 하다만...] 이 부분은 상점에서 아레나 재화라는 가치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에 제약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저가 스테이지를 격파할 자원이 없다면, 해당 유저는 그저 기다리거나, 과금할 수밖에 없는 모양새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한 유닛을 오리진 등급으로 만드는 자원은 생각보다 엄청난 편이더군요. 이 부분을 무사히 넘기는 유저도 있겠지만, 라이트하고 해당 유닛에 애정이 없는 유저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러 들었습니다.

[매력적이지 않은 히로인, 디자인의 호불호] 무엇보다 저는 게임의 시스템은 기존의 AFK 아레나를 해봐서 그러려니 했지만, 메인 히로인 캐릭터와 시나리오를 이어가는 캐릭터들의 디자인에 불호의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부분은 극히 주관적인 부분으로 저는 애초에 거유가 아니면 빨지 않는 성격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상의 이야기의 주류는 판타지인 것에 비해 스킨 디자인 자체가 현대적인 부분 또한 제게 있어서는 그다지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서사로 아무리 해당 캐릭터를 밀어주고 성능이 뛰어나다 해도] 각자의 취향이 있고 해당 취향은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천부적인 식성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브 컬처에서 십덕들의 취향은 무척이나 단호하죠. A를 좋아하는 다른 게임을 가더라도 A와 비슷한 형태의 캐릭터를 찾게 됩니다.

뭔가 십덕겜이 이상할 정도로 젖큰년들이 꽁꽁 싸매고 있어;

gall.dcinside.com

[서브컬처에서 성적 어필은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음식과도 같습니다.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김치를 찾듯, 이 부분의 취향은 어떤 방법으로 커버하더라도 바꿀 수 없는 개인의 절대적인 기호입니다. 반대로 A를 좋아하는 유저에게 C라는 캐릭터 서사적이든 성능적이든 어떻게든 쓰게 만들려고 한다면 해당 유저는 게임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리거나, 어떻게든 C라는 캐릭터를 쓰려 하지 않으려다 게임을 접어버는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

심지어 어느 십덕겜이나 대목인 여름에는 무조건 젖통 큰 여캐 수영복으로 매출을 달달하게 올리곤 하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거유 캐릭터는 취향을 떠나서 모든 십덕 게임에 증명된 가장 잘 먹히는 십덕겜의 안전한 주요 매출원입니다.

[서사적/성능적 차별은 다른 캐릭터를 좋아하는 유저에게 박탈감을 준다] 가령 저는 성능이 낮게 취급받는 니콜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위에 언급된 꼬마 형태의 탈리아는 서사도, 성능도 뛰어나지만, 제 취향은 거유 캐릭터이기에 메피스토펠레스나 탈리아가 아무리 좋아도 억지로 쓰는 것이지 절대 애정을 가지진 않겠죠.

다만 이러한 부분이 계속적으로 강요될 경우 게임에 대한 애착이 떨어지게 됩니다. 식당에 왔는데, 원하는 요리를 가지거나, 먹을 수 없다면 과연 그 식당을 이용할 이유가 있을까요?

[채워질 수 없는 등급의 한계] 이러한 능려 차이와 서사 차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잡고 싶은 개발사에게서 유저를 멀어지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등급이 낮은 유닛은 등급이 높은 유닛보다 태생적으로 스킬에 대한 한계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이 각성이나 다른 시스템으로 채워질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부분 또한 해당 유저가 게임을 즐겁게 그리고 애착을 가질 수 없게 만드는 요소라고 봅니다. 뷔페를 차려놨다면, 그 음식을 좋아하는 유저를 케어해야 합니다. 단순히 음식 숫자가 많고 이 음식이 맛있고 건강에 좋아요라고 해서 억지로 권유하는 것은 그 어떤 손님도 좋아하지 않겠죠.

[주역 삼총사로 보이나 등급이 낮은 로제] 결과적으로 시스템 자체는 AFK와 흡사하여 아무 생각이 없어지만, 캐릭터의 외형과 취급의 방식은 무척이나 아쉬운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단순히 AFK류 게임을 만든다는 가정이면 이상이 없었지만, 서브 컬처를 목표로 두고 있었다면, 이 부분은 무척이나 아이러니한 판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과금으로 쭉 즐기고 있었으나, 방향성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면 그다지 재밌는 게임으로 기억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부분도 극히 주관적인 저의 판단이므로 그저 가볍게 넘기셔도 무방하시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