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킹덤 팬픽] 라일락맛 쿠키 02

*작가: 라일락맛 쿠키 잘 모름-캐붕 있을 수 있습니다.

*작가 입맛대로 흘러감-킹덤/오븐 브레이크 본문 내용과 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디노겜이 메인인 만큼 쿠키는 다소 글이 허접할 수 있습니다.

*즐거운 감상 되시길.?

*좋아요와 댓글은 팬픽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나와 라일락맛 쿠키는 둘 다 '생각해보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는 서로 반대편으로 멀어져갔다.

나도 그렇지만 라일락맛 쿠키는 썩은 젤리빈을 씹은 듯한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날 굉장히 경멸하는 듯한 그의 태도는 나 또한 그를 더욱 싫어하게 만들었다.

교수님께서는 꼭 참여하길 기대한다며 부담스럽게 내 손을 꼭 쥐고는 떠나셨다.

하...

짜증이 밀려온다.

그날 밤, 나는 책상 앞에 앉아 한참을 고민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려나.."

"...(-)맛 쿠키, 나 잠 좀 자자~!"

"아, 미안해. 나 5분만."

"아이, 참.."

룸메이트는 랜턴의 불빛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결국 한소리했다. 나는 룸메의 눈치를 보다가 화제를 돌렸다.

"아, 저기, 혹시 말이야.. 넌 교내 대회 나갈 거야?"

"아니? 난 구경만 할 거야. 왜? 네가 나가게?"

"...응."

"푸흡-, 네가? 누구랑?"

"...라일락맛 쿠키."

"엥, 진짜? 라일락맛 쿠키?"

"응."

"...걔가 왜 너랑?"

"근데, 라일락맛 쿠키가 그렇게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담당이 아닌 교수까지도 이름을 알고 있던데."

"아, 네가 걔랑 같은 과가 아니지? 우리 과에서 유명해. 무슨 무용이든 배우는 족족 마스터한다니까? 특히, 차크람 들고 추는 춤은 예술이었어. 근데 걔가 왜 너랑 대회를 준비해? 다른 잘 하는 애들이랑 해도 1등은 따 놓은 당상인데."

"...음. 그렇구나. ..알겠어. 잘 자."

"아니 잠깐- 왜 걔랑 나가는지는 알려줘야지! 걔가 뭐 얼빠라도 돼? 날개랑 다리 하나 찢어졌던 애 얼굴 하나 보고 춤 연습 같이 하고싶다 뭐 이거야?"

"......잠 뺏어서 미안해. 얼른 자. 네 사지 찢기기 싫으면."

나는 신청서를 손에 들고 기숙사 방을 나왔다. 복도는 횃불이 모두 꺼져 어두컴컴했다. 신청서에는 빠르게 휘갈긴 서명과 내 이름, 라일락맛 쿠키 이름이 적혀 있었다.

"..."

룸메의 말은 틀린 게 없었다. 단 하나도.

나는 다시 날아오르지 못하는 죽은 나비인 반면 라일락맛 쿠키는 실력이 출중한 무용수.

..그의 경멸 가득한 눈빛을 다시 보고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프리마돈나맛 쿠키 교수님의 말처럼, 이대로 있다가는 퇴학당할 위기에 처할지도 몰랐다.

"..그래, 이제 더 꺾일 자존심도 없는데."

조금 이기적으로 생각해서, 라일락맛 쿠키를 이용해서라도 퇴학은 면해야만했다. 과연 그쪽이 나를 받아들여줄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설득해봐야지.

복도는 모든 횃불이 꺼져 어두컴컴했다.

'휘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

"..?"

"..뭐야. (-)맛 쿠키?"

어둠 속에서 보랏빛 눈동자가 번뜩였다. 익숙한 재수없는 목소리가 들리고, 아련한 라일락꽃 향기가 느껴졌다.

"라일락맛 쿠키...?"

"손에 들고 있는 건.. 신청서?"

"맞-"

그는 내 손에 들린 종이를 휙 낚아챘다.

"...진짜 신청했네. 원래 교수 말을 잘 듣는 편이야? 난 아직도 왜 너랑 내가 그 유치한 대회에서 춤을 춰야하는지 이해가 잘 안 가는데."

"...나도 처음엔 너 같은 쿠키랑 할 생각 없었어. 교수님의 망언이라고 생각했지. 근데, 네가 필요할 것 같긴 하더라고."

"내가 왜 필요한데?"

"...이 날개. 보여?"

"눈을 뜨고 있는데 안 보이진 않아."

"난 얼마 전에 이게 찢어졌어. 어떤 사고로."

어쩔 수 없었다. 그 일을 내 입 밖으로 꺼내는 일은 끔찍했지만 퇴학을 면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구나. 그래서?"

"...그래서 내 발레 인생은 완전히 죽었어."

"그렇구나. 근데, 난 의사가 아닌걸."

"...그 얘기가 아니야. 이것 때문에 퇴학..까지 당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잘 하면 난 그걸 면할 수 있어."

"...결국 전부 너 좋자고 하는 일이잖아?"

"...그건 인정할게. 그치만 너처럼 실력 있는 쿠키가 얼마 없어. 그리고, 넌 어떤 춤을 춰도 잘 한다면서."

나는 최대한 착한 어조로 말했다. 원래 같았으면 진작 욱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난 절박했다.

"...내가 그런 걸 하자고 이 학교에 온 건 아닌데."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신청서를 찢어버리려고 했다.

"잠..잠깐..!"

"네 논리는 날 설득시키기에 부족했어."

나는 다급한 마음에 아무 말이나 지껄이기 시작했다.

"..그럼, 이건 어때? 네가 만족할 수 있을 만한 것들로, 나한테 모두 부탁해. 어떤 궂은 일이든 맏겨만 줘. 너도 처치하기 곤란한 일들이 있을 거 아니야."

"...미안하지만, 내겐 그런 일들이 없어."

"...제발. 아무것도 없어?"

진짜 최악이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불쌍한 얼굴로 그에게 애원했다. 티끌만큼 남아있던 자존심이 깎아져내리는 기분이었다. 룸메의 독설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흠. 그 날개 말이야, 찢어졌다고 했지?"

"..응. 근데 날개는 왜?"

"지금은 날 수 있어?"

이런 걸 왜 묻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의 질문에 거짓 없이 하나씩 대답했다.

"날.. 수는 있어. 여전히 재활 중이고. 하지만 이걸 무용 기술에 사용하는 게 어려운 상태지. 꽤 아프거든."

"...널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을지도 모르겠다."

"...! 그렇단 말은.."

"신청서는 제출할게. 대신 넌 해야 할 것도 많을 거고, 아무나하고 말할 수 없게 될 거야. 그래도 괜찮겠어?"

이렇게 기쁠 수가. ..최근 들은 말 중 가장 희망적인 내용이었다. 그런 말을 이 쿠키에게 듣다니 조금 뭐랄까, 굴욕적인 것 같기도 했지만.

"응..! ..그리고, 지금도 아무나하고는 말 못 해."

..아, 입방정.

"알고 있어. 들었거든."

?

"...그래. ..내일부터 강의 끝나고 연습하자."

"뭐, 좋을대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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